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기운이 옷깃을 맴도는 가을을 지나 어느덧 11월 중순, 겨울의 문턱 앞에 서있다. 차가운 계절, 함께하는 사람들과 따듯한 음식을 나누고 싶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진귀한 재료를 넣어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맛보는 음식도 좋지만 사골, 뼈, 사태 등의 재료를 넣고 긴 시간 푹 고아낸 설렁탕과 곰탕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가격도 부담 없을 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두루 갖추니 누가 싫어하랴?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과 함께 뱃속까지 뜨끈해지는 설렁탕, 곰탕 맛집을 찾아가 보자.
글, 사진 : 다이어리알 (www.diaryr.com)
하동관
곰탕 하면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명성을 지닌 곰탕집이다. 메뉴는 곰탕과 수육뿐이다. 당일 준비해 대여섯 시간 동안 끓인 곰탕은 다른 집보다 국물이 맑으면서도 진하다. 뒷맛이 꼬리꼬리하고 다소 기름진 편이라 그 맛을 아는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다. 식사를 주문할 때 선불로 계산하고 식권을 사서 먹게 되어 있다. 고기와 내장을 섞은 건더기의 양에 따라 보통과 특 사이즈로 나뉜다. 그날 끓인 곰탕이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 02-565-3355/ 서울 강남구 대치동 891-44/ 오전7시-오후4시(첫째 주, 셋째 주 일요일 휴무)/ 곰탕 (보통) 1만3천원 (특)1만5천원, 수육 (중) 3만원 (대) 5만원
마포옥
마포 일대에서 유명한 설렁탕집으로 걸쭉한 국물이 특이하다. 차돌박이를 넣고 탕을 끓이는 것이 특징인 마포옥은 60년 전통뿐만 아니라 진한 국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물이 진해서인지 이 식당 전방에 다다르면 탕 끓이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국물 맛 때문인지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 세대가 더 자주 찾는다. 양지머리를 넣는 일반 설렁탕 말고도 차돌박이를 넣어주는 차돌탕도 옛 국물 맛을 낸다. 차돌박이와 양지 등 질 좋은 고기가 풍성하게 들어 있는 차돌양지 설렁탕은 밥과 사리를 국에 함께 말아 나온다. 시큼한 배추 김치와 깍두기, 배추 겉절이 이외에도 기본 반찬으로 파김치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적당하게 맛이 든 파김치는 질감이 2살아있고, 설렁탕 국물 끝 맛을 시원하게 해 준다. 02-716-6661/ 서울 마포구 용강동 50-13/ 오전7시-오후10시/ 양지설렁탕 1만2천원 (특) 1만6천원 차돌탕 2만원
외고집설렁탕
화학조미료 없이 한우만으로 진한 국물 맛을 내는 설렁탕 집이다. 한우는 횡성에서 직송해온 것을 사용한다. 그밖에 배추나 무 또는 고춧가루와 소금 등도 국산을 이용하는 등 주인장의 고집이 확실한 곳이다. 비교적 맑은 국물의 설렁탕은 고기와 소면을 말아 준다. 양지머리와 고사리, 계란을 풀어 넣은 뻘건 국물의 육개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맛은 개운하고 깔끔한 편. 쫀쫀한 맛의 도가니 수육 역시 별미 메뉴로 함께 주문해 맛보는 것도 괜찮다. 02-567-5225/ 서울 강남구 대치4동 923-22/ 오전10시-오후9시(매주 일요일 휴무)/ 설렁탕 9천원, 도가니탕 1만8천원, 수육(중) 4만원 (대) 5만5천원
중림장
서울역 뒤편에서 경제신문사 가는 길에 위치한 전통 있는 설렁탕집. 생긴지 40 여 년이 넘는 곳으로 진한 국물 맛으로 유명하다. 골목 후미진 곳에 위치한 데다 거의 예전 모습 그대로인 덕에 허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테이블만 봐도 역사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고기가 듬뿍 들어 있는 설렁탕은 약간 꼬릿한 육수 맛이 느껴지는 터프한 스타일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김치와 깍두기 맛도 좋다. 꼬리곰탕과 도가니탕도 있는데, 역시 진한 육수 맛과 푸짐한 양이 매력적이다. 포장은 2인분 이상 주문 시에만 가능하니 참고할 것. 02-392-7743/ 서울 중구 중림동 468/ 오전7시-오후10시/ 설렁탕 7천원 (특) 8천원, 도가니탕 8천원, 양지수육 2만5천원
포항할매집곰탕
60여 년 간 3대에 걸쳐 이어오는 이 집은 경북 영천의 영천시장 내에 있는 곰탕골목의 원조집 중 하나다. 농림 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발표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한식당 100선> 책자 속 영천지역에서 가장 상위에 오른 식당이기도 하다. 소 한 마리를 넣고 끓여내는 뽀얀 국물 맛이 일품인데 주로 양지나 머릿고기를 사용하며 주문이 들어오면 고기를 국물에 적셔 내준다. 한국 음식 대전에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내공이 있는 노포. 054-334-4531/ 경북 영천시 완산동 982-3/ 24시간 영업(매달 15일, 말일 휴무)/ 한우특곰탕 8천원, 소머리곰탕 7천원, 곰탕국수 5천원, 우랑탕 9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