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기/기타국내산행

설악산 용아장성과 공룡 연등(2003.9.22-9.24)

박연서원 2007. 11. 2. 21:18

 2003년9월22일(월)부터 9월24일(수)까지 2박3일간 20회동기와

후배 총6명이 설악산 용아릉과 공룡을 연결하여 산행을 하였다.

 

출발전 일반 등산객에게는 가장 어렵다는 용아릉 때문에
걱정을 하였지만 좋은 날씨와 후배들 덕에 무사히 마쳤다.
 

 

3명(후배 2명과 나)은 9월21일(일) 백두대간 대관령-닭목재
구간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연속 3박4일간 산행을 한 셈이다.

 

9월6일(토)-9월7일(일) 1박2일로 설악산을 갔다가 악천후로
공룡을 타지 못하여 못내 서운했는데 새로운 산행 소식에
무리를 무릅쓰고 합류하여 연등에 성공, 성취감을 느낀다.
 

 

백두대간 산행을 제외하더라도 총산행시간이 24시간이 넘고
순산행시간만 22시간, 용아릉 9시간, 공룡 5시간 소요.


산행코스 : 백담사-수렴산장(1박)-(용아릉)-봉정암-소청봉-

                희운각(2박)-(공룡)-마등령-오세암-백담사

 

 

9월22일(월)

20회 동기 강준수,김경한,김성진,박승훈, 21회 성주천, 24회 박기설
총6명은 9월22일(월) 동서울터미날에서 만나 9시40분 버스로 출발,
홍천터미날과 화양강랜드에 잠시 들른 후 12시30분 원통에 내린다.

 

마중나온 박기설과 원통에서 먹거리를 산 후 박기설의 스타렉스로
오후1시35분 용대리 "황태의맛" 음식점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점심식사후 배낭을 다시 꾸리고 스타렉스를 음식점에 주차시킨 후
2시43분 음식점을 출발, 백담사매표소에서 3시7분 셔틀버스를 탄다.
  

 

 

3시15분 버스에서 내려 걷기 시작, 3시55분 백담사를 지나고
4시2분 백담산장에 이르러 10여분 목을 축이고 휴식을 취하며
설악산 등산안내도를 보니 용아릉구간은 아예 나타나있지 않다.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3개의 철교를 건너 5시15분 영시암에 도착,
잠시 머물다가 출발하는데 등에 진 배낭이 무거워 어깨가 아프다.
  

 

  

 

오세암 갈림길을 거쳐 5시44분 한적한 수렴동산장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삼겹살을 구워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하는데
약간 춥기는 하지만 운치가 있고 진수성찬으로 포식을 한다.
 

 

저녁을 먹고 산장 뒤로 가서 하늘을 보니 별이 무수하게 보여
설악산에 온 걸 실감한다. 소등시간이 9시이지만 내일의 산행에
대비하여 8시40분 잠자리에 드는데 불을 때서 방이 무척 덥다.
(22일 산행시간 : 2시간30분)
 

 

9월23일(화)

새벽5시가 못되어 기상, 깜깜한 속에서도 식사준비를 서두르고
미역국으로 조식을 마친 후 6시50분 산장 뒤로 급경사를 오른다.
참고로 용아릉은 허가없이 입산시 10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15분만에 능선에 오르는데 이는 용아릉의 시작으로 좌측으로는
가야동계곡, 우측으로는 수렴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이 보인다.

용의 이빨같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龍牙長城이라고도 불리운다.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과 오르막을 거쳐 7시35분 옥녀봉에 올라
숨을 고르고 절경에 감탄하면서 사진 셔터를 누르기에 분주하다.
  

 

 

 

옥녀봉을 떠나 좌측 우회로를 택하여 급경사를 내려가다가
박기설이 지나가는 우측 암릉코스를 올려다보니 아찔하다.

폭이 1m나 되는 뜀바위를 건너 뛰어야하는 첫 번째 난코스란다.

 

8시30분 크랙이 있는 바위(침니)를 만나는데 틈이 좁아 배낭과
스틱을 별도로 올려보내고 자일을 설치하여 이를 잡고 오른다.
 

 

8시55분 용아릉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코스를 만난다.
좌측은 낭떠러지 암벽이고 우측에는 튀어나온 바위가 있어
좁은 공간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 자일로 몸을
확보한 후 조심스럽게 나아간다. 머리가 곤두서는 느낌이다.
 

 

겨우 지나가니 이번에는 개구멍바위, 이미 설치되어있는
약해 보이는 로프에다 보조자일을 덛붙여 두 줄에 의지하고
낭떠러지쪽으로 배낭을 향한 채 옆으로 누어서 기어오른다.
 

 

바위 틈새에 겨우 올라타고 앞을 바라보니 요델산악회에서
설치한 추모비가 보여 더욱 고소공포증을 느끼며 정신이 없다.

 

 

 

숨돌릴 사이없이 좌측으로 거대한 바위가 나타나는데 다행히
볼트와 슬링이 설치되어 슬링을 잡고 오르니 제2봉 정상이다.
 

 

난관을 통과하느라 20분간을 정신없이 보내고 안정감있는
정상의 공터에서 숨을 돌리고 간식을 들며 여유를 찾는다.
 

 

 

 

9시40분 제2봉을 떠나 9시54분 제1전망대에 이르러 주위를
돌아보니 북쪽으로 산중턱에 오세암과 만경대가 보이고
공룡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며 남쪽으로는 구곡담과
멀리 서북주능선 중간에 두리뭉실한 귀떼기청봉이 조망된다.
  

 

 

 

 

10시18분 제3봉을 지나 10시35분 제2전망대에 오르니 주위
봉우리와 능선, 계곡 등이 더욱 뚜렷이 보이는데 하나같이
절경이라 입을 다물 수 없어 10여분 머물며 충분히 감상한다.

 

 

  

 

10시57분 제4봉을 지나 가파른 암벽을 내려가다가 김경한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찰과상만 입어 천만다행이다.

 

11시20분 넓은 공간이 있고 주위가 탁 트인 제5봉에 올라
햇반과 밑반찬으로 점심을 먹는데 길이가 6km되는 용아장성의
중간 암봉 정상에서 먹는 맛은 가 본 사람만 알 수 있으리라.
 

 

제5봉을 떠나 12시10분 가파른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여
12시22분 고개를 넘었고 12시40분 제6봉에 올라 8분간 휴식.
 

 

12시55분 전망이 좋은 고개에 당도하니 구곡담의 쌍폭이
가깝게 다가오고 서북주능선이 더욱 뚜렷하다. 봉정암에서
물건을 실어나르는 헬기의 소음이 설악의 적막을 깨뜨린다.
  

 

 

 

1시8분 제7봉을 지나고 너덜로 된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쳐
1시55분 갈림길안부에 이르러 선두가 리본이 달려있는 좌측
암릉코스대신 우측 내리막길을 택하여 나아가는데 찜찜하다.
 

 

까다로운 트래버스구간을 통과하고 크랙을 지나니 거대한 암봉이
막아서는데 자일이 없으면 도저히 오르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더 이상의 전진을 포기하고 갈림길안부로 돌아가기로 한다. 
  

 

2시25분 갈림길안부로 돌아가 좌측 암릉코스로 10분만에
8봉에 당도, 다시 급경사를 올라 2시57분 전망봉에 이른다.
 

 

이 코스도 좌측으로는 낭떠러지이고 좁은 틈을 통과해야 하므로
주의를 해야하고 위에서는 다시 까다로운 암봉을 올라야 한다.
 

 

3시10분 마지막 난코스라 할 수 있는 20m높이의 암벽에
이르러 자일로 몸을 확보한 채 한 사람씩 로프와 홀드를 잡고
하강하는데 위에서 내려다 볼 때보다는 덜 위험한 것 같다.

 

 

암벽을 통과하느라 30분을 보내고 4시2분 용아릉이 끝나는
봉정암사리탑 부근의 고개에 올라 간식을 들며 안도를 한다.

 

 

 

4시25분 봉정암으로 내려가 수통에 물을 채우고 일몰전에
희운각산장에 도착하기 위하여 4시33분 서둘러 길을 떠난다.
산을 오를수록 단풍이 늘어나더니 정상부는 붉게 물들어 있다.

 

 

 

 

 

긴 계단을 올라 5시3분 소청산장(1420m)에 도착, 동해와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후배들이 먼저 떠나고
나머지는 맥주를 마신 후 5시25분 출발하는데 한기를 느낀다. 
 

 

5시40분 소청봉(1570)에 올라 5분간 머물고 하산하기 시작하여
내리막 철계단을 거쳐 어두워진 6시42분 희운각산장(1050)에 당도.
 

 

몸을 씻고 저녁식사를 한 후 9시 취침. 수렴동산장과는 달리
불을 때지는 않았지만 이불을 충분히 주어 전혀 춥지가 않다.
(23일 산행시간 : 총11시간50분, 순10시간30분, 용아릉 : 9시간)
 

 

9월24일(수)

오전5시15분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7시35분 희운각을 출발,
몸은 무겁지만 전에 실패한 공룡이라 마음은 오히려 들뜬다.
 

 

7시53분 첫번째 고개를 넘어 8시6분 신선봉(1210)에 올랐는데
먼 곳부터 구름이 몰려들어 조짐이 좋지 않다. 정상에는 2명이
카메라를 설치한 채 텐트 앞에 앉아있는데 사진작가인 듯하다.
  

 

 

 

8시15분 신선봉을 떠나 8시32분 두번째 고개(마등령3.5),
9시4분 세번째 고개(마등령3.0)를 넘고 급경사를 한참 내려가
9시28분 샘터에 이르러 잠시 쉬면서 수통에 물을 담는다.

 

9시35분 샘터를 떠나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10시2분 1275봉에
당도, 김종국이 침이 마르게 칭찬(?)한 절경을 기대하였으나
짙은 안개로 양쪽의 암봉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어 실망한다.

 

10시15분 공룡의 중간이라는 1275봉을 떠나 계속 전진하는데
가스가 걷히지 않아 조바심이 난다. 누군가 하느님은 용아릉과
공룡을 둘 다는 보여주시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그래도 아쉽다.
 

 

 

 

10시33분 드디어 기암괴석 사이로 동해와 울산바위 등 절경이
활짝 펼쳐지는 전망대에 이른다. 그야말로 絶景이요, 壯觀이다.
설악의 진면목 앞에서 각종 포즈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10시55분 로프가 설치된 조그만 암벽을 거쳐 11시5분 마등령을
1.5km 남겨놓은 제1깔딱고개를 넘어 20분간 쉬며 간식을 든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가운데 11시34분 제2깔딱고개, 11시52분
제3깔딱고개를 지나 12시5분 나한봉(마등령0.5km)에 올랐는데
바로 앞에 있는 바위와 나무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10분간 휴식을 취한 후 12시20분 나한봉 정상(1250)에 올랐고
전에 되돌아간 너덜지대를 거쳐 12시34분 마등령(1240)에 도착,

미역국을 끓여 송이밥으로 산에서의 마지막 별미를 먹는다.

 

 

오후1시12분 마등령을 떠나 급경사 내리막길을 거쳐 2시5분
해발800m의 오세암에 당도, 10분간 고즈넉한 山寺에서 쉰다.
  

 

  

 

오세암을 떠나면서 영시암이 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이고
만경대로 가는 고개를 넘어 2시33분 수렴산장 갈림길을 지난다.
 

 

2시40분 제2고개, 2시46분 제3고개를 넘어 3시 샘터를 지나는데
배낭의 무게가 점점 더 어깨를 짓누르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3시20분 영시암을 지나 3시55분 모래사장이 있는 계곡가에서
시원한 물에 세수와 탁족을 하니 힘이 새로 솟아나는 것 같다.
  

 

  

 

4시40분 백담산장, 4시48분 백담사를 지나고 지루한 차도를 거쳐
5시27분 셔틀버스에 오르니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몰려온다.
 

 

5시35분 백담사매표소에서 하차, 10분을 걸어 "황태의맛" 음식점을
다시 찾아 건배를 하며 무사히 끝마친 산행을 자축한다.
 

 

황태요리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7시 용대리 음식점을 출발하여
9시55분 서울 강변역에서 해산, 2박3일간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이 정도의 산행을 하면 보통 몸무게가 2-3kg정도 빠지지만
너무 잘 먹어서인지 산행후 오히려 2kg이 늘어나 놀라고 있다.
 

 

이번 산행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후배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어려운 산행일수록 인적구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한다.
(24일 산행시간 : 총10시간, 순9시간, 공룡능선 :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