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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맛집(노무현) - 제주 유리네

박연서원 2013. 5. 30. 10:23

대통령의 '맛집' ㅡ 노무현 편

고 노무현, 갈치구이 먹다 어머니 생각에…
제주의 ‘유리네’ 에 들어서면 눈에 확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음식 맛을 칭찬한 ‘사인지’ 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재계·연예계 등 유명인들이 남긴 
수천장의 '흔적' 들은 식당 천장까지 붙어있다.
TV광고에 나와서 자칭 '국민 천하장사' 라 소리치던 이만기 사인도 있고

유재석, 대한민국 유명인들은 몽땅와서 사인해 놓고 간 듯하다,

 

일용엄니. 김을동. 박재동, 마광수 등등,
그 중에서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인지가 유독 눈에 들어 온다.
하얀 弔花로 장식된 사인지에는
‘어린시절 생각이 난다. 제주에서 고향을 느낄 줄이야' 라는
문구가 씌여져 있다.

 

“참 소탈하고, 편안함을 주시는 분이셨어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도, 당선된 후에도...
제게 직접 '어머니의 손 맛' 이라고 칭찬도 해주시고...”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기억에 남는 손님 중 하나다. 

“가족들과 같이 오셨어요.
듣던 것과는 달리 위압감을 준다기 보다는
그냥 평범한 노인분이셨어요.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서울시장 시절부터
저희 집을 꾸준히 방문해주고 계시죠.”   

 

'유리네' 가 식당을 운영하는 19 년 동안 받은 사인지는
오천 장이 넘는다. 그러나 다 붙일 수가 없었다.  

 

"정치인의 사인지는 사람에 따라
손님들이 거부감을 보여 다 붙일 수가 없었어요."    

 

‘유리네’ 오순행(52)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일 년 농사인 ‘장 담그기’ 다. 

 

“뭍에서는 소금으로 간을 하잖아요.
제주 음식 중 하나인 ‘물회’ 는 시원한 맛이 중요해요.
얼음만으로 시원함을 내는 것은
단순히 온도를 떨어뜨리는 것이죠.
소금이 아닌 제주 토속된장으로 간을 하면
국물 자체가 시원해요.”   

 

‘유리네’ 의 제주산 음식재료는 장 뿐만이 아니다.
야채, 생선, 고기 등, 모든 것이 제주가 키운 것이다. 

 

“제주 토속음식이라면 당연히 전통 방식을 따라야죠.
조리방법뿐만 아니라 재료, 조미료 역시
제주산만을 써야 하고요.”  

 

‘유리네’ 의 간판메뉴인 은갈치 역시 특별하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은갈치는
성산포에서 직접 구매해요.
10 년 넘게 거래한 선주들이 계시거든요.
은갈치는 신선함과 동시에 구이용과 국용을
따로 구매하는 것이 중요해요.
구이용은 크고 두툼한 것을 구입하지만
국용은 얇은 것을 사야 해요.
그래야 국물이 잘 우러나고 간도 잘 배죠.” 

 

제주도 명물 은갈치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 어딜까?
아마 ‘유리네’ 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하루 300 토막에서 많게는 500 토막이 나간다.
은갈치 뿐 아니라 성게 미역국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메뉴다.
사업에 실패하고 문을 연 가게. 성공 비결은 뭘까.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어요.
저희 가게 상호가 ‘유리네’ 잖아요.
바로 제 딸아이 이름이에요.
힘들었지만 아이들이 있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낡은 가정집을 개조해
달랑 테이블 세 개로 시작했다. 

 

“처음하는 음식장사니 뭘 할 줄 알았어야죠.
그런데 제 친정어머니가 제주도 토박이셨거든요.
어머니께 배워서 제주 토속음식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세 가지 메뉴로 식당문을 열었다.

 

'접착뼈(등뼈)국' 과 '도새기 몸국' 그리고 고사리 육개장.
“제주에선 잔치가 열리면 사흘 정도 계속됐어요.
돼지 서너 마리를 잡았죠.
이때 흔히 나오던 음식들이에요.
어머니께 요리법을 알려달라고 하니
"이거 누가 사 먹겠니, 아무도 안 먹는나" 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문을 연 지 두 달.
이른바 대박이 터졌다.
제주 토속음식이지만 제주에서도 쉽게 맛볼 수 없는 음식들.
순식간에 입소문은 퍼졌고,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점심시간이 되면 음식 냄새를 식당 밖으로
막 풍기기도 했어요.
맛 냄새로 손님들을 유혹하려고요.”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식당 ‘유리네’.
이 모정이 가득한 곳에 대통령도 감동한
‘어머니의 손맛’ 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