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통한 그의 등장은 너무나 강렬했다.
출생 : 1963년 10월 14일 (만47세) 토끼띠, 천칭자리
임재범은 1986년, 고교 동기인 신대철이 이끄는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해, ‘외인부대’ ‘Rock in Korea’, ‘아시아나’의 보컬로 활동하면서 주목받는 보컬리스트로 떠올랐다. 그들은 나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자유로운 영혼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다. 2004년 10월 서울 잠실체조경기장에서 ‘15년만의 공연’을 가진 임재범은 기획사와의 마찰로 공연 도중 돌연 해외로 출국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임재범의 행동을 그의 성장기를 기반으로 평가한다. 임재범의 배다른 형제가 바로 배우 손지창이다. 아버지인 임택근 전 MBC 아나운서가 아닌 이모부의 성을 따랐고, 임재범은 외가 쪽의 호적에 입적돼 있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과 애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임재범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안다. 그에 대한 최근 주요 기사를 모아보았다.
임재범 `여러분`..야수의 처절한 희망 찬가 임재범이 무대 위에서 무릎을 꿇었다. 눈은 붉게 충혈돼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곡에 몰입된 채 온 힘을 기울여 열창하는 그를 지켜보는 청중평가단도 눈시울을 붉혔다.
순위는 무의미했지만 그렇게 그는 MBC `우리들의 일밤`의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 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다.
2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서는 임재범 박정현 김범수 김연우 BMK 이소라 등이 두 번째 경연을 펼쳤다.
▲ MBC `우리들의 일밤` 방송화면 캡처
이날 방송에서 임재범은 윤복희의 `여러분`을 불렀다. 특유의 저음과 거친 음색으로 잔잔히 노래를 시작한 그의 노래는 사실 처음에는 평범했다. 하지만 곡이 진행될수록 그의 눈은 촉촉이 젖기 시작했고 그는 마치 무언가에라도 홀린 듯 폭발적인 호소력을 보였다.
급기야 감정에 북받친 그는 무대 위에 무릎을 꿇고 담담히 고백했다. `내가 외롭고 힘들 때 위로해주고 힘이 돼 준 여러분`이라는 내용의 노랫말을. 다시 노래를 이어간 그의 무대는 더이상 가수 임재범만의 무대가 아니었다. 외로움에 지친 세상 모든 이들 중 이날 그의 무대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 그와 하나가 될만한 무대였다.
무대를 마친 후 임재범은 "외로움에 친구가 그리웠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노래를 불렀다. 다 쏟았다. `빈 잔`때보다 더…"라고 말했다. 비단 그의 이러한 말이 아니더라도 그의 노래는 다른 이들의 가슴을 파고들었고 하나가 됐다.
`나는 가수다` 자문위원들은 그의 무대에 대해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마력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가창력이라기 보다는 동물적으로 타고난 감각·본능 같은 것이다", "야수가 부르는 처절한 희망의 찬가"라고 평하며 그의 1위를 예견했다. [이데일리 SPN 조우영 기자]
가수 임재범이 방송에서 외로웠던 과거를 털어놨다.
임재범은 22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을 열창했다. 무대를 끝내고 대기실로 들어선 임재범은 "나 아까 노래부르다 울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사실을 밝혔다.
임재범은 눈물을 보인 이유를 묻는 MC 이소라의 질문에 "사실 내가 친구가 한명도 없다. 아주 사적인 것까지 털어놔도 그냥 허허 웃어주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며 "그게 순간 그리웠던 것 같다. 항상 혼자였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무대에서 다 쏟았다. '빈잔'때보다도 더. 죽어라고 했다"며 무대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청중평가단의 기립박수를 받은 임재범의 무대는 28.9%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임재범은 "감사하다. 오늘은 내가 노래를 한 것 같다. 최선을 다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은 두려운 노래였고 감당하기 어려운 노래였다"며 "감히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서서 음원조차도 듣지 못했다. 내가 불렀다기보다 다른 존재가 나를 노래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임재범 신드롬의 이유? “상처입은 짐승의 영웅서사”
불과 3주 전인 이달 1일 텔레비전에 모습이 드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는 사람만 아는’ 실력파 중견가수였지만 대중스타의 면모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프로가수들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문화방송의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일요일 저녁 오후 5시20분 방영)에 출연 중인 가수 임재범(48) 열풍이 갈수록 뜨겁다.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 등 ‘나가수’에서 선보인 그의 노래는 방송되자마자 잇따라 각종 음원차트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가수의 무편집본 영상을 독점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임재범 노래 세 곡의 조회건수는 22일 밤 1천만 건을 돌파했다. 다른 포털사이트의 동영상과 ‘나가수’를 본 시청자까지 합치면 2천만 건 정도가 임재범의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이돌 음악에 대한 성인의 반발”
임재범은 22일 저녁 녹화방송된 ‘나가수’ 2차경선에서 윤복희의 ‘여러분’으로 관중평가단의 기립박수와 함께 28.9%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7명의 참가자 중 1등을 차지했다. 트위터에서는 곧바로 “감동을 받았다”는 멘션이 넘쳐났다.
그런가 하면 불우했던 그의 어린시절과 남다른 가족사랑 등 뒷이야기와 패러디물이 인터넷을 도배하다시피하고 있다.
데뷔 이후 25년간 텔레비전 예능프로그램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가수가 불과 3주 만에 대중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존재로 우뚝 선 배경은 무엇인가?
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는 23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미디어를 통해서 임재범이 다뤄지는 면모가 영웅서사적인 요소가 있다”면서 “초야에 묻혀 있던 고수가 중원에 다시 나타나 명불허전의 내공을 입증하는 과정이 그의 아픈 개인사와 더불어 영웅전의 프레임과 맞물리면서 극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시절 4년간 고아원에서 자랐다”(헤비메탈그룹 블랙신드롬 보컬리스트 박영철씨 수기)
“6~7년간 조울증에 시달렸고, 100만~200만원의 저작권료로 생활하느라 딸과 외출도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지난 15일 ‘나가수’ 방송 중 임재범 고백)
“내가 친구가 한 명도 없다. 아주 사적인 것까지 털어놔도 그냥 허허 웃어줄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게 순간 그리웠던 것 같다. 항상 혼자였으니까.”(임재범, 22일 ‘나가수’ 방송 중 ‘여러분’을 부르며 눈물 흘린 까닭에 대해) 등 평범하지 않은 그의 인생사도 대중들에게 공감과 연민, 몰입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는 아이돌 음악에 대한 성인들의 반발이 임재범이라는 거친 이미지를 가진 대상을 통해 구현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30대 이상은 최근 5~10년간 한국 대중음악계를 지배한 아이돌 스타를 즐겁게 구경할 수는 있어도 감정이입을 하긴 어려웠다. ‘꽃미남’이나 ‘차도남’이라는 말끔하게 정리된 아이돌 스타와 달리 임재범의 상처받은 짐승 같은 모습은 여성들에게는 나이와 상관없이 소녀적 감수성을 자극해 섹시하게 보이게 하고, 성인 남성들에게는 인생의 불꽃 같은, 남의 일 같지 않은 감정이입이 되거나 삶의 위로를 전해주는 것 아닌가 한다.”
노래는 기본, 표정·눈빛 등도 연기
노래 좀 한다는 남성들이 노래방에서 한사코 부르고 싶어하는 임재범의 <고해>나 <너를 위해>가 여성들에게는 임재범이 부르지 않기 때문에 듣기 싫어하는 노래 1위라는 사실도 임재범 신드롬 일화 중 하나로 꼽힌다.
인터넷과 트위터에서는 그의 굴곡 많은 삶을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비견해서 고흐의 얼굴을 임재범으로 바꿔놓은 패러디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임재범이 나가수에 함께 출연 중인 와이비의 보컬 윤도현을 일컬어 ‘로큰롤 베이비’로 불렀던 것을 빗대 임재범을 큰 사자에, 윤도현을 아기 사자에 비유한 패러디도 유포되고 있다.
여기에 김연우, 김범수, 비엠케이(BMK) 등 내로라하는 다른 실력파 참가자들로부터도 ‘초고수’로 인정받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반복 방영하는 ‘나가수’ 제작진의 편집술도 임재범의 영웅적 면모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노래 잘하는 대한민국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데서 임재범이 대중들에게 군계일학적 존재로 도드라진 것은 단순한 노래실력과 인생스토리뿐 아니라 그의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작가는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부르는 노래를 가만히 들어보면 굉장히 연기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분명히 노래를 하고 있는데 웅변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노래는 기본이고 발음이나 표정, 눈빛 등 무대 위의 퍼포먼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재범은 1986년 록그룹 시나위 보컬리스트로 데뷔한 이후 1990년대 중저음과 고음역을 넘나드는 호소력 짙은 음색을 바탕으로 한 히트곡을 만들어냈으나 2000년대 이후엔 활동이 뜸했다. 공연 도중 음향시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까탈스럽게 지적하거나 잦은 잠적, 주먹다짐 등 비타협적 성격에다 부인의 암투병, 자신의 조울증 등 순탄치 않은 개인사가 겹쳐 대중활동이 여의치 않았다.
한겨레신문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임재범, '나가수' 하차… "그동안 고마웠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가창력 지존'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하차한다.
23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나가수'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임재범은 녹화에 참석해 프로그램 하차의 뜻을 밝히면서 시청자들과 팬들에게 고별인사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녹화에는 참여하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임재범은 지난 16일 급성맹장염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그가 이날 녹화에 참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아왔다. '나가수' 제작진이 "가수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가운데, 임재범측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더라도 녹화에는 참여하겠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다만 임재범의 하차가 잠정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가수'제작진은 "임재범 측과 녹화 전에 최종적으로 상의해 하차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가수의 몸 상태가 가장 중요한만큼 임재범이 추후에 복귀하는 방안 등을 놓고 폭넓게 협의해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가수'에서 하차하는 임재범은 당분간 건강을 추스린 뒤 다음달 25일과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다시 깨어난 거인'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단독콘서트 준비에 몰두할 예정이다. 서울 공연 후 전국을 순회하는 투어공연에 돌입한다.
아쉽게 하차를 결정했지만 임재범이 부른 노래는 각종 음원차트에서 또 1등을 차지하며 '핫 피플'다운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SBS 수목극 '시티헌터'OST중 임재범이 부른 '사랑'이 지난 20일 공개 후 각종 온라인차트 1위를 석권한데 이어 22일 '나가수'에서 부른 윤복희의 '여러분'역시 방송 후 온라인차트 선두를 질주했다. 23일 기준으로 '여러분'은 멜론과 벅스에서 1위에 올랐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최종 7위로 탈락한 김연우도 음원차트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가 부른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은 엠넷엠넷, 도시락, 소리바다, 싸이월드에서 1위에 올랐고, 멜론과 벅스에서 2위를 차지했다. '나가수' 음원의 강세는 여전해 두 사람 외에 김범수가 부른 조관우의 '늪'이 멜론, 벅스, 엠넷닷컴 등에서 3위, 윤도현이 부른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도 벅스, 엠넷닷컴, 도시락 등에서 4위에 오르며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스포츠서울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여러분
너를 위해
고해
비처럼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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