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1번 '겨울날의 夢想 (겨울의 白日夢)'

박연서원 2016. 8. 16. 07:46

Symphony No.1 in G minor, Op.13 'Winter Daydreams'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제1번 '겨울의 白日夢 / 겨울날의 夢想'

Pyotr Il'ich Tchaikovskii 1840∼1893

 

1.  Allegro tranquillo g-moll ; (Dreams of a Winter Journey)
2. Adagio cantabile ma non tanto ; (Land of Desolation, Land of Mists)
3.  Allegro scherzando giocoso ; (Scherzo)

4.  Andante lugubre. Allegro maestoso ; (Finale)

Vladimir Fedoseyev, cond.
Moskow Radio Symphony Orchestra
Recorded live at the Alte Oper Frankfurt, 1991.

 

I. Allegro tranquillo (0:00)
II. Adagio cantabile (12:17)
III. Scherzo. Allegro scherzando giocoso (24:45)

IV. Finale. Andante lugubre (32:53)

Yuri Temirkanov, cond.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I. Allegro tranquillo
II. Adagio cantabile ma non tanto
III. Scherzo. Allegro scherzando giocoso

IV. Finale. Andante lugubre - Allegro moderato - Allegro maestoso - Andante lugubre - Allegro vivo

Paavo Järvi, Dirigent(cond.)
hr-Sinfonieorcheste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1악장 (Allegro tranquillo) '겨울 여행의 꿈들'

 

 

Christoph Poppen, cond.

Deutsche Radio Philharmonie

Saarbrücken, 2007

 

G단조, 2/4박자. 첫 악장의 표제는 ‘겨울 여행의 꿈들’이다. 먼저 러시아 풍의 제1주제가 플루트와 파곳에서 등장하여 활기찬 리듬을 타고 흐른다. 마치 트로이카(세 필의 말이 이끄는 러시아 썰매)가 경쾌한 방울소리를 울리며 눈밭을 가로지르며 달려 나가는 듯하다. 클라리넷으로 제시되는 제2주제는 한결 유려한 느낌으로 차이콥스키 특유의 우수를 머금고 있다. 때론 상쾌하고 때론 긴박하며 때론 신비롭기까지 한 겨울날의 여행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2악장 (Adagio cantabile ma non tanto) '황량의 땅, 안개의 땅'

 

 

Christoph Poppen, cond.

Deutsche Radio Philharmonie

Saarbrücken, 2007

 

E플랫장조, 4/4박자. 둘째 악장의 표제는 ‘황량한 땅, 안개의 땅’이다. 약음기를 끼운 현악기들의 은밀한 합주로 시작되는 아다지오 칸타빌레의 느린악장으로, 오보에에서 흘러나와 점차 현악기들로 번져 나가는 러시아 풍 선율이 사뭇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마치 안개가 피어오르듯 몽환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매혹적인 악장이며,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호른 연주도 인상적이다.

 

3악장 [Scherzo (Allegro scherzandi giocoso)]

 

 

Christoph Poppen, cond.

Deutsche Radio Philharmonie

Saarbrücken, 2007

 

C단조, 3/8박자. 셋째 악장은 앞선 악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환상적인 스케르초 악장이다. 세분된 바이올린 파트와 목관 사이를 오가는 주선율이 현의 피치카토와 어우러지며 경묘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자아내는 스케르초도 흥미롭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표정 풍부한 선율을 차이콥스키 특유의 춤곡 리듬에 실어 노래하는 트리오의 낭만적인 풍미가 특히 일품이다.

 

4악장 [Finale (Andante lugubre-Allegro maestoso)]

 

 

Christoph Poppen, cond.

Deutsche Radio Philharmonie

Saarbrücken, 2007

 

G단조, 4/4박자. 마지막 악장은 비장한 느낌을 주는 느린 도입부로 시작된다. 이 부분에서 현악기에 흐르는 선율은 1861년 카잔에서 학생운동이 일어났을 때 불렸던 민중가요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이 선율은 주부에서 제2주제로 다시 등장하는데 그때는 다분히 선동적인 느낌이다. 주부는 두 개의 박진감 넘치는 주제를 바탕으로 하여 격정적으로 전개되는데, 특히 재현부 이후의 흐름이 무척 이채롭고 인상적이다. 즉 제2주제가 재현되다가 말고 다시 도입부의 악상으로 돌아갔다가, 점진적인 고조를 통해서 더욱 거창하고 눈부신 클라이맥스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1866년에 작곡된 차이코프스키의 나이 26세에 작곡한 초기 작품이다. 차이코프스키가 모스크바음악원에서 교수로 활동할때 작곡했다. 전통적인 4악장 구성으로 다른 작품에 비해 완성도는 약간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각 악장에는  차이코프스키가 붙인 표제가 붙어있다 .

 

1악장에는 겨울 여행의 몽상 (겨울날의 환상)

2악장에는 음산한 땅, 안개의 땅 (어둠에 땅, 안개의 땅)

3악장 춥고 오랜 겨울 여행에 지친 여행자의 꿈들

4악장 꽃망울이 열리고 

 

어떠한 이유에서 이러한 암시적인 표제를 붙였는지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으나 겨울로 상징되고 있는 조국 러시아의  대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추측들을 한다. 러시아 국민악파의 작곡 수법을 수용하고 있고 민요풍의 선율이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다. 마지막 악장에서는 대중의 혁명가를 차용하고 있다.

 

 

러시아의 수도 페데르부르크(Petersburg)를 흐르는 두꺼운 얼음위를 아까부터 한 남자는 응시하고 있다. '인생이란 무얼까? 무엇이 나로하여금 나로 살 수 있게 한단 말인가? 내마음에는 예술에의 정열이 불타고 있는데 밤마다 이곳 저곳을 헤메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육체는 젊었으나 그의 마음은 겨울이었고 네바강의 얼음을 깨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깊은 상념속에서 힘없이 집으로 돌아온 청년 차이코프스키, 그런데 그를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는 그렇게도 반대하던 음악가에의 길을 허락하는 것이 아닌가? 1865년 페데르부르크 음악원의 제1회 졸업생 명단에는 차이코프스키가 들어 있었고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 학장으로 있는 모스크바 음악원의 화성학 교수로 부임케 되니 그의 나이 26세였다.

모스크바 음악원의 생활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을 뿐아니라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교류는 그로하여금 민족음악에 대한 눈을 뜨게 해 주었다. 그러나 낮에는 학교에서 강의로 시간을 보내고 밤이면 늦게까지 창작에 심혈을 기울이자 점차 그의 건강은 약해져 피로가 극에 다달았음에도 1868년 겨울교향곡 제1번 g단조 작품13 '겨울의 몽상'을 작곡하였다.

지평선 너머로 해저무는 넓은 광야, 무섭고도 매몰찬 눈보라속의 고독, 사랑하는 조국의 자연과 민족애의 서정을 담은 교향곡 제1번은 그에게 있어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생명이었다.

제1악장은 겨울나그네 몽상으로 겨울의 추위속을 뚫고가는 나그네의 고독한 정경을, 제2악장에서는 음침한 땅 안개낀 땅의 어두운 광야의 소리를 그리고 있는 이 곡은 겨울의 의미를 환상적 내음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

 

순탄치 않았던 작곡 과정

 

1865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차이코프스키는 그 이듬해부터 모스크바 음악원의 화성학 교수로 일하게 되었다. 당시 개원 준비 중이었던 모스크바 음악원의 책임자는 그의 스승인 안톤 루빈스타인의 동생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었는데, 차이콥스키가 첫 교향곡에 도전한 데에는 아마도 니콜라이의 권유와 격려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재학 시절의 차이코프스키.

 

1866년 봄, 차이코프스키는 음악원 시절의 작품인 <서곡 F장조>가 성공을 거두자 용기를 얻어 생애의 첫 대작인 교향곡 1번의 작곡에 착수했다. 그는 밤낮 없이 스케치에 매달렸는데, 교수로서의 업무를 병행하다 보니 얼마 못 가서 체력이 바닥났다. 그런 상황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졸업 작품인 칸타타 <환희의 송가>가 혹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는 신경쇠약에 걸리고 만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과 두통, 그리고 환각에 시달리면서도 작업을 이어나갔다. 때로는 교향곡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엄습해 왔지만, 그 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 그는 작업을 일단락지었다.

그러나 그가 안톤 루빈스타인에게 작품을 보이며 자문을 구했을 때 스승의 반응은 냉담했다. 안톤은 제자에게 작품을 고쳐 쓰라고 말했고, 차이콥스키는 그 충고를 받아들여 가을과 겨울에 걸쳐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스승의 반응은 중간 두 악장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12월에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시연에서는 스케르초 악장만 단독으로 연주되었는데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두 달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느린악장과 스케르초 악장이 연주되었을 때는 청중이 상당한 호응을 보냈다. 이때 지휘를 맡은 이가 바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이었는데, 아마 니콜라이의 호의와 격려가 없었다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에 대한 도전은 첫 단계에서 그냥 좌초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차이코프스키의 첫 교향곡은 1868년 2월 15일,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당연히 니콜라이에게 작품을 헌정했다. 그리고 그는 1874년에 이르러 작품에 추가적인 개정을 가했고, 이 최종 개정판은 1883년 12월 1일 모스크바에서 막스 에르트만스되르퍼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당시 차이코프스키는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러모로 미숙한 작품이지만, 본질적으로 보다 성숙된 작품들보다 재료 면에서 더 풍부하고 낫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