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開城)의 손맛 '신포 옛골'
중구 신포동에 있는 ‘신포 옛골’은 저녁과 함께 반주를 즐길 수 있는 신포동 사람들의 단골집으로 통한다. 겨우 열 댓 명이 앉을 수 있는 아담한 곳이라 운이 나쁜 날은 자리가 없어 다시 발길을 되돌려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주인장 김은진(55, ‘그대 그리고 나’를 부른 소리새 김광석의 아내인 주인장이 개업을 하게 된 건 남편의 수입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성악을 공부하는 아들을 제대로 뒷바라지하기 위해서다)씨는 공간을 넓히지 않을 작정이다. 자신이 감당할 만큼 손님을 받겠다는 이야기다.
손님들은 수년째 옛골을 드나들었지만 가장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꼽을 수 없다고 말한다. 모든 음식이 다 맛있다고 말한다.
주인장은 제철 생선으로 만든 매운탕과 조림, 빈대떡과 전, 국수까지 맛깔스럽고 깔끔하게 올려놓는다. 기본 간은 삼삼하면서도 개운한 것이 특징, 하지만 깊은 맛을 잃지 않는다.
김치찌개부터 젓국찌게 민어탕, 간재미탕, 생태탕, 상합탕 등 모든 찌개와 탕, 찜과 조림까지 멸치와 새우를 비롯한 열 가지 이상의 재료로 만든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거기에 파와 마늘은 과하지 않게 넣고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물론 조미료도 쓰지 않는다.
기본 육수가 맛의 비법이냐고 묻자 최고의 비법은 신선한 재료에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주인장은 아침 9시부터 낮 1시까지 연안부두 어시장과 재래시장을 돌며 시장을 본다. 믿을 수 있는 단골가게에서 재료를 구입하는데, 거래의 철칙이 있다. 최상의 재료를 청하되 절대 값을 깎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시장 상인들도 주인장에게 자신있는 재료만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또 한가지 비법이 있다면 개성 사람인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손맛이라고 말한다. 만두에서 경단, 보쌈김치까지 최고로 꼽히는 개성음식을 어릴적부터 맛보고 구경하면서 미각과 솜씨를 물려받게 됐다.
손 맛은 김치를 먹어봐도 잘 알 수 있다. 붉으면서도 탁하지 않은 배추김치와 동치미는 삼삼하면서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다. 기본으로 나오는 네 가지 나물 역시 맛이 정갈하면서 깔끔하다.
그 맛에 반해 신포동 토박이부터 문인과 예술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옛골은 즐겨 찾는다. 맛을 잊지 못해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매년 겨울에는 캐나다 교포가 어머니를 모시고 들른다. 어머니가 옛골의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자신 역시 맛이 그리워 한국에 오면 꼭 들르곤 한다.
옛골의 또하나의 별미는 주인장표 특제 물김치 국수다. 시원하고 삼삼한 개성식 물김치에 소면을 말아내는 데 ‘깔끔, 시원, 담백’ 세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다.
☎777-8829, 주소 : 인천 중구 신포로 35번길 5 (중구 관동3가 1-14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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