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트레킹)/걷기 정보

서울 외곽 순환 둘레길 11월15일 개통

박연서원 2014. 11. 29. 21:59

산 16개, 하천 10개 … 157㎞ 서울 한 바퀴 길 열려

[중앙일보] 입력 2014.11.14 00:05 / 수정 2014.11.14 01:07

외곽 순환 둘레길 15일 개통
수락산·용마산 등 8개 코스
“하루 8시간 걸으면 한 코스 완주”
걷기축제, 스탬프투어 등 행사

 

 

 

 

 

 

산과 물로 둘러싸인 서울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 바퀴 돌 수 있는 157㎞ 서울둘레길이 오는 15일 개통된다. 북한·용마·관악·봉산의 외사산(外四山)을 끊김 없이 둘러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양도성길을 이용하는 내사산(內四山: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 둘레길은 이미 개통돼 있다. 서울 둘레길은 대도시 서울의 도심에 묻혀있던 16개의 산과 10개의 하천 등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했다. 수천년간 수도 서울이 간직해온 역사적 이야기도 길에 녹였다.

 수락·불암산 코스는 화강암바위와 계곡이 곳곳에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백운동에 은류폭이 그림 같이 내려 쏟고…칠성대 기암괴석 금강산이 무색하다”라는 수락팔경(水洛八景)이라는 시가 전해오듯 수려한 경관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특히 코스 초입에 있는 수락동 계곡의 경관에 반한 서예가 국봉(鞠峰) 이병직은 ‘푸른 바위와 안개가 자욱한 계곡’이라는 의미의 "벽운동천(碧雲洞天)”이라는 글씨를 바위에 새겼다. 이 인근은 생육신(生六臣)중 한명인 김시습이 계유정난 이후 숨어 살았던 곳으로도 알려져있다.

 대모·우면산 코스에서는 팔배나무 연리목을 찾아볼 수 있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나무들이 서로 엮여 하나처럼 자란 나무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겐 안성맞춤의 코스다. 최근 2030에게 인기를 끌었던 KBS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도 강태하(에릭)·한여름(정유미) 커플이 5년간 연애하며 전국의 연리목들을 찾아다니는 모습이 나왔다. 각각의 코스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다. 가장 편안하게 트래킹을 할수 있는 곳은 고덕·일자산 코스다. 삼림욕을 즐기고 싶다면 대모·우면산 코스나 관악산 코스가 좋다. 하천변의 매력은 안양천 코스에서 느낄수 있다.

 김승렬 서울시 주무관은 “157㎞ 둘레길은 건강한 시민이 하루 8시간을 여유있게 걸으면 한 코스를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말했다. 크게 8개 코스로 나눈 뒤 한 코스를 3~4시간 산책삼아 걷기에 좋은 단위로 세분화하자 전부 21개 코스가 됐다고 한다. 8개의 코스의 출발점과 도착점은 지하철역과 연계해 접근성을 높였다. 누구나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니만큼 높은 산은 산자락을 돌아가도록 길을 만들고 불필요한 계단을 설치하는 대신 흙길을 그대로 뒀다. 길 주변 계단 등에는 콘크리트나 철제 설치물 대신 태풍으로 쓰러진 아까시나무 등을 적극 활용했다.

 서울시는 구간별 특징을 잘 살린 스탬프 28개를 우체통을 재활용한 스탬프 부스에 비치해 운영한다. 28개의 스탬프를 다 찍으면 완주인증서도 발급한다. 화랑대역 인근 시설에서는 수락산과 용마산 스탬프를 한 번에 찍을 수 있다. 둘레길 설계는 2009년 5월 시작됐다. 완공까지 6년이 걸렸다. 둘레길이 지나는 사유지가 문제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둘레길의 60%가 사유지라서 땅 주인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았다”며 “다행히 ‘환경을 해치지 않고 걷는다면 괜찮다’고 관대하게 허락한 시민들이 많아 완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개통을 기념해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강동구 고덕산코스에서 ‘제1회 서울둘레길 걷기축제’를 개최한다. 1400여명의 시민이 함께 코스를 완주할 예정이다. 같은 날 노원, 중랑, 강남, 관악, 금천구에서도 각각 코스를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 걷기 행사’가 열린다. 서울 둘레길 코스는 서울두드림길 홈페이지(gil.seoul.go.kr)에서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구혜진 기자

사진 설명

서울둘레길 8개 코스의 주요 지점들. 채석장 전망대. 묵동천. 암사동 선사유적지. 대성사 대웅전. 삼성산 성지의 성모 마리아상. 안양천. 앵봉산 메타세콰이어 길. 북한산 구름정원길.

 

[사진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