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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오봉산

박연서원 2021. 5. 14. 14:32

 

정상에서 득량만 노을 감상, 이국적인 암릉 풍경 펼쳐져

오봉산五峰山(343.5m)은 득량만 바닷가에 접해 있는 바위산이다. 다섯 개의 봉우리를 지녔다는 것은 그만큼 산의 굴곡이 크다는 것이다. 규모만 작을 뿐 암릉과, 계곡, 폭포 등 명산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산의 노을 전망대는 정상이다. 서쪽으로 일림산과 제암산이 있어 바다 너머로 지는 해넘이는 없지만, 남해 바다와 접해 있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조화로운 노을을 볼 수 있다. 표지석이 있는 정상 바로 아래에는 전망데크가 있어 텐트 몇 동을 칠 수도 있다. 

오봉산의 명소는 칼바위와 용추폭포, 그리고 인근의 ‘작은오봉산’이다. 칼바위는 독수리 부리처럼 날카롭게 생긴 모양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띈다. 칼바위 안쪽에는 동굴 같은 틈이 있는데 바닥이 평탄해 여기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이들도 있다. 산 입구에서 1km 내외라 가깝고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용추폭포는 20여 m 높이에서 물줄기가 떨어진다. 오봉산 바로 옆 작은오봉산(288.2m)도 걸출하다. 형제처럼 마주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오봉산의 석질은 점판암slate(시골집 구들장용)이 주층을 이루고 있지만 작은오봉산은 역암덩어리로 구성되어 있다.

오봉산은 낮지만 뻔한 풍경이 반복되지 않는다. 포물선 형태의 능선길 곳곳마다 풍경이 다르다. 또한 경치 좋은 곳과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3~4m 높이의 돌탑이 세워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돌탑은 보성군에서 지원해 개인이 쌓았다고 한다. 납작한 방돌로 정교하게 쌓여 있는 돌탑은 하산지점까지 50개 가까이 세워져 있다.

작은오봉산의 매력은 오목조목한 암릉의 조화에 있다. 암벽 아랫부분이 깎여 있는 니치niche 지형과 구상풍화球狀風化의 절정을 보이는 장구바위, 누에바위, 외계인바위 등이 마치 기암 전시장 같다. 득량역 뒤에 있는 방죽안마을에서 하작마을 오봉사五峰寺까지 가는 작은오봉산 산행은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오봉산은 들머리를 어디에서부터 잡느냐에 따라 걷는 정도가 달라진다. 편하고 여유롭게 즐기려면 주차장 근처 용추폭포에서부터 출발한다. 고도가 꾸준히 내려가기 때문이다. 반면 득량남초등학교에서 출발하면 계속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어느 방향이나 바다와 암릉이 빚어내는 해벽 풍경은 최고다.

득량남초등학교 정문 앞에 산행 안내판이 있다. 언덕을 5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능선을 올라타면 왼편으로 광활한 간척지가 펼쳐지며 시원한 조망이 터진다. 득량만 간척지는 전남 최대의 간척지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득량 금능에서 고흥군 대서까지 8km 바다를 막은 뒤로 거대한 농토가 생겼다.

 

오봉산은 산길 곳곳에 돌탑이 많다. 보성군의 지원을 받아 개인이 세웠다고 한다.

 

정상 버금가는 풍광이 여기서 드러난다. 고흥반도 일대 섬들을 비롯해 일직선으로 뻗은 득량만 방조제와 조성면 일대가 훤히 보이고 그 뒤로 호남정맥 방장산(532.9m)과 주월산(556.9m), 벌교 존제산(712m)이 힘차게 지나간다. 오봉산은 전체적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정표도 적재적소에 있다. 한껏 내려갔다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지만 바다가 주는 시원한 전경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잠깐 오르면 굴 따는 도구인 ‘조새’를 닮은 조새바위가 있다. 다시 20분 정도 지긋하게 걷다가 급경사면 위에 거대한 암봉을 만난다. 코끼리의 등 같은 낭떠러지와 돌탑, 바다, 간척지가 빚어낸 한 폭의 이국적인 그림이다.

칼바위로 내려가는 갈림길은 채석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돌조각이 지천이라 미끄럼에 주의해야 한다. 거대한 암벽을 만나 우측으로 돌아가면 곧장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있다. 어른 2명이 서서 들어갈 수 있는 7m 정도의 통로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넓어진다. 50명은 족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며 여기서 야영하는 이들도 있다.

암벽에는 마애불이 희미하게 음각되어 있다.

칼바위의 위용은 능선에 올라서면 알 수 있다. 거대한 판석이 3개로 날카롭게 쪼개진 모습은 보기에 따라 버선 같기도 하고 익룡이 날아갈 듯한  모양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는 푹신한 촉감의 오솔길에 굴참나무, 철쭉 등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능선에서 본 칼바위. 거대한 독수리부리 모양을 하고 있다.

 

화강암으로 만든 작은 표지석이 서 있는 정상은 판석이 비스듬히 누워 있는 절벽 위의 전망대다. 정상 바로 아래의 전망데크에서 고흥반도 두방산, 팔영산까지 두루 조망된다. 황토자갈길 숲을 따라 내려가면 용추폭포다. 계곡은 협곡 좌우 석벽의 위용이 위압감을 느낄 정도로 웅장하다. 용추교 건너 임도를 따라 1.4km 정도 내려가면 주차장이다.

득량역에서 산행을 시작해 작은오봉산과 오봉산을 차례로 종주하면 12km 거리에 6시간 정도 걸린다. 득량남초교에서 산행을 시작해 용추폭포로 하산하는 코스는 8km이며 4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보성읍내 보성터미널에서 득량역 앞을 지나 월평(득량남초교)을 경유하는 버스는 1일 8회(4:30, 6:50, 7:10, 8:00, 10:00, 12:50, 17:20, 19:40) 운행한다.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보성행 버스는 토·일요일 2회(8:10, 15:10) 운행하며 평일에는 15:10 버스만 운행한다.

광주 유스퀘어터미널에서는 보성행 버스가 1일 (06:30~20:45 30~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요금 7,100원. 1시간 소요. 문의 보성택시(061-852-2525). 득량택시(하산 후 보성읍내 나갈 때 이용 061-853-7001).

 

숙식(지역번호 061)

득량면사무소 인근에 중국음식점 득량반점(853-8857)과 냉면·해물탕 전문 송죽식당(853-7347)이 있다. 별미는 오봉산에서 가까운 벌교의 꼬막정식이다.

찬바람 부는 11월부터 4월까지 제철음식이 바로 꼬막이다. 여자만과 득량만 일원의 꼬막은 전국에서도 맛 좋기로 유명하다.

꼬막정식 1인분 1만5,000원 선. 꼬막 전문점 3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숙소는 강골마을의 한옥민박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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