Symphony No. 1 in D minor, Op. 13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제1번 D단조 Op. 13
Sergei Rachmaninov, 1873 ~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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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rave - Allegro non troppo 13:10
2. Allegro animato 7:44
3. Larghetto 8:53
4. Allegro con fuoco 12:47
Vladimir Ashkenazy, cond.
Amsterdam Concertgebouw Orchestra
글라주노프(Alexander Glazunov) 의 지휘로 초연된 교향곡 1번은 작곡가의 미숙한 오케스트레이션 외에도 정치적인 영향들로 인해서 초연은 실패로 끝났다. 이는 작곡가에게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남겼으며 생전에는 두번 다시 이 곡이 연주되지 못했다
1악장 Grave - Allegro non troppo
도입부가 있는 주요부로 구성된 소나타 형식. 도입부의 짧은 악구는 전악장의 기본 동기로도 사용됨. 제1 주제는 클라리넷 독주가 제시함. 제2 주제는 오보에가 제시함. 발전부는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함. 재현부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하며 코다에서도 제1 주제를 중심으로 연주됨.
Grave - Allegro non troppo 14:11
Mikhail Pletnev, cond.
Russian National Orchestra
2악장 Allegro animato
F장조 론도 형식(A-B-A-C-A-B-A-코다)으로 구성됨. 1악장 도입부의 악구로 시작하며, 약음기를 사용한 제1 바이올린으로 주제를 연주함.
Allegro animato 08:24
Mikhail Pletnev, cond.
Russian National Orchestra
1. Grave - Allegro non troppo & 2. Allegro animato 08:24
Valeriy Platonov, cond.
MusicAeterna Orchestra
Perm Opera and Ballet Theatre
3악장 Larghetto
3부 형식. 1악장 도입부 악구로 시작하며, 클라리넷으로 제1부의 주제가 제시됨. 이어 오보에, 플루트, 제1 바이올린 순으로 진행함. 중간부의 주제는 호른의 싱커페이션 음과 현악기의 선율로 제시됨.
Larghetto 09:01
Mikhail Pletnev, cond.
Russian National Orchestra
4악장 Allegro con fuoco
D장조 복합 3부 형식. 1악장 도입부의 악구가 길게 구성되었음. 현악기로 제시되는 제1 주제는 1악장 제1 주제를 좀 더 발전시킨 형태로 구성됨. 뚜렷한 형식적인 구분이 없으며 각 악장에 쓰인 여러가지 악구들이 사용됨.
Allegro con fuoco 13:28
Mikhail Pletnev, cond.
Russian National Orchestra
3. Larghetto & 4. Allegro con fuoco
Valeriy Platonov, cond.
MusicAeterna Orchestra
Perm Opera and Ballet Theatre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
Sergei Rachmaninov, 1873~1943
1. Largo - Allegro moderato
2. Allegro molto
3. Adagio
4. Allegro vivace
Dmitrij Kitajenko, cond.
Danmarks Radio SymphonyOrchestra
1. Largo. Allegro moderato - 00:35
2. Scherzo (allegro molto) - 21:06
3. Adagio - 31:33
4. Allegro vivace - 47:00
Eivind Gullberg Jensen, cond.
Radio Filharmonisch Orkest
라흐마니노프가 평생에 걸쳐 남긴 3곡의 교향곡은 1895년에 작곡되어 글라주노프의 지휘로 1897년 초연된 제1번 D단조 Op.13을 시작으로 2번 교향곡은 1907년에 작곡되고 이듬해인 1908년 러시아 페테르스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 곡은 장대한 스케일의 관현악곡으로 마지막 부분에서 교향곡 1번과 같은 종결부의 위협감이 사라지고 밝고 경쾌한 마지막 악장의 주요 테마로 장식을 하며 끝이 난다.
그는 피아노 곡들을 가리켜 스스로 피아노 교향곡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그만큼 피아노 음악을 사랑했던 훌륭한 연주자요 작곡가였다. 그의 교향곡들은 피아노 작품들에 비해 대중적인 인기는 많이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이라면 제2번을 손꼽으며 그중 3악장 아다지오가 최고의 사랑을 받는 악장이다.
강렬하면서도 러시아적 센티멘탈리즘이 꿈틀거리는 교향곡 제2번 3악장의 아다지오는 연주시간 14분을 약간 넘으며 마치 클라이막스와도 같은 전율이 지나고 나서 잠시 쉬는 듯한 부분이 있다. 그런 다음 또다시 3악장의 처음 부분과 같은 낭만적 선율이 다시 시작되면서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꿈결같이 아름다운 감흥을 새롭게 일으킨다.
1악장 Largo - Allegro moderato 라르고 - 알레그로 모데라토, e단조, 2/2박자
라르고의 서주로 시작되는 장대한 악장. 특히 서주는 장장 한 시간에 걸친 대하 드라마의 초석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첫머리에서 첼로와 베이스로부터 흘러나오는 모토 주제가 악장 중간 중간에 다시 등장해서 클라이맥스의 구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이후의 악장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주부에 등장하는 주요 주제들도 이 모토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이 악장의 흐름은 때론 사색적이고 때론 신비로우며 무엇보다 드라마틱하다. 유장한 호흡 위에서 이러한 면면들이 유유히 번갈아 부각되는 과정을,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를 가지고 거시적으로 조망할 때 비로소 이 곡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종결부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또 하나의 주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Vladimir Ashkenazy, cond.
Amsterdam Concertgebouw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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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in Maazel,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2악장 Allegro molto 알레그로 몰토, a단조, 2/2박자
앞선 악장에서 누적된 긴장과 피로를 일거에 날려버리는 활기찬 스케르초 악장이다. 현이 새기는 경쾌한 리듬 위에서 호른이 영웅적인 주제를 연주하는가 하면, 앞선 악장과 연관된 감성적인 선율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중간에는 긴박하고 기묘하며 자극적인 트리오가 놓여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무척 흥미진진한 흐름 속에서도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진지한 표정은 지속되는데, 특히 말미에 연주되는 금관에 의한 코랄은 그가 자주 인용했던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 선율과 관련을 맺고 있다.
Paul Paray, cond.
Detroit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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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in Maazel,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3악장 Adagio 아다지오, A장조, 4/4박자
라흐마니노프의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재능이 최고조로 발휘된 호사스럽고 감동적인 악장이다. 클라리넷에서부터 마술처럼 흘러나와 면면이 이어져나가는 주제선율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에 등장하는 칸타빌레 주제에 버금갈 만큼 황홀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혹자는 ‘설탕과 꿀, 초콜릿으로 뒤범벅된 음악’이라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그 감미로운 선율과 절묘한 흐름은 지휘자와 악단이 깊은 감정을 담아 노래하되 과도한 센티멘털리즘에 탐닉하지 않는 한 듣는 이의 가슴에 잊을 수 없는 감흥과 환상을 새겨놓게 된다. 그런데 그 근원은 역시 첫 악장 서주에 나왔던 모토 주제이다. 다시 말해서 이 악장은 그 모토의 완성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원형은 악장의 말미에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Evgeny Svetlanov, cond.
USSR State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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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in Maazel,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4악장 Allegro vivace 알레그로 비바체, E장조, 2/2박자
축전적인 피날레 악장. 활짝 개인 배경 위로 위풍당당한 행진곡 리듬, 금관의 힘찬 팡파르, 현의 서정적인 선율 등이 시원스레 부각되며, 발전부에서는 앞선 악장들에서 나왔던 요소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한 데 어우러지며 화려한 향연을 펼쳐 보이며 찬란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면, ‘거인의 드라마’는 한없이 상승할 것만 같은 분위기 속에서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피날레에도 등장했던 단호한 리듬으로 막을 내린다.
Paul Paray, cond.
Detroit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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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in Maazel,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Sergei Rachmaninov, 1873~1943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 4월 1일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작곡가로 유명한 라흐마니노프는 사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서 명성을 먼저 얻었는데, 9세 때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입학했으며 3년 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한 수재다. 1905년 모스크바 황실 극장 지휘자에 이름을 올린 그는 미국 및 유럽 연주 여행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라흐마니노프는 종종 자신의 작품을 직접 연주했다. 연주와 지휘에만 몰두하던 라흐마니노프는 1917년 러시아의 정치적 혼란을 피해 스웨덴 연주 여행 도중 독일 드레스덴으로 망명했다. 그의 가족은 독실한 공화정 지지자로, 이런 영향을 받은 라흐마니노프는 죽을 때까지 소비에트 정부가 들어선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독일에서 삶을 이어 나가던 라흐마니노프는 보스턴 교향악단의 초청을 계기로 미국에 방문, 다시 유럽으로 돌아왔다가 미국으로 1935년 제2의 망명을 떠난다. 그는 약 25년 동안 미국에서 살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설픈 영어 실력으로 가족과 몇몇 친구들과의 친분을 유지했고 평생을 고국 러시아와 러시아에 남아 있는 친구들을 그리워했다. 그는 해마다 유럽에서 순회 연주를 하며 러시아로 돌아가려는 뜻을 비치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꿈을 실현하지 못한 채 1943년 3월 28일 세상을 떠난다.
망명 이후 라흐마니노프는 주로 피아니스트로 활동했는데, 생계를 위한 연주가로 활동하면서 창작에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러시아에 머물던 시기의 활발한 작곡 활동과 달리 망명 후에는 ‘피아노 협주곡 제4번’, ‘코랠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교향곡 제3번’, ‘교향적 춤곡’ 등 소수의 작품만 남겼다.
섬세한 아름다움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콥스키의 영향을 받아 후기 낭만파에 속하는 작품을 주로 썼다. 그는 다양한 악곡 형식과 장르를 포괄하지만 슬라브적인 경향을 짙게 나타냈고, 풍부한 선율과 애수를 담은 서정성을 표현했다. 특히 198cm에 이르는 키, 13도의 음정까지도 연주해 낼 수 있을 만큼 큰 손 등 듬직한 체구에서 나오는 정열적인 연주와 기교는 베토벤, 슈만, 쇼팽, 차이콥스키 등의 작품에 그만의 독자적인 해석을 불어넣었다. 그가 ‘당대 가장 위대한 피아노 연주가’ 중 한 명으로 불리게 된 비결은 바로 커다란 손에 있었는데, 라흐마니노프의 손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큰 탓에 일반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전설적인 기교와 13도의 음정까지도 정확하게 연주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작품을 연주해 절대적인 인기를 얻었다.
라흐마니노프는 음악학교에 재학하면서는 절대음감과 기억력으로 천재성을 드러냈다. 일례로 그는 악보를 한 번 훑어보고도 능숙하게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는데, 이런 성격 탓에 그는 평생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다. 그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이웃 사람에게 귀한 꿀을 선물하려고 나섰지만, 꿀단지를 문 앞에 두고 돌아왔다. 이유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폐가 될 것 같아서였다. 이런 라흐마니노프의 성격은 불우한 유년 시절에 형성됐다. 라흐마니노프의 아버지는 부유한 장군의 딸과 결혼했지만, 도박과 여성 편력으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었다. 결국 라흐마니노프의 어머니는 가정을 버리고 떠나기에 이르렀다. 쓸쓸하고 불우한 유년 시절 탓에 라흐마니노프는 늘 말이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겼는데 이때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했다. 그는 타고난 감성과 재능에도 자신을 존중하는 대신 평생 스스로에게 엄격함을 유지했다.
라흐마니노프의 취미 중 하나는 드라이브였다. 그는 1914년에 구입한 자동차에 온갖 애정을 쏟았다. 심지어 라흐마니노프는 자동차에 약간의 상처가 나는 것도 견딜 수 없어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자동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지 않았으며 어떤 누구에게도 자신의 차를 맡기지 않았다. 이 밖에도 라흐마니노프는 옷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했는데, 특히 좋은 슈트에 대한 사랑은 패션계의 어떤 인사보다도 유명했다. 그는 늘 영국산의 최고급 슈트를 착용했고, 콘서트 후 관객과의 만남에서 한 관객이 슈트에 대해 칭찬을 하자 이에 대해 매우 흡족해 했다는 일화도 있다.
운명적인 만남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라흐마니노프는 1897년 ‘교향곡 제1번 d단조 Op.15’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했지만 완벽하게 실패하고 만다. 그는 자신의 신곡에 엄청난 기대감을 품고 있었지만 쏟아지는 혹평에 깊은 실의에 빠졌고 극심한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시달리고 만다. 이 곡의 실패 원인으로는 다양한 이유가 제기됐는데, 지휘를 맡은 글라주노프가 술에 취해 있어 완벽한 연주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잘 알려진 이유다. 또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에게 배타적이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초연은 무리였다는 평도 있다. 결국, 이 곡의 실패로 새로운 곡을 창작하는 데 자신감을 잃은 그는 거의 3년간 아무 곡도 쓰지 못했다. 라흐마니노프는 수소문 끝에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박사를 찾았다. 니콜라이 달 박사는 그에게 ‘자기암시 요법’이라는 처방을 내렸는데, 이는 환자에게 가벼운 최면을 걸어놓고 그 귓가에 필요한 말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라흐마니노프는 “당신은 새로운 협주곡을 씁니다. 그 협주곡은 성공을 거둡니다”라고 듣거나 말했고 3개월이 지나자 그는 서서히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라흐마니노프는 마침내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를 발표해 대성공을 이뤘다. 작곡가로 명성을 회복한 그는 니콜라이 달 박사에게 이 곡을 헌정했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이런 라흐마니노프와 니콜라이 달 박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