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먹거리 자료

세계 홍합요리

박연서원 2010. 12. 1. 22:59

겨울 제철 만난 별미 뜨끈하게 즐기는 세계 홍합요리

제철 홍합과 와인·치즈가 만났다… 깊은 맛이 살아났다

홍합이 제철이다. 탱글탱글하고 통통해 씹는 맛이 보통이 아니다. 포장마차나 이자카야에 가면 가끔 홍합탕을 서비스로 내주는 곳이 있다. 그래서 홍합은 저렴한 식재료라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외국 음식점에선 조금 다르다. 음식의 깊은 맛을 살려주는 와인, 치즈 등의 재료를 사용해 특유의 조리법으로 제법 근사한 홍합요리를 선보인다. 각종 채소와 화이트와인을 넣고 끓인 벨기에 정통 홍합찜부터 진한 크림소스가 이색적인 프랑스식 홍합찜,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인 이탈리아식 홍합찜을 맛볼 수 있는 홍합요릿집을 찾아 나섰다. 한국식 홍합요리 '홍합밥'을 맛볼 수 있는 곳도 챙겨봤다.

1 에뀌메의 블루치즈 크림소스 홍합찜. 김현 철 셰프가 홍합 껍데기를 이용해 홍합요리를 먹는 이색 방법을 선보였다. 2 부엌과 서재 사이의 칼칼한 국물 맛이 구미 를 당기는 토마토소스 홍합찜. 3 에뀌메에서는 일본산 카레·프랑스산 블루치 즈 등 다양한 재료로 조리한 홍합찜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4 황금빛이 도는 청수정의 홍합밥은 밥알과 홍 합이 쫀득쫀득하고 고소해 씹는 맛이 별미다.

◆감자튀김과 곁들여 먹는 담백한 벨기에 홍합요리

유럽에서 홍합요리를 즐기는 나라는 단연 벨기에다. 벨기에식 홍합요리는 냄비에 화이트와인, 양파와 셀러리 등 채소를 작게 썰어 넣어 함께 끓여 먹는다. 홍합과 감자튀김을 뜻하는 프랑스어를 결합해 '믈 프리뜨(Moules Frites)'라 불리는 이 요리는 유럽 각지에서 즐기는 서민적인 음식이다. 바게트 빵과 감자튀김이 곁들여 나와 홍합 한 가지만으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태원의 에뀌메(02-3477-7378, 용산구 이태원동 119-28)는 믈 프리뜨를 비롯해 벨기에 스타일과 프렌치 스타일의 다양한 홍합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곳의 김현철(37) 셰프는 "해산물이 풍부한 프랑스에서도 홍합을 즐겨 먹는데,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로 진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특히 김 셰프는 블루치즈와 크림소스로 진한 맛을 내는 블루치즈 홍합찜(1만5000원·부가세 별도)을 추천한다. 느끼하지 않은 농후한 크림소스가 블루치즈, 부드러운 홍합의 질감과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짭조름한 바다의 맛을 선사한다. 소스는 토마토·크림·와인·카레·머스터드 소스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홍합요리를 시키면 갓 조리한 감자튀김이 한 바구니 나오는데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감자의 포슬포슬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벨기에 스타일로 시원한 맥주 한잔을 곁들이면 그만. 추가 요금을 내면 속살을 발라먹고 남은 국물에 파스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벨기에 요리 전문점인 이태원의 미뇽 테라스(02-793-3070, 용산구 이태원동 116-4)는 홍합에 화이트와인, 마늘과 양파 등 재료의 맛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잘 어우러지는 홍합요리로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맛집으로 꼽힌다.

◆이탈리아식 토마토소스 홍합찜, 조개껍데기로 한술


이탈리아 음식 하면 파스타와 피자를 떠올리지만, 토마토소스 홍합찜 역시 이탈리아에서 대중적으로 먹는 요리 중 하나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홍합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토마토라는 재료가 만난 요리로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서초동의 부엌과 서재 사이(02-593-2735, 서초구 서초동 1685-3번지 아크로비스타 108호)는 토마토와 화이트와인 소스로 맛을 낸 매콤한 홍합찜(2만8000원·부가세 별도)이 인기다. 홍합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국물 맛이 토마토소스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낸다. 푸짐한 양의 홍합을 하나씩 까먹으며 자작하게 깔린 국물을 함께 떠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 오후 5시부터 와인을 병으로 시키는 테이블에는 홍합찜이 무료로 제공되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홍합찜에 단맛을 살짝 느낄 수 있는 무겁지 않은 와인 한잔을 곁들이면 좋다"는 게 조형호(36) 셰프의 귀띔이다.

홍합요리를 재미있고(?) 깔끔하게 먹는 방법도 있다. 홍합 껍데기를 집게처럼 사용해서 다른 홍합의 살을 쏙쏙 빼먹는다. 살을 발라낸 홍합 껍데기를 스푼 삼아 국물을 떠먹기도 한다. 홍합 껍데기는 하나하나 포개서 끼워놓으면 테이블이 보다 깔끔하게 정돈된다. 실제 벨기에나 프랑스, 이탈리아인들이 이 방법으로 홍합 요리를 먹곤 한다.

◆고소하고 뜨끈한 밥과 홍합의 만남, 한국식 홍합밥

유럽에 홍합찜이 있다면 한국에는 '홍합밥'이 있다. 참기름에 손질한 홍합, 양파, 당근 등을 볶고 쌀과 물을 부어 익힌 홍합밥은 향기와 맛을 함께 음미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울릉도식 홍합밥으로 이름난 아리솔(031-946-6706,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39-2)에 들어서면 향긋한 냄새부터 입맛을 돋운다. 굵직하게 썬 홍합살을 씻어둔 쌀과 간장, 참기름, 채소 등과 함께 채소 육수에 익힌다. 뜨끈한 돌솥에 나오는 이곳 홍합밥에 양념 간장으로 밑간을 하고 김가루를 뿌려 쓱쓱 비벼 먹으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주인 장복숙(52)씨는 "반찬으로 나오는 명이나물에 홍합밥을 싸먹어도 좋다"고 귀띔한다. 가격은 1인분에 1만2000원이다.

삼청동 청수정(02-738-8288, 종로구 삼청동 88-23)에서도 홍합밥을 맛볼 수 있다. 주인 박일화(66)씨는 "커다란 가마솥에 쌀과 홍합을 함께 넣어 밥을 짓고서 참기름을 넣고 한 번 더 볶아서 완성한다"고 설명한다. 고들고들한 밥 속에 숨겨져 있는 홍합은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참기름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홍합밥 정식(1인분 1만5000원)을 시키면 홍합밥을 중심으로 한정식 반찬 19가지가 한상 가득 채운다. 정식보다 간편하고 저렴한 메뉴를 찾는다면 홍합도시락(1인분 7000원)이 좋다.



글 김보람 기자ㅣ사진 장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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