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명가 ①] 배고픈 서민 음식 칼국수, 청와대 오찬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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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을 달래주던 서민들의 별미음식인 칼국수. '서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지면서 청와대 오찬 음식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가장 빛을 발한 건 유난히 칼국수를 좋아했던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 칼국수 전담 요리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였다는 얘기까지 있다. 김전대통령은 압구정동에 있던 ‘소호정(현재는 양재동)’을 즐겨 찾았는데, 그 맛에 반해 소호정 사장인 김남숙여사(작고)를 불러 청와대 오찬으로 칼국수를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는 것.
소호정 임동렬(60) 2대 사장은 “취임 후 첫 장관 식사 대접하는데 하루 전날 밤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곧바로 주방 아주머니 몇 분을 데리고 가 아침까지 육수를 끓이고 국수를 썰어냈다”고 말했다. 또한 임사장은 “칼국수를 끓이는데 들어간 돈이 2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전대통령은 성북동에 위치한 국시집 (02-762-7282)도 즐겨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 전대통령도 개인적으로 연희동의 연희손칼국수(02-333-3955)를 자주 이용했다. 연희손칼국수의 한 직원은 “손님 접대가 있는 날이면 사람들을 시켜 칼국수 면과 국물을 따로 포장하고 김치도 싸갔다”고 회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신사동에 위치한 국시집 소람(02-720-4470)을 즐겨 찾는다. 소람의 박승미(41)이사는 “이대통령이 선거활동을 할 때 선거본부가 근처에 있어 단골이 됐다”며 “친구 모임을 이 곳에서 열기도 하고, 김윤옥 여사와 함께 종종 찾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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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을 칼로 썰어 국물에 끓여먹는 음식 칼.국.수. 간편하고 손쉬워 보이지만 조리법과 재료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 달라지는 개성 넘치는 메뉴다. 밀가루만 쓰는 집과 콩가루를 섞어 쓰는 집이 따로 있고, 닭 ·소고기·멸치·해물 등 육수를 내는 재료도 각양각색이다.
호호 불어 후루룩 면발을 빨아들이다보면 어느새 그릇 바닥이 보이는 서민 음식 칼국수. 그러나 한 때는 청와대 오찬의 단골 메뉴인 적도 있었다. 어떤 국물로 끓이느냐에 따라 닭·사골·멸치·바지락·버섯 등 5가지 칼국수로 나눠 명가를 찾아다녔다.
지역색 뚜렷한 칼국수
칼국수만큼 지방색 뚜렷한 음식도 없다. 육수와 면발 모두 지역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두는 까닭이다. 농촌지역에서는 닭으로 육수를 만들어 애호박과 감자 등을 넣어 끓이는 것이 일반적이고, 산간지방에서는 멸치로 장국을 내 먹는다. 해안지방에서는 흔히 구할 수 있는 바지락으로 칼국수를 끓이고, 내륙에서는 사골이나 고기로 육수를 우려 내 곱게 썰어 볶아 낸 호박나물과 쇠고기 고명을 얹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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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식 칼국수는 멸치에 마늘, 파 등을 썰어 넣어 끓인 국물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먹는다. 맛칼럼니스트 황영철(40)씨는 “강원도 사람들은 어떤 음식이든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며 “칼국수의 육수까지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전통 경상도식 칼국수는 멸치국물로만 국물을 낸 깔끔한 방식이다.
칼국수는 여름 별미였다
겨울 음식일 것같은 뜨끈한 칼국수. 그러나 예상과 달리 칼국수는 여름 별미였다. 이유는 밀의 수확시기와 관련이 깊다. 밀 농가에선 음력 6월경 밀 수확을 끝내고 갓 나온 햇 밀을 갈아 별미로 칼국수나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던 것. 할머니 칼국수의 강전석(80)할머니는 “촌(농촌)에서는 밀 농사를 많이 지었다. 햇밀을 곱게 빻아 반죽해서 포대자루 위에 놓고 개떡도 해 먹고, 조금씩 뜯어 수제비도 만들어 먹곤 했다”고 회상했다.
소호정의 임동렬(60)사장도 “안동에서는 국수를 찬 물에 씻쳐 시원하게 먹기도 했고, 따끈한 국물에 말아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산칼국수의 황경순(80)할머니는 “여름이면 일산 5일장에선 포장을 친 간이 칼국수 집이 서곤 했는데 손으로 쓱쓱 돌려 가느다란 국수 면을 뽑아 즉석에서 팔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백년명가 ②] 칼국수 명가의 맛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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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칼국수
닭칼국수 명가
“예부터 어른들이 그랬지. 밀은 닭으로 다스려라. 그 말이 생각나서 닭칼국수를 만들었지.” 1대 사장 황경순(80)할머니는 1981년도부터 지금까지 27년 간 닭칼국수를 팔고 있다. 황할머니가 칼국수집을 열게 된 배경은 재미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황할머니가 농사 말고 다른 것을 해봐야겠다 생각을 하다 단골 미용실 사장을 찾았다. ‘
세련된 미용실 사장이 유행을 잘 알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단다. 그런데 미용실사장이 “서울의 ‘명동칼국수’를 가봤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더라. 아주머니 음식솜씨가 좋으니 칼국수를 팔아봐라”는 조언을 하더라는 것. 그 날로 집과 논을 팔아 100만원으로 7평짜리 전세를 얻어 가게를 열었단다.
개업 첫 손님은 면사무소 계장이었는데, 칼국수 맛을 본 계장이 다음 날 직원 3명을 데리고 오면서 입 소문이 퍼져 인기를 얻게 됐단다. 7평에서 시작한 조그마한 칼국수집은 손님을 끌며 탄탄대로를 밟아 나갔다. 문을 연 지 1년만에 1000만원 자리로 이사 했다. 그리고 다시 27년이 흐른 지금, 일산칼국수는 450평의 대규모 칼국수집이 됐다.
■ 맛의 비결
유난히 걸쭉하고 고소한 육수의 비결은 세 가지 국물을 따로 만들어 섞어 쓰는데 있다. 60일 된 닭을 통째로 삶아 국물을 뽑고, 거기에 홍합·무·멸치·양파·다시마 등을 함께 넣어 2차 국물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살코기를 발라낸 닭뼈만을 따로 삶아 육수를 낸 뒤 2차 국물과 섞는다. 닭 국물· 2차 국물· 닭뼈 국물의 비율은 1:0.5:1. 닭 한마리를 통째로 넣어 삶을 땐 비린내 제거를 위해 청주와 마늘을 넣어 2시간을 푹 고아준다.
국수 반죽은 중력·강력·전분을 섞어 쓴다. 찹쌀도 조금 넣어준다. 오래 치대 분자와 분자의 결합력 높게 해준다. 많이 눌러주고 밀어줄수록 공기입자가 많이 빠져 더 쫀득쫀득하고 맛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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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명가
시어머니 김순덕(작고)씨의 손맛을 며느리인 신경현(77)할머니가 이어받아 40년 이상을 꾸려오고 있다. 신할머니의 남편은 한국전쟁 때 폭격을 맞아 세상을 떴다. 시어머니 김순덕씨가 생계를 꾸리고자 시작한 칼국수집.
신할머니는 시어머니 뒤편에서 주방일을 배우고 함께 칼국수를 끓이며 시집살이를 했다. 45년 간 손수 밀어온 면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지름 150c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반죽을 손수 밀어내, 접어두었다가 손님이 주문할 때 칼로 썰어 나간다. 30년 간 신할머니와 함께 칼국수를 밀어 온 직원 김복순(52)씨는 “눈 감고도 칼국수 썰 정도”다.
김씨가 썰어 낸 면발은 굵기가 일정하고 선이 매끄러워 칼로 직접 썰었다고 말하면 믿지 않는 손님도 많다. 김씨는 “칼국수는 손수 반죽해서 칼로 썰어서 먹는 맛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 맛의 비결
초가집 칼국수의 바지락 육수는 바지락으로만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맛이 진하면서 여운이 깊다. 신할머니의 딸 박현주(42) 3대 사장은 “족발집에서 간장육수를 바꾸지 않고 계속 끓이듯, 바지락 육수도 쓰던 육수에 계속 새 바지락을 넣어 끓이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바지락을 한소끔 끓여 내는 것으론 맛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칼국수와 고추절임을 함께 내 놓는 것도 특징. 짭쪼롬하면서도 매콤 새콤한 맛이 담백하고 깊은 바지락 육수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신할머니는 “풋고추를 갈아서 천일염에 절여둔 것으로 칼국수에 한 숟갈씩 넣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다”고 설명한다. 뻘건 다대기를 풀어먹는 일반 칼국수와 다른 점이다. 익은 김치를 내 놓는 것도 다른 칼국수집과 차별화된다. “육수가 비교적 담백하고 약해서 오히려 익은 김치가 잘 어울린다”는 것이 박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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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정
사골칼국수 명가
“안동 양반네들이 손님을 대접할 때 내 놓던 정성스런 음식이지요. 손으로 반죽하고 밀어 국수를 썰고 양지머릿고기를 푹 고아서 뽀얀 국물을 만들어 말아 내 놓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힙니다.” 경북 안동 태생인 김남숙여사(작고)가 압구정동에서 10평 남짓의 가게로 시작한 ‘안동국시’집이다.
김영삼 전대통령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하다. 1985년 1월 문을 열어 25년 째 영업중이다. 소호정이란 상호는 ‘호걸들의 웃음이 흐르는 집’이라는 뜻. 지금은 작고한 김여사를 대신해 아들 임동렬(60)씨가 대를 이어 가게를 꾸리고 있고, 그의 아들 임형훈(30)씨가 소호정의 맛을 지키기 위해 주방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 맛의 비결
안동지방 국수는 면에 콩가루를 섞어 반죽하는 것이 특징. 소호정의 칼국수도 처음에는 콩가루를 많이 섞었는데 서울사람 입맛에 맞추다 보니 콩가루의 양이 예전에 비해 현격히 줄었다고 한다. 밀과 물의 혼합비율은 8:2. 현미 식초와 계란 흰자를 함께 넣어 반죽한단다. 소호정 칼국수는 특이하게 칼국수를 깻잎요리에 싸서 먹는다. 그리고 그 맛에 매료된 손님들이 많다.
“조리법에 노하우가 있다. 절대 밝힐 수 없다”는 소호정의 필살기 깻잎요리.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면을 한 젓가락 들어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깻잎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깻잎 고유의 쓴 맛이 없고 그저 은은한 풍미만 목젖을 적신다. 국시의 씹히는 맛이 깻잎의 식감과 어우러져 배가 되는 기분이다.
최월선등촌버섯매운탕칼국수
버섯칼국수 명가
버섯과 미나리를 데쳐 건져먹고, 오동통한 칼국수 면을 넣어 얼큰한 국물과 함께 맛 본 다음, 계란 노른자와 각종 채소를 넣은 볶음밥으로 마무리. 이렇게 알뜰하고 재밌는 음식이 또 있을까. 우리에게 ‘등촌칼국수’로 알려진 ‘버섯칼국수’ 이야기다. 등촌칼국수는 ‘등촌샤브샤브칼국수’라는 체인음식점 상호로 잘 알려져 있지만 처음 버섯칼국수를 선보인 사람은 1983년 당시 등촌동에서 ‘등촌칼국수’를 열었던 최월선(62)씨.
‘칼국수는 국수만 먹는다’는 생각을 뒤엎고 버섯과 채소, 밥까지 먹을 수 있는 버전으로 발전시켰다. 게다가 싼 값에 든든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 맛의 비결
최씨는“레시피는 노하우다. 절대 밝힐 수 없다”면서 “하지만 맛의 비결은 한가지다. 마늘이다”고 말한다. 육수에도 다진 마늘을 많이 넣고, 김치에도 다진 마늘을 “무지막지하게” 넣는단다. 마늘을 최대한 많이 넣는 것이 김치 맛을 좌우한다는 이야기다. 육수에 대해서는 “할머니가 칼국수를 자주 해주셨는데 된장과 고추장을 섞은 양념장을 푼 얼큰한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주던 것이 생각나서 적용해봤다”고 설명했다. 육수의 베이스는 사골 원액을 사용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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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칼국수
멸치칼국수 명가
“어메가 집에서 만들어주던 그 맛이지? 손으로 치대고 치대서 칼로 썰어서 말이야. 힘들어도 그렇게 해야 어메가 해주던 그 맛이 나제.” 24년간 종로 3가에서 멸치칼국수를 팔아 온 강전석(80)할머니는 “집에서 뚝딱 만들어 먹던 소박한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소신이 있다. 유난히 담백하면서도 깊은 멸치육수 맛이 유명하다. 점심시간이면 골목 입구부터 줄을 서야 한다. 쫄깃한 면발을 후루룩 먹은 뒤 대접을 들어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해장국이 따로 없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자칫 ‘맛이 심심하다’ 할 수 있겠으나 끝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평이다.
■ 맛의 비결
밀가루 20kg ·물 5리터 ·소금 조금을 넣고 손으로 수십 번 접고 눌러 반죽을 최대한 쫄깃하게 만드는 것이 비법이다. 파뿌리 ·무·양파·표고버섯·다시마·멸치 등을 광목에 담고 3시간 정도 우려낸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낸다. 크기가 작거나 어린 멸치로 육수를 만들면 자칫 비린내가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큰 멸치를 사용한다. 김치는 매일 담그는데, 고춧가루 ·다진생강·젓갈·새우젓·다진마늘 등을 넣어 만든 다대기를 1시간 정도 숙성시켰다가 배추와 버무려 만든다.
[백년명가 ③] “칼국수집 김치, 조미료 안 넣고 맛 낼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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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맛 없는 칼국수집 치고, 장사 잘 되는 집 못 봤다.’. 그렇다. 소문난 칼국수집의 김치는 유난히 맛있다. 쫄깃쫄깃한 칼국수 면발 위에 아삭한 김치 한 점을 올려 먹으면 ‘음식 궁합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명가 사장들에게 김치 맛의 비결을 물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칼국수집 김치는 집에서 담가 먹는 김치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첫째, 칼국수 명가에서는 한결같이 ‘매일 김치를 담근다’는 나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다. 아침에 손님에게 그날 팔 분량만 김치를 담가 놓는 것. 그야말로 겉절이기 때문에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청량감과 신선함을 주고, 유난히 붉은 고추가루 색이 군침을 돌게 한다.
40년 전통의 바지락칼국수집 ‘찬양집’의 윤순병(57)사장은 “통고추를 직접 갈아 물에 불려서 쓰면 고추가루가 물을 먹어 색이 불그스름해진다”면서 “고추가루·마늘·생강·새우젓·간 양파 등을 섞어 만든 다대기를 냉장고에 넣어 24시간 정도 숙성시키면 맛도 모양도 최고”라고 말한다.
둘째, 마늘을 ‘최대한’ 많이 넣는다
명가의 김치 레시피를 분석해 본 결과 ‘다진 마늘’의 양이 고추가루와 맞먹을 정도로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할머니칼국수는 고추가루 6kg에 다진 마늘이 5kg나 들어간다. 최월선등촌버섯매운탕칼국수의 최월선(62)사장은 “정확한 양은 밝힐 수 없지만 버섯칼국수 육수·김치 맛 모두 마늘이 좌우한다”면서 “칼국수집 김치는 고추가루가 아니라 다진 마늘로 버무린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산칼국수 김인성(48) 2대 사장도 “고추가루 비율과 다진 마늘의 비율은 같거나 어쩌면 다진 마늘이 더 많을 수도 있다”며 “다진 마늘을 많이 넣을수록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기 때문에 많이 넣는다”고 말한다.
셋째, 칼국수 맛과 궁합이 맞아야지.
아무리 맛있는 김치라도 칼국수의 맛과 어울리지 않으면 소용없는 법. 흥미롭게도 몇몇 칼국수 명가는 칼국수와 김치 맛의 궁합을 맞추기 위해 칼국수 육수를 김치에 넣어 만들고 있었다.
취재한 명가 중 유일하게 ‘익은 김치’를 내놓고 있었던 인천의 ‘초가집칼국수’. 박현주(42) 2대 사장은 “바지락 삶은 물로 다대기를 만들어 김치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바지락 육수가 김치에 깊은 맛을 내고, 비슷한 풍미 때문에 왠지 칼국수가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설명. 바지락칼국수집 찬양집도 바지락과 멸치로 낸 육수를 물 대신 넣어 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넷째, 약간의 조미료는 예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화학조미료는 얼마나 들어가느냐?”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쓰지 않는다”였다. 그러나 꼬치꼬치 캐물어보니 소량을 넣거나 '간접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산칼국수 김인성(48)사장은 "솔직히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맛을 낼 자신이 없다. 250명분 김치에 종이컵의 3분의1 정도의 조미료를 넣는다"고 털어놨다.
할머니칼국수의 조순희(55) 2대 사장 역시 "시중에서 파는 젓갈과 액젓을 사서 김치를 담그게 되면 화학조미료를 따로 넣을 필요가 없다. 그 안에 어느 정도의 조미료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방수진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그 밖의 소문난 내공의 국수 맛집
선릉설렁탕
설렁탕 메뉴를 내는 곳이기 때문에 칼국수 육수에도 설렁탕 국물을 사용해 국물이 유난히 진하다. 장칼국수는 칼국수 육수에 된장이나 고추장을 풀어 진하고 칼칼하게 말아낸 것인데, 주로 강원도에서 많이 먹는 음식. 멸치 감칠맛이 나는 버섯장칼국수 안에 버섯은 표고버섯이 전부지만, 고명으로 굵게 다진 파와 풋고추, 깨소금, 김가루 등이 먹음직스럽게 올라간다. 조밥을 함께 주는데, 양질의 쌀과 조를 적절히 섞어 찰지게 지었다.
한그릇에 6천원. 24시간 운영. 주차가능. 선릉역 스타라이브러리 건너편
문의 02-552-3224
맛자랑
닭칼국수, 해물칼국수, 콩국수, 만두 등을 전문으로 하는 집. 마늘과 고춧가루를 듬뿍듬뿍 넣은 강한 맛의 김치 겉절이가 반찬의 전부지만, 푸짐하게 한가득 내오는 칼국수의 양을 보면 흐뭇해지는 곳. 이집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닭칼국수. 닭을 장시간 푹 고운 국물을 기본으로 닭고기를 잘게 찢고, 김, 파, 계란, 실고추, 다대기 등의 고명을 얹어낸다. 닭칼국수가 걸죽하고 기름기가 많은 데 비해 해물칼국수는 깔끔하면서도 얼큰한 국물이 일품이다. 자잘한 해물들만 가득넣어 씹히는 질감이 거의 없는 다른 식당의 해물칼국수들에 비해 큼직한 가리비와 왕새우를 넣는 센스를 보여주는 집. 한여름철엔 농도 짙은 콩국수로 유명한 집이기도 하다.
한그릇에 5천원. 대치동 은마아파트 15동 건너편 국민은행 뒷집
문의 02-563-9646
혜화칼국수
진한 사골국물로 끓여낸 맛있는 칼국수집. 밀가루 반죽을 늘려서 손수 썬 면을 넣고 끓여낸다. 총총 썬 호박과 파, 양지머리 고기로 고명을 얹은 칼국수 면발의 부드러움이 압권이다. 다진 파를 고춧가루와 참기름으로 버무려 만드는 양념장도 묵힌 맛이 아니라 바로바로 만들어 내 생기가 있다. 부추김치와 양념을 듬뿍 넣어 만든 배추김치가 함께 나온다. 장마철이면 한맛 더 나는 빈대떡은 물론이고, 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해서 바싹 구워내는 '바싹불고기'도 인기 메뉴.
한그릇에 5천원. 혜화동 로타리 SK주유소와 파출소 사잇길 직진 왼편
문의 02-743-8212
성북동 우리밀국시
우리밀로 만든 쫄깃한 면발과 한우 사골, 양지로 우려 낸 국물맛이 일품인 칼국수집. 언제 가더라도 맛볼 수 있는 열무김치, 부추김치, 배추김치는 까다로운 손맛이 느껴지고 잡스런 맛이 나지 않아 칼국수와 더욱 잘 어울린다. 질박하면서도 단정한 사기 그릇에 담아 나오는 칼국수 외에도 감자전과 문어, 수육 같은 안주거리도 추천할 만 하다.
서울과학고 성곽 근처
문의 02-745-3764
고향집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과 인근 지역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로 각광받는 곳이라 전통의 진한 맛과 깔끔한 서울식 상차림이 특징이다. 진하게 끓인 청국장과 소주한잔과 곁들인 꼬들꼬들한 수육도 인기지만, 비오는 날에는 이 집의 소탈한 칼국수도 추천할 만하다. 육수 비법이 특별나거나 화려한 고명 같은 꾸밈은 없지만, 파와 고추, 마늘 등을 넣은 다대기를 갓 만들어 칼국수 위에 살짝 얹어 내온 모양이나 맛이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그것이다.
논현동 관세청 사거리 부근
문의 02-543-6363
남대문 칼국수
남대문 먹자골목(칼국수골목) 10호를 차지하고 있는 칼국수 집으로 정확한 상호명은 없다. 두 평 남짓 가게에 의자 여덟 개로 쉴 새 없이 손님을 맞는 이곳에서 아줌마 두 분이 20여년째 냉면과 칼국수를 팔고 있다. 냉면을 시키면 작은 그릇에 칼국수가 곁들여 나오고, 칼국수를 시키면 냉면이 곁들이로 나오는 인심 푸짐한 곳.
유부, 고추, 호박, 김에 깨를 쏟아붓다시피 한 멸치국물 진한 손칼국수는 한그릇에 3천5백원.
문의 02-775-5178
두루
학동 사거리 탑웨딩 뒷편에 자리잡은 안동지방 토속음식 전문점. 전통과 품격을 자랑하는 안동 양반가의 음식 맛을 제대로 살려낸 이곳은 메뉴는 단출하지만 맛과 정성이 듬뿍 들어가 있다. 국수의 사투리 '국시'는 소고기를 우려낸 깔끔하고 단백한 국물 맛이 돋보이며 콩국수, 김치말이 국수 등 별미로 즐길만한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음식 맛과 더불어 전통의 문양과 색감에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런 인테리어도 감상 포인트.
국시 한그릇에 8천원.
문의 02-3443-5834
송옥
1층에 탁자 4개, 2층에 탁자 5개가 전부인 작은 식당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무서울만큼 가파르다. 우동스러운 두툼한 면발과 튀김옷 튀김, 오뎅 등이 들어가는 옛날식 가락국수를 재현하는 집으로 40년을 국수요리 메뉴로만 영업할 만큼 한길을 달려왔다. 여름철 점심시간이면 근처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먹을 만큼 푸짐한 모밀국수와 콩국수의 인기도 높다.
따뜻하게 나오는 메밀송옥국수 한그릇에 5천원.
중구 남대문로4가 조흥은행 뒤
문의 02-752-3297
곰돌이 참국수
크고 깊은 빨간 그릇에 엷은 갈색 국물이 한가득 담겨 나오는 참국수. 명동에서의 아성을 서초점 역시 이어가고 있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에 간장으로 간을 하고, 소면보다는 약간 굵으면서도 탄력있는 면발에 얇게 저민 쇠고기와 쑥갓, 파를 얹어 내온다. 샤브샤브를 먹고나서, 면을 추가해 한소쿰 끓여낸 국수를 먹는 느낌이다. 종지크기 만한 김치를 일인당 하나씩 주는데, 김치가 모자랄 새라 부르기도 전에 알아서 챙겨주는 센스가 있다. 특이하게 치킨 메뉴를 함께 하고 있다.
참국수 한그릇에 5천원.
교대역 4번출구 센트럴플라자와 우리은행 사이골목 50m
문의 02-536-3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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