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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전 코스 탐방

박연서원 2015. 3. 13. 18:05

[커버스토리] 서울둘레길 전 코스 탐방

기사입력 2015-03-13 00:02 최종수정 2015-03-13 17:01

 

 

 

 

 

 

 

 

 

 

 

 

 

 

 

 

서울둘레길은 수도 서울을 한 바퀴 에두르는 길이다. 지난해 11월 전 구간이 개통됐는데 완주한 사람이 벌써 700명이 넘었다. 2코스에 있는 아차산에 오르면 한강과 어우러지는 서울 전경을 볼 수 있다.

 

 

서울에 새로운 둘레길이 열렸다. 여느 둘레길처럼 큰 산을 하나 택해 에두르는 길을 냈겠거니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지난해 11월 완성된 서울둘레길은 1000만 명이 사는 서울특별시의 경계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인구 1000만 명을 거느린 메트로폴리스의 경계를 이은 길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서울둘레길은 면적 605㎢의 서울시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총 길이는 8코스 157㎞에 달한다. 서울시는 2011년부터 서울둘레길 조성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아차산 코스와 고덕·일자산 코스를 끝으로 전 구간을 개통했다.

 

서울둘레길은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가능했다. 관악산(629m)·북한산(837m)·수락산(638m) 등 명산도 있지만, 큰 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서울시 외곽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시 경계를 따라 이어진 산 16개를 지난다.

 

우거진 숲길을 걷자면 1코스 수락·불암산 코스가 좋다. 조선시대 문인 김시습(1435~93)이 은둔 생활을 했던 벽운동계곡과 천상병(1930~93) 시인이 상계동에 살던 시절 산책길로 이용했다는 노원골이 걷기에 호젓하다.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는 한강과 어우러지는 서울 전경을 내다볼 수 있어 벌써 인기다. 6코스 안양천 코스는 전 구간이 천변을 따라 걷는 유일한 코스고, 8코스 북한산 코스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조성한 북한산둘레길과 겹친다.

 

week&은 국내 최대 걷기여행길 포털사이트 ‘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 koreatrails.or.kr)’과 공동으로 서울둘레길 전 코스를 취재했다.

week&이 취재한 내용에 ‘이달의 추천 길’ 선정위원 4명이 직접 걸어 평가한 정보를 얹었다. 1∼2코스를 맡은 진우석(45) 여행작가는 “서울 안에서도 각기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강인호(57) 서울시 자연생태과 산림관리팀장은 “서울둘레길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종합병원”이라며 “완주자 중에 우울증을 극복한 사람도 있고 몸무게를 10㎏이나 빼 건강을 되찾은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둘레길은 부담이 없어 좋다. 걷기여행을 위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되고, 코스가 험하지도 않다. 동네 마실 나가듯이 쉬엄쉬엄 걸었다 오면 된다. 8개 코스 모두 시작점과 종점이 지하철역과 연결돼 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안에서도 자연과 공존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배웠다.

 

 

5코스 관악산 코스는 석수역에서 출발해 삼성산과 관악산을 차례로 지난다. 서울대 정문으로 가기 전에 장승 20여 기가 양 옆에 서 있는 산책로가 나온다. 장승은 2011년 여름 산사태로 쓰러진 나무로 만들었다.

 

서울둘레길 지도.

 

16개 산 따라, 하천 따라 서울 한바퀴 … 역사를 밟다, 자연을 품다
그 길 속 그 이야기 59 서울둘레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 포털(koreatrails.or.kr)’의 ‘이달의 추천 길’ 선정위원 4명이 서울둘레길 전 코스를 평가했다.

 

1·2코스는 진우석(45) 여행작가, 3·4코스는 ㈔한국의 길과 문화 최해선(34) 운영팀장, 5·6코스는 ㈔한국의 길과 문화의 윤문기(44) 사무처장, 7·8코스는 김영록(63) 걷기여행가가 각각 맡았다.

 

수락·불암산 코스

 

아차산 4보루에서 내려다보는 한강 풍경.

 

서울둘레길 157㎞의 대장정은 서울창포원에서 시작한다. 앞쪽으로 도봉산 암봉이 악마의 성채처럼 우뚝하고 뒤로 옹골찬 수락산이 버티고 있다. 1코스는 수락산과 불암산 둘레길을 걷는다. 두 산은 서울을 등진 형세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꼴 보기 싫어 등을 돌렸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수락산 건너편으로 보이는 도봉산과 북한산 풍광이 일품이다. 수락산 둘레길에서는 데크 전망대 3개를 찾는 것이 포인트다. 제각각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을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불암산 둘레길은 숲길 걷는 맛이 좋다. 중간 중간 약수터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잠시 둘레길을 벗어나 두 가지 문화유산을 찾아볼 수 있다. 명성황후의 발원으로 조성했다는 학도암 마애불은 섬세한 수법 덕분에 부처가 살아있는 듯하다. 태릉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우거진 산책로가 운치 있고 봉분을 지키는 장군상이 늠름하다.

 

●한 줄 평: 숲길을 걸으며 도봉산과 북한산 풍광을 눈에 담는다.

●코스: 도봉산역∼서울창포원∼(우회경로 4.3㎞ : 수락산 갈림길∼덕릉고개)∼철쭉동산~화랑대역

●거리/시간: 14.3㎞(18.6㎞·우회경로 포함)/5시간30분(7시간. 우회경로 포함)

●난이도: 중

 

용마·아차산 코스

 

아차산 4보루에서 내려다보는 한강 풍경.

 

2코스는 서울둘레길 중에서 가장 짧지만 볼거리가 많은 길이다. 용마산과 아차산 일대는 예부터 군사 요충지였다. 고구려 온달장군이 전사한 곳이 아차산 자락이다. 아차산에서는 고구려 군사유적 보루를 꼭 찾아보자. 보루는 작은 산성을 말한다. 화랑대역을 출발하면 무심천, 신내역과 양원역을 거쳐 중랑캠핑숲에서 한숨을 돌린다. 이곳 캠핑장은 난지도 노을캠핑장과 더불어 서울 최고의 캠핑장으로 꼽힌다.

 

망우리공동묘지는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한용운·조봉암·방정환·박인환 등 애국지사와 유명인사의 묘소를 둘러볼 수도 있다. 용마산 깔딱고개에 올라서면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잡히고, 서울시내가 아늑하게 펼쳐진다. 4보루에 올라서면, 한강을 내려다보는 온달장군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기자기한 아차산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종착점 광나루역에 도착한다.

 

●한 줄 평: 고구려의 기상이 서린 짧고 굵은 길이다.
●코스: 화랑대역∼중랑캠핑숲∼망우묘지공원∼용마산 깔딱고개∼아차산∼광나루역
●거리/시간: 12.6㎞/4시간
●난이도: 중

 

고덕·일자산 코스

 

3코스는 강동구의 크고 작은 공원을 거쳐간다.

 

비교적 평탄한 지형으로 걷기여행을 즐기기에 무리가 없지만, 코스가 26.1㎞나 이어져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광진교는 왕복 4차로 중 2차로를 보행로로 만들어 한강 정취를 느끼며 걷기 좋다. 한성백제의 도성이었던 풍납토성이 인접해 있고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암사동 유적을 강변 끝자락에서 만난다. 암사동 유적을 지나 서원마을부터 고덕산까지는 마을길이 이어진다. 고덕산 구간은 도로확장공사 중이어서 아리수로로 우회해 샘터공원으로 가야한다.

 

일자산 구간 인근에 길동생태공원과 일자산허브천문공원이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일자산을 내려와 동남로를 따라 20여 분을 이동하면 방이동생태학습관을 만난다. 이곳에서 3코스가 끝나는 수서역까지는 성내천·장지천·탄천 등 하천을 차례로 만난다. 3코스는 하루에 완주하기보다는 이틀에 걸쳐 걷는 것이 좋다. 특히 자녀와 함께 걷기에 좋다.

 

●한 줄 평: 강·마을·숲·하천 등 다양한 풍광을 만난다.

●코스: 광나루역∼고덕산∼일자산∼성내천∼탄천∼수서역

●거리/시간: 26.1km/9시간

●난이도: 하

 

대모·우면산 코스

 


대모산 자락 불국사를 지나면 숲길이 이어진다.

 

4코스 대모·우면산 코스는 대모산·구룡산·우면산을 거치는 산행 코스지만 산허리 아래를 따라 걷기 때문에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대모산 곳곳에 맑고 시원한 물이 나오는 약수터가 많지만, 마시기에 부적합 것도 있어 식수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대모산에서 가장 놀라운 광경은 돌탑 전망대다.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한 주민이 15년째 쌓아 올리고 있단다.

 

구룡산 자락을 타고 내곡동에 이르면 풍광이 바뀐다. 내곡동을 지나 여의천을 지나는 길은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해 소음을 참고 걸어야 한다. 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숲으로 향한다. 양재IC를 지나면 아름드리 나무가 모여 있는 양재시민의 숲이 맞아준다. 4코스의 마지막 산 우면산은 대모산과 구룡사와 달리 주거지와 인접해 갈림길이 많다. 하나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 찾기는 어렵지않다. 우면산 숲길을 빠져나와 사당역에서 코스가 마무리된다.

 

●한 줄 평: 강남을 대표하는 산 세 곳의 허리를 둘러간다.
●코스: 수서역∼대모산∼구룡산∼양재천∼우면산∼사당역
●거리/시간: 17.9㎞/8시간
●난이도: 중

 

관악산 코스

 


호암산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웠다는 호압사.

 

관악산 코스는 숲길이면서도 문화유적이 다양해 걷는 즐거움이 크다. 사당역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음사를 만난다. 관음사의 창건 연대는 통일신라시대까지 올라간다. 관음사를 지나 1시간 못 미쳐 걸으면 거란의 공격으로부터 고려를 구한 강감찬 장군의 성역인 낙성대가 자리한다.

 

서울대학교 정문을 지나 삼성산으로 올라가는 언덕 구간은 5코스에서 가장 가파르다. 기해박해(1839) 당시 새남터에서 순교한 신부 3명의 유해가 묻힌 삼성산 천주교성지, 호암산의 호랑이 기운을 누르기 위해 세웠다는 호압사를 차례로 지난다. 호압사 밑으로 우거진 잣나무 숲을 걷다 보면 길은 코스 종점인 석수역에 닿는다.

 

길 안내가 잘 되어 있으나 갈림길이 계속 나와, 초행이라면 신경을 쓰고 걸어야 한다. 하루 안에 완보하는데 무리가 없다. 낙성대와 관악산 입구, 호압사 등 빠지는 길이 많아 걷기여행 초보도 도전할 만하다.

 

●한 줄 평: 관악산 언저리에 난 구절양장 둘레길이다.
●코스: 사당역∼관음사∼낙성대∼서울대학교 정문∼천주교 삼성산성지∼호압사∼석수역
●거리/시간: 12.7㎞/5시간30분
●난이도: 중

 

안양천 코스

 


갈대와 물억새, 줄풀이 반기는 안양천의 초봄.

6코스 안양천 코스는 서울둘레길에서 유일하게 야간에도 이용 가능한 코스다. 석수역에서 출발하면 곧 안양천 제방 위로 접어든다. 이 길은 걷는 사람을 위해 자전거 통행을 금지한 길이다. 3월 중순부터 개나리와 벚꽃이 피고 5월이면 유채꽃이 만발한다.

 

북쪽으로 흐르는 안양천은 염창교 부근에서 한강과 합쳐진다. 안양천 한강 합수머리 부근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자전거와 보행로가 복잡하게 얽힌다. 합수머리 강변 쉼터에서는 옛 난지도쓰레기매립장에서 생태공원으로 변신한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 보이고, 더 멀리 서울 북쪽을 수호하는 북한산의 당당한 모습도 눈에 담을 수 있다.

 

한강변을 20분 정도 걷다가 염강 한강지하보도를 통해 아파트 단지와 올림픽도로 사이에 난 근린공원길을 걷는다. 공사 때문에 아파트 단지로 우회하는 구간이 일부 있으나 길 안내를 잘 돼 있어 코스 종점 가양역까지 불편 없이 갈 수 있다.

 

●한 줄 평: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코스: 석수역∼안양천∼한강∼황금내근린공원∼가양역
●거리/시간: 18㎞/5시간 30분
●난이도: 하

 

봉산·앵봉산 코스

 


봉산 꼭대기에는 있는 봉수대.

 

서울둘레길 7코스는 가양대교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양대교 너머로 보이는 평평한 능선이 월드컵공원이다. 2002년 월드컵 경기장을 만들면서 조성한 공원으로 노을공원·하늘공원·난지한강공원·평화의공원·난지천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일대의 옛 이름은 난지도(蘭芝島)였다. 난초와 지초가 무수하고 갈대숲이 우거졌던 곳에서 쓰레기 가득한 불모의 땅으로 변했다가 다시 생태공원으로 돌아왔다.

 

월드컵경기장을 지나면 불광천으로 내려선다. 불광천은 연신내·까치내로도 불렀다. 한동안 냇물을 따르다가 봉산 능선으로 치고 오른다. 서울 산꾼은 봉산(208m)과 앵봉산(230m)을 잇는 능선을 서벽이라 부른다. 해발 250m도 안 되는 능선길을 서벽이라고 하니 과장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8코스를 걸으면서 이 능선을 바라보면, 서벽이라는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 줄 평: 봉산에서 앵봉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서벽을 걷는다.
●코스: 가양역∼노을·하늘공원∼월드컵경기장∼불광천∼앵봉산∼구파발역
●거리/시간: 16.6km/6시간
●난이도: 중

 

북한산 코스

 


8코스 초입에 있는 구름정원길 전망대.

서울을 구획 짓는 큰 산 네 개를 외사산(外四山)이라고 한다. 북쪽의 북한산(837m), 남쪽의 관악산(629m), 동쪽의 아차산(287m), 서쪽의 덕양산(125m)이다. 그 중에서 북한산은 서울의 진산(鎭山)으로 대접받는 산이다. 서울둘레길 8코스가 북한산 기슭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이 길은 34.5㎞ 길이로, 서울둘레길 8코스 중에서 가장 긴 구간이다. 걸음에 어지간히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하루에 모두 걷기는 어렵다.

 

구파발역을 떠나 처음 만나는 전망대는 구름정원길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서쪽을 보면 도심 풍경 뒤로 산줄기가 스카이 라인을 이루고 있다. 봉산과 앵봉산을 잇는 능선길이다. 구름전망대는 북한산둘레길 중에서 단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북한산 능선과 오봉을 지나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함께 수락산과 불암산은 물론이고 용마산과 검단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한 줄 평: 서울의 지붕 북한산 기슭을 가다.
●코스: 구파발역∼탕춘대성 암문∼4·19 민주묘지∼우이령길 입구∼연산군묘∼도봉산역
●거리/시간: 34.5km/17시간
●난이도: 중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홍지연,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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