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Vier letzte Lieder (Four Last Songs)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4개의 마지막 노래
Richard Georg Strauss, 1864 ~1949
1. Frühling (Spring)
2. September
3. Beim Schlafengehen (When Falling Asleep)
4. Im Abendrot (At Sunset)
Gundula Janowitz, soprano
Herbert von Karajan,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1. Frühling (Spring) 00:00
2. September 03:46
3. Beim Schlafengehen (When Falling Asleep) 09:10
4. Im Abendrot (At Sunset) 14:36
Elisabeth Schwarzkopf, soprano
George Szell, cond.
Berlin Radio Symphony Orchestra
Grunewaldkirche, Berlin 1965. 09
Angel LP first published 1966
1. Frühling 0:00
2. September 3:51
3. Beim Schlafengehen 9:16
4. Im Abendrot 15:30
Jessye Norman, soprano
Kurt Masur, cond.
Gewandhausorchester Leipzig l982
1. Frühling 00:46
2. September 04:12
3. Beim Schlafengehen 08:35
4. Im Abendrot 13:32
Julia Varady, soprano
Gewandhaus Orchestra, 1992
poem by Hermann Hesse: July 20, 1948
Dame Kiri Te Kanawa, soprano
Sir Georg Solti, cond.
BBC Philharmonic Orchestra
Recorded live at the Free Trade Hall in Manchester, June 17th 1990
In dämmrigen Grüftenträumte ich langvon deinen Bäumen und blauen Lüften,Von deinem Duft und Vogelsang.
Nun liegst du erschlossenIn Gleiß und Ziervon Licht übergossenwie ein Wunder vor mir.
Du kennst mich wieder,du lockst mich zart,es zittert durch all meine Gliederdeine selige Gegenwart!
In shadowy cryptsI dreamt longof your trees and blue skies,of your fragrance and birdsong.
Now you appearin all your finery,drenched in lightlike a miracle before me.
You recognize me,you entice me tenderly.All my limbs tremble atyour blessed presence!
poem by Hermann Hesse : September 20, 1948
Karita Mattila, soprano
Claudio Abbado, cond.
Recording Venue: Grosser Saal, Berlin Philharmonie, 1998
Renée Fleming, soprano
1. Frühling
Krassimira Stoyanova, soprano
Vladimir Fedoseyev, cond.
Tchaikovsky Symphony Orchestra
Grand Hall of Moscow State Conservatory (БЗК), 29 February 2012
Der Garten trauert,kühl sinkt in die Blumen der Regen.Der Sommer schauertstill seinem Ende entgegen.
Golden tropft Blatt um Blattnieder vom hohen Akazienbaum.Sommer lächelt erstaunt und mattIn den sterbenden Gartentraum.
Lange noch bei den Rosenbleibt er stehn, sehnt sich nach Ruh.Langsam tut erdie müdgeword'nen Augen zu.
The garden is in mourning.Cool rain seeps into the flowers.Summertime shudders,quietly awaiting his end.
Golden leaf after leaf fallsfrom the tall acacia tree.Summer smiles, astonished and feeble,at his dying dream of a garden.
For just a while he tarriesbeside the roses, yearning for repose.Slowly he closeshis weary eyes.
3. Beim Schlafengehen (Going to sleep)
poem by Hermann Hesse : August 4, 1948
Nun der Tag mich müd gemacht,soll mein sehnliches Verlangenfreundlich die gestirnte Nachtwie ein müdes Kind empfangen.
Hände, laßt von allem TunStirn, vergiß du alles Denken,Alle meine Sinne nunwollen sich in Schlummer senken.
Und die Seele unbewachtwill in freien Flügen schweben,um im Zauberkreis der Nachttief und tausendfach zu leben.
Now that I am wearied of the day,my ardent desire shall happily receivethe starry nightlike a sleepy child.
Hands, stop all your work.Brow, forget all your thinking.All my senses nowyearn to sink into slumber.
And my unfettered soulwishes to soar up freelyinto night's magic sphereto live there deeply and thousandfold.
4. Im Abendrot (At sunset)
poem by Joseph von Eichendorff : May 6, 1948
Concertgebouw Orchestra Amsterdam
3. Beim Schlafengehen
4. Im Abendrot
Wir sind durch Not und Freudegegangen Hand in Hand;vom Wandern ruhen wirnun überm stillen Land.
Rings sich die Täler neigen,es dunkelt schon die Luft.Zwei Lerchen nur noch steigennachträumend in den Duft.
Tritt her und laß sie schwirren,bald ist es Schlafenszeit.Daß wir uns nicht verirrenin dieser Einsamkeit.
O weiter, stiller Friede!So tief im Abendrot.Wie sind wir wandermüdeIst dies etwa der Tod?
We have through sorrow and joygone hand in hand;From our wanderings, let's now restin this quiet land.
Around us, the valleys bowas the sun goes down.Two larks soar upwardsdreamily into the light air.
Come close, and let them fly.Soon it will be time for sleep.Let's not lose our wayin this solitude.
O vast, tranquil peace,so deep in the evening's glow!How weary we are of wanderingIs this perhaps death?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본질적인 기질은 극장과 오케스트라로부터 기인한 대담한 음색표현과 연극적인 제스처를 이끌어내는 것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모차르트에 비견할 수 있는 신동 출신인 그는 여섯 살 무렵부터 이후 78년 동안 독일 낭만주의 전통에 의거한 리트를 200여곡이나 작곡했다. 그러나 예술가곡 장르에 헌신했던 그의 진정한 위대한 업적은 베를리오즈, 말러의 경우처럼 오케스트라를 수반한 성악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오케스트라 반주의 가곡을 15개밖에 작곡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두는 피아노 반주 리트와 마찬가지로 풍부하고 복합적이며 오페라적인 성격을 똑같이 머금고 있다.
아이헨도르프, 헤세의 시에 감명 받다
2차세계대전 이후 슈트라우스는 후유증을 앓고 있었다. 모든 재산은 빼앗겼고 명예는 더렵혀졌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향은 잿더미가 되었고 사랑하는 조국은 커다란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84세의 슈트라우스는 지금까지 승리에 넘친 삶을 걸어왔지만, 이제는 회생할 수 있는 희망은 고사하고 질병과 불안에 휩쌓여 있었다. 오페라 [카프리치오]에서는 언어와 음악의 관계에 대해 패러독스한 결말을 내렸고 [메타모르포젠]에서는 감성과 이성의 무기력함에 대한 우울한 결말을 내렸다. 더 이상 그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지 않은 듯이 보였다. 당시 스위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슈트라우스는 영국에서 지휘자 토머스 비첨이 선의를 갖고 다방면으로 구원 활동을 펼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과거를 곱씹으며 현재만을 향유할 수 있었다.
<저녁놀에’는 죽음을 앞 둔 자의 고독한 심상을 표현하고 있다>
1946년 슈트라우스는 19세기 독일의 위대한 시인 아이헨도르프가 쓴 시 ‘저녁놀에’로부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슈만과 볼프가 즐겨 차용했던 아이헨도르프의 시로부터 그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마지막 의미 있는 작품을 작곡하도록 아들 프란츠 슈트라우스에게 설득 당한 작곡가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를 위한 작품을 써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는 1946년부터 조금씩 스케치를 해나가기 시작했고, 여기에 그가 젊은 날에 작곡했던 교향시 [죽음과 변용]이라는 제목을 악보 옆에 메모해두었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여성 목소리를 위한 이 ‘저녁놀에’는 1948년 5월 6일 완성되었다.
그 다음으로 슈트라우스는 20세기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세 개의 시에 곡을 붙이고자 했다. 이들 작품 또한 아름다운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음향을 위한 리트로서, 작곡가는 ‘저녁놀에’처럼 고요한 마음의 평정과 부드러움, 과거에 대한 회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서 죽음을 향한 묵묵한 준비를 혼합해 놓은 분위기를 의도했다. ‘저녁놀에’를 완성한 뒤 몇 주 뒤 슈트라우스는 밝은 수채화와 같은 ‘봄’을 작곡하기 시작하여 그 해 7월 18일 완성했다. 탄력을 받은 슈트라우스는 8월 4일에는 ‘잠들기 전에’를 완성했고 곧이어 9월 20일에는 ‘9월’도 완성했다.
<안락하면서도 쓸쓸한 가을의 정취를 다룬 ‘9월’>
안타깝게도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인 이 네 개의 오케스트라-리트가 연주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소프라노 키르스텐 플라그슈타트와 빌헬름 푸르트벵글러가 이 작품의 초연을 1950년 5월 22일 런던 앨버트 홀에서 가졌는데, 이미 8개월 전 85세의 슈트라우스는 가르미쉬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사랑했던 아내 파울리네가 타계한 지 9일 뒤에 이루어진 초연이었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라는 제목은 슈트라우스의 출판업자가 작곡가 사후 붙인 이름이다. 제목에 의해 일종의 형식적 순환과 내용적 연관을 갖는 연가곡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언제 어떻게 자신의 연극에 막을 내려야 할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슈트라우스는 이 작품을 통해 부유한 삶과 사랑했던 아내에 대한 헌신, 영광스러운 명예, 더 나아가 휴고 볼프와 말러, 피츠너로 이어졌던 위대한 독일 낭만주의 리트 전통에 마지막 고별인사를 던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준비, 아름다움에 대한 고별
매끄러운 멜로디와 광채가 나는 하모니, 회화적인 화려함,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 등등이 대범한 필치와 세밀한 세부묘사, 간결하면서도 고양감 높은 시적 감흥을 통해 피어오르는 네 개의 노래는 아름다움으로 장식된 죽음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애도의 성격을 가진 것들은 무의미한 것일 뿐이다.
이 작품은 슈트라우스 자신이 선언한 죽음에 대한 준비이자 아름다움에 대한 고별이다. 양식적으로 그는 젊은 날에 보여주었던 그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충격적인 효과를 모두 배재하고 가장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요소들만을 선택했다. 그 결과 오케스트라 음색에 대한 전지전능함과 멜로디 라인의 간결함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전례없는 음악적 흡인력을 띄게 되었다.
각 구절마다 조금씩 변화하며 점진적인 약동감과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의 미세한 변화는 ‘봄’과 ‘저녁놀에’에서 언어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죽음의 그림자 사이에서 동요하는 화자의 심상을 표현한다. ‘잠들기 전에’에서 비상하는 솔로 바이올린과 점점 상승하는 소프라노 및 오케스트라의 상승 스케일이 환기시키는 코발트 빛 상상력의 세계는 이미 화자가 현실세계를 떠나고 있음을 예견하는 훌륭한 상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름이 그 큰 눈을 감는 ‘9월’에서 호른을 비롯한 목관악기들을 통해 표현되는 그 아쉬운 미소는 죽음을 앞둔 슈트라우스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제스처로서 그 덧없는 쓸쓸함에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