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기타연습실

제비꽃(Violet) - 조동진

박연서원 2019. 4. 12. 09:24

제비꽃(Violet)

                                                                           작사‧작곡‧노래 : 조동진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작은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 때 너는 많이 야위였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 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 너머 먼 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밤중에도 깨어있고 싶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동진


조동진 & 장필순


장필순


Album Title : MBC 드라마 '킬미힐미' OST
Track Title : 제비꽃(Manchurian Violet)
Artist : 지성 (Ji Sung)

Release Date: 2015-03-05


영화 '각설탕' OST
임수정


강지민



조동진이 캐나다의 저 유명한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을 연상시킨다면 장필순은 겉모습 자체나 허스키한 목소리 그리고 노래의 색깔에 이르기까지 영낙없이 멜라니 사프카를 빼 닮았다. <제비꽃>은 애초에 조동진의 노래였지만 고백컨대 나는 장필순이 부른 <제비꽃>을 더 좋아한다. 조동진의 제비꽃이 저물녘의 비애나 애수를 간직하고 있다면 장필순의 제비꽃엔 새벽녘의 수줍음과 영롱함이 물씬 묻어난다. <여자의 일생>은 D.H 로렌스가 쓴 소설의 제목이지만 제비꽃 역시 소녀에서 숙녀를 거쳐 원숙한 중년에 이르는 한 여자의 생애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같은 여자가 부르는 노래가 성이 다른 중년의 남자가 부르는 노래보다 가슴에 더 진하게 와 닿는 까닭은. 물론 거기엔 장필순이라는 가수가 소유하고 있는 재능과 개성이 큰 영향을 미친 탓이겠지만. 아무튼 장필순의 대표곡을 제비꽃 하나로 규정짓기엔 많은 무리가 따른다 하더라도 그것이 리메이크 곡임을 감안할 때 원곡이 미처 집어내지 못한 새로운 감성의 영역을 다른 각도에서 표현했다는 자체가 놀랄만한 성과가 아닐까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은 작가 김승옥이 <무진기행>을 처음 발표했던 당시, 벌집을 쑤셔놓은 듯 문단을 발칵 뒤집어놓으며 유포시켰던 '감수성의 혁명'에 버금가는 '감수성의 반란'이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또 하나의 인간학을 위한 저항과 투쟁의 대열에 서서 치열하게 싸우는 학문의 한 부류라면 기꺼이 연대와 지지의 의사를 보내고 싶다. 장필순은 범박하게 말하자면 페미니즘의 최전선에 서서 투쟁하는 전사는 아니다. 오히려 여리고 연약한 것들에게 보내는 그의 눈길은 철저한 이론과 사상으로 중무장한 페미니스트들이 보기엔 너무나 나약하고 감상적이다. 풀잎 같은 가녀림으로 아무도 없는 벌판에 홀로 피어있는 들꽃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감수성은 그러나 편협하게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는다. 그것은 그녀가 넓고 깊이 보기 때문일 것이다. 21세기는 절망적이지도 희망적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코스모스>의 저자였던 우주학자 칼 세이건은 일찍이 미국의 유명한 과학잡지 '사이언티스트'지에 그가 죽기 몇 달 전 인터뷰 기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21세기가 생명의 고귀함을 축으로 공생과 상생(相生)의 원리가 지배하는 영성으로 충만한 시대가 될 것임을 예언하였다. 그리고 그 시대는 여성의 힘이 모든 우주적인 법칙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리라 믿었다. '나타쿠'는 중국신화에 등장하는 영혼이 없는 신의 이름이다. 몸은 인간이지만 마음이 없다. 감정이 없으니 슬픔도 괴로움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 사랑도 증오도 모르는 단지 살아있을 뿐인 생명체는 성별이 없는 무성체이자 모체를 통하지 않고 세상에 내던져진 생명체나 다름없다. 그것은 인공지능과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인간이 창조한 인간이다. 장필순의 음악은 영혼이 존재하지 않는 이 비정한 세계의 현실을 거부하고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는 꿈을 꾸는 사람이다. 꿈에서 또 다른 꿈으로 건너간다. 꿈에 사로잡히고 꿈속에서 잠들고 마침내 그 꿈을 읽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여성이라는 존재를 향하여 내미는 그의 손길은 조동진과 마찬가지로 순수의 비좁은 담을 넘어 영원을 지향한다. 3집 음반에 실려있는 <가난한 그대 가슴에>가 그랬고 <넓고 좁은 세상 속에서>가 그랬고 <내가 좇던 무지개>와 <강남 어린이>가 그랬다. 3집 음반은 순수한 영혼의 불멸성을 꿈꾸는 장필순 음악의 결정체다. 꿈과 추억과 회상의 슬픈 애가인 그녀의 노래는 시인이 시를 쓰듯 우주와 교감한다. 나는 그의 음악에 하나의 레테르를 달아주고 싶다. 그 레테르의 이름은 '꽃과 숨의 시학'이다.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날 때 우주는 조그맣게 숨을 쉰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는 그 숨은 낮고 평화롭기 그지없다. 숨이 멈추는 순간, 꽃은 떨어지고 세상은 사라진다. 꽃의 개화와 낙화는 그 자체가 숨의 일생이다. 숨은 어느 한 순간 머무를 순 있지만 숨의 운명은 머문 듯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한 송이의 제비꽃을 떠올리는 나는 지금 숨이 차다. 숨이 차오르고 있다. 꽃이 나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Pilgrimage For Art]에서


고깔제비꽃


금강제비곷


남산제비꽃


단풍제비꽃


벌레잡이 제비곷


삼색제비꽃


알록제비꽃


왜제비곷


투구제비꽃


호제비꽃


흰접제비꽃


흰제비꽃


노란 제비꽃

















이하 여러가지 제비꽃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