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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다트머스대 총장

박연서원 2012. 4. 2. 18:34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 세계은행 총재에 지명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입력 : 2012-03-24 00:13:46수정 : 2012-03-24 01:05:15

 

김용(52·미국명 Jim Yong Kim·사진)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에 지명됐다.
AFP통신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장을 지명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오바마의 이번 총재 지명 결정은 세계은행 총재 후임 결정 시한을 이틀 앞두고 나온 것으로 김 총장의 총재 지명은 다음달 세계
은행 이사회에서 승인 여부가 확정된다.

 

오바마의 김 총장 지명은 미국이 더 이상 세계은행 총재직을 독식해서는 안된다는 신흥국들의 주장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세계은행 총재로는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존 케리 미 상원 의원,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었다. 오바마는 이들 저명 인사들을 포함해 10여명의 후보들을 놓고 고심한 끝에 김 총장을 선택했다.
미 고위 관리는 오바마가 김 총장이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으로 있으면서 에이즈와 폐결핵의 확산을 막기 위한 활동을 벌일 당시의 혁신적인 업무능력을 높이 평가해 그를 최종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2009년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아이비 리그’(미국 8대 사립 명문대) 대학 총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다트머스대는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코넬, 브라운, 펜실베이니아대 등과 함께 아이비 리그에 속해 있다.
김 총장은 1959년 서울 태생으로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이오와주로 이민을 갔다. 그는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자 "인적자원이 개도국 개발 핵심"

1박2일 방한

기사입력 2012.04.02 17:19:45 | 최종수정 2012.04.02 17:38:46

 

세계은행 총재로 사실상 내정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53)이 1박2일의 짧은 `금의환향`을 마치고 2일 출국했다. 분 단위로 짜인 빡빡한 일정이었다. 가는 곳마다 따라붙은 카메라와 기자들은 그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방한 이튿날인 2일 김 지명자는 오전 7시 15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조찬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방한 내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던 그는 오전 9시 35분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살짝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김 지명자는 "세계은행 총재가 되면 한국의 성장 경험을 토대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개도국 개발의 핵심이라는 생각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 한국의 경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부이자 인적 자원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김 지명자가 일본 방문에서 "개발도상국의 의견을 들으면서 지금까지 일을 해 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이 방법을 계속하겠다"며 "내가 미국인이라는 것보다는 경험을 보고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방명록에는 `이곳에 오게 돼 큰 영광(It is my greatest honor to be here)`이라고 영어로 쓴 뒤 아래에 한글로 `김용`이라고 또박또박 이름을 적었다.
이 대통령도 "김 후보가 인류학과 의학을 전공하고, 개도국에서 개발 계획을 실행한 경험이 있다"며 "대학 총장으로서 조직관리 경력 등을 볼 때 세계은행 수장으로서 최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오전 10시 30분엔 한국은행을 방문해 김중수 총재와 만났다.
면담은 문밖에서도 웃음소리가 수시로 들릴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지명자의 이번 1박2일 방한은 말 그대로 `로 키(Low Key)` 전략이었다. 미국이 지명한 후보라는 점에서 사실상 총재직이 확정된 상태지만 아직 절차가 남아 있고 후보도 2명이 더 있다. 고국인 한국을 7개국 경청투어의 방문국에서 빼놓진 않았지만 지나친 부각을 꺼렸다.
김 지명자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6일 세계은행 총재에 오르게 된다.
[신헌철 기자 / 안병준 기자]

 

자랑스로운 한국계 미국인 김용 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김용(미국명 짐 용 김) 다트머스 대학 총장은 의료봉사기관 '파트너스 인 헬스(PIH)'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PIH는 그가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 시절 동료 폴 파머 교수와 함께 공동창업한 단체다.

역시 하버드 출신인 트레이시 키더가 쓴 베스트셀러 '산 넘어 산(Mountains Beyond Mountains)'에는 PIH와 관련된 김 총장의 '기행'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지난 1990년대 초 보스턴의 브리검영 병원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가 약값을 무려 10만달러어치나 떼먹은 '사건'이다.
전말은 이랬다. 한 동양계 교수가 병원 약국을 찾아와 엄청난 양의 약을 주문했다. 교수는 신분증을 제시한 후 병원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라며 직원을 안심시켰다. 브리검영은 하버드 의대의 실습병원이기도 했다.

그의 감언이설에 깜빡 속아넘어간 직원은 명함 한 장을 달랑 받고는 약을 그대로 내줬다. 다음날 보고를 받은 병원장은 담당 직원을 호되게 꾸짖고는 즉시 그 교수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미 그는 남미 페루로 줄행랑을 친 뒤였다. 약값을 몽땅 떼이게 된 병원장은 난감했다.

하버드 의대학장이 달려와 상황을 설명해줬다.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병원장은 그제서야 껄껄 웃었다. "로빈후드가 따로 없네요. 감동입니다." 약값 소동은 통 큰 병원장의 결단으로 없던 일이 됐다.

그 교수가 바로 김 총장이다. 이 해프닝이 널리 알려지자 김 총장은 하버드에서 '로빈후드'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 부자들의 돈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는 의적이다.

김 총장은 미국의 부자 병원에서 약을 빼앗다시피 해 페루의 빈민촌에서 인술을 펼쳤다. 그 덕분에 주민들은 결핵과 장티푸스 등 전염병의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 총장과 파머 교수는 동갑으로 함께 하버드 의대를 나왔다. 전공은 둘 다 '의료인류학'이다. 의학을 현지문화와 생활습관에 접목시켜 효율성을 높이자는 로운 학문이다. 복수전공이어서 김 총장은 의대입학  6년만에 의사자격증(MD)과 박사학위(Ph.D)를 취득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든 PIH는 그러나 자본금과 인적지원이 거의 없어 사실상 무모했다. 돈을 벌기는커녕 쓰기만 하는 사업이어서 투자자가 나설리도 만무했다. 책 제목처럼 모든 것이 '산 넘어 산'이었다.
그래서 '약 도둑질'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은 두 사람은 아이티와 페루, 쿠바, 아프리카, 러시아에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지 문화에 적합한 의료 모델을 만들어주고는 현지인들을 훈련시켜 관리 책임을 맡게 했다. PIH의 성공 스토리가 널리 알려지자 결국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모델을 채택하기에 이르른다.

세계은행은 2차대전이 끝나기 1년 전 미국이 세계금융을 지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만든 기관이다. 그동안 '정치적 대출'을 일삼아 제3세계와 빈곤국들로부터 원성을 샀던 세계은행이 그의 취임을 계기로 '로빈후드'식 개혁이 일어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문화비평가이자 독설가로 필명을 떨쳤던 노벨상 수상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이 세상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반면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이 자신에 맞춰 살라고 고집을 부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발전은 비이성적인 사람이 주도한다."
김 총장은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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