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오페라 '장미의 기사'

박연서원 2015. 6. 15. 12:25

Opera 'Der Rosenkavalier' Op.59 (The Knight of the Rose)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오페라 '장미의 기사'

Richard Georg Strauss, 1864 ~1949

 

Der Rosenkavalier complete

Kiri Te Kanawa, sop. in the role of Marschallin

Sir Georg Solti, cond.

The Royal Opera, Covent Garden

Recorded 14th February 1985

 

Der Rosenkavalier complete

Elisabeth Schwarzkopf (Marschallin)

Anneliese Rothenberger (Sophie)

Sena Jurinac (Octavian)

Otto Edelmann (Baron Ochs)

Herbert von Karajan, cond.Salzburg Mozarteum Orchestra

 

Final Waltz from "Rosenkavalier" - Suit

Kevin Rhodes, cond.

Basler Festival Orchester

Basel, 2001

 

우선 ‘장미의 기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 18세기 비엔나 귀족사회에서는 결혼식 전날 신랑 집에서 신부에게 폐백의 예물로 은장미를 전달하는 관습이 있었다. 그 은장미를 전달하는 사람이 ‘장미의 기사’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귀족이 그 임무를 맡는다. 그러므로 '장미의 기사'를 ‘장미전쟁’에 참전했던 갑옷 입은 기사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장미의 기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살로메와 엘렉트라 이후에 나온 작품이다. ‘장미의 기사’는 처음에 오페라라고 분류하지 않았다. 음악 코미디라고 불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첫 몇 작품은 마치 19세기의 로맨티시즘으로부터 탈피한 듯한 음악이며 불협화음으로 표현된 것들이었다. 그런 후에 ‘장미의 기사’가 나왔기 때문에 이 또한 로맨티시즘과는 거리가 먼 불협화음의 작품이라고 생각할수 있다. 하지만 ‘장미의 기사’를 처음 들으면 19세기 낭만주의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고 완전히 로맨티시즘 음악을 표방한 것은 아니다. ‘장미의 기사’에는 작곡가이며 지휘자였고 관현악 전문가이며 드라마티스트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독특한 음악세계가 창조되어 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대본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콤비인 휴고 폰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nsthal)이 맡았다. 유태계인 폰 호프만슈탈은 이미 살로메와 엘렉트라의 대본을 쓴 경력이 있다. 그는 ‘장미의 기사’이후에도 ‘낙소스의 아리아드네’ ‘그림자 없는 부인’ ‘이집트의 헬렌’ ‘아라벨라’의 대본도 썼다. ‘장미의 기사’에 대한 스토리는 프랑스의 장-밥티스트 루베 드 쿠브라이(Jean-Baptiste Louvet de Couvrai: 1762-1797)의 Les Amours du chevalier de Faublas(훠블라씨의 사랑)이라는 소설에서도 가져왔고 장-밥티스트 포퀘랭(Jean-Baptiste Poquelin: 1622-1673)의 Monsieur de Pourceaugnac(푸르소냑씨)라는 코미디에서도 가져왔다. 장-밥티스트 포퀘랭은 루이14세 시대에 크게 활동했던 몰리에르(Moliere)라는 유명한 극작가의 예명이다. 배우이기도 했던 몰리에르는 역사상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였다. 드 쿠브라이의 소설은 연극으로 만들어져 1787년부터 2년동안 파리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여주인공인 로도이스카(Lodoiska)는 왕궁전속 보석세공의 부인으로 실제로 작가 드 쿠부라이와 염문이 있었다고 하며 그 스토리를 연극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몰리에르(장-밥티스트 포퀘랭)과 대본가 휴고 폰 호프만슈탈(오른쪽)

 

‘장미의 기사’는 1911년 1월 26일 드레스덴의 호프오퍼(Hofoper: 당시에는 왕립오페라하우스: Koenigliches Opernhaus)에서 초연되었다. 사람들의 지금까지 들을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에 매료했다. 종전의 모차르트나 베버의 음악에서는 느낄수 없었던 신비함을 던져주는 음악이었기 때문이었다. 대 성공이었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음악의 흐름에 모두들 한껏 들떠 있었다. 오케스트라는 112명의 대편성. 그중 19명은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토록하여 관현악의 묘미를 십분 살렸다. 물이 흐르듯, 꽃잎이 휘날리듯, 밤하늘의 별이 떨어지듯...그런 음악이 바로 ‘장미의 기사’ 음악이다. 전반적으로 지극히 서정적이다. 테마를 이루는 왈츠의 멜로디는 탐미적인 황홀함과 감미로운 부드러움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며칠후의 베를린 공연은 우여곡절 끝에 겨우 무대에 올릴수 있었다. 베를린은 독일 제국의 수도였다. 비엔나의 로맨틱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엄격한 규범의 사회였다. 귀족적인 권위와 도덕적인 생활규범이 위세를 떨치던 곳이었다. 그런 사회에서 ‘장미의 기사’는 귀족들의 권위를 손상할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공연 전에 몇몇 장면을 삭제당할 수밖에 없었다. 예컨대 1막 대원수부인의 침실 장면...침대 위에서 대원수부인과 옥타비안이 사랑 놀음을 하는 장면은 당연히 삭제되었다. 옥스남작의 일부 대사도 삭제되었다. 치마만 둘렀다하면 불문곡직하고 치사하게 여자를 따라붙는 옥스남작의 행태가 옐로우 카드를 받은 것이다. 마치 파리에서 카르멘이 첫 공연되었을 때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이 외면을 당한 경우와 같다. ‘장미의 기사’의 테마 음악은 왈츠이지만 드라마의 배경시대인 1740년대에는 아직 왈츠가 등장하지 않았던 것도 흥미 있는 사항이다.

 

'장미의 기사'가 초연된 드레스덴 궁정오페라극장

 

시기는 1740년대.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자(Maria Theresa: 독일어 Maria Theresia: 1717-1780)여제 치하의 비엔나이다. 마리아 테레자는 누구인가? 무려 40여년 동안(1840-1780) 합스부르크제국을 통치했던 여걸이다. 그의 공식적인 타이틀은 오스트리아 대공녀(Archduchess), 헝가리 및 보헤미아 여왕, 신성로마제국 여제였다. 그의 남편 로렌인의 프란시스(Francis von Lorraine)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으며 막내딸은 프랑스의 루이 16세의 왕비인 유명한 마리 앙뚜아네트이다. 마리아 테레자의 치적은 정치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 과학과 산업에 있어서도 탁월했다. 어린 모차르트가 쇤브루크 궁전의 마리아 테레자 여제의 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끝내고 나오다가 잠시 넘어지자 마리 앙뚜아네트가 달려 나와 일으켜 주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진 것이다. 마리아 테레자 치하에서는 부유한 귀족들의 사치와 방탕이 절정에 이르기도 했다. 합스부르크의 수도인 비엔나의 낮과 밤은 화려한 연회와 오페라 공연, 그리고 절제를 모르는 애정행각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환락의 생활중에서도 일부 유한 귀족들은 탐미적인 새로운 취향을 추구하는데 몰두했다. 남자들은 정부를 두는 것이 공공연한 일이었고 이에 질세라 여자들도 젊은 귀공자들을 애인으로 삼고 애정행각을 일삼았다. 비엔나 귀족들의 이러한 탐미적인 취향은 18세기 초에 비엔나 오페레타의 탄생에 기여한 것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 ‘비엔나 기질’ ‘베니스의 밤’, 레하르의 ‘메리 위도우’, 밀뢰커의 ‘거지학생’ 등은 마리아 테레자 여제의 초기에 만연했던 비엔나 기질을 이어 받은 작품들이라고 할수 있다.

 

'장미의 기사'의 시대 배경이 된 마리아 테레자 여제

 

이처럼 ‘장미의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그 시대를 상징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원수부인(마샬린: Marschallin: Sop)은 합스부르크의 왕족으로서(공주라는 칭호를 받고 있음) 학교를 나오자마자 역시 왕족인 베르덴베르크(Werdenberg) 공작과 결혼하여 공작부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며 남편이 대원수로서 군사령관이 되자 곁들여 대원수부인(마샬린)이 된 여인이다. 드라마가 시작되던 때에는 40을 바라보는 중년여인으로 사치와 허영을 즐기는 인물이다. 나이 많은 남편 베르덴베르크 공작은 마리아 테레자 여제의 신임을 단단히 받고 있는 거물로서 사냥(실은 사냥을 빙자한 걸헌팅과 술파티)에 열중이어서 집을 비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오페라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당시 대개의 지체 높은 귀족부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마샬린도 젊은 애인을 두고 남편이 출타중일때 집으로 오라고 해서 함께 지내고 있었다. 당시 비엔나 사회에서 일종의 묵인된 관습이었다. 마샬린의 애인은 18세의 옥타비안(Octavian: MS)이다. 원래 이름은 로프라노(Rofrano)백작이며 애칭은 퀸퀸(Quinquin)이다. 젊은 나이에 백작이므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여자처럼 예쁜 모습이었다. 부유한 중년여인인 마샬린의 눈에 띠어 그의 애인으로서 엔조이하고 있는 일종의 강남제비이다.

 

마샬린(레나테 벨레)와 옥타비안

 

마샬린에게는 옥스 폰 레르헤나우(Ochs von Lerchenau: Bass)남작이라는 골치 아픈 사촌이 하나 있다. 비엔나에서 떨어진 시골에 살고 있다. 당시에는 친척간 결혼이 유행이어서 지체 높은 집안일수록 얼키고 설킨 사촌이 많았다. 옥스남작도 그런 사촌이었다. 옥스남작은 모습도 욕심스럽고 무식하게 생겼지만 거만하고 잘난체하는 데에는 둘째가라고하면 서러워할 인물이다. 옥스남작은 돈에 눈이 어두워 화니날(Faninal: Bar)이라고 하는 부자 소시지 장사꾼에게 남작의 작위를 알선해 주고 그의 딸 조피(Sophie: Sop)와 결혼함으로서 처갓집 덕을 단단히 보고자 하는 그런 사람이다. 당연히 나이 많고 뚱뚱하며 호감을 주지 않는 인물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옥스남작은 어여쁜 약혼녀 조피에게 은장미를 보내야하므로 그 일을 맡을 청년을 소개해 달라고 사촌누이인 마샬린을 찾아 온 것이다. 물론 마샬린을 찾아온 다른 목적도 있다.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으니 축의금이나 두둑하게 달라는 시위를 겸한 방문이었다.

 

옥스남작 역의 전설적인 리하르트 마이르(Ricard Mayr)

 

마샬린은 얼떨결에 애인인 옥타비안백작을 ‘장미의 기사’로 추천한다. 그런데 은장미를 들고 조피를 만난 옥타비안은 이 아가씨의 청순하고 예쁜 모습에 그만 사랑에 빠지고 만다. 옥스남작에게 실망하고 있던 조피 역시 멋쟁이 옥타비안에게 흠뻑 빠진다. 그래서 해피엔딩! 이것이 코믹 오페라 ‘장미의 기사’의 기둥 줄거리이다. 뮌헨 출신이지만 비엔나에서도 오래동안 활동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독일 낭만음악을 마지막으로 완성한 재능 있는 작곡가였다. 재능이 많다는 것은 혼자만의 독특성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와 같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모차르트와 바그너의 음악 수법을 계승했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요한 슈트라우스가 추구했던 비엔나 특유의 기질을 가미했다. 그래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은 화려하고 장대하며 아름답고 매혹적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장미의 기사’는 그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가 담겨 있는 것이며 비엔나의 멋과 유머가 산뜻하게 수놓아져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장미의 기사’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만이 표현할수 있는 탐미적인 관능미가 스며있다. 그러한 관능미는 그의 오페라 ‘살로메’에서도 찾아 볼수 있는 것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현대 표현주의 음악을 수립하는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곡가이다.

 

장미의 기사인 옥타비안로부터 은장미를 받고 인사하는 조피

 

대본 : 호프만스탈 (Hugo von Hofmannsthal)에 의함. 독일어
때 : 오스트리아의 여황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통치시대 초기
곳 : 빈
초연 : 1911. 1. 26. 드레스덴의 궁정가극장
연주시간 : 약3시간 30분

 

등장인물

마샬린(Marschallin, 육군 元帥인 베르덴베르크 공작의 부인, 소프라노), 오크스 남작(Oches von Lerchenau, 마샬린의사촌동생이며, 레르히에나우 남작, 마르샬린의 사촌, 베이스), 옥타비안 백작(Octavian, 마샬린의 정부, 큰집의 주인으로 캉캉이라 불려지고 있다, 남장여가수로 메조소프라노), 파니날(von Faninal, 돈 많은 귀족, 바리톤), 소피(Sophie, 파니날의 딸, 소프라노), 마리안네(Marianne, 소피의 시녀, 소프라노), 발자끼(Valzacchi, 이탈리아의 깡패, 테너), 안니나(Annina, 발자끼의 조카이자 여자 동지, 콘트랄토), 그밖에 경관, 마샬린의 하인, 파니날의 하인, 공증인, 요릿집 주인, 가수, 상인, 소녀 등 다수

 

배경

 

이 작품은 R. 스트라우스가  47세 때 작곡한 것으로, 음악 창작에 하나의 전환기를 이루었다. "장미의 기사"라는 제목의 뜻은 18세기 오스트리아 궁정의 관습으로서, 약혼 피로연 때에 은으로 만든 장미꽃을 여자에게 바치는데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예전의 "살로메"와는 양식이 다른데, 즉 관능적으로 강렬한 것이 아닌 명랑하고 알기 쉬운 희극의 오페라이다. 또한 많은 모티브를 사용하여 배역의 성격과 여러 가지의 측면을 여실히 표현했으며, 아름다운 멜로디는 옛 정취마저 느끼게 한다. 화성과 오케스트라에 있어서는 바그너의 영향에서 떠나 개성적인 면을 보였으며, 모차르트의 색채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18세기 빈을 무대로 젊은 귀족 옥타비안은 원수 부인의 애인이었지만, 오크스 남작의 장미의 기사로 부호인 파니날 가에 사자의 자격으로 가서 아름다운 그 집의 딸 소피에게 장미꽃을 건네주면서 서로 사랑하게 된다. 옥타비안은 변장하여 방탕한 남작을 골려주고, 마지막에는 소피와 결혼하게 된다는 희극적인 오페라이다.

 

제1막 베르덴베르크 공작부인의 거실


남편 베르덴베르크 공작이 사냥을 나간 것을 이용하여 마샬린 부인은 젊은 귀족인 17세의 옥타비안과 로맨틱한 사랑의 유희에 빠졌다. 두 사람은 어제부터의 향락의 결과로 피곤했을 뿐만 아니라, 원수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므로 후회를 하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 그때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남편인 것으로 알고 청년을 숨겨둔다. 그런데 들어온 사람은 초콜릿을 접시에 담아 가지고 온 검둥이 하녀였다. 또 다시 발소리가 들리지만 그 거친 발소리를 듣고 부인은 사촌동생 오크스 남작이라고 판단하고, 옥타비안을 시녀로 분장시켰는데 얼마 있다가 이 남작이 거칠게 들어온다. 전에 오크스 남작은 이 공작부인을 사랑하였는데, 지금은 돈 많은 장사꾼이며 새로 귀족이 된 파니날의 딸 소피와 결혼하게 되어 있다. 그리하여 남작은 자기의 결혼식에 관해 부인과 의논하려고 찾아온 것이다. 시녀로 분장한 옥타비안은 몇 번이고 그곳을 떠나려 하는데, 오크스 남작은 옥타비안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끌려 여러 가지로 조건을 붙여서 나가지 못하게 한다.

 

침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후작부인과 그녀의 정부 미소년 옥타비안

 

당시의 풍속으로 이 남작은 약혼하는 표시로 은으로 만든 장미꽃을 파니 날 집에 보내야 하는데 그 장미꽃을 누가 전하느냐 즉 장미의 기사로 누구를 선택하면 좋은가를 공작부인과 의논하려는 것이다. 부인은 좋은 사람이 있다면서 자기의 사촌동생인 옥타비안 백작을 추천한다. 아직도 이 청년은 여자로 변장하고 있는데 이름은 임시로 마리안도르라고 부른다. 이 내막을 알지 못하고 있는 남작은 부인의 호의에 감사한다. 부인은 옥타비안을 나가게 한 후,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들어오게 한다. 그런즉 사환을 비롯한 이발사, 모자장사, 시인, 음악가 등이 밀려 들어온다. 그 중에는 새장사와 개를 팔려고 온 사람도 있다. 높은 소리로 노래하는 아이들, 피리를 부는 음악가, 노래하는 가수, 짖어대는 개 등 이렇게 소란스러운 가운데서 부인은 머리를 빗는다. 이윽고 사람들이 다 가버린 후 혼자 남은 부인은 아름답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지난 날의 화려했던 생활을 회상한다. 그녀는 나이도 먹었을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옥타미안과도 헤어져야만 되겠기에 몹시 침울한 감을 느끼게 된다.

 

Di rigori armato in seno
Contro amor mi ribellai
Ma fui vinto in un baleno
In mirar due vaghi rai.
Ahi! che resiste puoco a stral di fuoco
cor di gelo di fuoco a stral.

My heart steeled by adversity
I rebelled against love
But in a flash I was conquered
On seeing two lovely eyes
Alas! How little a heart of ice

Can resist an arrow of fire.

 

내 가슴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고
난 사랑을 거부하네.
그러나 금세 사랑스러운 그대의 두 눈을 보면
유혹에 빠져버리네.
아, 슬프도다! 어찌해야 이 작고 차가운
내 가슴의 사랑의 불의 화살을 이겨낼 수 있을까?

 

Der Rosenkavalier, Op. 59, TrV 227
(Act1) Di rigori armato il seno (내 가슴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고)

Fritz Wunderlich, Tenor
Kurt Böhme, Bass
Josef Knapp, Bass 
Bavarian State Opera Orchestra
Rudolf Kempe, cond.
Rec, 1966

 

제2막 파니날의 집


많은 사람들은 성장을 하고 오크스 남작의 집에서 심부름꾼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때 옥타비안이 장미의 기사로서 은으로 된 장미꽃을 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조용히 소피에게 가서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한 후 은빛의 빛나는 꽃을 바친다. 소피는 그 꽃을 받아들고 꽃향기를 맡으며 천국의 꽃과 같다고 말한다. 그러자 옥타비안도 허리를 구부려 꽃의 향기를 맡으려 한다. 그때 옥타비안은 소피의 얼굴을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순간 그의 마음에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진정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소피 또한 그의 젊고 아름다움에 매력을 느꼈는데, 앞으로 결혼하게 될 것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기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잠시 즐겁게 대화를 주고 받는데 오크스 남작이 나타난다. 이때 남작이 전과 같이 버릇없는 행동을 하므로, 그녀는 이에 화를 낸다. 그러나 남작은 소피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하므로 언젠가 자기를 진심으로 이해해주겠지 하며 부부의 사랑을 노래한 왈츠 풍의 발라드를 작은 소리로 부른다. 남작이 파니날에게 인도되어 별실로 가자 옥타비안과 소피는 서로 포옹하며 사랑 노래를 부른다. 그때 남작의 스파이인 발자끼와 안니나가 몰래 들어와 옥타비안과 소피를 붙잡고 남작을 부른다. 남작은 결국 옥타비안과 결투를 하여 팔에 경상을 입었는데, 큰소리로 떠들면서 아이들처럼 도움을 청한다. 그곳에 안니나가 편지 한 장을 갖고 들어온다. 그것은 옥타비안이 전에 여장한 마리안도로의 이름으로, 오늘 밤 교외에 있는 요릿집에서 만나고 싶은데 답장을 써 달라는 내용이다. 편지를 읽고 난 남작은 기분이 좋아서 답장을 쓰려고 나간다.

 

조피에게 은장미를 전달하는 '장미의 기사' 옥타비안(Anne-Sophie von Otter).

뒷모습의 상대역인 조피는 바바라 보니(Barbara Bonney). 1968 비엔나 슈타츠오퍼.

 

Malin Hartelius (Sofía)

Vesselina Kasarova (Octavio)

Directorr: Franz Welser-Möst

The Zurich Opera Orquesta

"장미의 기사"로 소피를 찾아간 옥타비안이 소피를 처음 보고 맘에 들어하는 장면

 

제3막 교외에 있는 요릿집의 별실


촛불 하나를 켜 놓은 방은 어두컴컴하다. 여자로 분장한 옥타비안이 나타나 얼빠진 남작을 조롱한다. 그런데 남작은 나중에 마리안도르가 옥타비안과 너무나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에 차차 의심을 하게 되는데, 때로는 다른 방에서 누가 엿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여 한층 더 불안을 느끼게 된다. 한편 발자끼와 안니나는 원래 남작의 하수인 격이었으나 그가 너무도 못났기 때문에, 그들은 옥타비안 쪽으로 기울어져 옥타비안과 함께 남작을 조롱하고 있다. 이때 갑자기 순시하는 관리가 두 사람의 순경과 함께 들어오므로 사태는 더욱 혼란해진다. 관리는 남작에게 옆에 있는 신부의 이름을 묻는데, 그는 머뭇거리다가 파니날의 딸이라고 대답한다. 그 대답이 떨어지는 동시에 파니날이 나타나 남작의 불신을 책망하고 딸을 부른다. 여기서 소피는 남작과의 결혼을 취소해 버린다. 이 말을 듣고 있던 파니날은 모처럼 얻은 남작의 사위를 취소한데 대해 낙심하여 졸도한다. 오크스 남작은 모든 것이 농담이었다고 변명하면서 자기는 이 처녀와 결혼하겠노라 하며, 옥타비안인 마리안도르를 가리키는데 옥타비안은 이를 일부러 거절하고 다른 방으로 가버린다.

 

조피에게 은장미 장식을 전달하는 ‘장미의 기사’ 옥타비안. 이 순간 옥타비안과 조피는 첫눈에 반하게 된다.

 

이같이 소란이 계속되는 중에 요릿집 주인과 그 밖의 사람이 나타나 공작부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작은 비로소 자기가 놀림감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성을 내며 나간다. 옥타비안은 계속 남장으로 나타나 소피와 포옹하며 이야기한다. 이것을 본 공작부인은 옥타비안이 자기와의 사랑의 유희를 버리고 진실한 사랑을 하게 된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결혼을 성취시키려고 한다. 이때 그들 세 사람이 부르는 3중창은 아주 유명하다. 파니날도 이에 기쁘게 찬성한 후 일동이 사라지자 옥타비안과 소피는 열렬하게 키스한다. 이때 소피의 가슴에서 손수건이 떨어지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사랑에 취해 방을 나간다. 잠시 후에 가운데 문이 열리며 촛불을 손에 든 검둥이 하녀가 들어와, 소피가 떨어뜨리고 간 손수건을 집어드는데 막이 내린다.

 

Final Trio

Der Rosenkavalier - Final Scene

Gwyneth Jones (Feldmarchallin)

Brigitte Fassbaender (Octavian)

Lucia Popp (Sophie)

Benno Kusche (Faninal)

Carlos Kleiber, cond.

Munich State Opera Orchestra (1979)

 

Der Rosenkavalier - "Hab mir's gelobt"

Renée Fleming (Marschallin)

Christine Schäfer (Sophie)

Susan Graham (Octavian)

Production : Nathaniel Merrill

Conductor: Edo de Waart

Taken from the 2010 Live in HD transmission

 

Der Rosenkavalier - "Hab mir's gelobt"

Elisabeth Schwarzkopf (Marschallin)

Anneliese Rothenberger (Sophie)

Sena Jurinac (Octavian)

Herbert von Karajan, cond.

Wiener Philharmoni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