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기/기타국내산행

지리산 당일종주(2007.6.1-6.2)

박연서원 2007. 11. 2. 20:08

6월2일(토) 서울고총동문산악회가 주관하는 지리산 당일종주에 처음 참가하여 16시간에 걸쳐 완주하고 6월3일(일) 귀로에 담양 소쇄원과 관방제림 관광을 하였다. 총131명의 참가자중 입산회 12명 산행참가. 1조(1박2일 종주) : 김성진,김종국부부,유원재,이봉호,이선길,이제용, 조철식 이상8명 2조 A팀(당일 종주) : 남경희,나 2명 B팀(백무동-장터목-천왕봉-중산리) : 하현용 1명 C팀(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 이명인 1명

담양관광은 6월2일 귀경한 김성진,이봉호,이제용,하현용 제외 8명 참가
6월1일(금)-6월2일(토)
1조(1박2일 종주팀)가 6월1일(금) 오전7시 버스 2대로 출발한데 이어 
우리 2조 역시 오후10시10분 버스 2대로 압구정동을 떠나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40여분 머물고 6월2일(토) 오전2시40분 성삼재에서 하차,
산행준비를 하는데 타 산악회에서 온 등산객이 많아 상당히 붐빈다. 
2시54분 주차장을 떠나 넓은 도로를 걷는데 처음부터 속도가 빠르다.
3시28분 노고단대피소에 당도, 10분간 쉬며 식수를 보충하고 떠난다.
3시46분 노고단고개에 이르니 구름에 살짝 가린 만월이 신비스럽고
아름답지만 조금 춥다. 후미중 아직 도착하지 않은 2명을 기다리다 
3시55분에야 출발하는데 그들은 먼저 떠난 것으로 나중에 밝혀진다.
▼노고단


헤드랜턴으로 어둠을 밝히며 전진, 4시41분 돼지평전을 거쳐 4시50분
피아골3거리를 지나고 4시58분 임걸령샘터에 이르러 5분여 쉬어간다.
반야봉 갈림길인 노루목을 거쳐 5시49분 삼도봉(1550)에 올라 10여분
머무는 동안 사진을 찍고 간식을 들며 휴식. 삼도봉은 날라리봉으로
불리우며 전북남원, 전남구례, 경남하동 3도의 경계이다. (고도수정)
▼삼도봉

6시 삼도봉을 떠나 내리막길을 거쳐 6시14분 화개재에 이르니 좌측
뱀사골에는 운해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이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운해


6시44분 토끼봉(1534)을 지나 한참을 오르내리다가 7시35분 명선봉
(1586.3)을 넘어 7시40분 연하천대피소(1445) 당도. 남경희,김재주(24), 
김종무(25)부부와 함께 빵과 과일로 아침을 먹는 동안 점점 추워진다.

20분만에 식사를 마치고 8시 출발.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어 8시37분 
전망이 좋은 암봉에서 잠시 쉬고 8시45분 형제봉 사이를 통과한다.

9시17분 벽소령대피소(1340)를 그대로 지나쳐 한 무리의 뒤를 따라
일정한 속도를 유지, 9시35분 구벽소령(1375)에서 고도를 재수정한다.

10시3분 선비샘에서 수통에 물을 담고 잠시 휴식. 10시43분 덕평봉
(1522)에 이르러 김재주와 김종무부부를 다시 만나 함께 간식을 들며
10분간 쉬는 동안 비가 내리기 시작, 옷을 꺼내 입으며 걱정이 된다.

칠선봉(1558)과 영신봉(1651)을 넘어 11시50분 세석대피소(1560) 도착. 
성삼재를 떠난지 8시간10분만이다. 1시 cut-off시킨다하여 내심 12시 
이전에 도착하기로 계획하였는데 계획대로 된 셈이다. 16회 선배들은
천왕봉에 우박을 동반한 비가 내린다며 거림골로 하산하라고 권한다.

등산객들로 북적대는 테라스의 야외 식탁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다음 
추위와 비 때문에 쟈켓과 우의를 착용하고 12시38분 떠나는데 일부
는 거림골로 하산한다고 한다. 촛대봉 오르는 동안 몸이 무거워진다.
12시55분 촛대봉(1703)에 오르니 비바람이 강하고 추워 바로 떠난다.
중도에 갑갑해져 우의를 벗고 삼신봉(≒1695)과 연하봉(1730)을 넘는
동안 강풍에 실린 빗줄기는 엄청난 추위를 동반하여 무척 걱정스럽다.
오후2시18분 장터목대피소 도착. 동문들이 보이지 않아 혼자 대피소
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데 17회 선배 두 분이 천왕봉을 향해 떠난다.
나도 용기백배하여 준비를 하고 2시30분 비를 맞으며 뒤를 따른다. 
길게 이어지는 언덕을 오르며 점점 지쳐간다. 힘겹게 제석봉(1808)을 
넘은 다음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자 풀밭에 앉아 간식을 들며 15분간 
긴 휴식. 3시34분 통천문(1814)을 지나며 쉬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진눈깨비마저 내린다. 악천후속에 3시56분 드디어 천왕봉(1915) 도착. 
성삼재에서 13시간, 노고단에서 12시간 소요. 장터목에서는 1시간반
이나 걸려 3년전 1박2일 종주시의 1시간보다 무려 50%(30분) 초과.
천왕봉에서는 비바람으로 인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데다 몸을 가누기
조차 힘들어 사진 찍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22회 후배를 만나 
장헌수선배 일행이 올라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도 3분만에 철수. 
하산로는 미끄러운 돌길이라 더욱 조심스럽고 속도가 더디다. 4시7분 
천왕샘, 4시30분 개선문(1700)을 지나 5시14분 로타리산장에 이르니
양명륭후배(25)가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어 잠시 쉬다 먼저 내려간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몸이 무거워지고 무릎과 발목에 통증
이 오기 시작. 하산로(로타리산장-중산리) 3.4km가 이렇게 길었던가? 
5시48분 망바위(1068) 지나고도 1시간이나 고통을 겪은 끝에 6시56분
등산로입구 도착. 천왕봉에서 중산리까지 전에 3시간내에 내려갔는데
이번에 4시간10분이나 소요, 얼마나 고전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
(총산행시간 16시간, 순산행 14시간, 노고단-천왕봉 능선 총12시간)
국립공원중산리분소앞 주차장까지 걸어 25회후배 2명과 택시를 타고 
7시20분 산꾼의집에서 하차. 동기들 모두 이미 거의 식사를 마쳤는데 
나는 샤워를 끝내고 속이 거북하여 뒤늦게 닭죽만 억지로 먹는다. 
▼중산리 산꾼의 집

2조 A팀(당일종주팀) 남경희는 14시간만에 완주, 1조(1박2일 종주)는 
이봉호만 완주를 하고 나머지 7명은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바로 하산, 
2조 B팀 하현용은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로 하산, 2조 C팀 
이명인은 중산리에서 천왕봉에 올랐다가 중산리로 내려왔다고 한다.
▼1박2일 종주팀



하현용은 먼저 서울로 갔고 김성진, 이봉호, 이제용도 밤에 떠난 뒤
나머지는 정원 탁자에 앉아 지리산 정기를 받으며 술을 계속 마시고
늦은 밤 비좁은 잠자리를 찾아 산행후의 피로로 이내 곯아떨어진다.
6월3일(일)
오전6시에 일어나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된장국
으로 아침식사를 한 다음 교가제창을 하고 8시36분 버스 3대로 출발.
▼중산리 산꾼의 집

9시37분 지리산휴게소에서 20여분 쉬고 11시14분 담양 소쇄원앞에서
하차, 소쇄원을 둘러보는데 작년5월6일 이미 왔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소쇄원은 조선조 양산보에 의해 조성된 조선중기 
대표적인 원림(園林)으로 채월당과 광풍각이 들어서있고 오곡문 담장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과 연못, 입구에 조성된 대나무숲이 아름답다. 
▼담양 소쇄원






관람을 마치고 11시55분 소쇄원을 떠나 12시22분 송죽정으로 가서
죽순회무침 안주와 함께 대통대잎술(십오야)과 양주를 마시며 대통밥
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1시30분 담양 관방제림(官防堤林)으로 이동.
▼송죽정 점심식사

▼담양 관방제림




관방제림은 담양천 남쪽 제방 2km에 걸쳐 수해방지를 위해 177그루
의 푸조나무로 조성된 숲으로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되어있다. 
제방을 따라 산책을 하고 명물이라는 진우네국수집에서 배부른데도 
불구하고 삶은 계란과 죽엽탁주를 마신 다음 비빔국수까지 먹는다. 
시간이 없어 죽녹원(竹綠苑)은 외양만 보고 3시28분 떠나 7시40분 
압구정동 하차하여 목로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8시42분 헤어진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 이원규 -노래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거든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