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정이 있는 칼국수집.. 경기도 수원 '대왕칼국수'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입력 : 2013.08.05 20:03
타블라 (tabula9548) 2013/08/31 08:00
수원 대왕칼국수에 관해 두 가지 일화가 있다
같은 지면에 공중파에 방송했던 리얼코리아 후일담 이야기도 같이 나갔다.
그 후일담은 리얼코리아 담당 PD가 연재했는데 시선이 따뜻한 좋은 콘텐츠였다.
리얼코리아 기사 중 수원의 칼국수집 내용이 잔잔해서 일부러 가족과 같이 찾아갔다.
칼국수를 먹는데 그 지하철 무가지 기사가 벽면에 붙어 있었다. (아직도 불어 있다.)
좀 아는 척을 한다고 그 기사 같은 면에 본인이 쓴 기사도 연재한다고 했더니
주인아주머니가 반가워하면서 음식가격을 안 받았다.
자기의 식당 기사를 쓴 사람도 아닌데 그런 작은 인정이 왠지 푸근했다.
주인아주머니는 태생적으로 선하고 소박한 양반이었다.
이 집이 대왕칼국수다.
또 하나
그 후 대왕칼국수를 2005년 우리 잡지에서 취재한 적이 있었다.
기사 제목은 “微笑萬福來 微笑萬客來 미소의 힘” 이다.
순진한 신입 여기자가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꼬깃꼬깃 2만원을 여기자 손에 꼭 집어주더라는 것이다.
기자들에게 음식점에서 촌지를 절대로 받지 말라고 하는 회사방침에
신입 여기자가 완강히 거절을 했더니 우리 식당이 허름해서 무시하냐고
하면서 한사코 2만원을 밀어주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자는 2만원 받아서 왔다.
기자가 나에게 이걸 어떻게 하냐고 보고를 해서 나는 웃으면서 “그건 정이다”
하고 용인을 했다. 참 소박한 촌지였다.
그 때 취재한 ‘미소’라는 기사가 지금까지 우리잡지 내용 중 가장 좋은 기사라고 나는 생각한다.
글은 거의 없고 사진만 나갔는데 대왕칼국수 업주님의 소탈한 웃음에 인생의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다.
간만에 대왕칼국수로 콩국수와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오후에 수원에서 중요한 약속이 있었다.
약속장소가 대왕칼국수에서 멀지 않아 간만에 점심을 대왕칼국수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인근 華商 중화만두집 수원에서 찐만두와 고기만두를 포장했다.
고기만두는 사무실 직원에게 갖다 줄 생각이고 찐만두는 콩국수와 곁들여서 먹을 생각이다.
대왕칼국수 전경. 몇 년 만에 왔는데 변한 것이 없다. 세월이 멈춘 것 같다.
주변이 70~80년대 영화를 찍을 때 로케이션을 하면 아주 적합한 장소다.
식당 안에 손님이 어느 정도 차있다.
입지적으로 불리해도 대왕칼국수는 나름 유명한 곳이다.
주인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칼국수를 자르고 있다.
등이 많이 굽었다. 많이 늙은 신 것 같다.
사진을 찍었더니 그 소탈한 웃음은 변함이 없다.
내가 관상가는 아니지만 참 착한 심성을 지닌 관상이다.
세 명이서 칼국수 하나와 콩국수 두 개를 주문했다. 모두 4000원.
대왕칼국수표 메뉴판이다.
지하철 무가지에 게재되었던 리얼코리아 후일담 기사가 아직도 두 장이나 붙어 있다.
모자(母子)의 뭉클한 정이 서린 글이다.
“배달가는 어린 아들 가여워 평생 동안 고쳐 쓴 요리비법”
아들 미래를 위해 공책에 서투른 내용으로 어머니가 칼국수 레서피를 작성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아들이~~~~~
콩국수와 칼국수가 나왔다. 역시 양이 많다.
면이 거칠고 굵다. 전형적인 손반죽이다.
굵고 딱딱해 수원 사는 지인이 이가 튼튼해야 먹을 수 있다고 반농담을 했던 바로 그 면이다.
같이 간 직원은 면이 매력이 있다고 한다.
그게 진심인지 이 분위기에 몰입했는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맛있지 않다. 지극히 소박한 먹을거리다.
콩국수 육수도 유명 콩국수 식당들처럼 세련되지 않다.
기교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육수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투박하다. 오래 만에 음식에 투박하다는 표현을 그대로 쓴다.
직원이 콩국수, 칼국수와 중국 찐만두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한 마디 거둔다.
김치가 지나치게 숙성되었지만 다 잘들 먹는다.
멋쟁이 할머니 손님들이 식사를 다하고 나간다.
이런 허름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이다.
아마도 소박한 정과 맛 때문에 이 식당을 찾아올 것이다.
중산층 주부들도 식당문으로 들어온다.
이런 손님들이 대왕칼국수를 오는 것은 분명히 맛 때문은 아닐 것이다. 고마운 손님들이다.
식사를 하면서 주방에 있는 주인아주머니 얼굴을 보았는데 문득 슬픈 표정을 읽었다.
언제가 수원 사는 음식을 잘 아는 지인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것이 뇌리를 스친다.
잠시 후 계산을 하면서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계산을 할 때 보니 두꺼운 합판지 같은 것에 친필로 쓴 내용이 있다. 주인아주머니와 종업원이 웃으면서 한사코 손으로 가린다.순간적으로 본 내용은 분명히 아들에게 전하는 글이다.
종업원 아주머니가 슬쩍 이야기를 하기를 아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모종의 사건으로.....
인생은 무심하다.
PS- 아드님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대왕칼국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311-14 031-252-2820 주차가능
[출처] 소박한 정이 있는 칼국수집 경기도 수원시 대왕칼국수|작성자 타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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