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비발디 / 12협주곡「조화(調和)의 영감」 Op.3

박연서원 2016. 4. 26. 09:26

12 Concerto "L‘estro Armonico" Op.3 No.1~12

비발디 / 12협주곡「조화(調和)의 영감」Op.3 No.1~12

Antonio Vivaldi, 1678∼1741 

 

12 Concerto in D major "L‘estro Armonico" Op.3 No.1, RV 549

 

12 Concerto in D major "L‘estro Armonico" Op.3 No.1, RV 549

I. Allegro - (0:00)
II. Largo e Spiccato - (2:48)
III. Allegro - (5:20)
Jeanne Lamon, cond.

Tafelmusik Baroque Orchestra

 

첫 악장에서 비발디의 독창적인 형식과 음악의 기본 형식을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수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1, 제2 바이올린은 모방적 테마로 시작되나 이것의 8분음표 장식음은 솔로 바이올린과 솔로 첼로가 16분음표 장식음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투티(총합주곡)에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중간 악장에서 솔로 바이올린이 비올라의 반주로 장식음을 연주하는 동안 Octavee Unison 의 테마는 Ritomello를 3번 반복한다. 이 작품은 생생하고 광범위한 9/8박자의 악장으로 끝을 맺게 되는데 여기에서 잠시동안 솔로와 투티는 일치하는 테마적 요소를 갖게되며 이 요소는 긴 솔로 부분에서 장식음과 Passage Work로 확산되어 가는 것이다.

 

1악장 : 알레그로 D장조 4/4 박자

투티의 솔로가 교체하는 리토르넬로 형식인데, 이 악장은 투티가 아니고 솔로로 시작된다. 즉, 리토르넬로 주제가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리토르넬로의 부분은 다만 화음을 새기기만 하는 평범한 것으로 그 단조로움을 보충하기 위해 독주 첼로가 저음을 16분음표로 잘게 파라프레이즈해 가는 통상의 리토르넬로 형식과는 다른 점이 있다.


1악장 (Allegro)

 

2악장 : 라르고 에 스피카토 b단조 3/4박자

역시 투티와 솔로의 교체로 구성되어있다. 투티는 3회 있고 전악기의 유니즌으로 묵직하게 연주된다. 그 사이에 낀 솔로는 투티와 대조적으로 16분음표의 가벼운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악장에서는 제1, 제2바이올린만이 솔로를 담당하고 있다.


2악장 (Largo e spiccato)

 

3악장 : 알레그로 D장조 3/4박자

4회의 솔로와 4회의 투티가 서로 교환되고 리토르넬로로, 제1악장과 마찬가지로 솔로로 시작된다. 솔로의 선율은 처음 3마디는 짧지만, 차차 발전해서 긴 선율이 된다. 투티는 3회째를 제외하고는 이 선율은 바이올린 4부의 유니즌으로 연주된다. 독주 바이올린의 활약이 특히 눈에 뜨이는 무곡풍의 악장이다.


3악장 (Allegro)

Roberto Michelucci(로베르토 미켈루치, 이태리) 연주

 

12 Concerto in G minor "L‘estro Armonico" Op.3 No.2 RV.578

 


1악장 (Adagio E spiccato)
Europa Galane
Fabio Biondi, Violin & director
Issabella Longo, Violin / Enrico Casazza, Violin
Raffaello Negri, Violin / Maurizio Naddeo, Cello

 


2악장 (Allegro)
Europa Galane
Fabio Biondi, Violin & director
Issabella Longo, Violin / Enrico Casazza, Violin
Raffaello Negri, Violin / Maurizio Naddeo, Cello

 


3악장 (Larghetto)
Europa Galane
Fabio Biondi, Violin & director
Issabella Longo, Violin / Enrico Casazza, Violin
Raffaello Negri, Violin / Maurizio Naddeo, Cello

 


4악장 (Allegro)
Europa Galane
Fabio Biondi, Violin & director
Issabella Longo, Violin / Enrico Casazza, Violin
Raffaello Negri, Violin / Maurizio Naddeo, Cello

 

12 Concerto in F major "L‘estro Armonico" Op.3 No.7, RV 567

 


1악장 (Andante)
I Musici, Roberto Michelucci

 


2악장 (Adagio)
I Musici, Roberto Michelucci

 


3악장 (Allegro)
I Musici, Roberto Michelucci

 


4악장 (Adagio)
I Musici, Roberto Michelucci

 


5악장 (Allegro)
I Musici, Roberto Michelucci

 

12 Concerto in B minor "L‘estro Armonico" Op.3 No.10 RV.580

 

제1악장 : Allegro b단조 4/4박자

우선 형을 깨뜨리고 두 개의 바이올린 솔로로 시작하는 합주 협주곡이다.


1악장 (Allegro)
I Musici

 

제2악장 : Largo

3/4박자로서 B장조로 시작하여 중간부에 Larghetto의 b단조 중간부에 있는 세도막 형식이다.


2악장 (Largo - Larghetto - Largo)
I Musici

 

제3악장 : Allegro b단조

투티로 시작하는 지그와 비슷한 6/8박자의 종곡이다.


3악장 (Allegro)
I Musici

 

협주곡「조화(調和)의 영감」Concerto “L'Estro Armonico" Op.3

 

비발디는 협주곡의 형태 즉, 빠름, 느림, 빠름의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 구성을 확립했다. 제3번 “화성의 영감” (또는 ‘조화의 영감’이라고도 불림)이라는 제목의 협주곡집은 비발디의 걸작중의 하나로 꼽히며, 바하나 헨델 등의 창작에 커다란 지주가 된 작품으로서 12곡으로 이루어졌고, 각각 다른 독주악기와 관현악이 합주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곡은 5부의 현악 오케스트라에 네개의 바이올린이 독주악기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흔히 「네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으로 불려지는데, 요한 세바스찬 바하가 이 곡을 A단조로 옮겨서 자기의 「네개의 쳄발로를 위한 협주곡」으로 편곡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비발디는 1678년경 출생일 것이라는 점 이외에는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이 곡이 1715년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비발디의 나이 40세 무렵의 작품일 것이라 추정하는 수 밖에 없다. 당시 이탈리아의 크레모나에는 바이올린과 첼로, 비올라를 만드는 뛰어난 장인(匠人)이 태어나, 그가 만든 바이올린이나 첼로는 그 때까지 없던 멋진 악음(樂音)을 울렸는데 이것이 비발디의 창작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오늘날 명기로서 높이 존중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라 일컫는 바이올린·비올라·첼로가 그것이며, 그 훌륭한 악음은 현악의 세계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발디의 창작은 이 새로 개척된 심원한 현의 세계로 날아가 풍부한 기품이 있는 서정의 흐름을 유려하게 그리고 있다.

 

[화성의 영감]이라 불리는 비발디의 협주곡 모음집 작품3에 감탄한 이는 비단 요한 세바스찬 바흐뿐만이 아니다. 바흐가 청랑한 음향이 돋보이는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중 몇 곡을 편곡해 비발디에게 경의를 표했다면, 바이올린을 공부하기 시작하는 어린 음악도들은 생애 최초의 협주곡으로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중 제6번을 연주하며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신고식을 치르고, 음악애호가들은 [화성의 영감]을 이루는 다채로운 협주곡들을 들으며 이탈리아 바로크 협주곡의 상큼 발랄한 매력에 빠져든다.

 

비발디 자신에게도 [화성의 영감] 작품3은 특별하다. 그가 ‘협주곡’이라는 장르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출판한 작품집이기 때문이다. 비발디는 협주곡으로서는 처녀 출판인 작품3에 다양한 양식과 개성을 담은 12곡의 협주곡들을 넣어 협주곡 작곡가로서의 그의 비범한 재능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12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담긴 비범한 작품집

 

바이올리니스트의 아들로 태어나 그 역시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비발디가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사제로서의 의무에 묶여 있었다면 이처럼 다양한 영감으로 가득한 협주곡들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비발디는 평생 건강 문제로 고생해야 했지만 그 덕에 사제의 의무에서 벗어나 베니스의 고아원 ‘피에타’에의 음악책임자로서 작곡과 교육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가 평생 작곡한 40여곡의 오페라와 500여 곡의 협주곡들은 비발디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주었으나 무엇보다도 비발디는 ‘협주곡 작곡가’였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그는 500여 곡의 협주곡들 중 절반을 바이올린을 위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했고, 100여 곡의 첼로 협주곡 외에, 오보, 플루트 독주를 위한 협주곡과 독주 그룹을 위한 150곡의 협주곡을 작곡하며 이탈리아 바로크 협주곡 특유의 화창한 음향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비발디의 수많은 협주곡들 가운데서도 [화성의 영감] 작품3은 발랄한 주제와 생동감 넘치는 리듬, 명쾌한 형식미를 갖춘 전형적인 이탈리아 바로크 협주곡의 매력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모음집이다.

 

비발디는 500여 곡의 협주곡을 통해 이탈리아 바로크 협주곡의 형식을 완성했다. <출처: wikipedia>

 

이 작품집에 붙어있는 ‘L’estro armonico’라는 부제는 번역하기 다소 어려운 말이지만, 'estro'는 ‘충동, 욕구, 영감’의 뜻을 지니고 있고 'armonico'는 ‘조화의, 화성의’ 또는 ‘음악의’라는 뜻이 있기에 "L'estro armonico"는 흔히 ‘화성의 영감’이나 ‘조화의 영감’으로 번역된다. 이 말은 명쾌하고 산뜻한 이 협주곡집의 작품 경향과 딱 들어맞는다.

 

강렬하게 울려퍼지는 독주와 합주의 드라마틱한 대비

 

본래 협주곡 즉 콘체르토(concerto)는 '경쟁하다, 겨루다'의 의미를 지닌 라틴어 'concertare'를 그 어원으로 하고 있는 만큼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에서도 독주와 합주 사이의 드라마틱한 대비 효과가 탁월하다. 이 작품에서 독주를 담당하는 작은 그룹은 오케스트라의 합주를 담당하는 큰 그룹과 극적으로 대비되는데, 여기서 작은 규모의 독주 그룹을 '콘체르티노'라 하고 큰 규모의 합주 그룹을 '리피에노'라 한다.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작품3의 12곡은 '콘체르티노'의 악기 편성에 따라 4대의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하는 협주곡과, 2대의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하는 협주곡, 그리고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협주곡의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의 협주곡들 중 4대의 바이올린만이 독주악기로 나서는 작품은 제4번뿐이고, 제1번, 제7번, 제10번에선 독주 그룹에 4대의 바이올린과 함께 첼로가 함께 들어간다. 이처럼 독주자들이 많다보니 한 연주자의 기교보다는 앙상블이 더 중요하고 전체적인 조화가 중시된다.

 

 이 협주곡들 중 제10번은 기교가 그리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상쾌한 리듬감이 돋보여 전문 실내악단의 단골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으며,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 바람둥이 발몽 자작이 두 여자를 동시에 유혹하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해 더욱 널리 알려졌다.

 

‘화성의 영감’ 작품3 중 2대의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하는 유형에 속하는 협주곡으로는 제2번과, 제11번이 있다. 이들 작품은 이탈리아 협주곡 양식을 확립한 코렐리의 전통에 따라 2대의 바이올린에 첼로가 더해진 독주 그룹을 형성하고 있어 고음역과 저음역의 균형이 잘 맞고 특히 제2번의 경우 옛 교회 협주곡의 양식에 따라 ‘느림-빠름-느림-빠름’의 4악장 구조를 택하고 있어 고풍스럽다.

 

[화성의 영감]은 바이올린의 불꽃 같은 음향과 극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출처: NGD>

 

불꽃이 일듯 음향을 뿜어내는 바이올린의 마력

 

그러나 ‘화성의 영감’ 중 특히 돋보이는 작품들은 이런 전통적인 작품보다는 기존의 전통에서 벗어나 비발디 본연의 개성을 더 확실하게 표현한 협주곡들로, 그 중 첼로 없이 두 대의 바이올린만이 독주자로 나서는 협주곡 8번은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와 재치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명곡이다. 특히 3악장에서 바이올린 활의 탄력을 이용해 빠른 아르페지오(펼친 화음)를 만들어내는 연주법은 마치 불꽃이 일듯 화려한 음향을 뿜어내며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오로지 한 대의 독주 바이올린만이 협연자로 나서는 협주곡 제3번, 제6번, 제9번, 제12번 역시 비발디의 개성이 드러난 협주곡들로, 한 명의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고전주의 협주곡을 예시한 진보적인 작품들이다. 바흐 역시 그 점을 인식했던 탓인지 비발디의 작품3 중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 주목하고 그 중 제3번과 제9번을 쳄발로 협주곡으로 편곡했으며,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들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표현력을 자랑하는 제8번을 오르간 협주곡으로 편곡했다.

 

바흐가 편곡한 세 곡의 협주곡들은 ‘화성의 영감’ 중에서도 특히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로, 기존의 전통에서 벗어나 ‘빠름-느림-빠름’의 3악장의 구성과 대범하고 발랄한 악상을 보여줄 뿐 아니라, 현학적인 대위법적 양식보다는 귀에 쏙 들어오는 화성적인 양식을 채택하고 있어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는 친근한 매력이 있다.

 

베니스 태생의 비발디는 이탈리아 음악 특유의 경쾌함과 화려한 매력을 잘 형상화했다. <출처: NGD>

 

비발디는 협주곡의 형태 즉,빠름,느림,빠름의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 구성을 확립했다. 제3번 “화성의영감” (또는 '조화의 영감'이라고도 불림) 이라는 제목의 협주곡집은 비발디의 걸작중에 하나로 꼽히며, 바하나 헨델 등의 창작에 커다란 지주가 된 작품으로서12곡으로 이루어졌고, 각각 다른 독주악기와 관현악이 합주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① D장조, 바이올린 4개와 관현악
② g단조, 바이올린 2개와 첼로와 관현악
③ G장조, 바이올린과 관현악
④ e단조, 바이올린 4개와 관현악
⑤ A장조, 바이올린 2개와 관현악
⑥ a단조, 바이올린과 관현악
⑦ F장조, 바이올린 4개(첼로의 조주)와 관현악
⑧ a단조, 바이올린 2개와 관현악
⑨ D장조, 바이올린과 관현악
⑩ b단조, 바이올린 4개와(첼로의 조주)와 관현악
⑪ D장조, 바이올린 2개와 관현악
⑫ E장조, 바이올린과 관현악.

 

이 무지치(I Musici)

 

'이 무지치'(I Musici)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실내 합주단이다. 1951년에 결성되었고 멤버는 모두 산타 체실리아 음악원의 졸업생으로, 결성 당시엔 전원이 20세 전후였다. '이 무지치'는 이듬해 3월에 베네치아 음악제에 참가하여 그 연주실력을 인정받았고 세기의 지휘자 토스카니니로부터 "세계 최고의 실내 합주단"이라는 격찬을 받은 것을 비롯, 순식간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 전세계로 연주여행을 하고 있다.

'이 무지치'는 1975년 이래 9번 내한 공연을 갖은바 있다. 멤버는 결성 당시 쳄발로를 포함해서 12명(이후에 13명이 되었다)으로, 지휘자는 두고 있지 않다. 스페인 태생의 명인 펠릭스 아요가 초대 콘서트 마스터를 맡아 명성을 높인 후에 미켈루치, 아카르도, 카르미렐리를 거쳐 현재는 F. 아고스티가 맡고 있다. '이 무지치'란 이태리어로 '음악가들' 이라는 뜻이다. 이 단체는 처음에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올바른 표현을 목적으로 출발했다. 사실 그 신선한 감각과 풍부한 음악은 당시의 청중에게 극히 커다란 감동을 주었는데, 그 특질은 현재도 변하고 있지 않다. 이들의 활약으로 인해 2차 세계대전 전까지 거의 사장되어 온 비발디의 음악이 빛을 보기 시작했으니 '이 무지치'를 실로 "비발디 음악의 전도사" 라고 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무지치'의 매력은 멤버들의 고르고 뛰어난 기교와 풍부한 음색과 선율을 마음껏 노래하는 이탈리아적인 여유를 가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멤버 각각이 자신의 노래를 풍부하게 하면서도 절묘하게 앙상블되고 있다. 지휘자를 두고 있지 않은 만큼 최고의 앙상블을 통해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실내 합주단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