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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음악의 종류와 베리스모 오페라 (Verismo Opera)

박연서원 2015. 3. 13. 23:25

극음악이란?

 

(1) 오페라(Opera) 오페라는 음악적인 요소, 문화적인 요소, 연극적인 요소, 미술적인 요소, 무용, 의상 등이 망라되어 종합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대규모의 음악극이다. 오페라의 기원은 그리스 시대라고 전하여지지만 근대 가극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초이며, 이탈리아에서 일어나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등 여러나라로 파급되어 나라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오페라에 사용되는 음악은 대체로 독창자가 부르는 아리아(Aria)와 레시타티브(Recitative), 중창, 합창 그리고 관현악에 의한 서곡 또는 전주곡, 간주곡, 관현악에 의한 노래반주 등으로 이뤄진다. 오페라는 그 구성에 따라 정가극, 희가극, 오페라타, 악극 등으로 구분된다.

① 정가극(Opera Seria) : 비극적인 내용이나 영웅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레시타티므, 아리아, 중창, 합창 등을 관현악 반주로 노래하면서 연극을 한다. 예) 비제의 '카르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아이다' 등

② 희가극(Opera Buffa) : 쾌활하고 익살스러우며 희극적인 내용을 소재로 하는 대중적인 오페라이다. 예)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③ 오페레타(Operetta) : 가벼운 내용의 비교적 짧은 가극으로 규모가 작고 음악도 알기 쉽다. 레시타티브 대신에 대사가 삽입된다. 예)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요한 슈트라우스의 <집시 남작> 등

④ 악극(Music drama) : 레시타티브, 아리아, 중창, 합창 등의 형태를 사용하지 않고, 관현악으로 담화적인 멜로디를 연주함으로써 극의 내용을 이끌어 가거나 뒷받침하는 형태를 취하는 음악극이다. 따라서 음악 예술적인 면보다는 극적 예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악극은 바그너에 의해 창시되었는데, 그는 극 중의 인물, 사건, 감정 등에 대하여 각기 유도 동기(Leimotive)라고 하는 특정한 멜로디를 부가함으로써 극의 전개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예)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2) 발레 음악(Ballet music) 극적인 내용을 춤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극적인 춤에 알맞도록 작곡한 음악이다. 원래 발레 음악은 가면극에 노래와 가락을 곁들인 것에서 생겨났는데 차차 변하여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이 주가 되고 그 음악에 춤과 동작을 맞추어 극을 진행하도록 꾸며지게 되었다. 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백조의 호수>,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 <불세>, 들리브의 <코텔리아> 등

 

베리스모 오페라 (Verismo Opera)

 

서민의 아픔 담았던 '베리스모 오페라'

귀족이나 영웅 아닌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 담아

 

오페라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오페라의 연기나 노래가 어색하다는 말들을 한다. 예를 들면 칼에 맞아 죽어가는 사람이 쉽게 쓰러지지 않고 장렬하게 노래를 부르는 게 그렇다. 화려한 카발레타(단순하고 짧은 아리아)까지 붙여서 제대로 노래를 다 부르고, 특히 마지막에는 높은 고음까지 구사하고 나서야 비로소 죽는다는 것이다.

오페라라는 것이 노래로 하는 것이니, 아프든지 죽어가든지 표현은 노래로 해야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벨 칸토 오페라 시대를 거치면서 성악적인 화려한 기교를 과시하는 데 너무나 치우친 나머지 작곡가들이 연극적 요소는 무시하고 갈수록 성악만을 위한 오페라를 쓴 것 또한 사실이었다. 오페라가 진행되다가도 스토리나 극적 요소들은 아리아나 듣기 좋은 음악만 나오면 마치 소방차를 만난 차량들처럼 당장 자리를 비켜줘야 했던 것이다.

오페라에서 성악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지만 성악이 오페라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므로 19세기가 흘러가면서 이런 성악의 전횡에 관객들은 점차 어색함을 느끼거나 실증을 내게 되었고 작곡가들도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런 기운이 일어난 것은 19세기 말 경으로서 먼저 문학에서 자연주의적 경향이 대두되었다. 에밀 졸라를 위시한 자연주의 문학은 다른 예술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특히 미술과 연극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오페라도 자연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것이다.

그때까지의 오페라 소재들은 주로 역사나 신화 또는 영웅이나 귀족들의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제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가 아닌 주위에서 일어나는 필부필부들의 신변적인 사건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즉 소시민이나 하층민들이 겪는 문제들, 결코 아름답지도 않고 어디서나 애증과 욕망의 땀 냄새가 가득한 이야기들, 그리고 질투심과 심지어는 사악함으로 가득찬 불완전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의 불쌍한 이야기가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런 오페라들을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라고 부르는데 ‘진실(veri)’이라는 이탈리아말에서 나왔으므로 ‘진실(혹은 현실)주의’라고 번역할 수 있지만 이들이 갖는 독특한 특징을 살리기 위해 그냥 베르스모 오페라라고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유명 출판사인 리코르디에 대항 하기 위해 라이벌인 손초뇨 사(社)가 전국적으로 단막 오페라 현상 공모를 하였다. 그리하여 당시 시골의 음악교사였던 26세의 피에트로 마스카니가 전격적으로 당선되어 그의 최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발표하게 된다. 그해가 1890년으로서 이 작품이 사실상 최초의 본격적인 베르스모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이 오페라는 제대를 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하릴없이 빈둥거리던 청년이 이미 유부녀가 된 입대 전의 애인과 다시 관계를 맺다가 그녀의 남편이 알게 되고 결투 끝에 죽는다는 간단한 줄거리이다. 공연시간이 불과 1시간 남짓한 이 오페라는 음악에 군더더기가 없으며, 숨쉴 틈도 주지 않고 파국을 향해 휘몰아치면서 보는 이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걸작이다. 아리아들도 모두 짧고 극이 아주 사실적이다. 주인공이 죽을 때 노래는 물론 그야말로 소리도 못내고 단 칼에 죽는다.

이 오페라의 반향은 대단하였다. 20세기를 앞둔 당시 사람들의 취향에 잘 부합했다. 2년 후 레온카발로의 걸작 ‘팔리아치’가 그 뒤를 이었고, 4년 후 죠르다노의 ‘안드레아 세니에’가 베리스모 정신을 계승하였다. 같은 시대의 유명 작곡가인 푸치니의 작품들 중에서는 ‘토스카’나 ‘라 보엠’처럼 베리스모의 영향을 받은 오페라들도 있지만 1918년의 ‘외투’야말로 가장 노골적인 베리스모 오페라였다.

1890년에 태동된 베리스모운동은 이상과 같은 몇편의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지만, 당시 급변하던 흐름에 따라 불과 20년 만에 새로운 사조들에 밀려 명백이 끊어지게 된다. 하지만 베리스모의 정신은 후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박종호 신경정신과 전문의ㆍ오페라 칼럼니스트)

 

내 집 소파에 앉아 오페라를 감상할 수 없을까? 이런 열망을 실현한 것이 텔레비전 오페라이다.

일반 오페라 극장에서는 각 관람객의 눈이 카메라 눈이 되어 오페라를 관람한다. 그러나 이들의 눈이 동시에 같은 장소나 등장인물들에 집중한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극 중 주인공이 아리아를 열창할 때 관람석에 앉아 있는 이들은 주변의 무대장치, 엑스트라들의 행동, 또는 옆 관객의 반응 등을 엿볼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이런 산만함을 극복하고 오페라 하우스를 찾기 어려운 일반 대중들에게 오페라 감상 기회를 제공한 것이 텔레비전 오페라이다. 텔레비전 프로듀서는 안방에서 누구나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중요한 장면들을 편집하여 내보낸다.

텔레비전 오페라가 오페라 대중화에 기여한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런데 편집을 거친 텔레비전 오페라는 카메라 클로즈업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오페라 장르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분장과 표정 및 과장된 몸짓, 거추장스러운 무대의상 등에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시청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 바로 ‘스튜디오용’ 텔레비전 오페라이다. 즉, 작곡가가 무대가 아닌 방송국 스튜디오용으로 만든 오페라이다.

몇 개의 카메라로 모든 오페라 장면을 잡아내는 텔레비전 오페라는 프로듀서나 감독, 그리고 카메라맨의 결정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지 때문에 전통 오페라에서의 자유를 시청자들은 누리지 못한다.

이러한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오페라는 순간적으로 하나의 영상에서 다른 영상으로 바꾸는 ‘컷cut’으로 이뤄지며 이러한 컷들이 모여 전체 작품을 형성하게 된다. 적절한 순간의 컷팅은 서로 인접해 있는 두 개 샷의 성격과 프로덕션의 타이밍과 리듬에 달려 있다. 시청자들은 특정 아리아와 카메라 눈의 움직임, 그리고 극이라는 삼박자로 인하여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다.

스튜디오용 텔레비전 오페라의 성패는 시청률에 좌우된다. 만약 오페라가 재미없다면 시청자는 곧바로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려 버릴 것이다. 오페라 극장에서는 감상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반면, 텔레비전 오페라 감상에는 예기치 않는,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여러 제반 요소들(전화벨 소리, 애기 우는 소리 등)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루돌프 까르띠에Rudolph Cartier(1904~1994)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감안할 때 텔레비전 오페라는 2시간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텔레비전 오페라와 스테이지(무대) 오페라는 내용 면에서도 다르다. 텔레비전 오페라는 안방에서 감상하기 때문에 그 내용도 일상의 현실적인 삶을 가져다 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소재와 주제 문제(뉴스, 오락, 드라마 등)들을 다룸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낸다. 이렇게 내용상 공감대를 형성하면 채널을 쉽게 돌리지 않고, 그렇게 되면 시청률을 높일 수가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소재와 음악 요소를 도입한 오페라가 낭만시대 이태리 문학에 나타난 자연주의 영향을 받은 오페라로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라고 부른다.(‘Veri’는 ‘진실’이라는 뜻) 이 작품들은 낭만적 성향과 대립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회 비평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 예로는 마스카니Pietro Mascagni(1863-1945)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Cavalleria Rusticana>(1890), 레온카발로Ruggero Leoncavalo(1857-1919)의 <팔리아치 I Pagliacci> (1892), 푸치니의 <토스카 Tosca> (1900)가 있다.

시청자의 집중 한계 시간인 2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적 소재를 다룬 오페라를 거실로 끌어들인 현대 오페라 작곡가가 있다.

바로 이탈리아 태생의 미국 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 1911-2007)다. 그의 오페라는 한두 시간 정도로 짧은 구성으로 그 속에 드라마와 유머, 그리고 풍자적 정서를 깔고 있다.

 

잔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 1911년~2007년)

 

특히 대도시 빈민가의 불우한 시민들의 황폐한 삶과 현대인들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가족관계를 주로 그린다. 즉, 소시민이나 하층민들이 겪는 문제와 우리 주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적인 냄새가 가득한 이야기들, 그리고 질투심과 사악함으로 가득 찬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페라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무당The Medium>(1946), <전화The Telephone>(1946), <영사The Consul>(1950) 등 메노티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오페라의 제목만 봐도 그 어떤 낭만적인 향수도 찾아볼 수 없다.

오페라〈무당>은 남을 기만하려는 자신의 목소리에 희생되어 가는 2막의 비극 오페라이다. 딸과 벙어리 애인을 동원해 신들린 듯 속여 돈을 벌려던 무당이 결국 자기 속임수에 쫓겨 살인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전화>는 단막 희가극으로 당시 사회적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였으며, 작품 안에서 전화기는 사건을 발생시켜 극을 전개해 나가는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간의 대화에 단절을 초래하는 방해자로 묘사된다. 전화기로 인해 벌어지는 일상적인 사건을 오페라의 소재로 다룬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영사>는 3막의 비극 오페라로서 전체주의의 지배하에 피해 받는 서민들의 단면을 그린 동서냉전의 암울한 여파에 희생되는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다. 국가의 적으로 낙인찍힌 남편과 함께 국외로 탈출하기 위해 비자를 받으려는 한 여인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다.

메노티가 우울한 소재만 다룬 것은 아니다. 메노티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헤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1450-1516)가 그린 세 명의 왕이 마리아에 안긴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그림(<The Adoration of the Magi>)을 보고 영감을 얻어 대본을 썼다. 바로 헤롯왕 때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3인의 동방박사들이 찾아온 줄거리를 내용으로 한 <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Amahl and the Night Visitors>(1951)이다.

오늘날 크리스마스 시즌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고 있는 이 텔레비전 오페라의 주인공은 소년 아말Amahl이며, 오페라 전체가 이 소년의 눈높이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NBC 방송국의 크리스마스 프로그램의 청탁을 받고 쓴 단막 텔레비전 오페라로서, 1951년 12월 24일 저녁 9시 30분 NBC 텔레비전 오페라 극장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로 첫 방영이 되었다.

이외에도 메노티는 <마리아 골로빈Maria Golovin>NBC(1959), <미로The Labyrinth>NBC (1963) 등의 텔레비전 오페라를 썼다. 그는 라 스칼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 슈타츠오퍼 등 세계 굴지의 극장에서 오페라 연출가로서 그리고 자신의 오페라 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들의 대본을 써 준 대본가로도 유명하다.

메노티는 텔레비전 오페라 외에 라디오를 위한 오페라 작품도 썼다. 단막 라디오 코믹 오페라인 <노처녀와 도둑The Old Maid and the Thief>(1939년 4월 22일 NBC 라디오 초연)은 라디오방송용으로 작곡된 역사상 최초의 오페라이자 사회상을 풍자하는 오페라이다. 탈옥수인 미남 청년과 두 노처녀 사이의 사랑과 갈등을 묘사하면서 현대인이 겪는 일상의 무료함을 풍자한다.

텔레비전 오페라와 라디오 오페라의 등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무대 오페라 <빌리버드Billy Budd>(1924), <피터 그라임스Peter Grimes>(1941),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1954), <엘버트 헤링Albert Herring>(1947)을 작곡한 20세기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1913-1976) 역시 <오웬 윈그레이브Owen Wingrave>(1971)라는 텔레비전 실내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젊은이의 반전사상을 표현한 이 작품은, BBC 채널을 통해 첫 전파를 탄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방영되고 있다.(1974, 1995, 1997, 2007, 2010년)

사실 라디오 오페라는 텔레비전 오페라보다 훨씬 전에 생겨났다. 보후스라프 마티누Bohuslav Marinů(1890-1959)의 <숲의 소리Hlas Iesa>(1935, Czch Radio), 이탈리아 작곡가 루이지 달라피콜라Luigi Dallapiccola(1904-1975)의 <죄수 Il prigioniero>(1949, RAI), 독일 작곡가 한스 헨체Hans Werner Henze(1926-2012)의 <시골의사Ein Landarzt>(1951, Nordwestdeutscher Rundfunk), 프랑스 작곡가 제르멘 타유페르Germaine Tailleferre(1892-1983)의 <주인Le Maitre>(1959, Radio France), 영국 작곡가 로버트 색스턴Robert Saxton(1953- )의 <방랑하는 유대인The Wandering Jew>(2010, BBC Radio) 등이 이 새로운 현대 장르의 맥락을 잇고 있다.

텔레비전 오페라를 위한 상(Der Salzburger Opernpreis)이 따로 있을 정도로 유럽 국가들의 텔레비전 오페라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만이 수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Der Salzburger Opernpreis의 수상작을 간추려 보면 파울 앙게러Paul Angerer(1927- )의 <여권통제Die Passkontrolle>(1959, 오스트리아), 요시로 이리노Yoshiro Irino(1921-1980)의 <다마스크 드럼The Damask Drum>(1962, 일본), 하인리히 주터마이스터Heinrich Sutermeister(1910-1995)의 <캔터빌의 유령Ghost of Canterville>(1965, 독일), 잉바르 리드홀름Ingvar Lidholm(1921- )의 <네덜란드인Hollandarn>(1968, 스웨덴), 인골프 게볼트Ingolf Gabold(1942- )의 <오르페우스를 위한 7장면 Seven Scenes for Orpheus>(1971, 덴마크), 미치오 마미야(Michio Mamiya,1929- )의 <나쿠라미Nakurami>(1974, 일본), 레이몬드 & 버벌리 패넬Raymond Pannell & Beverly Pannell의 <아버판Aberfan>(1977, 캐나다), 노먼 케이Norman Kay(1929-2001)의 <크리스마스 캐롤A Christmas Carol>(1980, 영국) 등이다. 우리나라에선 김자경 오페라단이 2005년에 메노티의 <전화>를 현대에 맞게 <핸드폰>으로 각색하여 국립극장에 올렸다.

오페라는 더 이상 먼 나라의 고상한 예술 장르가 아니다. 오페라도 현실 세계, 뉴스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 매체가 될 수 있다. 당대의 이슈를 소재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예술적인 작품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성범죄, 정치인 뇌물수수, 관피아, 논문 표절, 뉴스 앵커의 실수, 연예계, 개그콘서트, 청문회, 문화재 방화, UFO 출현, 국제결혼 사기 등 이야기 거리는 너무나 많다.

진화하는 것은 기술문명만이 아니다. 예술도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21세기에 새롭게 선보이게 될 오페라는, 텔레비전 오페라가 아닌 24시간 휴대하는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스마트폰 안에서 아리아를 부르는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 이야기가 아닐지.

(출처 : jisiks.com)

 

Pietro Mascagni (1863-1945)
오페라 'Cavalleria Rusticana'

Intermezzo (간주곡 : 햇빛 쏟아지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