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塵人) 조은산 시무(時務) 7조 상소문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 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分)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 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관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병마의 사신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려 찾지 않았사오며
절명한 지아비와 지어미 앞에
가난한 자의 울음과 부유한 자의 울음은
공히 처연 했사옵고,
그 해 새벽 도성에 내린 눈은
정승댁의 기왓장에도 여염의 초가지붕에도
함께 내려 스산하였습니다
하오나 폐하
인간의 본성은 본디 나약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고난 앞에 결연하였고
인간의 본성은 본디 추악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역경 앞에 서로 돕고 의지하였나니
아녀자의 치마로 돌을 실어
왜적의 골통을 부순 행주산성이 그러하였고
십시일반 금붙이를 모아
빈사 직전의 나라를 구해낸 경제위기가 그러했듯
이는 곧 난세의 천운이오 치세의 근본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이듬해 봄
폐하의 성은에 힘입어
권토중래한 이 나라 백성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짚신끈을 다시 매었고
민초들의 삶은 다시 용진하였으니
지아비, 지어미는 젖먹이를 맡길 곳을 찾아
집과 집을 오가며 동분서주 하였고
서신을 보내어 재택근무에 당하는 등
살 길을 찾아 고행하였는 바,
고을 안 남루한 주막에서는
백성의 가락국수가 사발에 담겨
남겨진 할미와 손주의 상에 올랐는데
경상의 멸치와 전라의 다시마로 육수를 낸 국물은
아이의 눈처럼 맑았고
할미의 주름처럼 깊었사오며
산파가 다녀간 고을 민가에서는
어미의 산도를 찢어내며 고군분투한 아이가
마침내 탯줄을 끊어 울음을 터트렸고
창자를 저미는 고통에도 초연했던 어미는
아이를 받아 젖을 이어내고 울음을 터트렸사온데
그 울음과 울음의 사이가 가엾고 또한 섬뜩해
소인은 낮게 엎드려 숨죽였사옵니다
소인이 살펴보건데
백성은 정치 앞에 지리멸렬할 뿐
위태로움 앞에 빈부가 따로 없었고
살고자 함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으며
끼니 앞에 영호남이 어우러져 향기로웠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폐하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 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 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아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
또한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오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
하여 경자년 여름
간신이 쥐떼처럼 창궐하여 역병과도 같으니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
실(實)은 하나이나 설(說)은 다분하니
민심은 사분오열일진데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 바,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지의 군수들을
재촉하시고 이를 주창토록 하시오면
소인은 살아서 더 바랄 것이 없고
죽어서는 각골난망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않겠사옵니다
하여 소인 조은산은 넙죽 엎드려
삼가 시무 7조를 고하나니
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세금이라는 것이 본디 그 쓰임에 있어
나라의 곳간을 채워 국가 재정을 이어나가고
군대를 키우며 나라의 발전을 도모해
백성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은
지당한 일이오나
이 나라의 조세 제도는
십시일반의 미덕이 아닌
육참골단의 고통으로 전락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오며
부유한 것이 죄는 아니거늘 소득의 절반을 빼앗고
부자의 자식이 부자가 되면 안되니 다시 빼앗고
기업을 운영하니 재벌이라 가두어 빼앗고
다주택자는 적폐이니 집값 안정을 위해 빼앗고
일주택자는 그냥 두기 아쉬우니 공시가를 올려 빼앗고
임대사업자는 토사구팽하여 법을 소급해 빼앗고
한평생 고을을 지킨 노인은 고가주택에 기거한다하여 빼앗으니
차라리 개와 소,말처럼 주인의 사료로 연명할지언정
어느 누가 이 땅에서 기업을 일궈 나라에 이바지하고
어느 누가 출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사옵니까
또한 증세를 통해 나라의 곳간은 채울 수 있을지언정
소비 둔화와 투자 위축 등의 부작용 역시 존재하거늘
이토록 중요한 국가시책을 어찌하여 나라에 널린
학자들의 의견 한번 여쭙지 않고 강행하시옵니까
폐하
조세는 나라의 권한이고
납세는 백성의 책무이나
세율은 민심의 척도이옵니다
증세로 백성을 핍박한 군왕이
어찌 민심을 얻을 수 있겠사오며
하물며 민심을 잃은 군왕이
어찌 천하를 논하고 대업을 이끌 수 있겠사옵니까
부디 망가진 조세 제도를 재정비하시고
세금으로 혜택을 받는 자가 아닌,
세금을 납부하는 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세율을 재조정하시어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시옵소서
二.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스스로 벌어먹지 않고 노니는 백성이
스스로 벌어 토하듯 세금을 각출한 백성의
피와 땀에 들러붙어 배를 두드리고
나라의 곳간을 갉아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것은
감성이오
진정으로 나라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곳간을 열고 자비를 베풀어 구휼하며
재정을 알뜰히 하여 부국강병의 초석을 닦는 것은
이성이니
감성이 이성을 앞서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씹고
병약한 백성이 마른 침을 삼키는 것과 같으며
이성이 감성을 앞서면
게으른 백성이 고기를 얻기 위해 화살촉을 갈고
병약한 백성이 죽 한 사발로 기운을 차리어
다시 일터로 나가는 것과 같사옵니다
또한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세금을 완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저절로 토해내게끔 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것은 이성이오
비정규직철폐니 경제민주화니
소득주도성장이니 최저임금인상이니
세상물정 모르는 것들의 뜬구름 잡는 소리로
기업의 손과 발을 묶어 결국
54조의 혈세를 쏟아붓는 것은 감성에 불과하니
감성이 이성을 앞서면
암탉을 때려잡아 그 고기를 잘게 나누어
굶주린 이들에게 흩뿌려 기름진 넓적다리살에
아귀다툼을 벌이게 하는 것과 같고
이성이 감성을 앞서면
암탉에게 좋은 먹이를 내어 살을 찌우고
크고 신선한 달걀을 연신 받아내어
백성 모두가 닭 한마리씩을
먹을 수 있는 것과 같사옵니다
또한 폐하께오서 그리 씹어대고 물어뜯던
22조의 4대강 사업이 그 실체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성이 감성을 누른 까닭이옵고
마땅히 기업이 해야할 일을 백성의 혈세로 대신한 바
폐하의 54조는 증발하여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감성이 이성을 누른 까닭이온데
폐하를 비롯한 대신들과 관료들이 모두
백성들의 감성을 자극해 눈물을 쥐어 짜내기 위한
지지율 확보용 감성팔이 정책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바,
이러한 조정 정책의 기조 변화없이
어찌 다가올 160조 신분배 정책을 지지할 수 있으며
어찌 그에 따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사옵니까
폐하
역사는 군왕의 업적을 논할 뿐
당대의 지지율을 논하지 않사옵니다
부디 정책을 펼치심에 있어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히 여기시고 챙기시어
작금의 지지율로 평가받는 군왕이 아닌
후대의 평가로 역사에 남는 패왕이 되시옵소서
三.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나라의 지정학적 요소와 주변국들의 정세를 간파하지 못하여
한미일이냐 북중러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니
앉은 자리는 가시방석이오 일어서니 키는 제일 작은 것이
작금의 현실이온데
일본과의 외교 마찰로 무역 분쟁을 초래하였으나
이를 외교로 해결하지 않고 정치로 해결하시려
불매운동을 조장하고 양국관계를 파탄낸 바,
여론은 반전되고 지지율은 얻었으나
결국 동북아 안보의 상징인 지소미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명분의 외교이옵고
중국의 패권주의와 북국 돈왕(豚王)의 핵도발의
엄중함을 먼저 고려하시어 한미일 3국의 동맹을
강화하시며 안보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절치부심하여 국력을 키워 극일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아베의 골통을 쥐어박고 고환을 걷어차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취하는 것은
실리의 외교이옵니다
또한 일본의 의류업체가 연이어 폐점하고
일본의 자동차 업체가 한국 철수를 선언하며
일본의 기업 또한 한국 기업과 거래를 끊고
심지어 농산물과 수산물까지 수입금지에 처한다니
의류업체 근로자, 매장 근로자, 유통업자, 자동차 업체 근로자
영업사원, 수리기사, 농민, 어민, 수출입 관련 근로자
항공사, 항공사 근로자, 관광사, 관광사 근로자 등
수많은 백성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위태롭게 된 것은
명분이 실리를 앞선 까닭이온데
이는 결국 백성이 다른 백성의
밥그릇을 걷어찬 꼴과 무엇이 다르며
손이 발을 밉다하여 입을 틀어막아
함께 굶어 죽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사옵니까
또한 평화와 화해 따위의 허황된 말로
감성에 목마른 백성들을 현혹시켜
실질적인 핵폐기는 안중에도 없는
북국의 돈왕과 더불어 성대한 냉면잔치를 열고
결국 구밀복검한 무리들로부터 토사구팽 당하여
백성의 혈세로 지은 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삶은 소대가리라는 치욕마저 당하는 것은
명분의 외교이옵고
국제적 합의에 따라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시고
적극 동참하시어 북국의 돈줄을 막아
서서히 고사시키시며
동시에 한미일 동맹을 굳건히 하여
북국의 돈왕이 스스로 처지를 깨닳아
핵개발을 포기하고 시장을 개방토록 하는 것은
실리의 외교일진데
과연 폐하께오서는 외교에 임하시오며
명분과 실리 중 무엇을 택하셨사옵니까
또한 명분과 실리 중 무엇을 얻으신 것이오
북국과 일본과 중국과 미국 중 무엇과 화친하였으며
작금에 이르러 결국 무엇이 남았다는 말이옵니까
미국의 트럼프는 미치광이지만
자국민의 이익을 확실히 보호했고
중국의 시주석은 공산당의 수령이지만
중국의 시장경제를 대외로 이끌었으며
북국의 돈왕은 독재자이지만
최빈국의 지위를 핵보유국으로 끌어올렸고
일본의 아베는 굴욕외교로 이름났으나
그만큼 실리는 챙긴다는 평이 있으며
러시아의 푸틴이 장기집권을 꿈꾸는 건
백중 칠십을 넘나드는 지지율이 있기 때문일진데
폐하께서는 핵도 없고 백성의 삶은 파탄이오
시장경제는 퇴보하였으며 굴욕외교 끝에
실리 또한 챙기지 못하였고 또한
지지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으시면서
어찌 장기집권을 꿈꾸며
독재자의 길을 걷는
미치광이가 되려 하시는 것이옵니까
영명하신 폐하
저들은 폐하의 정치적 신념과
감성의 논리에 귀기울여 줄 만큼
한가로운 자들이 아니옵니다
시국은 시급하여 촌각을 다투고
늑대와 표범과 호랑이는 굶주려 먹이를
놓고 다투고 있는데 어찌 폐하께오서는
한가로이 초원에 풀이나 야금야금
뜯어 삼키고 계시는 것이옵니까
부디 통촉하시어 안목을 넓게 가지시고
정치와 이념을 외교와 따로 다루시어
실리를 위한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그리하여 북국 돈왕의 핵탄두 아래
백성들을 지켜주시옵고 국토를 보전하시옵소서
四.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소인이 여염의 촌락을 하릴없이 거닐다
막연히 들린 주막에서는 고을 무뢰배들이
만취해 젓가락을 두들기며 장단을 맞추었고
주막 한 켠 작은 탁자에서 홀로
산낙지를 씹으며 탁주를 들이키던 한 노인이
그에 맞춰 읇조리니 좌중의 시선이 쏠리며
일순간 적막이 흘렀던 바,
그 이야기가 하도 기가 차고 신명이 나
폐하께 아뢰오니 통촉하여 들어 주시옵소서
“반도의 어느 작은 나라에 돼지가 혁명을 일으켜
돼지의 나라를 세웠으니 이를 숯불 공화국이라 칭하였고
연호를 한돈이라 칭하였으니 한돈 사년 어느 날
돼지의 왕이 몸소 교지를 내려
나라의 모든 돼지들에게 이르길
과인이 듣기로 작금의 돈륜이 무너질 대로 무너져
축사가 쪼개지고 울타리가 넘어지니
돈권 또한 참담하기 이를 데 없도다
구유통의 쌀겨가 귀중하기로소니
너희들의 돈격보다 귀중하랴
하여 과인이 이르노니
이 나라의 모든 돼지들은
그 품종과 육질을 막론하고 앞으로
꿀꿀 거리는 소리를 금하며 또한
먹는 것을 금하여 돈성을 다스릴 것인 바,
이를 어길 시 모두 육절기에 넣고 갈아
소시지와 순대로 만들어 정육점에 효시할 터이니
그리 알고 너희는 마땅히 받들라
라고 명하였으니
이에 나라의 모든 돼지가 꿀꿀 거리며 아우성일진데
족발에 불똥이 튄 건 다름아닌 조정의 관돈들인 바,
비서실 돼지는 제 목소리가 제일 큰 줄도 모르고
도리어 수석 돼지들에게 꿀꿀거리지 말 것을 종용했으나
이내 제 몫의 구유통이 청주와 반포에 걸쳐
두 개인 것이 발각되었고
국토부 돼지는 별안간 궤엑 멱 따는 소리를 내며
꿀꿀 파시라 꿀꿀 파시라 구유통을 파시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으며
대변돈실 돼지는 흑석동 상가에 몰래 기어들어가
대부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뻥튀기를 처먹다 발각돼
족발이 안보이도록 줄행랑치니
결국 여섯의 관돈이 한날 한시에 사의를 밝히고
축사 담을 넘어 도주하다 말린 꼬랑지가 밟혀
목살을 잡힌 채 대궐로 끌려와 모진 고문을 당했는데
그 광경이 처참하기 이를 데 없어
대포집이 껍질을 뜯고 족발집이 족을 잘라내며
국밥집이 머릿고기를 삶아내는 고통에
여섯의 관돈들은 이실직고하였으니 이와 같았다더라
돼지는 꿀꿀거려야 제 맛이오
돼지같이 처먹어야 돼지다운 것인데
어찌 폐하께서는 돼지에게
돼지답지 않을 것을 강요하고
돼지의 본능과 욕구를 버리라 하시옵니까
돼지는 처먹어야 그 삶이 의미가 있는 것이오
돼지가 돼지다워야 돼지로써 살 수 있는 터인데
애당초 돼지의 본능을 무시한 교지를 내리시니
저희 대신들이 어찌 이를 백성들에게
강요할 것이오 또한 스스로 이를 따르겠나이까
라며 돈지랄을 하고
이구동성으로 꿀꿀대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성문 밖에 성난 백성 돼지들이
숯불을 들고 모여 꿀꿀거리기 시작하였고
숯불로 흥한 자 숯불로 망하리라 외치며 결국
성문을 깨어트리고 왕의 침소를 향해 치닫은 바,
금과 은으로 치장하고
비단으로 감싼 침소에는
돼지의 왕 또한 꿀꿀대며
구유통에 머리를 박고 있었고
머리맡에는 ‘돼지가 먼저다’라는
글귀가 선명했다 하더라”
……………………
폐하
영끌의 귀재, 희대의 승부사, 대출 한도의 파괴자
라 불리우는 흑석 김O겸 선생이
재개발 상가를 튀기려다 결국 발각되어
언론에 튀겨지고 백성에게 씹히다 결국
신기전과 같이 꽁무니에 불이 붙은 듯 내빼고
지역구의 배신자, 절세의 교과서,
50분의 기적, 대변인 사냥꾼
이라 불리우는 반포 노O민 선생이
대신과 관료들에게 집을 팔라며 호통치다
본인 또한 다주택자인게 발각되어
결국 지역구인 청주를 버리고 한양의 노른자위
반포를 택해 뭇매를 맞았는데
소인은 큰 엿과 작은 엿을 양 손에 쥔 아이에게
무어라 설득해야 작은 엿 대신 큰 엿을 버리게
할지 몰라 한참을 골똘히 생각하였고
또한 양 손에 멀쩡히 들고있는 제 엿을
무슨 이유를 들어 버리게 해야할지 몰라
더욱 골똘히 생각하였사옵니다
하오면 폐하
큰 엿을 버리고 작은 엿을 쥔 아이의
검소함과 청렴함을 칭찬하여 본보기로 삼는 것이
마땅하옵니까
두 손에 멀쩡히 들고있던 제 엿을
함부로 버린 것도 모자라 큰 엿을 버리고
작은 엿을 택한 아이의 무지함과 성급함을
나무라는 것이 마땅하옵니까
그저 백성들을 기만하여 지지율을 확보하고
세금을 긁어 모으고자 만천하에 벌인
정치적 놀음에 누가 누구의 발목을 잡는 것이옵니까
폐하
臣김O겸과 노O민은 죄가 없사옵니다
이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하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욕구를 죄악시하여
폐하 본인 스스로도 지키기 힘든 것을
아랫 것들에게 강요한 폐하 스스로의 잘못이며
이 불쌍한 자들의 죄는 그저
지키지 못하여 깨어질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폐하의 엄포와 성화에 못이겨
머리와 손과 입이 각기 따로 놀아나
백성들을 농락한 죄 밖에 없사옵니다
말은 말답게 달려야 제 맛이오
개는 개답게 짖어야 제 맛이고
돼지는 돼지답게 처먹어야 제 맛이며
인간은 인간답게 제 이득을 챙기고
주판알을 튕겨 손익을 따지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야 제 맛인데
애초에 인간의 욕구에 반하는 정책을 내시고
이를 대신과 관료들에게 막연히 따를 것을 명하니
어찌 백성이 따를 것이오 어느 신하가 제 자리를
지킬 수 있겠사옵니까
폐하
조정이 우왕좌왕하니
백성 또한 다르지 않사옵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아야
인간이 보이는 법이거늘
조정의 모든 정책이 인간의 욕구에 반하는
모순덩어리들 뿐이옵고 인간의 욕구를
죄악시하여 이를 말살하려는 극단책 뿐이온데
어찌 백성들의 동의를 바라고
어찌 그 성과를 바랄 수 있겠사옵니까
부디 통촉하시어 정책을 전개하심에
인간의 욕구를 받아들이시고 인정하시어
더 이상 이러한 참담한 광경이
백성 앞에 펼쳐지지 않도록 해주시옵소서
五.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정세는 역동하여 요란하고
민심은 역류하여 요동치니
나라는 좌우로 갈라졌으며
간신은 역행하여 요사스럽고
충신은 역린하여 요절하니
국법은 깨어져 흩어졌사옵니다
나라의 위태로움은 풍전등화와 같고
백성의 곤궁함은 이루 말할 수 없어
굽은 목을 겨우 세워
동서남북을 널리 살펴보니
영웅은 깊이 잠들어 몽중이오
현자는 깊이 숨어 은둔하니 보이지 않사옵니다
犬王(개의 왕)은 곰과 범을 부리지 못하고
鳥王(새의 왕)은 수리와 매를 부리지 못하니
들끓는 것은 이리요 까마귀떼 뿐이라
소인은 통탄하며 먹을 갈고
신음하며 붓끝을 가지런히 해
삼가 아뢰올 뿐이니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폐하
조정의 대신 열 중 셋은 허황된 꿈을 좇아
국사를 말아먹는 이상주의자요
나머지 일곱 중 셋은 허황된 꿈을 팔아
표장사를 하는 장사치나 다름없고
나머지 넷 중 셋은 시뻘건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폐하의 귓구멍을 간지럽히는 아첨꾼이며
나머지 하나는 그저 자리만 차지해
세금만 축내는 무능력한 것들이니
폐하 청하옵건데
한날 한시에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을 기립시키시어
폐하의 실정에 대한 의견을 물으시옵소서
실책과 실정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백성을 팔아 폐하의 업적을 칭송하며
용비어천가를 목놓아 부르는 자에게는
진하게 우려낸 사약 한 사발을 내리시어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조정을 농락한 죄를
물어 국법의 지엄함을 널리 알리시고
함구하여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좌중의 눈치만 살피는 자에게는
차가운 냉수 한 사발을 내리시어
복지부동하여 세금만 축내는 것을 꾸짖으시며
폐하의 실책과 실정에 대하여
조목조목 따지며 신랄하게 비판하는 자에게는
잘 빚은 술을 한 잔 내리시어 격려하시되
비판과 더불어 해법과 계책을 내놓는 자에게는
한 잔의 술과 함께 영의정의 명패를 하사하시고
조정의 중심이자 폐하의 지기로 삼으시어
폐하의 자비로움과 영명함을 천하에 알리시옵소서
또한 새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
각지의 서생들을 불러 모아
민주와 인권, 자유를 각각 새긴
세 개의 명판을 나눠주시고
한 손에 하나씩만 들 수 있으니
참고하여 이행하라 명하신 후
민주와 인권의 명판을 양 손에 든 자는
따로 불러 모아 감옥에 모조리 투옥하시고
또한 일가의 재산을 모두 압류하도록 명하시어
자유를 버린 댓가를 치르도록 하시고
자유와 인권의 명판을 양 손에 든 자는
폐하의 어수(御手)를 높이 들어
양 볼따귀를 힘껏 후려치시고
나의 자유가 너의 인권과 상충하니
누가 이기겠는가. 하문하시어
민주적 절차에 의한 입법과 그로 인한 법치의
귀중함을 일깨워 주시옵고
자유와 민주의 명판을 양 손에 든 자는
조정의 하급 관리에 임명하시되
사헌부와 포도청 그리고 고을 관아의
대민업무를 도맡아 처리케 하시어
인권의 진정한 뜻을 스스로 깨우치게 하시며
만에 하나
왼손에 자유와 민주 두 개의 명판을 들고
오른손에 인권의 명판을 든 자가 아뢰길
자유가 없는 민주는 독재와 마찬가지요
민주가 없는 자유는 무법천지와 같은 바,
둘은 양분될 수 없고 필히 양립해야 할 것이니
본디 이 둘은 하나인 것과 다름없어 함께 왼손이오,
오른손에 인권은 이들을 능히 거들 수 있으니
여기 세 개의 명판이 다 있소이다 라고 답한다면
그 자를 즉시 진사의 자리에 올려 국사의 중책을 맡기시옵고
한양의 대궐같은 집과 조선 제일의 명마가 끄는 마차
또한 하사하시어 그로 하여금 나라의 대업을 이끌고
폐하의 업적을 함께 빛내도록 하시옵소서
폐하
인사는 곧 만사라 하였사옵니다
이 땅에 널린게 학설이거늘
태반이 반쪽짜리 이념에 지나지 않고
또한 널린게 학자이거늘
태반이 한쪽으로 치우친 선동꾼에 불과하온데
하물며 조정의 대신들은 어떻겠사옵니까
부디 민주와 인권을 앞세워 감성과 눈물을 팔고
그럴듯한 감언이설로 백성들의 표와 피를 팔아
제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삼는 저 들쥐와 같은
무리들을 긁어모아 스스로를 박멸하라 명하시옵고
자유의 가치를 알고 몸소 행하며
자유와 민주와 인권의 조화를 논하는
총명한 인재를 신하로 쓰시어 나라의 평안을 되찾아
백성의 앞길을 인도해 주시옵소서
六.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나라의 근본은 백성이오 백성의 근간은 헌법이니
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규정한 헌법 1조와 그 뜻이 같사옵니다
또한 나라의 크고 작은 집회에서는
위 헌법 1조를 가사로 옮긴 노래가 흘러나왔고
폐하께서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셨으니
광우병 파동, 세월호 참사, 박근혜 퇴진운동이
그러했습니다
헌법 제1조를 부르짖으며 백성들을 이끌어
헌법에 의거해 전대통령을 파면하였고
헌법에 의거해 대통령에 선출되었으며
헌법에 의거해 선서를 하셨사오니
헌법에 의거해 직무를 수행하고
헌법에 의거해 백성의 권리를 보장하시오며
헌법에 의거해 국토를 보전해야함이 마땅하오나
헌법에 의거해 그 자리에 오르신 폐하 스스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적시된 조항을 무시하며
헌법에 내재한 백성의 가치를 짓밟고
헌법이 보장한 인간의 권리에 침을 뱉으사
헌법이 경계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무아지경으로 휘두르니
나라와 백성의 근간인 헌법이 조각나 깨어지듯
민심 또한 조각나 깨어져 흉흉하옵고
온 나라가 서로 쪼개져 개싸움을 벌이고 있사온데
그 꼴이 참으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사옵니다
그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거주자를 잡아 족치시어
무주택자의 지지율을 얻겠다는 심산으로
건국 이래 최초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시고 임대차 3법을 강행하시어
헌법 제14조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하시고
기회는 공정하며 과정은 평등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폐하의 선포에 따라
학업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모조리 섞어 한 교실에 집어넣어 하향평준화를
통한 진정한 평등을 이루어 내시어
헌법 제31조 1항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하시고
이른바 6.17 대책으로
나라에 득이 된다하여 적극적으로 장려한
임대사업자를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아 법을 소급하여 토사구팽하며
내 집 마련의 꿈에 들떠있던 백성의
중도금을 막아 뒷통수를 후려치는 등
헌법 제13조 2항 소급입법으로부터
재산을 지킬 권리를 박탈하시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마저 말살하여 개돼지의 표본으로
삼으려 헌정 이후 최초로 백성의 재산권 행사에
법적 처벌을 운운하며 겁박하여
헌법 제23조 재산권의 보장을 박탈하시니
백성들은 무주택자 다주택자로 갈리고
강남권과 비강남권으로 갈리고
조정지역과 투기지역으로 다시 갈리고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또 갈리어
서로를 물어뜯고 씹어대며 쥐어뜯고 있사온데
도대체 이제는 또 어디의 무엇을
갈라내고 도려내며 찢어내실 심산이옵니까
백성은 각자 다르나 합쳐져 하나인데
이는 대야에 담긴 물을 쪼개어
반은 발을 닦고 나머지 반으로 세수를 하며
다시 쪼개어 세안을 하고 양치를 하며
이내 마셔버리는 꼴과 같으니
폐하께오서는 헌법을 찢어내고 백성을 갈라내고
이제는 폐하 스스로의 옥체도 갈라내고 찢어내어
육시를 할 참이옵니까
폐하
이 나라가 폐하의 것이 아니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옵니다
헌법은 불가변한 가치를 지닌 국법이오
이 나라의 역사와 같은 성문법이며
백성을 위해 백성에 의해 제정된 민정헌법인 바,
헌법을 짓밟는 것은 백성을 짓밟는 것과 같고
헌법을 저버리는 것은 나라의 역사를 부정하며
미래를 저버리는 것과 같사옵니다
바라옵건데
스스로 헌법을 지키시고 보전하시어
깨어진 민의를 추스려 민심을 회복하시고
사멸한 정도를 되살려 정의를 바로 세우사
처참히 조각난 이 나라를 다시 합쳐 주시옵소서
마지막으로 폐하
七.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직언하옵건데
이 나라는 폐하와 더불어 백성들이
합쳐 망친 나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옵니다
이 나라에 상식과 신뢰와 도의는 사멸했고
또한 헌법은 깨어졌으며 국회는 나락이니
오로지 죽고 죽이며 뺏고 빼앗기는
감성과 분노의 정치만 있을 뿐입니다
이는 폐하만의 잘못도 아니고
조정 대신과 관료들만의 잘못도 아니옵니다
그것은 백성 또한 무지한 까닭이며
엄중한 현인들의 경고와 선대 공신들이
남긴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일국의 지도자를 저잣거리의 광대 뽑듯이
감성에 젖어 눈물로 내세운 댓가입니다
소인은 평생을 살아오며
무주택자 일주택자 다주택자라는 단어가
이토록 심오하고 엄중하며 잔인한 것인지
폐하의 실정 하에 처음 깨닫사오며
일찍이 폐하의 막역지우였던
故노무현 선황의 통치 하에서도,
폐하의 정적이었던 이명박 선황과
폐하의 제물이었던 박근혜 선황의
통치 하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참담한 헌법유린과 처절한 수탈과
극심한 분열과 외교적 고립을 겪사옵니다
개구리가 찬물에 담궈져
서서히 달궈지는 동안 미동도 하지 않듯
이 땅의 백성은 백성 스스로 선출한
폐하의 실정에 하나둘씩 권리를 내어주다
결국에는 헌법 조문 안에 조차 속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사오나
아직 절반의 백성은
스스로 벌어먹지 않고도 내어지는
끼니 앞에 굴복하여 제 몸이 익어
껍질이 벗겨지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하옵고
가진 자에 대한 끝없는 분노에 눈이 멀어
제 자식들이 살아갈 삶이
제 인생보다 나아야 한다는 일말의
책임감 또한 느끼지 못하옵니다
폐하께서 추구했던 인권은 고작
사람을 죽이고 부녀자를 간음한
파렴치한 것들에게만 내려지는 면죄부가 되었고
폐하께서 부르짖던 민주는
절반의 백성에게는 약탈이고
절반의 백성에게는 토벌이며
과반수를 넘는 자가 벌이는 정당한 도륙이자
합법적 착취의 수단으로 전락하였으니
자유는 선대 공신들의 무덤을 파내어
찾으오리까 아니오면
죽어 자빠져 저승길에서 찾으오리까
소인이 감히 묻사옵니다
무릇 정치란
백성과의 싸움이 아닌
백성을 뺀 세상 나머지 것들과의 싸움인 바,
폐하께서는 작금에 이르러
무엇과 싸우고 계신 것이옵니까
국내외에 어지러이 산적하여 당면한 과제는
온데 간데 없고 적폐청산을 기치로
정적 수십을 처단한 것도 부족하여
이제는 백성을 두고 과녁을 삼아
왜곡된 민주와 인권의 활시위를 당기시는 것이옵니까
폐하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와 아군을 구분 못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
또한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는
폐하의 취임사를 소인은 우러러 기억하는 바,
그 날의 폐하 그 자신이오며
폐하께서 말씀하신 촛불의 힘은
무궁하고 무결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는 바,
그 날의 촛불 그 열기이옵니다
성군의 법도는 제 자신마저 품을 수 있으나
폭군의 법도는 제 자신 또한 해치는 법,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
간신의 글은 제 마음 하나 담지 못하나
충신의 글은 삼라만상을 다 담는 법,
소인의 천한 글재주로 일필휘지하지 못해
삼라만상을 담지는 못하였으나
우국충정을 담아 피와 눈물로 대신하오니
다만 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
이천이십년 팔월
인천 앞바다에서 塵人 조은산 삼가 올립니다
'진인 조은산'을 탄핵하는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
은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선시대의 ‘상소문’ 형식을 빌어 문재인 대통령에 직언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청원인 이른바 ‘시무7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 형식을 차용한 또 다른 정부 비판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영남만인소는 1880년대 고종 시절 영남 지역 유생 1만 여명이 정부의 개화정책에 반대하며 낸 상소문을 말한다.
9월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8월 29일 경상도 백두(白頭) 김모(金某)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진인 조은산을 탄핵하는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얼핏 제목만 놓고 본다면 ‘시무7조’를 올린 ‘진인 조은산’에 대한 비판을 담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내용을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 글은 8월 31일 사전 동의 100명을 넘어 공개 검토 중으로 비공개 처리돼있지만, 현재 동의 숫자가 늘면서 지난번 시무7조의 경우처럼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청원인은 “근자에 인천의 진인 조은산이라는 자가 여러 차례 ‘시무7조’라는 이름의 망령된 상소문을 황상 폐하께 올려 나라를 어지럽히고 인심을 혼란케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면서 “소인에게 유전(流傳)한 은산의 ‘시무7조’를 대강 살펴보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머리털이 쭈뼛해지고 간담이 떨리며 홀연히 눈물이 넘쳐 주체할 수 없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시무7조’ 내용을 하나하나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과 여권 인사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을 담아냈다.
청원인은 흑석동 상가 매입 논란으로 물러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서는 “광화문 광장의 ‘촉화봉기(燭火蜂起)’(촛불시위)로 황상께서 즉위하시는 과정에 한겨레신문 기자이던 김의겸이 세운 공은 길가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며 “이에 황상께옵서 김의겸을 승지로 임명해 가까이 두시고 내금위 호위무사들의 숙소마저 내 주시니 김의겸은 영끌의 귀재답게 돈을 모아 흑석동의 건물을 사들여 수십억냥의 이득을 취했다고 알려졌다”고 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비록 김의겸은 승지에서 물러났으나 황상폐하의 은덕으로 그의 수중에 돈은 고스란히 남았으니 이 또한 황상폐하의 은공이 아니겠습니까”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선 “도승지 노영민은 똘똘한 강남의 한 채를 남기려다 그것마저 황상의 뜻을 받들어 오두막집 한 채도 없이 팔아버린 그야말로 황상폐하의 눈 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여쁜 신하”라며 “이제 그가 조선 천하에 머물 집도 없으니 어찌 대궐에서 내칠 수 있겠습니까”라고 적었다.
‘백두 김모’는 또한 “승지 김조원(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여 강남의 집 두 채를 온전하게 보존하도록 했고, 승지 김수현(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수많은 대소 신료들이 모두 똘똘한 강남의 집을 갖고 있어 황상폐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상폐하의 곁에서 시봉하고 있는 내관과 승지 대소신료들을 내 식구처럼 아끼고 챙기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우회적으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청원인은 이어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해서도 풍자했다. 글쓴이는 “영의정을 지낸 이낙연은 선대 무현황제(武鉉皇帝·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이를 주도한 당여(黨與)에 합세하고 있었으므로 선대 무현황제에 천추의 한을 남긴 허물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감사 이재명은 성정이 급하고 언사가 격하여 혹여 그 뜻을 이루면 자신의 형수에게 퍼부은 욕설을 황후마마에게 퍼부울 수도 있으니 심히 저어된다”고 썼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조국 전 형조판서는 성균관에서 유생을 가르칠 당시 세상의 온갖 일에 개입하여 지적질을 해 대다가 스스로 형조판서에 오르자 솔선수범하여 그간 타인을 비난하던 일들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조 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릴 만큼 통찰력이 있는 인재”라고 평했다.
이어 “조국이 황상폐하의 뒤를 잇는다면 이 나라를 ‘일등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일등이 되는 나라’로 개편함으로써 무현황제의 유훈 이래 황상폐하께옵서 꿈꾸던 나라를 완성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마지막으로 “사실 소인이 비천한 재주를 뽐내어 허튼 글발로 허황된 상소문을 작성한 것은 오로지 나라의 사람들에게 한 번 읽혀서 모두들 허리를 잡고 한바탕 웃게 하려는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다음은 ‘진인 조은산을 탄핵하는 영남만인소’ 전문이다.
소인은 경상도 산촌에 은거한 미천한 백두(白頭)로서, 본디 조정 의논의 잘잘못과 지난 일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일에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삼가 생각건대 이치와 의리를 따르는 천성은 사람이면 누구나 같고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함은 초야의 사람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습니다.
더구나 윤리(倫理)의 문란은 풍속(風俗)에 관계되고 예의(禮義)의 어그러짐은 책임이 유자(儒者)에게 있으니, 어찌 때가 지났다고 핑계 대고 지위에 벗어남을 이유로 끝까지 입을 닫고 한마디도 하지 않아, 유학(儒學)을 숭상하고 문사(文士)를 우대하는 황상폐하의 교화를 저버릴 수 있겠습니까.
이에 미천한 소인은 분수를 헤아리지 아니하고 감히 영남 유자들을 널리 모아 황상폐하(皇上陛下)께 상소하려 하오니, 만약 황상폐하께옵서 마음을 열어 특별히 받아들이신다면 지난날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장래의 의혹을 끊을 수 있으리니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조선국 정조대왕 시절 장헌세자(莊獻世子)의 신원을 요구하는 유생 이우(李瑀)와 영남 유림 일만아흔네 명의 ‘만인소(萬人疏)’ 이래 근세 고종황제 시절 ‘황준헌의 조선책략’을 불태우라는 ‘이만손(李晩孫)의 만인소’에 이르기까지 일곱 차례의 영남 만인소는 영남 유림의 면면한 기상으로 그 이론을 밝혀왔습니다.
한편, 소인은 비록 먼 고장에서 연명하고 있고 우물 안에 앉아 있어 하늘의 광대함을 알지 못하지만 가마솥에도 오히려 귀가 있는데 어찌 대궐 부근의 소식이 전혀 들려오지 않겠습니까.
근자에는 인천의 진인(塵人) 조은산이라는 자가 여러 차례 ‘시무칠조’라는 이름의 망령된 상소문을 황상폐하께 올려 나라를 어지럽히고 인심을 혼란케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소인에게 유전(流傳)한 은산의 ‘시무칠조’를 대강 살펴보니,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머리털이 쭈뼛해지고 간담이 떨리며 홀연히 눈물이 넘쳐 주체할 수 없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지금 황상께서는 저 하늘의 해와 별처럼 높은 곳에 좌정하시어 모든 이치를 다 조명하시는데, 오로지 황상폐하의 은혜로 살아가는 미천한 백두라하여 위에 한 번도 아뢰지 않는다면 어찌 평생의 한이 되지 않겠나이까.
이에 감히 발을 싸매고 문경새재를 넘어 피를 쏟는 듯한 정성으로 상소문을 들고 대궐 문에 다가서 부르짖으려 하니, 우리 황상폐하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것이 천만 죽을 죄가 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사소한 행실을 삼가하는 것은 오히려 작은 일에 속하는 것이니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돌아볼 겨를이 없사옵니다. 오직 황상폐하께서는 굽어 용서하고 살펴주소서.
소인은 당초 영남 유림 만여명의 연서를 받아 이만손 이후 끊어진 ‘영남 만인소’의 틀을 갖추어 상주하고자 하였으나, 오늘날은 황상폐하께서 늘 만백성의 소리를 가까이 하시려는 아름다운 전교로서 직접 대궐에 청원할 수 있도록 ‘청원방’을 만들었고 만백성은 누구나 다른 이의 상소문을 들여다보고 손가락 하나로 찬의(贊意)를 표하도록 성은을 베풀어주셨으니 이제 소인은 황상폐하의 높은 뜻에 안심하고 소인의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를 상주하고자 하옵니다.
버러지같이 미미하고 하찮은 몸으로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는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감히 노은산의 요망한 상소문에 관련된 말씀을 죽음을 무릅쓰고 상주하오니 행여 졸렬한 문체로 황상폐하의 심사를 어지럽히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되옵니다.
1. 세금감면 주장에 대하여
우선 은산은 ‘세금을 감해 달라’는 망령된 요구를 하면서, 이 나라의 조세 제도가 십시일반의 미덕이 아닌 육참골단의 고통으로 전락했다고 비방하고 있습니다.
은산의 주장은 사실 옳은 듯하면서도 그른 말입니다.
일찍이 조선국의 성군인 세종대왕께서 연분구등법(年分九等法)과 전분육등법(田分六等法)으로 나라의 조세제도를 확립한 바 그 대강은 소득의 반 정도를 세금으로 매기는 법제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황상폐하께서는 조선국의 성군 세종대왕보다 백성들의 세금부담을 크게 경감시켜 최대 4할5푼 정도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은산은 마치 백성의 고혈을 짜는 듯이 망령되이 상소하고 있사오니 심히 요망하다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나라 안의 근로소득자의 반 정도는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으며, 특히 황상폐하께서 즉위하신 이래 ‘부자에게는 세금을 더 때리고, 서민에게 복지를 폭포수처럼 퍼부어’ 백성들은 입을 모아 격양가(擊壤歌)를 부르며 황상폐하의 은혜를 찬양하고 있는데 오로지 편협한 논리와 헛된 이론으로 세금을 탕감해 달라는 주장은 가히 가소롭기 그지 없습니다.
또한 세금을 거두어 황상폐하께서 혼자서 쓰신 것도 아닙니다.
지난 봄의 총선에는 자칫하면 환국(換局)이 있을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순간에 황상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거금 일백만냥씩을 재난지원금으로 집짐마다 가리지 않고 하사하시니 온백성이 기뻐 날뛰며 모두 황상폐하의 은혜에 보답하며 몰표를 던진 전례가 있지 않사옵니까.
성조 단군께서 나라를 세우시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명멸한 이 나라 군왕 중에서 어느 누가 있어 백성에게 돈을 나눠주며 ‘소고기를 사 먹으라’고 은혜를 베풀었나이까.
이는 오로지 역사 이래 우리 황상폐하께서만 베풀어주신 은혜중의 은혜임을 은산 홀로 모른다는 말입니까.
2. 집값 문제에 대하여
또한 은산은 ‘집값이 11억이나 올랐는데 11프로가 올랐다’고 어느 대신이 주장했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니 100억냥의 집값이 11억냥 올랐으니 ‘11 프로가 올랐다’고 하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니온지요.
스스로 산술에 능하지 못함을 탓하지 아니하고 대신의 공론을 논박하니 은산의 억지는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에 더해 은산은 황상폐하께서 ‘다주택, 일주택, 무주택으로 천하를 삼분하고 다주택자를 척살해 세금을 취함과 동시에 이를 조정의 인사원칙과 도덕적 가치로까지 삼는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은산은 흑석동에서 재개발 상가를 튀기려다 발각되어 삭탈관직한 승지 김의겸을 ‘영끌의 귀재, 희대의 승부사, 대출 한도의 파괴자’라고 비방하고, 똘똘한 강남 집한채를 지켜보려다가 실패한 도승지 노영민을 ‘지역구의 배신자, 절세의 교과서, 50분의 기적, 대변인 사냥꾼’이라며 비난하면서도 이들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욕구를 따른 것이므로 죄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백성들을 기만하여 지지율을 확보하고, 세금을 긁어 모으고자 만천하에 벌인 정치적 놀음에 발목을 잡힌 것이며, 지키지 못하여 깨어질 것을 스스로 알면서도 황상폐하의 엄포와 성화에 못 이겨 머리와 손과 입이 각기 따로 놀아나 백성들을 농락한 죄 밖에 없다’며 교묘히 황상폐하를 비방하고 있습니다.
황상폐하께서는 만백성의 어버이로서 저 하늘의 해와 달처럼 높이 오르샤 백성을 굽어 살피시면서도 한편 황상폐하의 곁에서 시봉하고 있는 내관과 승지 대소신료들을 내 식구처럼 아끼고 챙기는 것은 당연지사라 할 것입니다.
병신년(丙申年, 2016년) 광화문 광장의 ‘촉화봉기(燭火蜂起)’로 황상께서 즉위하시는 과정에 한겨레신문 기자이던 김의겸이 세운 공은 길가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
이에 황상께옵서 김의겸을 승지로 임명해 가까이 두시고 내금위 호위무사들의 숙소마저 내 주시니 김의겸은 영끌의 귀재답게 돈을 모아 흑석동의 건물을 사들여 수십억냥의 이득을 취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비록 김의겸은 승지에서 물러났으나 황상폐하의 은덕으로 그의 수중에 돈은 고스란히 남았으니 이 또한 황상폐하의 은공이 아니겠습니까.
도승지 노영민은 똘똘한 강남의 한 채를 남기려다 그것마저 황상의 뜻을 받들어 오두막집 한 채도 없이 팔아버린 그야말로 황상폐하의 눈 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여쁜 신하입니다. 이제 그가 조선 천하에 머물 집도 없으니 어찌 대궐에서 내칠 수 있겠습니까.
그 외에도 승지 김조원은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여 강남의 집 두채를 온전하게 보존하도록 했으며, 승지 김수현 등 수많은 대소신료들이 모두 똘똘한 강남의 집을 갖고 있어 황상폐하의 은혜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황상폐하께옵서는 이미 수하들에게 제 이득을 챙기도록 크게 배려하였음을 알지 못하고 먼지를 뒤집어 쓴 진인(塵人)을 자처하며 황상폐하께서 노영민, 김의겸에게 죄를 준 것으로 상주하고 있사오니 은산은 스스로 근기(近畿)지방에 살면서도 대궐 소식의 깜깜함은 경상도 산골의 미천한 소인보다도 못하오니 은산의 잠꼬대 소리에 귀기울이지 마시옵소서.
3. 감성보다 이성의 정책을 펴라는 주장에 대하여
황상께서 즉위하신지 이제 겨우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황상께서 즉위하신 연후에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철폐, 최저임금인상,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적어도 20년 세월이 흘러야 그 효과가 눈에 띄는 장기적 안목을 갖춘 시책입니다.
이제 3년 세월을 시행했으며 그것도 황상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뭇 무지렁이만도 못한 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입방아를 찍어대고 발목을 잡고 있어 제대로 시행도 못했는데 벌써 그 효과를 요구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이해찬 옹께서 폐하의 치세가 20년을 이어 집권해야 한다고 설파하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사료되옵니다. 이해찬 옹의 사려 깊은 말씀도 이해하지 못하는 노은산이야 말로 귀를 막고 골방에 틀어박힌 옹졸한 문사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은산은 ‘정책을 펼치심에 있어 감성보다는 이성을 중히 여기고 작금의 지지율로 평가받는 군왕이 아닌 후대의 평가로 역사에 남는 패왕이 되시옵소서’라며 황상폐하께서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은산은 황상폐하께서는 언제든 적당한 지지율을 만들 수 있는 위력이 능히 있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현재 황상께서 지지율에 연연하시는 것으로 알고 허언을 망발하고 있사옵니다.
또한 은산이 걱정하는 후대의 평가는 황상께서 은전을 베풀고 계시는 역사학자들이 이미 역사서로서 쓰고 있음도 알지 못하는 무식한 주장이니 더 이상 귀담아 들을 필요조차 없사옵니다.
4. 실리를 중시하는 외교 주장에 대하여
은산은 ‘일본과의 외교 마찰로 무역분쟁을 초래하였으나 이를 외교로 해결하지 않고 정치로 해결하려 하다가 양국관계를 파탄내었다’면서 ‘절치부심하여 국력을 키워 극일(克日)을 이룬 후에야 비로소 일본국 수상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골통을 쥐어박고 고환을 걷어차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취하자’고 주장합니다.
황상폐하께서는 일관된 원칙과 추상같은 기세로 일본국을 다루었으니 온 백성이 기뻐하면서 반일 전선에 나서게 되었고, 형조판서 조국은 죽창가를 주창하면서 만백성을 이끌고 나섰으니 실로 오천년 역사에 일본국을 상대로 정신승리한 최초의 대첩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
노은산의 말대로 하자면 황상폐하의 치세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느 세월에 극일을 달성한다는 말입니까.
소인의 어리석은 계책으로는 의사(義士) 십여 사람을 모집하여 일본국에 밀항시킨 다음 아베 수상의 관저 문 앞에서 촉화를 높이 들고 대의에 의거하여 아베 수상을 비롯한 일본인들을 준열하게 책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책이 없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아무리 개돼지 같다 하더라도 반드시 무서워 꺼릴 것이며, 설혹 분이 나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의사 십여 사람 모두를 포박한다고 하더라도 그 소식을 들은 우리나라 장졸이라면 그 누가 팔뚝을 걷어붙이고 칼날을 무릅쓰면서 남쪽으로 달려가 죽음으로써 싸울 마음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이로써 당장에 극일을 이루고 개선장군으로 귀국하는 의사들은 의병장의 관례로 예우하면 황상폐하께서는 그야말로 손자의 신출귀몰한 병법을 구사한 것보다 더한 명성을 떨치시고 이제 사방의 모든 오랑캐들을 발아래 엎드리게 할 것이옵니다.
근자에는 아베신조가 황상폐하의 추상같은 기세에 눌려 중병을 얻었다는 소식마저 전해지는 바 황상폐하의 신묘한 외교술은 실로 잠자는 용의 아가리를 열어 여의주를 취하는 계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은산은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우리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워 후대에 길이 떨치려는 황상폐하의 외교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사오니 더 들어볼 필요도 없는 허황된 이론에 불과하옵니다.
5. 신하를 가려 쓰라는 주장에 대하여
은산은 또한 ‘조정의 대신이 이상주의자, 표장사를 하는 장사치, 아첨꾼, 세금만 축내는 무능한 자’로 구성되었다면서 ‘자유의 가치를 알고 몸소 행하는 총명한 인재를 신하로 쓰시어 나라의 평안을 되찾아 백성의 앞길을 인도해 주시옵소서’라며 신하를 가려 쓰라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실로 황상폐하께옵서는 이미 영명한 통찰력과 신묘한 관찰력으로 천하의 인재를 모두 가려쓰시고 계시온데 은산은 무엄하게도 황상폐하께옵서 아첨꾼이나 무능한 이상주의자에 휘둘리는 것처럼 발설하고 있사옵니다.
그에 더해 공조판서 김현미가 집값을 잡지 못한다고 비방하면서 김현미를 파직하고 그 자리에 붕어를 앉히라고 하거나, 형조판서 추미애가 황상폐하의 뜻을 헤아려 사헌부 대사헌 윤석열의 불충을 징벌하려고 함에도 이를 조롱하면서 차라리 개를 앉히라고 비방하는가 하면, 도승지에 자신을 앉혀 달라고 스스로를 천거하고 나서니 부끄러움을 모르는 은산의 얼굴 두텁기야말로 곰 발바닥 보다 더하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은산은 총명한 신하를 쓰라고 주청하고 있으나 이는 황상폐하의 심중을 헤아리지 못한 무지렁이 유자의 혼잣말이라고 생각되옵니다.
황상폐하께서 신하를 발탁함에 있어 유일한 척도는 오로지 ‘내편이냐 아니냐’임을 온 백성이 알고 있는데 은산 혼자서 총명한 신하를 쓰라면서 딴 소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인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실제 황상폐하께서 인재를 발탁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후계자를 책봉하는 일이옵니다. 오늘날 황상폐하의 뒤를 잇겠다며 나서는 인물은 적지 않으나 그 중에서 오로지 황상폐하에게 충성할 자를 낙점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영의정을 지낸 이낙연은 선대 무현황제(武鉉皇帝)의 탄핵 당시 이를 주도한 당여(黨與)에 합세하고 있었으므로 선대 무현황제에 천추의 한을 남긴 허물이 있으며, 경기감사 이재명은 성정이 급하고 언사가 격하여 혹여 그 뜻을 이루면 자신의 형수에게 퍼부은 욕설을 황후마마에게 퍼부울 수도 있으니 심히 저어됩니다.
조국 전 형조판서는 성균관에서 유생을 가르칠 당시 세상의 온갖 일에 개입하여 지적질을 해 대다가 스스로 형조판서에 오르자 솔선수범하여 그간 타인을 비난하던 일들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조 스트라다무스’라고 불릴 만큼 통찰력이 있는 인재입니다.
조국은 타인을 비난하면서도 스스로는 같은 비행을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일국의 법률도 시대가 바뀌면 달리 적용되어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을 실천함으로써 개혁의 기치를 높게 든 것입니다.
소인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조국이 황상폐하의 뒤를 잇는다면 이 나라를 ‘일등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일등이 되는 나라’로 개편함으로써 무현황제의 유훈 이래 황상폐하께옵서 꿈꾸던 나라를 완성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김경수 경상감사는 심성이 우유빛처럼 맑고 착하여 일찍이 ‘경인선’ 무리들에게 ‘바둑이’라고 불려왔으니 선대 무현황제에게 바둑이처럼 충성하였듯이 황상폐하께도 충성하리라 믿사옵니다.
그러므로 황상폐하께서는 조국 판서와 김경수 감사를 늘 가까이 하시기를 바라옵니다.
일각에서는 조국 전 형조판서와 김경수 경상감사가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을 들어 걱정하고 있으나, 황상폐하께서 임명하신 판관 김명수는 이미 성남부윤 은수미의 재판에서 황상폐하의 의중을 헤아려 판결하는 모범을 보인 바 있사오니 판관 김명수의 충성심을 믿고 의지하면 모든 것은 순리대로 풀릴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6. 헌법가치를 지켜달라는 주장에 대해
은산은 이어 황상폐하께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무시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거주이전의 자유를 박탈하였고,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하였으며, 개인의 재산권을 박탈하였다’면서 헌법을 지키고 보전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사옵니다.
은산은 더 나아가 ‘이 나라가 폐하의 것이 아니듯 헌법은 폐하의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황상폐하!
은산은 인천의 궁벽한 바닷가에 앉아 오로지 요사스런 문체로 글발을 휘날리다 보니 아직 세상이 바뀐 것을 모르고 있사옵니다.
지난 봄 총선거에서 황상폐하의 신묘한 통치술로 황상폐하를 목숨 바쳐 따르는 자들이 대거 당선되어 황상폐하의 당여의 수는 200석에 조금 미달할 뿐입니다.
이제 황상폐하의 충성스런 부하들이 도처에 깔렸는데 황상폐하의 성지만 있으면 개헌조차 어렵겠습니까. 황상폐하를 반대하는 당여에서는 자신들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했다며 떠들고 있으나 그것도 한순간 뿐인 것을 모르고 허공을 보고 주먹질하고 있을 뿐입니다.
7. 일신(一新)에 대하여
은산은 무엄하게도 ‘이 나라는 폐하와 더불어 백성들이 합쳐 망친 나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면서 ‘이는 나라의 백성들이 일국의 지도자를 저잣거리의 광대 뽑듯이 감성에 젖어 눈물로 내세운 댓가’라고 주장하여 황상폐하의 즉위조차 문제 삼고 있사옵니다.
그에 더해 ‘산적한 당면과제는 외면하고 적폐청산을 기치로 정적 수십을 처단한 것도 부족하여 이제는 백성을 두고 과녁을 삼아 왜곡된 민주와 인권의 활시위를 당기지 말고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실로 무엄하기 짝이 없는 반역의 흑심을 드러낸 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 황상폐하께옵서는 촉화봉기의 정신을 정치에 펼치시려고 취임사에서부터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도 모두 우리 국민으로서 섬기겠다’고 반포하신 이래 온백성으로 하여금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나라’를 골고루 경험하도록 배려해 주셨음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황상폐하의 은혜를 모르고 함부로 지껄여대는 노은산과 같은 자들이 넘쳐나고 나라의 도리가 바로서지 못하는 것은 모두 저 무엄한 야당의 국정발목잡기 때문입니다.
저 푸른 하늘은 무슨 까닭으로 허다한 소인배들을 출생시켜 임금을 진동시킬 권력으로 내원(內援)을 맺어 참소를 일삼고 꾸며대는 말만 하고 하찮은 일을 태산같이 불려 없는 일을 진짜로 만들고 있습니까.
오, 하늘이여, 이 무슨 까닭입니까.
황상폐하. 이들을 모두 몰아내고 오로지 국회를 황상폐하의 당여로 채우는 날이 오지 않으면 노은산과 같은 미혹한 백성들이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옵니다.
황상폐하께서는 도승지에 명하여 하루 빨리 선거제도를 한번 더 확 뜯어고쳐 황상폐하의 당여가 그 세력을 떨치도록 서두르시는 것이 좋은 계책으로 생각되옵니다. 통촉하시옵소서.
이제 황상폐하께 아뢰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깊이 생각하시고 과단성 있는 정사를 행하시어 은산의 상소문은 물과 불 속에 던져 넣어 황상께서 좋아하고 싫어함을 분명히 보이고, 중외에 포고하시어 온 나라의 백성들로 하여금 황상폐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알게 하시옵기를 간청하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모두 비류(非流)와 사당(詐黨)의 간악한 짓을 용납하지 않아 우리나라의 옛 풍속이 장차 천하 만세에 이어지도록 해 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버러지같이 미미한 소인이 감히 이렇게 졸렬한 글발을 상소문으로 올리게 될 줄은 꿈엔들 기약하지 못하였습니다만 소인의 정성을 갸륵하게 생각하시어 황상폐하께서 비답을 내려 주신다면 소인은 비록 그날 죽었다 한들 어찌 다시 유감이 있겠습니까.
마땅히 손으로 은혜로운 윤음을 받들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아서는 의리를 강마하는 사람이 되고, 죽어서는 의리를 품고 돌아가는 귀신이 되어 황상폐하의 은혜를 섬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황상폐하께 아뢰옵니다.
혹자들은 백두에 불과한 소인이 벼슬자리를 탐하여 황상폐하께 아첨하는 상소문을 주청하였다고 오해하고 비난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소인은 지난 병신년의 촉화봉기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황상폐하의 정치를 도운 적도 없어 그 자격이 되지 아니합니다. 그러니 소인을 기특하게 여겨 벼슬을 하사하시더라도 이를 사양할 수밖에 없음을 원통하게 생각하옵니다.
사실 소인이 비천한 재주를 뽐내어 허튼 글발로 허황된 상소문을 작성한 것은 오로지 나라의 사람들에게 한 번 읽혀서 모두들 허리를 잡고 한바탕 웃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마 이 상소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면 ‘입 안에 든 밥알이 벌떼처럼 튀어나갈 것이며, 갓끈이 썩은 새끼줄처럼 끊어질’ 것입니다.
경자년(庚子年) 팔월 맹하
경상도 백두(白頭) 김모(金某) 올림
塵人(진인)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폐하
천지신명이 동하여 새로운 하늘이 열렸으니
낡고 묵은 것은 풍우에 쓸려 사라지며
전지전능한 민주와 촛불의 기치 앞에
새로운 가치와 척도가 이 땅에 세워졌는 바,
비로소 만물이 다주택, 일주택, 무주택으로 나뉘어지는
천하삼분책이 강립하였고
이른 바 뉴우-노멀의 시대가 도래하여
조정 대신들과 관료들의 새로운 인사기준이
명확해졌으며 또한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척도가
바로 세워졌으니 참으로 경하드려 마땅할 일이옵니다
다주택자를 척살해 세금을 취하는 경제의 논리에서
작금에 이르러는 이를 도덕적 가치로까지 삼아
다주택자냐 일주택자냐 무주택자냐하는 시비가
조정의 대신들에게까지 들불같이 번졌는 바,
조정 대신들은 폐하께서 수여하신
존엄한 임명장 대신 등기권리증을 택하여
야반도주를 감행하였고 이는 모두
폐하의 높으신 공덕이오 치적인 까닭이니
소인은 크게 탄복하여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또한 이른 바, 뉴우-노멀이라는
신통방통한 인사기준에 맞춰
능력과 경력, 업무 적격성과 도덕성은 온데간데 없고
다주택이냐 일주택이냐 무주택이냐에 촛점을 맞추어
수석급 대신들을 일괄 임명하시는 등
백성들의 눈높이에 맞춘 인사를 단행하셨음에
폐하의 크고 높으신 뜻을 받들어
소인은 몸소 이를 행하고자 하였으니
스스로 갸륵한 일이 아닐 수 없사와
폐하께 삼가 아뢰오니 통촉하여 들어 주시옵소서
하여 늦장마가 기승을 부리던
팔월에 이르러
소인이 우중에 여염의 촌락을 기웃대다
이른바 뉴우-노멀의 정신을 새삼 되새기며
다가올 구국쇄신의 기운을 점치던 와중에
마침 허기를 느껴 구수하고 진한 짜장의
정취를 탐하고자 저절로 어느 중국집에
다다르게 되었는 바,
식사 때가 한창임에도 업장에는
개미새끼 하나 보이지 않았으며
허공에는 똥파리떼가 기승을 부렸고
'여봐라 주인장은 어디있느냐' 하고 호통을 치니
한 사내가 술에 취한 듯 비틀대며 골방에서 나와
'내가 여기 주인장이오'라며 답했사온데
머리는 헝클어져 비듬이 가득하고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는데 그것이 신종 역병인지는
알 수가 없었고 또한 온몸에는 피부병에 걸린
환자 마냥 부스럼 덩어리가 가득하였사옵니다
하오나 소인은 폐하의 뉴우-노멀 정신에 입각하여
지역 맘카페를 이용한 후기 검색, 블로그 리뷰,
배달 어플 별점 등 짜장면의 맛을 검증하고자는
일체의 행위 대신,
'주인장은 다주택인가 일주택인가 무주택인가'
라는 촌철살인과 같은 질문을 던진 바,
주인장은 머리를 긁고 손톱에 때를 후비며
"장사가 잘 될때는 다주택이었으나
역병이 돌아 손님이 끊겨 생활고에 허덕이니
어쩔 수 없이 한 채를 내놔 작금에 이르러
'사실상' 일주택자요" 라는
오묘한 답을 하였사온데
이에 소인은 옳거니 무릎을 탁 치고
'이것은 필시 일주택자의 짜장이렸다?' 하며
짜장면 곱빼기를 주문하니 주인장은 서둘러
한 그릇의 짜장을 내었는 바,
면은 이미 떡이오 젓가락 하나 쑤시기 힘들고
짜장은 구수한 맛은 없고 달디 달아
설탕 덩어리요 조미료 덩어리와 진배없고
볶아진 양파와 돼지고기는 흐물흐물해
마치 유흥가 길바닥 위에 토사물과 같았사옵니다
뒤늦게 휴대폰을 꺼내어 검색을 해보니
별점은 다섯개 중 한개가 전부요
리뷰는 다음과 같았으니
★☆☆☆☆ 아재 장사 포기한 듯
★☆☆☆☆ 짜파게티 먹어라
★☆☆☆☆ 카드 은근 눈치줌
★☆☆☆☆ 주인이 확진자라던데
따위의 악평이 가득했고 소인은 그릇의
절반도 비우지 못한 채 도망치듯 가게를
나와 선별진료소를 향해 내달았사옵니다
또한
소인의 애지중지하던 낡은 승용차가
기력이 쇠하여 더 이상 운행이 불가하니
중고차 한 대를 구매하기 위해 인근의
중고차 매매단지를 방문하였는 바,
폐하의 가르침을 받들어 뉴우-노멀의 정신으로
매매상들의 사무실에 이르러 문짝을 오지게 걷어차
"여봐라 이 곳에 모인 매매상들 중
누가 다주택이오 누가 일주택이며 누가 무주택인지
이실직고하여 냉큼 아뢰렸다" 하며 일갈하니
좌중에 적막 만이 가득한 와중에
어느 매매상 하나가 나섰는데
얼굴은 험악하기 이를 데 없어 산적과도 같았고
덩치는 산 만하여 곰과 같았거니와
온 몸에는 용과 잉어와 도깨비를
조화롭게 휘감은 문신이 가득했으며 또한
기개로운 글귀가 새겨진 겉옷를 걸쳤으니 이는
'나를 일깨우는 것, 그것은 바로 YOLO' 였던 바,
이 매매상이 가래를 용렬히 끌어올려
퉤하고 뱉더니 이내 고하길
"나는 벤츠를 끌고 고시텔에 사는 카푸어요
또한 소득의 절반을 월세로 납부하는 군자이며
나머지 절반으로 차량 할부금을 납부하는 현자이니
뉴우-노멀의 산증인과 다름없소이다"
라며 껄껄 웃으며 답하였사옵니다
이에 소인은 옳거니 무릎을 탁 치고
'무주택자의 매물이니
이것은 필시 무사고차량이렸다?' 하며
차량 연식과 주행거리, 사고 유무,
이박자냐 삼박자냐의 사고 정도와
소모품의 상태, 엔진과 밋숀의
수리 여부 등을 확인하는 대신
복대에 감춰온 돈꾸러미를 풀어
당장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집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별안간
차가 꽁무니로 똥물을 왈칵 토해내더니
핸들이 뽑히고 엔진이 멈추었으며
밋숀이 깨어지고 바퀴 한 짝이 튀어나와
제 스스로 들들들 굴러가 처박혔사온데
차는 또한 앞차를 들이받고 옆차를 들이받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쓰리이-쿳숀의 각을 잡아
똥창에 처박히니 이런 아비규환이 없어
구사일생으로 기어나와 사실관계를 파악해본 바,
차는 침수차였고
매매상은 무허가 업체 양아치였으며
뒤늦게 계기판의 주행거리를 확인하니
999.999km가 찍혀있어 소인은
어리둥절할 뿐이었사옵니다
하여 천만다행으로 목숨만은 부지할 수 있었고
구급차에 실려 고을 의원에 도착한 소인이
좌우를 둘러보니 의원 여럿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 한 도인과 같은 형상을 한 의원이
소인의 이곳 저곳을 찔러보며 아픈 곳을 살폈는 바,
소인은 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중에도
겨우 입을 놀리어 옴쭉달싹해
'이보게 의원선생 의원선생은
다주택인가 일주택인가 무주택인가
나는 폐하를 받들어 이 나라의 뉴우-노멀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니 도덕적이고 청렴한
무주택 의원이 나를 진료해줬으면 하네'
라고 말하니 이 의원이 별안간
소인의 양 싸대기를 연이어 후려치고
청진기를 역동적으로 휘둘러 골통을 갈기며
갈喝! 하여 호통치기를
'이런 미친 자를 보았느냐 의원이
환자 잘보고 수술 잘하고 치료 잘하면 장땡이지
의원이 다주택이고 일주택이고 무주택인 것이
무에 그리 중요하다고 그따위 망발을 지껄이느냐
무주택이면 머리가 둘이오 손발이 여덟이라도
된다는 말이더냐 그것은 속세의 법도일뿐
하늘의 법도는 아닐 터, 너는 잠자코 있으렸다"
하더니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인의 손과 발을 묶어 제단위에 올리고
수술칼을 빼어들어 짤랑이를 흔들며
요사스러운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였는데
"마용성 노도강 금관구 강남삼구 지림쓰
래대팰 마래푸 반센자 경아경자 오짐쓰
몸테크는 똥테크 청무피사 팔또사
초피무피 불쌍타 특공예당 불발타
신축빌라 증손주 구축빌라 고손주
지주택은 한강행 무주택은 지옥행
재개발은 관처각 재건축은 존버각
몬나니는 앞동뷰 알알이는 오션뷰
다주택자 피빨아 무주택자 표팔아
임대인은 무안타 임차인은 병살타
집없어도 나라탓 집많아도 나라탓
양도세는 중과세 위장이혼 고고씽"
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더니
일순간 눈 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광채가 일며
폭풍이 몰아쳐 소인이 두 눈을 뜨지못하여
허둥지둥하는 사이 이 의원은
줍줍! 줍줍! 하는 요상한 기합과 함께
수술칼을 들이대 소인의 여기 저기를
쑤시고 자르고 가르고 하였는 바,
신기하게도 소인의 으깨진 뼈와 찢겨진 살이
저절로 아물고 스스로 이어 붙었으며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상처가 사라지는
것이었사옵니다
하여 소인이 놀란 마음을 가라앉혀
간신히 입을 놀려 "의원선생은 다주택이오?"
하고 겨우 물으니 의원은 호탕하게 웃으며
투기지역 두 개, 조정지역 한 개, 재개발 뚜껑 한 개.
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사온데
소인은 마치 현대판 화타를 보는 듯 하여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사옵니다
소인이 보고 듣고 또한 행한 바로는
무주택자라 하여 도덕적인 것도 아니었고
일주택자라 하여 청렴한 것도 아니였으며
다주택자라 하여 그 자리에 맞는
재주가 없는 것도 아니었사옵니다
하여 소인은
점심 한끼도 못먹은채
걸어 집으로 돌아왔고
탁주를 들이켜 속을 달랬는데
취중에 폐하께 발도 못들이고
여민관 간신배의 농간에 입구참하여 찢겨 버려진
소인의 다치킨자 규제론 臣김O미의 파직 상소문
시무 7조 상소가 떠올라 망연자실해 길게 울었고
서러운 마음을 표할 길이없어
소인이 다시끔 삼가 아뢰오니
부디 굽어 살펴주시어
윤허 하여 주시옵소서
폐하께오서 臣박O원과 臣이O영을
국정원장과 통일부장관에 나란히 임명하시니
소인은 폐하의 영명하심에
깊이 탄복할 뿐이어서 얼마전 소인의
재물을 빼돌려 윗집 놈팽이에게 갖다바친
마누라의 어깨를 주무르며 자축하였고
또한 수석급 대신들을 일괄 임명하시며
'사실상 일주택자' 라는 절묘하고 오묘한 풀이로
당면한 과제를 능숙히 풀어가시니
소인은 또한 깊이 탄복하여
그 나물에 그 밥을 비벼 끼니를 때웠고
눈 가리고 아웅하며 낮잠에 취했사온데
작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책과 폭정으로 백성들의 원성을 자아낸
三人의 역적, 臣김O미, 추O애, 노O민이
아직도 그 두꺼운 면상을 들고 황궁을 드나드니
어찌 이를 성군의 법도라 할 수 있겠사옵니까
소를 잃었으니 마땅히 외양간이라도
고쳐 씀이 온당할 터,
소인이 초야에 은거하는 인재 중
다주택자를 과감히 배제하고 또한
그의 됨됨이와 적격성 또한 간파하여
출중한 자들을 최종적으로 선별해
감히 폐하께 천거해 올리옵나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어 뉴우-노멀의 뜻을
더욱 공고히 하시옵소서
폐하
臣김O미는 국토부 수장의 자리에 오를 이 후
여태까지 스물두 번의 정책을 남발하였으나
번번히 실패하였고 오십보백보 따위의 우책으로
또다시 백성들을 우롱하며 또한 그것이
스물두 번인지 네 번인지 기억도 못하고 있사온데
臣김현미를 파직하시고 그의 자리에
붕어를 쓰시옵소서
붕어라는 것은 본디 뇌가 거의 전무하여
3초면 지가 무얼 했고 무얼 먹었으며
무얼 하려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니
했던 짓 또하고 했던 짓 또하고 했던 짓 또하는
국토부장관이라는 자와 다를게 무었이오
또한 소인이 감히 확언하온데
저 붕어라는 것은 필시 주는 사료만 먹고
아가미를 벌려 숨만 쉴 것이 자명한 바,
더 이상의 규제 정책은 이 나라에서 사라질 것이니
시장은 비로소 제 힘으로 움직여 매물이 소화되고
부동산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이옵니다
또한 폐하
臣추O애는 법무부 장관의 자리에 앉아
백성의 공복임을 망각하고
제 뜻에 맞는 하수인을 알박기하여
사법부를 장악하고 정치의 논리에 맞춰
수사지휘권을 남용하고 있으니 이것이
행정부인지 사법부인지 이판사판개판정치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을 지경이온데
臣추O애를 파직하시옵고 그의 자리에
개를 쓰시옵소서
기왕에 개판이 된 나라꼴에
이만한 적임자가 어디있을 것이오며
입만 열면 前정권 탓, 폐위된 선황 탓이니
그만한 개소리가 또 없을 지경이고
같잖은 제 영역을 침범했다하여
이를 드러내 닥치는 대로 물고 늘어지는 꼴이
저 법무부 장관의 행태와 다를 게 없으니
폐하께오서 실한 뼈다귀 하나만 던져주면
그 기백 또한 일당백일 것인 바,
어찌 개가 더 낫지 않다 할 수 있겠사옵니까
또한 붕어와 개 따위가 일국의 장관 자리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폐하께서 거느린 열성 지지자들은
그 또한 마땅히 성군의 법도로다 하며
응당 눈물을 흘리고 머리를 조아릴 것이니
거리낄 게 무엇이 있겠사옵니까
마지막으로 폐하
臣노O민은 비서실장의 자리에 앉아
실책을 직언하고 실언을 수습하여
실정을 방비해야 할 책무가 있거늘
도리어 제 스스로 나서 입방아를 찧다
백성들에게 반포 노O민이라는
조롱까지 당하고 결국 수석급 대신들을
포함한 인사 대란을 촉발하였으니
이러한 불충은 하늘 아래 또 없을 것이옵니다
臣노O민을 파직하시어 제 스스로 까먹은
폐하의 지지율에 대한 책임을 물으시옵고
실추된 황실의 권위를 바로 세우사
비서실장의 자리에 바로 이 자를 앉히시어
태평성대의 길을 밝히시옵소서
塵人 조은산을 쓰시옵소서
소인의 글월이 제갈공명의 출사표나
최치원의 토황소격문에 비하면
개나 소,말 따위의 울음에 지나지 않사오나
저 파렴치한 작자가
피감기관을 상대로 단말기까지 설치해가며
팔아치운 졸렬한 시집 따위에 비하면
하필성문이오 일필휘지라 할 수 있사오니
폐하의 연설문은 따 놓은 당상이오
소인의 붓은 때로 날카롭게 다듬은 칼끝과 같아
정적의 심장을 꿰뚫어 절명시키니 폐하께오선
실로 방약무인하여 장기집권의 큰 뜻을
이룰 수 있사옵고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소인이 본디 초고에서 탈고에 이르기까지
술기운을 빌어 붓을 놀리는 버릇이 있어
글을 써내려감에 명정의 상태에 가까우나
폐하의 끊임없는 실정의 추태에 비하면
맨 정신과 다름없으니 또한
이만한 인재가 어디 있겠사옵니까
나라가 미쳐 돌아가 바야흐로
온갖 것들이 정치질에 환장하여
떼로 모여 눈물을 훔치고 악을 쓰니
해상 사고도 정치요 적국의 어뢰도 정치요
풍수해도 정치고 심지어 역병도 정치인 바,
온 나라가 둘로 나뉘어 벌이는 전쟁터와 같사온데
우군도 없이 어찌 전장에 나가실 것이오며
명장도 없이 어찌 적장의 목을 베려 하시옵니까
부디 장고하시어
소인의 거천삼석의 상소를 윤허하시옵고
마땅히 해로운 건 내치시되 이로운 건 취하시어
나라와 백성을 보전하시옵소서
폐하
패퇴한 역병은 다시 돌아와 기승이고
물러간 장마는 성난 태풍으로 변해
남해안에 머무르고 있사옵니다
하여 소인은 무엇이 이 땅의 재앙으로
다시 찾아올까 다만 두려울 뿐이옵니다
끝을 맺기 앞서
臣노O민의 詩 '하늘아래 딱 한송이'
를 매우 아끼셨다고 들었는 바,
작금의 현실에 백성들의 고초가 가여워
소인 또한 꽃을 들어 시 한 구절 올리옵나니
부디 통촉하시어 들어 주시옵소서
보드라운 흙 위에 뿌리내리고 싶었다.
거친 바위 위에 돋아난 건
꽃의 뜻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오롯이 살아간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 돌꽃 -
이천이십년 팔월
인천 앞바다에서 썩은 새우의 더듬이를 핥으며
塵人 조은산 삼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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