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글링카 / 스페인 서곡 1번 "호타 아라고네사"

박연서원 2020. 1. 23. 07:38

Capriccio brillante on the jota aragonesa (Spanish Overture No. 1)

글링카 / 스페인 서곡 1번 "호타 아라고네사"

Mikhail Ivanovich Glinka, 1804-1857


스페인의 발라돌리드


1844년 글린카는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자신의 고향 러시아를 떠나 유럽 연주여행에 나선다. 글린카는 프랑스와 스페인을 방문했고, 방문하는 나라들의 음악 문화를 눈여겨보고 자신의 음악으로 흡수했다. 특히 그는 스페인에서 1845년부터 1847년까지 머무르면서 스페인 음악으로부터 강렬한 영감을 받았다. 이 곡은 그러한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곡이다. 사실,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글린카는 이전부터 외국의 음악으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젊은 시절 그는 이태리에 5년간을 머물면서 이태리 오페라, 특히 벨리니의 〈라 손남불라〉와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의 초연으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고, 그 이후 그의 작품에서 이태리 오페라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는 언제나 러시아 민요의 색채가 흐른다. 그는 마치 바흐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 각 나라 음악을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서 ‘글린카만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1845년 여름, 여행을 사랑한 글린카는 스페인의 발라돌리드에 도착한다. 그는 그곳에서 사교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스페인 사람들과 그곳의 관습들은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는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 자신의 느낌을 적어 보낸다. “스페인 사람들은 말할 때, 매우 정중하고, 꾸밈이 없고 솔직합니다. 프랑스어처럼 격식으로 가득 차 있지도 않지요.” 이곳에서 글린카는 펠릭스 카스티야라는 이를 알게 된다. 그는 지방의 상인이었고, 꽤 능력 있는 기타리스트였다. 그가 글린카에게 연주해준 곡이 바로 스페인 민요, ‘호타 아라고네사’와 이 곡을 주제로 한 변주곡이었다. 이 곡은 같은 해 여름 쓰인 글린카가 남긴 유일한 작품의 토대가 되어주었고, 이로 인해 이 곡에는 〈스페인 서곡〉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글린카는 발라돌리드를 떠나 마드리드에 정착한 뒤에 이 곡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마드리드로 떠난 뒤에 그는 비로소 사교활동을 줄이고 작곡을 할 시간을 찾았던 것이다.


〈화려한 카프리치오〉는 스페인 민요를 가지고 느린 서주부를 가진 소나타 형식의 곡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 곡에서 민요는 원래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면서 등장한다. 하지만 원곡 ‘호타 아라고네사와 변주곡’의 전통으로 인해, 이 곡은 자유로운 형식감과 여러 개의 변주곡이 얽히는 느낌을 준다. ‘카프리치오’라는 제목에 걸맞게 오케스트라의 세팅에 있어서도 글린카는 다양한 색채감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을 조합하는 데에 있어서 글린카의 뛰어난 능력을 빛을 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Paul Kletzki, cond.

Philharmonia Orchestra


Sir Charles Mackerras, cond.

London Symphony Orchestra


Evgeny Svetlanov, cond.

USSR State Academic Symphony Orchestra


Keith Clark, cond.

Slovak Radio Symphony Orchestra


Yevgeni Svetlanov, cond.

The U.S.S.R. Symphony Orchestra

Written in 1845., Released in 1969.


Roman Leontiev, cond.

Symphony Orchestra "Klassi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