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에 매료된 대한민국
서울=뉴시스】고무성 기자 = "얘들아. 지금까지 고고리듬을 배웠는데 좀 더 어려운 슬로우고고 리듬을 배워보자."
10일 오후 8시 서대문구 천연동에 위치한 '점프기타교습소'. 최근 통기타의 열풍으로 학생들은 늦은 시간 7평 남짓한 곳에서도 통기타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강사는 학생들에게 기초를 강조하며 올바른 자세로 리듬을 살리도록 주문했다. 코드를 잡은 학생들의 왼손도 잘 고정돼 있는지 체크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악보를 보면서 아직 미숙한 손놀림으로 기타를 연주했다.
대한민국이 통기타의 매력에 푹 빠졌다. 통기타가 불티나게 팔리고 음악 학원의 생활 기타반 강습생이 부쩍 늘어났다.
7080 포크 음악이 부활했고 아이돌가수까지 통기타를 치는 등 복고풍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기타 교습소에는 예전과 다르게 통기타를 배우려는 중·고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수강생 수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최근들어 부쩍 학생들의 수강이 늘었다는 것이다.
오정환 점프기타교습소 원장은 "최근 통기타의 열풍이 교습소의 매출에는 영향이 없지만 연예인이 기타를 친 곡을 목표로 오는 학생들이 많다"며 "기타는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통기타를 배우는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더 열심히 갈고닦아 완성도 높은 연주를 보여주겠다고 스승에게 약속도 해본다.
금화초등학교 이동호(13)군은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기타를 연주하는 걸 보면 똑같이 치고 싶다"며 "지금 그룹 2NE1의 '아파'란 곡을 연습하고 있는데 연주와 음이 똑같을 때 제일 재밌다"고 즐거워했다.
인창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승엽(18)군은 "연예인들이 잘 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잘 치고 싶다"며 "우선 배운지 한 달 밖에 안 되서 비브라토나 기술적인 것을 빨리 익히고 싶다"고 말했다.
통기타 열풍은 악기시장에도 불었다. 각종 매체에 유명 가수들이 통기타를 들고 나오면서 낙원상가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250여개의 악기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낙원상가에는 평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통기타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낙원악기상가번영회에 따르면 낙원상가는 지난해에 비해 통기타 매출이 30%나 올랐다. 한 점포당 평일에는 10여개, 주말에는 50~60개까지도 팔린다고 한다.
기타 상점에는 일렉, 클래식, 베이스 등 수많은 종류의 기타들이 즐비해 있었다. MBC '우리결혼했어요' 프로그램에서 씨앤블루 정용화가 소녀시대 서현에게 선물한 미니 기타도 눈에 띄었다.
낙원상가를 찾은 대학생 김모(21·여)씨는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아이유가 통기타로 이적의 '기다리다'를 불렀는데 가슴 속에 뭔가 뜨거운 게 느껴졌다"며 "이곡을 꼭 치고 싶어서 기타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송정훈 경은상사 대표는 "'슈퍼스타K 2'가 배출한 가수 장재인, 가수 아이유, 과거 포크 뮤지션인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김세환으로 구성된 '세시봉' 등이 통기타를 들고 나오면서 복고가 부활했다"며 "여성 손님도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소병길 낙원악기상가번영회 회장은 "세시봉과 각 매체에 고맙게 생각하고 우리끼리 농담으로 감사패라도 드리자는 농담을 주고받는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백화점에서의 통기타 판매량도 늘어났다. 평소보다 최고 2배까지 증가했다. 소위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7일부터 한달간 통기타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3% 증가했고 현대H몰의 기타 판매량도 45%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한달간 통기타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기타가 하루 20∼30대씩 팔려나가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이런 판매량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통기타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지털 세대들이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에 강한 흥미를 보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신선함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경희대 이우창 포스트모던음악학과 교수는 "통기타는 갑자기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다. 1960년대부터 포크와 락 등으로 계승되다가 매스컴에서 다루다 보니 포커스가 된 것"이라며 "현재 708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복고풍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ko6720@newsis.com
악기시장에 '통기타 광풍'
백화점온라인 쇼핑몰 등 강좌도 초만원 세시봉 인기 여파
판매량 2배이상 늘어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 70년대 향수 가세
[스포츠월드]
대아이파크백화점 뮤직아카데미의 색소폰 강좌
통기타 바람이 분다
악기 시장에 때아닌 통기타 광풍이 불고 있다 판매량이 평소보다 최고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는 모습이다
최근 한달 간 현대아이파크백화점의 통기타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25% 성장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기간 통기타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한 가운데 통기타와 전자기타의 판매 비율도 5대5에서 7대3으로 바뀌었다
온라인 쇼핑몰도 예외가 아니다 옥션의 최근 한달 간 기타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늘었고 기타 교본과 강습 동영상 DVD 판매도 증가 추세다
통기타는 보통 중고교생이 악기를 배우려고 하는 방학이 시작될 무렵에 소폭 판매량이 상승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신학기가 시작됐는데도 호조를 보이면서 업계는 이례적이라고 설명이다
현대아이파크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1970년대 포크송으로 인기를 이끌었던 가수 세시봉이 청소년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의 참가자들과 드라마 드림하이 주인공들이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른 게 통기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70년대 향수를 느끼려는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통기타 열풍에 가세했다
15일 현대아이파크백화점이 자사 뮤직아카데미 수강생을 분석한 결과 중년층 수강률이 50%가량 증가했다 자녀와 함께 통기타 강좌를 수강하는 경우도 늘었다
백화점 측은 통기타 강좌 외 색소폰 강좌도 중년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자녀가 컴퓨터 게임 대신 악기 연주를 하도록 권장하는 부모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정정욱 기자
복고 열풍, 디지털 시대의 반동인가…
"지속되려면 현대성의 재창조로 나아가야"
↑ 세시봉의 귀환으로 문화적 화두가 된 복고열풍은 어떤 의미일까. 급변하는 시대에 대한 심리적 저항일까, 과거에 대한 퇴행적 향수일까.
↑ (좌부터)이택광교수, 이동연교수, 김동식교수
인류 문화사가 그 자체로 거대한 복고의 역사라 할 수는 없을까. 모든 새로운 것은 늘 낡은 것에서 태어나니까. 중세 르네상스나 고전주의-신고전주의-포스터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문화 지성사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하지만 그 같은 일반적이고 시대적인 현상과 달리 특정 시기의 패션이나 유행을 거의 동일하게 모방하는 것은 복고적 풍의 유행(fad)이나 복고 모드(mode)라 규정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의 세시봉 열풍도 70년대의 펑크모드 재현이나 80년대 뉴웨이브 모방처럼 일시적 유행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식 인하대 교수도 '유행은 근대의 현상'이라는 아날학파 역사학자 브로델의 말을 인용하며 복고성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스타일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교차하지만 대도시와 대중문화가 출현하면서 절대 다수의 공조현상, 곧 유행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의 복고
김동식 교수는 디지털 문명 자체가 끊임없이 복고를 요청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모든 문화 컨텐츠를 0, 1의 숫자로 전환하고 하이퍼링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문명을 소환(복고)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경향도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 체화하지 못했거나 배제ㆍ망각된 경험들에 대한 계몽의 복습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문학전집이 끊임없이 재출간되고, 유년기에 그림책으로 읽은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를 40,50대가 정본으로 다시 읽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동연 교수는 김 교수와는 디지털시대의 복고 경향을 변화에 대한 심리적 저항 기제로 설명했다. 그는 "급격한 시대 변화나 테크놀러지의 진화가 생길 때마다 이에 대한 심리적 저항으로 옛 것을 찾는다"며 "세상살이가 힘들고 어려워 과거를 그리워하는 퇴행적 감성(향수)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시봉 열풍의 맥락과 배경
이들은 세시봉 열풍을 주류 아이돌문화에 대한 피로에 따른 70년대 주류문화의 반작용으로도 해석했다. 김 교수는 "세시봉으로 대변되는 통기타세대는 전후세대와 달리 70년대 초반 청년문화라는 이름으로 대중문화를 향유한 사실상 첫 세대"라며 "천편일률적인 아이돌문화와 대중매체가 공급하는 획일적 아이템에 싫증 난 상태에서 소수의 기억과 애정에 의존해온 그들의 문화가 현상의 전면에 등장했으니 폭발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최근의 복고가 과거의 소비주의적 경향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최근의 복고는 압축성장의 주도세력인 50,60대가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들이 일궜던 근대 모더니티 문화를 복원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며 "성장주의의 단맛이 남아있던 때는 과거를 되돌아볼 이유도 여유도 없었으나 1990년대 말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쓰디쓴 현실과 새롭게 부딪치게 되고 그 갈증을 문화적으로 풀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복고 분위기의 전면화는 과거와 달리 현재성과 구체성에 의해 뒷받침되는 실체적 변화의 징후라고 말했다.
근원 동력은 재발견이 아니라 재창조
하지만 최근 경향이 대중문화의 지속적 흐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건강한 방향성과 근원적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우세했다. 김 교수는 "90년대 너바나나 에릭 클랩튼이 강한 비트의 전자음악을 통기타 버전으로 편곡해 여러 명반을 남기며 90년대 MTV 언플러그드의 열풍을 이끈 것처럼 세시봉이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새롭고 근원적인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택광 교수는 세시봉 문화를 아이돌 문화의 대항문화로 이해하는 데 대해 우려하며 "그건 음악성이나 가창력, 문화적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댄스냐 발라드냐라는 장르의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시봉 시절에도 클래식을 즐기던 고급 문화층이 있었고, 그들은 대중문화의 주류였다"며 "'꼰대스러움'을 강조하기보다는 전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장르와 취향의 강조나 재발견이 아니라 현대성의 재창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아닌 통기타 열풍이 부는 이유는?
[세계일보] 별다른 변화가 없는 편인 악기시장에 때아닌 통기타 열풍이 불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기타의 판매량이 평소보다 최고 2배로 증가하는 등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7일부터 한달간 통기타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3% 증가했고 현대H몰의 기타 판매량도 4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기타가 하루 20∼30대씩 팔려나가는 데 수년새 이런 판매량은 처음"이라며 "가장 인기 있는 성음, 그렉베넷, 야마하 등 10만∼20만원대 상품은 재고량이 모두 나가 추가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통기타는 보통 중·고교생이 악기를 배우려고 하는 방학이 시작될 무렵에 소폭 판매량이 상승하는 정도였는데 신학기가 됐는데도 이렇게 호조를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1970년대 포크송 인기를 이끌었던 '세시봉' 가수들이 청소년에게도 큰 관심을 끌었고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른 것이 통기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통기타를 주로 사가는 소비층은 청소년이 대부분이지만 1970년대 향수를 느끼려는 40대 이상도 통기타 열풍에 가세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통기타 초보 탈출법 5
[중앙일보 이지영.권혁재] 요즘 통기타 배우는 사람들, 참 많아졌다. 검은색 기타 가방을 멘 젊은이들이 거리를 누비고,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1970년대 향수에 젖어 통기타를 새로 꺼내든다. 세대를 아우르는 통기타 열풍이다. TV 프로그램 '슈퍼스타 K2' '세시봉 콘서트' 등이 그 촉매제가 됐다. 통기타는 음악적 기초가 없어도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악기다. '한번 배워볼까' 용기를 내기 쉽다. 문화센터·학원 등의 통기타 초급반이 붐비고, 서울 낙원상가에서 "입문자용 통기타는 없어서 못 팔 지경"란 말이 나오는 게 그런 이유다. 하지만 전문 강사들은 "의외로 중도 포기율이 높다"고 지적한다. 통기타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가 F코드에 익숙해져 중급 수준 반주를 할 수 있게 되는 '생존율'이 30∼50% 정도에 불과하단다. 그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비법, 다섯 가지를 꼽아봤다.
글=이지영 기자 < jyleejoongang.co.kr >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shotgunjoongang.co.kr >
도움말=이동연 '통사모(통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운영자, 박재완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강신우 아이기타실용음악학원 원장
초보자들은 통기타 줄의 높이를 늘 확인해봐야 한다. 기타 지판 중 점이 두 개 찍힌 부분과 6번 줄(가장 굵은 줄) 사이가 3㎜면 적당하다. 줄이 더 높으면 손이 아프고, 낮으면 잡음이 심하다. 사진은 입문자용 기타로 꼽히는 Gwood AD-50CE (왼쪽)와 성음 Crafter June.
1. AS 염두에 두고 사라
10만원 이하부터 수백만원대까지 통기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입문자의 첫 기타로는 15만~25만원대 제품이 적당하다. 브랜드는 덱스터(Dexter), 콜트(Cort), 데임(Dame), 성음 크래프터(Crafter), 세고비아, 삼익, 스윙(Swing) 등이 믿을 만하다. AS를 염두에 둔다면 집에서 가까운 전문점에서 구입하기를 권한다. 간단한 AS는 제조회사보다 구입처에서 받게 되기 때문이다. 초보자들은 기타의 넥(neck·지판이 있는 부분)이 휘거나 너트(헤드와 지판의 경계선에 있는 부품) 높이가 맞지 않아 AS를 받는 일이 잦다.
체형이 작은 여성은 일반 크기인 '드래드넛' 기타보다 '오엠(OM)' 형태의 기타를 고른다. OM 기타는 일반 기타보다 몸통 크기가 작고 얇다. 기타 줄의 음을 맞추는 튜너(사진1), 음역을 바꿔주는 카포(사진2) 등도 초보자들에게 필요한 액세서리다. 튜너는 1만5000~2만원, 카포는 7000~8000원 정도면 산다.
비싼 기타는 관리가 까다롭다. 몸통이 합판으로 된 중저가 제품과 달리 고가 원목 기타는 습도에 예민하다. 건조한 겨울과 습한 장마철에 그냥 방치하면 갈라지고 뒤틀려 망가진다. 계절에 맞춰 '모이스키퍼' '댐핏' 등의 습도조절용 제품을 구입해 기타 케이스에 함께 넣어 보관한다. 중저가 합판 기타는 장마철에 실리카겔 등 습기제거제를 몸통과 케이스 안에 넣어두는 정도로만 관리해도 별 문제 없다.
2. 하루 10분의 힘
통기타를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중엔 "부모 강요가 없어서"도 크다. 부모 뜻에 따라 배우기 시작하는 피아노·바이올린 등 클래식 악기와 달리 통기타는 강제로 시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루 5분, 10분씩이라도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해내야 하는 게 통기타 입문자들의 과제다.
매일 연습을 하려면 언제라도 기타를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가방에 고이 넣어둔 기타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다. 스탠드를 구입해 방 한 쪽에 기타 세워두는 곳을 만들어 놓는 게 좋다. 기타를 스탠드 없이 그냥 벽에 기대놓으면 넥이 휠 우려가 있다. 보면대도 마련하면 연습하기 편리하다. 스탠드나 보면대 가격은 각각 2만원 내외다.
악보를 보지 않고 칠 수 있는 곡을 빨리 만드는 것도 연습 시간을 늘리는 비법이다. 매일 기타를 잡을 경우 석 달이면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잡혀 통기타 다루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3. F코드는 최대한 늦게
대부분 첫 고비는 F코드에서 온다. 검지손가락 하나로 줄 여섯개를 모두 눌러야 하는 코드다. 기타가 손에 익숙하기도 전에 F코드를 잡으려다 보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F코드가 없는 곡으로 연습을 하면서 통기타의 재미를 먼저 느껴야 한다. 안 되는 F코드에 매달리지 말고 대략 입문 5~6개월 정도가 됐을 때 F코드에 도전하는 게 좋다.
통기타가 쉽고 빨리 배울 수 있는 악기라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기타는 악보를 못 봐도, '도'가 뭔지 몰라도, 심한 '박치'라도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악기다. 하지만 소리를 제대로 내는 데는 피아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원래 어려운 악기려니'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F코드와 Bm코드만 잡게 되면 한고비 넘겼다고 봐도 좋다.
4. 외로우면 지친다
통기타는 여럿이 어울려 배우는 게 좋다. 노래와 함께 어우러져야 맛이 나는 반주 악기이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노래 부르며 기타 치기는 쉽지 않다. 내가 통기타를 칠 때 그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동료가 있다면, 기타 배우기가 훨씬 재미있어진다. 강습을 받으러 가서도 강사나 다른 수강생들과 인간적으로 친해지도록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하다. 초보자가 인터넷 강의 등으로 통기타를 독학하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혼자 끙끙대다 이상한 자세가 습관처럼 굳어지면 낭패다.
동호회 활동은 통기타 실력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회원들과 팀을 만들어 함께 연습하고 정기공연 등을 통해 무대에 서는 경험이 통기타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통사모(www.tongsamo.com)' '통기타친구들(cafe.daum.net/folkguitarfriend)' '핑거스타일(cafe.naver.com/fingerstyle)' 등이 대표적인 통기타 동호회다.
5. 나이는 숫자가 아니다
통기타 세계에서 '나이는 숫자일 뿐'은 만용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배우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손가락이 굳고 리듬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단기기억이 쇠퇴해 코드를 자꾸 잊어버리고, 시력이 나빠져 악보를 보기도 힘들다. 통기타 배우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이다. 10~20대가 한 시간이면 익힐 기술을 40~50대는 5시간은 배워야 한다. 중장년층은 그 차이를 인정하고 통기타를 시작해야 한다. 성급하게 마음먹으면 좌절하기 쉽다.
젊다고 다 통기타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통기타는 처음부터 노래 반주를 하면서 배운다. 주로 고전 포크송과 동요가 입문자 연습용 노래로 이용된다. 요즘 노래는 코드가 복잡해 초보자가 소화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대지기' '바위섬' '동무들아' 등 기존 연습곡들이 젊은 층에는 오히려 생소하다. 고리타분하게 느껴 흥미를 잃기 쉽다. 영화 '원스'의 OST 'Falling Slowly', 힙합듀오 긱스의 'Officially Missing You' 등 최신곡을 연습곡으로 편곡해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입문자용 추천 통기타
●Dame Lilies 70 DBS(17만6000원)
가격 대비 품질 만족도 높음
●Dexter AD-100S OM(32만원)
몸통이 작아 연주하기 편함 성음
●Crafter June(26만5000원)
소리가 안정적임
●Gwood AD-50CE(22만원)
픽업(앰프 연결 장치) 사양 포함
●Cort Earth 100(30만원)
몸통 앞판이 원목이라 음색이 고움
●세고비아 F-20(23만원)
몸통이 작아 여성 연주자에 적합함
●Swing DT50(27만3000원)
소리 울림이 풍성함. 전형적인 통기타 소리.
※표시된 값은 소비자가격. 10% 정도 할인 판매하는 경우가 많음.
도움말=경은상사(서울 낙원상가 2층) 김지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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