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24. 단천에서 만난 최선비
인심 고약한 길주를 지나 고생 끝에 명천에 도착한 김삿갓, 이 곳은 좀 나으려나 했더니..
이 곳 또한 이름만 허울좋게 명천(明川)이지, 인심 사납기는 길주에 못지 않았다.
원래 명천은 명태의 원 고장이다. 명태란 이름도 명천 사는 태(太)서방이 처음 잡은 고기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명태가 썩어버릴 정도로 많이 잡힌다는 명천 땅이지만 김삿갓은 그 북어 꽁지 하나 얻어먹지도 못하고 고생만 했다.
"허허, 이 곳도 길주 뺨치는 곳이로다."
김삿갓은 두만강까지 찾아가 보려던 애초의 계획을 접고, 명천 땅을 비웃는 글을 한 수 읊은 뒤 부지런히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明川明川 不明川 (명천명천 불명천)
명천명천이라고 부르지만 사람들은 현명치 아니하고
魚佃魚佃 食無魚 (어전어전 식무어)
어전어전 자랑하지만 밥상에는 북어꽁지 하나 없구나.
다시 단천 땅으로 향하니 완연한 여름 날씨였다.
단천은 그나마 비교적 인심이 후한 고장이었다. 서당도 그랬고 민가도 그랬지만 웬만하면 술도 한 잔 대접할 줄 아는 고을이었다.
김삿갓은 단천에서 유명한 남대천 물가로 나갔다.
옥같이 맑은 물이 얕은 천을 흐르는데, 오랫동안 목욕을 하지 못한 삿갓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래, 내 저 맑고 시원한 물에 들어가 목욕이나 한 번 하자!)
김삿갓은 나무숲이 우거진 곳에 가서 옷을 훌훌 벗고 목욕도 하고 입었던 옷도 대충 빨아서 바위 위에 널고, 마르는 동안 몸을 씻었다.
옷을 말리고 있는 동안 김삿갓은 모처럼 흥이 돋았다.
몸도 마음도 남대천 물속처럼 맑고 개운하였다.
자연히 그의 입에서는 시 한 수가 읊조려졌다.
춘수만사택 하운다기봉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峰)
봄물은 사택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봉이 많기도 하여라
일봉이봉 삼사봉 오봉육봉 칠팔봉
(一峰二峰 三四峰 五峰六峰 七八峰)
수유경작 천만봉 구만장천 도시봉
(須臾更作 千萬峰 九萬長天 都是峰)
잠깐사이 천만봉 구만장천 모두 구름봉.
김삿갓은 모래사장에 팔을 베고누워 이같이 흥얼거렸다.
그러자 숲속에서 어떤 중년 선비 한 사람이 부채질을 하며 나오더니,
"허, 과객양반 실례하오. 혹시 댁이
김삿갓이라는 분 아니시오?"하고 묻는다.
김삿갓은 생면부지의 사람이 자기를 알아보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만,
함경도 땅에
퍼진 자신의 이름을 어느덧 알아듣고 묻는 말같기에 일편 반갑기도 하였다.
"네,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제 이름을..."
"하하하...역시 그분이군요. 어제 우리 마을 어느 서당에 들리신 적이 있지요?
그 서당에 갔더니 삿갓을 쓰신 과객
한 분이 다녀가셨다고 해서... "
"그래 일부러 저를 만나러 나오셨소?"
"그건 아니지만 나도 등물이나 할까하고 남대천에
나왔더니 어디서 시를 읊는 소리도 들리고 삿갓도 옆에 있기에 혹시나 싶어 물었던 것이외다."
"그러셨군요.."
김삿갓은 그저
그렇게 인사 치례의 말을 건네고 말았지만, 중년의 선비는 자기를 소개하였다.
"나는 이 마을에 사는 최가라고 합니다. 선생의 성가(聲價)는
익히 들었습니다."
"어떻게 저를 아셨는지?..."
김삿갓은 자기를 시성(詩聖)으로 칭하는 이유가 여간 궁금하지
않았다.
"허어, 제가 얼마 전에 외가인 안변에 갔더니, 그 곳 사또님 자제를 가르쳐 급제를 시켰다는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더구나 안변에 내로라하는 양반들을 시로써 옴짝달싹 못하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어, 어떠한 기성(奇聖)인지 한 번 뵙고 싶었습니다."
"참, 무족지언 천리행 (無足之言 千里行..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이라더니
별 것도 아닌 일이 우습게
퍼졌군요."
"허 ..이렇게 대 시인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과분하신 말씀 송구합니다."
이렇게 하여
김삿갓과 최선비는 남대천에서 서로 알게 되었고, 최선비의 인품도 학문을 배워 준수한 선비의 풍모를 갖춘터라, 김삿갓은 오랫만에 선비다운 선비를
만난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그러니 같은 풍류객끼리 서로 글 얘기가 없을 수 없었다.
"최선생이 한 수
들려주시오."
김삿갓이 먼저 최선비의 시를 한 수 청했다.
"저 보다도 김선생님이 시인이시니 먼저 한 수 들려 주십시오. 그 다음에
제가 하리다."
"그럼 운(韻)을 최선생께서 부르시지요."
"흐를 류(流)로 하지요." 최선비가 운을 띄웠다.
"허허,
강가니까,
어울리는 좋은 운자를 주셨습니다."
"하하, 김선생은 제 마음에 드는 말씀만 하십니다."
山始劍氣 衝天立 (산시검기 충천위)
水學兵聲 動地流 (수학병성 동지류)
산은 칼의 기상으로 하늘을 찌를 듯 서 있고
물은 병정의 소리를 내며 땅을 울리고 흐른다.
"호..과연, 삿갓선생의 기상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최선비는 진정으로 감탄하였다.
김삿갓은 자신의 시를 알아 보아주는 최선비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이번에는 선생 차례요."
"운은?"
"돌아올 회(廻)!"
최선비는 잠시 시상에 잠기더니 글을 하나 내어
놓았다.
山欲渡江 江口立 (산욕도강 강구립)
水將穿石 石頭廻 (산장천석 석두회)
산은 강을 건너려고 강 어귀에 서 있고
물은 돌을 뚫으려고 돌머리를 돌고 있네.
"허허..내 시보다 더욱 좋습니다."
김삿갓은 감탄했다.
"웬걸요. 김선생님 시에 비하면 졸작이지요."
최선비는 겸손하기만 했다.
"헌데
최선생, 실례되지만 첫 구에 바랄 욕(欲)자를 아니 불(不)자로 바꾸고,
둘쨋 구에 장수 장(將)자를 어려울 난(難)자로 바꾸면 어떨까요?
그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같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山不渡江 江口立 / 水難穿石 石頭廻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해 강 어귀에 서 있고
물은 돌을 뚫기가 어려워 돌머리를 돌아가네.
"듣고 보니, 운치가 더 좋아졌습니다. 역시 대가다운 시인이시구려."
25. 과년한 시인 곱단이
"원 별말씀을, 죄송합니다. 함부로 최선생의 시를 왈가왈부해서..."
김삿갓은 자기의 시를 고쳤음에도 싫은 내색을 하지않고 오히려 고마워하는 이 선비가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헌데 김선생, 내가 듣던 것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데 성혼은 하셨는지요?"
"예, 성혼은 했습니다만, 선생께선 저보다 연세가 높으신 것같으니 말씀을 낮추시지요."
"허..천만에요. 내가 아직은 사십이
못되었는데, 선생같은 시객에게 그럴 수야 없지요."
하며 그 역시 겸양의 말을 했다.
이렇듯 두 사람이 잠시 세상일을 잊고,
아름다운 단천변에 앉아 시와 말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고 있었다.
"김선생, 다 있는데 술이 없구려."
"허허,
최선생 술은 없지만 물은 맘껏 있소이다!"
김삿갓의 이 말에 최선비는 호쾌하게 웃었다.
"그런데요 최선생, 선생은 이
마을에서 무얼로 소일을 하시오?"
"하하, 나야 감농(監農)이나 하며, 이렇게 가끔 산수간에 나와 풍월이나 읊조리며 살고
있지요."
"역시 고매하신 분입니다."
"김선생, 오늘은 어디로 가실 작정입니까?"
"저야 뭐 일정한 여로가 없습니다.
그저 오늘은 이 강물이나 따라 내려가 볼까 합니다."
"참, 풍류객다운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 강물을 따라 가시면 바다 밖에는
없습니다."
"허, 그렇습니까?"
"김선생, 오늘은 딴 생각 마시고 우리집에 가십시다.
우리 사랑방에서 며칠 묵으시면서
근동에 글 좀 하는 시객들을 모아, 풍월도 즐기시면 좋을 것입니다.
내 꽤 너른 농사를 지어 의식주 걱정은 없는터라, 김선생이 여러 날
계시더라도 소찬에 밥을 대접할 수 있으니 사양치 마시기 바랍니다."
"글쎄올시다, 저야 떠도는 몸이니 아무래도 좋습니다만 댁에 폐가 될
듯하여..."
"허허, 자 갑시다. 가셔서 저녁이나 들고 우선 한 잔씩 합시다."
김삿갓은 최선비를 따라 그의 집으로
갔다.
최선비의 집은 과연 선비의 집이요 풍류객의 집이었다.
깨끗한 기와집의 네 귀에는 풍경을 달았고 아름드리 기둥에는 좋은 글씨가 씌여
있었다.
사랑채에 안내된 김삿갓은 대청마루 책장에 꽂혀있는 고금의 진서(珍書)가 즐비한 것에 놀랐고
이어 나온 주안상의 정갈한
솜씨에 안주인도 바깥 선비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자.. 한 잔 하십시다."
"네, 고맙습니다."
이렇게 김삿갓은 최선비의 사랑에 열흘 가까이 머물면서 시름을 잊고 시문을 나누며 기거하게 되자,
금강산과 안변, 문천과 함흥 일대 등등...그가 거쳐 지나왔던 곳에서의 소문이 온 동네를 휩쓸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이 마을에는 과년한 규수 시인 하나가 살았으니 이름은 곱단이라 하였다.
곱단의 어머니는 옛날 함흥의 관기로 있다가 이 마을 김진사의 첩실이 되어 단천에 와서 살게 되었는데,
지금은 김진사도 죽고, 그가 남겨준 농사땅을 도지(賭只)를 주고 비교적 넉넉하게 살면서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침선으로 소일하며 살고 있었다.
곱단이는 그런 김진사의 씨앗이라 그런지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예뻤으나,
이상스럽게 혼사 말만 나오면 성사가 되지 않아 스물이 넘도록 출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출신이 진사의 딸이라 상민하고는 혼인을 하고 싶지 않은데다,
막상 내로라 하는 양반집에서는 퇴기의 딸임을 앞세워 좋게 보지 않음으로써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게 된 것이다.
이런 곱단이의 귀에 최선비의 사랑채에
온 김삿갓의 이야기가 들어가게 되었다.
"어머니, 최선생님 사랑에 글 잘하는 손이 들었다면서요?
"글쎄 말이다. 나이도 스물 다섯밖에
안들었다는데 그렇게 글을 잘 한다는구나..."
"어머나..어쩜..."
이렇게 말을 한 곱단이의 얼굴이 붉어진 것을 눈치빠른 그
에미가 모를 리 없었다.
한편, 최선비의 사랑에서는 이웃 마을 훈장까지 밤마다 소문난 김삿갓을 보려고 모여들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어린 학동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가 묻기도 하였다.
그때마다 김삿갓은 기초가 되는 천자문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말을 하였다.
"천자문"이라는 책은 그 옛날 중국 양(梁)나라 때에 주흥사(周興嗣)라는 사람이 지은
만고의 명저(名著)로써, 네 글자씩 짝을 지어 도합 250수로 구성되어 있어서
글자 수로는 모두 1천자로 만들어진 작은 시집(詩集)이므로 이것을 한 글자, 한 글자씩 가르치는 것보다
네 글자를 이어서 가르치는 것이 뜻을 새기는데 더욱 좋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첫 장에 수록된 "天地玄黃"의 경우, 아이들 열의 열 하나같이,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하고 글자만 배우고 익히게 할 것이 아니라,
천지현황을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는 뜻을 묶어서 가르쳐야,
숲을 먼저 보게 하고 나무를 보게 함으로써 교육의 성과와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면서 "寒來暑往"은 (찰 한, 올 래, 더울 서, 갈 왕)이라는 네 글자로 되어 있으니, >
추위가 오니 더위가 간다는 뜻이 되고, 이렇듯 천자문에 실려있는 모든 문장을 읽고 새기게 하여야
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과연, 송곳같은 말씀이외다!"
모여든 훈장들은 김삿갓의 말에 무릎을 치며 감탄한다.
이렇게 밤마다 최선비의 사랑에서는 학문과 시를 논하는 자리가 벌어지곤 하였는데,
어느 날은 짖궂은 선비 하나가 말을 건넸다.
"삿갓 선생! 우리 마을에 처녀 문장가가 한 사람 있는데 그 처녀를 불러다가 시좀 같이 지어보면 어떻겠소?"
하며 악의없이 웃으며 말을 하였다.
그러자 또 다른 선비가 말하기를,
"그 일이야 곱단이 어머니하고 자별하신 최선생께서 다리를 놓아야지, 누가 대신 할 사람이 있습니까?"하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선비가 말하기를,
"참, 곱단이가 올 봄도 그냥 넘겼으니 이제 스물 하난가? 너무 과년해서... 그런데 요즘도 글을 읽나?"
최선비가 말을 받는데,
"아, 곱단이 글이야 한 문장하지요. 요즘도 저 혼자 풍월을 한다던데..."
"그려면 최선생이 곱단이에게 한상 차리라고 이르고 우리 삿갓 선생님을 한번 모시고 가면 어떻겠소?
혹시나 알겠소? 노처녀 머리까지 얹어줄 기회가 될지?"
삿갓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앉아 있는데 사랑방 손님들은 자기들끼리 이같이 말하며 들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선비는 정중히 삿갓에게 묘한 의견을 물었다.
"저녁마다 마을 훈장 선생들도 더러 권하기도 했지만 혹시 선생께 무례가 될까 염려되어
말씀을 못드렸는데, 마침 우리 내자가 곱단네 집에 볼 일이 있어 들렀더니 그 에미가 반색을 하며
선생의 일을 낱낱이 묻기로, 왜 의향이 있냐고 반문하니 퍽 그럴듯이 말하더랍니다.
이미 조강지처가 계신줄 아오만은 대장부가 객지에서 노처녀의 원한을 풀어주기로 뭐 어떻겠습니까?"
"글쎄올시다. 나야 뭐 객창에서는 무관하옵니다만,
규중의 동정녀의 머리까지 얹어줄 자격이 있다 하겠습니까?
아무래도 분수에 지나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허허, 김선생, 이렇게 해서라도 처녀귀신 소리를 면하게 해준다면 그 또한 적선이 아니겠소?"
"허허...과분한 말씀입니다."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련이처럼 기녀가 아닌 요조 규수라는데 마음이 끌렸다.
"더구나 시서에 능하여 그 에미 소원대로 데릴 사위로 들어가시면 단 둘이 풍월도 즐기며,
이런 호강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허허, 저는 호강하러 객지에 나온 위인은 아니올습니다만..."
"아따, 덕분에 이 최가도 술 한상 얻어 먹읍시다."
"허허허..."
최선비의 집념은 말을 할수록 강해졌다.
26. 수심내활 필과타인 (手深內闊 必過他人)
다음 날, 최선비는 자기 부인을 시켜 곱단이네 집으로 미리 통지를 보내고,
삿갓에게는 새 옷을 한 벌 갈아 입힌 후, 그를 데리고 재넘어 곱단이 집을 찾아갔다.
곱단의 집은 재넘어 남향에 자리잡은 조그만 기와집으로 마당 앞에는 한창 장미가 꽃피우고 있었고
손님이 온다는 기별이 있어서 그런지 집안은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였다.
"이리 오너라!"
안마당을 지나 대청앞에 가서 최선비가 크게 부르니
부엌에서 한창 음식준비를 하던 곱단 어미가 앞치마 바람으로 뛰어나와,
"어머나! 최선생님이 이렇게 와주셔서..."
하며, 부산하게 두 사람을 사랑으로 안내했다.
사랑에 나란히 앉은 두 선비는 무언중에 희색이 만연한데 오늘따라 김삿갓이라는 시인이
자기집까지 찾아온 지금의 곱단이는, 뒷곁 소나무 아래를 왔다갔다 하면서
무슨 일이라도 하는 척하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한편 김삿갓은 곱단이 집에는 왔으되 그 처자의 얼굴은 보이지 아니하고
뒤뜰에서 오가는 짧은 치마를 입은 처자의 하얀 종아리만 언뜻 언뜻 보았을 뿐이다.
잠시후 주안상이 떡 벌어지게 나왔고, 이어 곱게 단장한 곱단이가 나왔다.
"자, 뭐 딴 뜻은 아니고, 서로 문장을 나누고 담론도 할겸
자리를 마련해 보는 것이 어떻겠나 했던 차에..."
최선비가 말을 하자 곱단 에미가 말을 받는데,
"암요, 그렇구 말구요. 선비님이 워낙 문장이 높으셔서 아이에게 글도 가르쳐 주실겸
자주 놀러 오세요."하며 말한다.
그러자 김삿갓은,
"허허, 이거 과객에게 너무 과분한 배려를 하셔서..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하였다.
곱단이는 속으로는 기뻐도 말 한 마디 못하고 앉아만 있는데,
"얘야, 선생님들이신데 어떠냐 술도 따라 올리고 얘기도 좀 하려무나."
곱단 에미가 딸에게 다정하게 이른다.
"어머나, 어머니도 어떻게..."
상냥하게 웃음짓는 곱단이는
서글서글한 김삿갓 시인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으나,
이렇다 말이 없이 술상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다음 날부터 김삿갓은 혼자서 곱단의 집을 찾아가니 그 어머니도 반겨주었고
노처녀 곱단이는 밤이 이슥하도록 시를 짓고 글을 읽으며 삿갓 선생과 즐기기를 마지 않았다.
이렇게 곱단이를 알게 된 삿갓은 최선비 에게는 미안했지만
단천 땅을 떠날 생각도 하지 않고 한 달이 되고 또 한 달이 보름이 되도록
묵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을 두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곱단이가 삿갓 선생에게 단단히 반했다는군..."
"아냐, 삿갓 선생이 곱단이보다도 더 하다던데..."
"그러게 연분이 따로 있지 뭐야, 영 차고 넘쳐서 시집 못갈 줄 알았던 곱단이가..."
"글쎄 말이야. 벌써 그 삿갓이 곱단이 뱃속에 애를 넣었다는군."
"아이구 망칙해라,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벌써 그렇게 꿀맛을 보았나?"
이렇게 있는 말 없는 말이 파다하게 나돌자 어느 날은 곱단 에미가 딸을 불러 말하는데,
"얘, 요즘 마을에 떠도는 소문이 너하고 삿갓 선생하고 이상한 말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제 삿갓 선생을 그만 오시라고 할까?"하며 곱단이의 의향을 떠 보았다.
"아이참, 어머니도..그 선생님하고 저하고 무슨 망측스런 일이 있다고 그러세요.
행여, 소문이 그렇더라도 내내 오시던 분을 어떻게 그만 오시라고 해요.." 곱단이가 펄쩍 뛴다.
("음..네가 단단히 마음에 두고 있구나...")
곱단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고 아주 결말을 낼 속셈으로 말한다.
"글쎄 무슨 소문이 나더라도 너만 잘하면 그만이다만 기왕 너도 혼기를 놓쳤으니,
더 이상 말썽이 나기 전에 아주 그 사람하고 성혼을 하던가 하렴.
보아하니 고향도 냉큼 갈 것같지도 않고 데릴사위 감으로도 그만하면 무던하겠더구나."
그러자 곱단이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데,
"어머니도 좋으시다면 그렇게 하지요."하며 못이기는 체 승낙을 하였다.
곱단 어미로부터 곱단의 의사를 전달받은 최선비는
김삿갓과 곱단이의 성혼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런 칠월 어느 날, 드디어 곱단이네 마당에서는 조촐한 혼인잔치가 벌어졌다.
"허허,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암, 노처녀가 그런 선비를 마다할 리가 있나!"
"글쎄..걸인 시인이 새 처녀 얻고 땡 잡았지 뭐..."
잔치에 온 동리 사람들은 이렇게 말도 많았다.
삿갓은 혼례에서의 절차와 인사를 모두 치루고 밤이 이슥해서야 곱단이와 오붓한 첫날밤을 맞게 되었다.
김삿갓은 문득 고향의 아내를 생각하였다.
이렇게 객지에 나와 새장가를 가게 되어 미안하지만,
대장부가 객지에서 소실 하나 얻는 것쯤 어떠랴하고 스스로를 용서했다.
그리고 아내와의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 어릴 때 일이라서 제대로 신랑 노릇 못했던 일이 떠올랐다.
(오늘 밤은 멋있는 신랑이 되어보자!)
그는 아랫목에 앉아 여러가지 감회를 억누르고
윗목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 곱단이를 정겨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날이 더웠다. 아니, 남들의 눈을 피해 방문을 꼭꼭 닫았기에 곱단이도 김삿갓도 땀을 송송 흘렸다.
"곱단이 오늘따라 더욱 곱구만..."
삿갓이 웃으며 입을 열자
"고단하실텐데 그만 주무시지요."
그러면서 깔아놓은 금침을 매만진다.
삿갓이 먼저 겉옷을 벗고 자리로 들려하자,
"제 옷도 벗겨 주셔야지요."
곱단이가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한다.
"참, 그걸 잊었네..."
삿갓은 곱단의 저고리 고름을 풀었다.
"이제 됐나?"
삿갓은 곱단이가 규중 처녀라 그런지 주막 안주인이나 가련이와는 느낌이 달랐다.
어쩐지 여자를 다루는 자신감도 떨어지고 서툴기조차 스스로 느껴졌다.
"호호, 먼저 자리에 드세요."
방안에 불이 꺼지고 신부가 삿갓의 옆에 살며시 다가왔다.
신랑은 먼저 신부의 몸을 매만지며 마지막 걸친 속옷을 헤치기 시작했다.
신부는 몸을 뒤채고 흥분해 떨고 있었다.
삿갓은 신부의 부푼 젖가슴을 끊임없이 애무했다.
그리고 손은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아유, 자꾸 이러시면..."
곱단은 몸을 비틀며
끙끙거렸다.
"허허, 참 곱구나 가만 있어라."
삿갓은 숨이 턱까지 차올라 색색 거리는 신부의 몸을 한참동안 어루만지다,
드디어 마지막 남은 절차를 위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십 여년간 굳건히 지키고 있던 곱단이의 처녀성에 자신을 입성시켰다.
그러나...그순간, 김삿갓의 실망은 너무도 컸다.
"아니, 처녀가 이럴 수가?..."
삿갓은 갑자기 하던 짓을 멈추고 앉아, 곰방대를 물었다. 그리고는 뻐끔뻐끔 담배를 피워댔다.
(아..
역시 노처녀란 이런 것인가?)
이제까지 삿갓 자신이 상대했던 여인과 너무도 다른 곱단이를 의아하게 여겼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아니다. 어서 자거라."
그리고 삿갓은 불을 켜고 머리맡의 문갑에서 붓을 찾아 들고 백지에 글 한 줄을 써 놓았다.
手深內闊 必過他人 (수심내활 필과타인)
털이 깊고 속이 넓으니
반드시 다른 사람이 지나간 자취로다.
새 신랑이 첫날밤을 치루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난데없이 불을 켜고 담배를 피우질 않나..
붓을 들어 글을 쓰질 않나, 가만히 이불 속에서 기다리던 곱단이 눈을 들어 쳐다보니,
새 신랑 얼굴이 상심 투성이었다.
그러자 곱단이는 몸을 일으켜 새 신랑이 써놓은 글을 보고서야,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는 듯이 수치와 분노의 얼굴 빛을 감추지 못하더니,
새 신랑이 쓰고 던진 붓을 들어 아래와 같이 써내려갔다.
後園黃栗 不蜂坼 谿邊楊柳 不雨長
(후원황율 불봉탁 계변양유 불우장)
뒷동산 익은 밤송이는 벌이 쏘지 않아도 저절로 벌어지고,
시냇가의 수양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스스로 잘 자란다.
이렇게 써 놓고 신부는 그만, 복받치는 설움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엎드려 흐느낀다.
삿갓은 그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쳤다.
(여자의 옥문이란 실로 미묘하여 안변 주막집 안주인 같은 호로형이 있는가
하면,
함흥 주막집 여자처럼 항구형도 있으렸다. 그렇다면 곱단이는 세숫대야 형이던가?
허허..거참 알 수 없군!)
"곱단이 내 잘못했네, 제발 눈물을 멈추게..."
그날 밤, 김삿갓은 새벽 먼동이 트도록 곱단이를 달래며 밤을 꼬빡 새웠다.
27. 가련이는...
김삿갓은 행복했다.
곱단이와의 신혼생활은 지난 해 가련이와 보낸 시간보다 더 자유롭고 즐거웠다.
노처녀를 여위지 못할 줄 알았던 곱단 어머니는 가히 사위가 자랑스러웠고,
천하의 시객을 남편으로 맞은 곱단이는 김삿갓을 온갖 정성으로 섬기고 사랑했다.
그런 시간은 일년이 넘었고 뜰앞 오동나무는 다시 가을 소리를 내고 있었다.
未覺池塘 春草夢 / 階前梧葉 已秋聲
미각지당 춘초몽 / 계전오엽 이추성
연못가에 피어난 봄풀은 꿈도 깨지 못했는데
뜰앞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내는구나.
인생의 부귀영화가 다 무어란 말인가.
오늘,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오동잎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지 아니한가?
"내가 또 다시 이렇게 안일한 생활만 해서는 아니될텐데.."
김삿갓은 자기 자신도 알 수 없는 묘한 자책이 또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조상이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서, 세속의 허무함을 잊기 위해서 삿갓을 쓰고 떠난 내가,
사년이 다 되도록 고향에도 가지 않고 떠돌아 다닌 결과가 겨우 이렇듯 안일한 생활을 하기 위함이었던가?
차라리 이렇게 살 바에는 고향에 가서 농사를 짓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늙은 어머니가 지금도 살아계신지 돌아가신지도 모르겠고,
집을 떠나기 전 배가 불러왔던 아내는 아이를 잘 낳아 키우고 있는지?...
온갖 궁금증이 그를 짖눌렀다.
드디어 가을 바람이 일기 시작하자 삿갓의 마음은 향수에 사로잡혀 들뜨기 시작했다.
더구나 곱단이가 태기가 있는지 배가 불룩해 오는 것을 보니 고향에 있는 아내 생각이 더욱 간절했다.
(내가 고향에 다니러 간다고 하면 곱단이가 펄쩍 뛸텐데, 어떡하나...)
이런 생각에 잠겨있던 어느 날 그는 꿈을 꾸었다.
그 것은, 고향집 어머니 방에 가족이 모여들어 임종을 지켜보는 꿈이었다.
머리에 수건까지 두른 어머니 머리 맡에는 약사발을 놔둔 채 모두 모였는데
"우리 병연이만 오지 않는구나."하며 병석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삿갓이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내가 하는 말이
"아이구 여보, 진작 좀 오시지!"하며 울고, 병석의 어머니는 가냘픈 눈을 떠서..
"병연이 이 불효 막심한 놈아 이제야 오다니.."하며 그만, 운명하는 꿈이었다.
"아이구 어머니!"
그는 꿈결에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잠을 자던 곱단이 잠을
깨며,
"여보!, 당신 무슨 꿈을 꾸셨기에 소리를 지르십니까?"하며 팔을 흔들어 주었다.
"음.. 그랬나?"
"다 큰 양반이 잠결에 어머니를 찾으세요?"
곱단이는 모로 누우며 그렇게 말을 했지만,
삿갓은 벌써 단천을 떠나 고향길에 오르는 상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다. 근본을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니 될 일이다.
할아버지만 조상이고 날 낳아 키워주신 어머니는 조상도 아니란 말인가?)
이튿날 아침, 삿갓은 아내가 없는 틈을 타 행장을 차려입고 장모를 찾았다.
"아니, 갑자기 어디를 가려는 차림인가?"
장모는 눈이 동그래져 물었다.
"아녜요. 제가 언젠가도 말씀을 드렸지만 안변 사또가 저를 무척 아껴 주셨는데,
어젯 밤 꿈에 보이기에 무슨 변고라도 있는가 싶어, 바람도 쏘일겸 안부삼아 다녀오려고 합니다."
"글쎄 집에만 있으려니 갑갑하기도 하겠지만,
곱단이 바느질 심부름 다녀온 후에 보고 가지 갑자기 이렇게..."
장모는 딸이 없는데 행장을 차려 사위를 떠나 보내는 것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허허, 장모님두, 대 엿새면 다녀올 것을 꼭 만나보고 가야 하나요.
나가다가 만나게 되면 말을 해 두지요."
"글쎄 그래도 상관 없겠지만.."
삿갓은 이렇게 말을 하고 인사를 한 다음 성큼성큼 걸어나와
재를 넘었다.
반짓 그릇에 간단하게 못보고 가서 미안하다는 글을 써놓고 나오기는 했지만,
"혹시 곱단이를 만나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였다.
공연히 거리에서 만나게 되면 눈치빠른 곱단이에게 붙들려, 돌아가야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다행히 곱단이를 만나지 않은 채
삿갓은 마을을 벗어났다.
모처럼 방랑의 길을 나서니 기분이 날아갈 듯 상쾌했다.
길을 떠난지 사흘만에 안변을 밟았다.
벌서 일년이 넘었지만 거리는 그때나 다름 없었고
고향을 찾아 온 듯 반갑기만 한 안변의 산천이다.
누구보다도 가련이가 보고
싶었다.
"음.. 가서 하룻밤 회포나 풀고 가자."
이렇게 생각한 김삿갓은 가련의 집앞에서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점잖은 소리로 사람을 불렀다.
"이리 오너라."
그러나 대답도 없고 인기척도 없었다.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힌 삿갓은 다시 한번 불러 보았다.
"이리 오너라."
그때서야 한 사나이가 동저고리 바람으로 대문을 삐끔 열고 내다본다.
"누굴 찾으시오?"
"여기 혹 가련이란 기생이 지금도..."
"댁은 가련이와 어떻게 되오?"
사내는 턱을 들어 아니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글쎄 이렇게 찾아 온 것은 아는 사이니까 찾아오질 않았겠소?"
"허...늦었수다. 가련이는 죽었다오!"
"예~?"
"허, 이 양반 그것도 모르고 찾아왔구려. 왜 지난 봄에 목을 매달았다지.."
"예엣?...자결을?"
김삿갓은 피가 거꾸로 도는 것같았다.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 정신이 아찔했다.
지난 날 가련과 헤어질 때 가련이 했던 마지막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꼭 돌아오셔야 해요. 만약 동짓달까지 서방님이 돌아오시지 않는다면 가련이는 죽고 말거예요.
네? 저를 살리려면 꼭 그때까지 돌아오세요..")
가련이 자살은 자기와의 이별이 큰 원인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김삿갓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쓸쓸히 물었다.
"혹시 죽기 전에 남긴 말이라도 있는지..."
"허..그 양반, 가련인가 그 기생이 죽고 난 한참 후에 이 집을 사서 이사를 온 내가 그걸 어찌 아오?"
하고선 대문을 닫고 안으로 사라진다.
"허..이런 변이 있나!..."
삿갓은 홀로 탄식을 거듭하다 가련의 집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마음이 하도 울적하여 가까운 주막에 들러 술을 청했다.
주모가 날라온 술을 한잔 마신 삿갓은,
"혹시 저 안마을에 가련이가 왜 죽었는지 아오?"
하며 물었더니.
"아... 왜 그 기생노릇하던 가련이요? 서방인가, 남방인가? 못된 놈 떠나 보내고 기다리다 지쳐,
들어 누웠다가 불쌍하게도 불현듯 목을 매달았다지요, 아마?"
더 물을 필요도 없었다.
삿갓은 몇 사발 술을 더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물었다.
"본군 사또님은 안녕하시지요?"
"호호.. 손님은 없는 사람만 찾으시네요. 사또님도 새로 갈리셨지요."
"네에? 그럼 먼저 사또님은 어디로 가셨소?"
"그야 모르지요. 들리는 얘기로는 관직에서 떠나,
출세한 아드님 임지로 두 양주(兩主)분이 가셨다지요. 아마?"
오늘, 김삿갓이 만난 안변은 불과 이태 전까지와 전혀 다른 안변이었다.
인생무상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는 쓸쓸한 가슴을 안고 혼자 고개만 주억거리며 주모의 말을 듣다가 주막을 나왔다.
황혼이 밀려오는 안변 거리를 거닐면서 쓸쓸한 회포를 달랠 길 없는 김삿갓,
마음을 담은 시 한 수를 읊으며 안변의
거리를 떠돌았다.
一從痛後 豈堪忘 / 骨汝衛粉 我首霜
(일종통후 기감망 / 골여위분 아수상)
鸞鏡影寒 春寂寂 / 風影音斷 月茫茫
(난경영한 춘적적 / 풍영음단 월망망)
早吟衛北 歸자曲 / 虛負周南 采조章
(조음위북 귀자곡 / 허부주남 채조장)
舊路無痕 難再訪 / 停車坐愛 野花芳
(구로무흔
난재방 / 정차좌애 야화방)
한 번 이별한 뒤 어찌 잊고 견디었겠나
네 뼈는 가루가 되고 내 머리는 서리가 되었구나.
난경은 그림자 싸늘해 봄이 와도 적적할게고
퉁소는 소리가 끊어져 달도 아득하구나
일찌기 북위의 귀계곡을 부르며 이별했고
헛되이 주남의 채조장을 저버렸구나
옛 길 흔적 없어 찾기 어려우니
수레를 머무르고 앉아 들꽃의 아름다움만 사랑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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