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해솔길의 총 길이는 74km로 기존의 해안가 주변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으로 금년에는 구봉도와 탄도 구간 19.6㎞가 개통되고 나머지 구간은 2012년 이후 개통될 예정이다.
2년 전이었나요. 제주도에 갔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올레길'이란 도보여행 코스였습니다. 제주도 어딜 가든 올레길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고, 실제 그 길을 걷는 여행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요.
얼마 후 올레길이 몰고 온 도보여행 열풍은 육지까지 상륙해 지리산 둘레길, 남해 바래길, 무등산옛길 등 전국으로 퍼져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기도에도 DMZ트래킹 코스인 평화누리길을 비롯 북한산 둘레길, 시흥 늠내길 등 멋진 도보여행 코스가 조성됐죠.
그런데, 이들 코스도 훌륭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있었는데요. 제주도 올레길처럼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비경을 갖춘 코스는 경기도에 없을까.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반가워할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에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을 멋진 도보여행 코스가 대부도에 탄생했다는 건데요. 그 이름은 바로 ‘해솔길’.
해솔길이 왜 해솔길이냐.
여러분이 생각하신 그대로입니다. ‘해솔’은 바다 해(海)자와 소나무의 솔을 뜻하는 것으로 지난해 안산시가 주최한 명칭공모전을 통해 최종 선정됐다고 하네요. 그 전까진 ‘걷기 좋은 길’이라고만 불렸는데, 확실히 멋진 이름이 붙여지니 뭔가 달라 보입니다.
대부 해솔길은 대부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안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여름휴가 기간을 앞둔 이달부터 74km에 달하는 코스가 임시 개통됐다는군요. 이번에 개통된 코스는 모두 7개로 대부도 방아머리를 시작으로 구봉도, 선감도, 탄도항을 거쳐 대송단지까지 연결되는 길이라고 합니다. 인공시설물은 거의 설치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살린 것이 특징이라네요.
여기서 잠시 각 코스별 설명을 해보겠는데요. 안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1코스(11.3km) : 방아머리를 출발해 해안가를 걷다가 북망산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화호와 대송단지를 볼 수 있다. 북망산에서 내려서면 오솔길과 동해안 바닷가처럼 푸른 바다 그리고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를 보며 걸을 수 있다. 걷다가 목이 마르면 구봉약수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갈증을 해소할 수도 있다.
2코스(5.1km) : 석양을 보며 친구와 연인 간의 정다운 얘기를 나누며 걷기에 환상적인 코스다. 군데군데 마을길로 접어들면 포도밭을 지나는 운치가 고향 생각을 하게 한다.
3코스(9.6km) : 27홀의 아일랜드골프장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다.
4코스(12.4km) : 대부해솔길 중 가장 뛰어난 코스다. 해안 습지가 넓게 펼쳐진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해안길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코스다.
5코스(12.2km) : 일명 갈대우는 염전길로 염전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주염전 길을 가로질러 걸을 수 있는 코스다.
6코스(6.8km) : 엄마의 품처럼 넓고 포근하게 펼쳐진 세계 5대 갯벌중 하나인 서해안의 아름다운 갯벌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최상의 코스다. 또 수만 년 전에 형성된 탄도의 기이한 퇴적암층을 만나 볼 수 있다.
7코스(16.6km) : 탄도방수제를 따라 대송단지 갈대숲을 걷다보면 시를 읊조리게 하는 코스로 8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동·식물 화석이 발견된 대부광산 퇴적암층에서 공룡의 울음소리를 들어 보자.
정말 올레길 부럽지 않은 뛰어난 코스를 자랑하는데요. 코스별 자세한 위치정보는 네이버에 ‘대부 해솔길’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경기도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는 저희가 해솔길을 그냥 지나칠 순 없겠죠?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어떤 코스가 좋을까 생각하다 그래도 가장 무난하고 볼거리가 많은 코스를 선택했는데요.
1코스입니다!
대부 해솔길의 대표적인 코스라 할 수 있는 1코스는 아름다운 봉우리가 아홉 개로 돼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구봉도’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데요. 구봉도는 과거엔 섬이었으나 염전이 조성되면서 육지와 연결된 이력이 있다는군요.
1코스 전체(11.3km)를 돌아보려면 방아머리 공원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격이 급하거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분들, 혹은 체력이 약한 분들은 저처럼 구봉도 코스만 걸어도 해솔길의 매력을 충분히 전달받을 수 있는데요. 구봉도만 걷는 ‘속성 1코스’만 즐기는 법은 이렇습니다.
안내소를 기준으로 해안가 쪽으로 직진을 해도 해솔길 코스가 나오긴 하지만, 제대로 돌아보기 위해선 그 반대방향으로 나가야 해솔길 입구를 만날 수 있는데요. 위 오른쪽 사진의 두 분이 가는 방향으로 가야 입구가 나옵니다.
잘 모르겠다면 마을 주민이나 안내소에 가서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주실 겁니다.
바로 이런 입구를 보게 되면, 여기서 부터가 시작입니다. 산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가면 곳곳에 ‘대부 해솔길’이라고 적힌 주황색과 은색 리본이 나무에 달려 있는데요. 이 리본만 따라가면 큰 문제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개미허리 아치교 1.8km' ’천영물 약수터 0.8km'
보시는 것처럼 이정표도 중간 중간에 설치돼 있으니 그저 마음 편히 걸으면 됩니다. 산길을 조금 걷다보면 본격적으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시화방조제와 송도신도시. 그리고 조금 더 걸으면 인천대교와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계속 보게 되는데요. 끊임없이 장관이 펼쳐지기에 한 순간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20분쯤 걸었을까. 조금씩 갈증이 생깁니다. 마침 눈앞에 보이는 건 약수터로 향하는 이정표. 그런데 약수터로 향하는 길에서 살짝 갈등이 옵니다. 약수터로 연결된 계단이 꽤 부담스러워 보였기 때문인데요. 그냥 지나칠까 하다 결국 데크를 따라 내려갔습니다.
이곳도 숨은 비경이었는데요. 해안가 바로 옆에 위치한 이 약수터이 이름은 ‘천영물 약수터’라고 합니다. 어찌나 시원하고 물맛도 끝내주던지. 잠시 바닷바람을 맞으며 안구정화를 한 뒤 다시 계단을 통해 올라갔는데요. 숨이 조금 찼지만 내려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습니다. 여러분도 1코스를 걷게 되면 꼭 들려보시길 바랍니다.
리본을 따라 계속 이동하니 울창한 소나무 숲이 바다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오르락내리락 그렇게 20분을 또 걷다보면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이 나오는데요. 얼마 후 대부 해솔길 1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개미허리 아치교’가 눈앞에 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에 자동으로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요. 또 다른 작은 섬과 연결해주는 이 다리는 구봉도의 명물이라고 하네요.
다리 중간에 위치한 전망데크에 다다르면 인천과 마주한 푸른 바다가 보이는데요. 그냥 죽여줍니다.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닙니다.
개미허리 아치교를 건너 또 다른 섬의 길을 10여분 걸으면 서해안의 새로운 명소로 탄생한 ‘구봉도 낙조 전망대’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 역시 숨이 막힐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데요. 나무로 조성된 긴 다리를 걸어가자 마침내 클라이맥스가 터져 나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낙조하면 서해안. 그 중에서도 여러 명소가 있지만 이곳 낙조 전망대가 단연 최고로 사랑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을과 햇빛을 형상화한 화려한 조형물은 서해 낙조만큼이나 아름다운데요. 해가 조형물 중앙에 위치할 때 사진 한 방! 제가 담지 못한 그림 여러분은 꼭 담아보셨으면 하네요.
1코스는 이곳 낙조 전망대를 기점으로 다시 종현어촌체험마을 쪽으로 되돌아가는 길인데요. 정확히 돈지섬안길까지가 1코스입니다. 돈지섬안길에서 작은잘푸리방조제로 이어지는 길이 2코스이니 도보여행 계획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짧게나마 제가 걸어 본 코스는 2시간이 조금 넘게 소요됐습니다. 1코스 전체를 둘러보기 위해선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죠? 바닷길과 소나무 숲을 거닐 수 있는 대부 해솔길. 올 여름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위치 :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일대
문의전화 : 031- 481-3059 (관광과)
글·사진 박재영 기자
대부도 숙박 맛집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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