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먹거리 자료

소래포구로 가을 미각 여행

박연서원 2010. 11. 24. 16:13




오전 11시 즈음 도착하니 밀물 시간에 맞춰 꽃게잡이 어선들이 포구를 드나든다. 꽃게가 풍어라고 하더니 포구 위에서 바라본 배 상판이 꽃게로 가득 찼다.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에 한가득 찬 꽃게는 싱싱한 해산물을 팔려는 상인들에게 재빨리 넘어가고, 커다란 주황색 방수천 위로 쏟아져 내려 금세 수북이 쌓인다. “싱싱한 꽃게가 3㎏에 2만원. 바로 잡아온 꽃게 단돈 2만원.” 상인들의 목소리와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려는 이들의 흥정하는 소리로 시끌시끌하다. 김장철을 맞아 생새우를 사려는 주부들도 눈에 띈다. 생새우는 한 말에 3만원. 생각보다 비싼지 선뜻 사지는 못하고 살까 말까 고민하는 친정엄마에게 1년 내내 두고 먹을 김치인데 싱싱하고 맛있는 놈으로 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해 한 말 사들고 간다. 생새우는 김장 재료뿐 아니라 직접 새우젓을 만들어 냉장고에 두었다가 달걀찜, 무국과 같이 국 간을 맞출 때나 순대, 수육 등을 찍어 먹는 장 등 다용하게 활용되므로, 김장하고 남았다면 굵은 천일염을 솔솔 뿌려 젓갈을 담가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배추 값이 올라 김장을 미루거나 포기한 사람들이 많아 작년보다 장사가 안 된다며 푸념하는 상인들 소리도 들린다.

포구를 구경했다면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어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자. 포구로 향하는 길 주차장 주변은 횟집과 조개구이집, 칼국수집으로 넘쳐나지만 특별히 꼭 가야 할 만한 맛집은 없다. 어시장에서 횟감이나 해산물을 사다가 바다가 보이는 곳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먹거나, 양념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얼큰한 매운탕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만약 시장 둘러보기가 귀찮다면 횟집으로 바로 가면 되겠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하는 재미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시장으로 들어서면 말 그대로 ‘사람 반 물고기 반’이다. 줄지어 들어가면 상인들이 전어, 새우, 꽃게로 꾀어 불러대며 호객한다. 제철 맞은 먹을거리들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날렵하게 잘 빠진 자연산 전어(양식은 배가 볼록해서 전체적으로 둥근 타원형이다)를 8마리에 1만원을 주고 산 뒤 소래포구의 명소인 방파제 옆에 돗자리를 깔고 앉는다. 이때 파는 곳마다 바깥에서 자리를 깔고 먹을 수 있는 곳과 양념집으로 갈 수 있는 곳이 다르니 사기 전에 체크해야 한다. 5분이 채 안 되어 전어회가 나오는데, 채소는 2천원에 살 수 있다. 전어회를 제대로 맛보려면 깻잎, 재래된장, 마늘, 고추만 있으면 된다. 안타깝게도 특별히 장이 맛있는 곳이 없으므로 전어회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재래된장 정도는 챙겨가는 것이 좋겠다. 식초가 들어간 초장과 상추는 전어의 고소함을 저하시키므로 구석으로 밀어놓기를. 반 쪽으로 나눈 깻잎을 손 위에 올리고 전어회, 마늘 반 쪽, 매콤한 고추 한 조각, 재래된장을 한 쌈 사서 입 안에 넣으면 그 고소함에 혀끝이 찌릿찌릿해진다.

전어회로 입맛을 돋웠으니 전어구이 맛이 궁금해진다. 어시장 입구 반대쪽으로 돌아나가니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그 고소한 냄새가 바닷바람을 타고 솔솔 풍긴다. 다름 아닌 생선구이집 골목길이다. 석쇠 위에서 노릇노릇 자글자글 맛있게도 구워진다.
전어 7~8마리에 1만원 정도 하는데, 은근슬쩍 10마리에 1만원으로 해달라니 고개를 끄덕거리며 가게 안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생선구이를 먹을 때 대개 살 부분만 젓가락으로 발라 먹지만, 전어구이를 먹을 때만큼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한 마리 그대로 쥐고 머리부터 먹어보자.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전어는 구워질 때 몸통보다 머리 쪽이 연기를 가장 많이 흡수해서 더 고소하기 때문이다. 또 고추냉이간장에 찍지 않고 뼈째 씹어 먹으면 전어구이 궁극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탱글탱글하게 제대로 물오른 가을철 새우는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가을철 새우가 맛있는 이유는 독특한 단맛을 내는 글리신 함량이 이때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시장에 가면 국산 생물 대하, 자연산 생물 새우, 타이거 새우 등 다양한 종류를 볼 수 있다. 국산 대하는 다른 새우와 비교해 살이 적고 색이 짙지 않아 생긴 것으로 보면 구미가 당기지 않지만 더 달고 맛있다고 한다. 자연산 생물 새우, 타이거 새우 등은 태국 등지에서 생물로 수입해온 것이다. 국산 대하(1㎏ 1만5천원)가 다른 새우보다 비싼데, 수입 새우(1㎏ 1만원)는 언제든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국산 대하는 드문드문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하와 포구에서 막 잡아 올린 꽃게를 바로 맛보려면 양념집으로 가거나 조개구이집에 사들고 가면 찌는 가격만 내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새우는 소금구이로 나오며 머리만 떼어다가 연탄불에 바삭하게 구워 먹으면 그 고소함이 배가된다. 꽃게는 한 해에 두 번 제철을 맞는다. 봄에는 산란 전의 알이 꽉 찬 암게가 맛있고, 가을에는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점점 살이 차오르는 수게가 맛있다. 꽃게는 탕을 해 먹어도 맛있고 통째 쪄 먹어도 일품이며 게장을 담가 먹어도 좋지만, 무엇보다 바닷가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꽃게만 하겠는가. 살이 빈틈없이 꽉 차 있는 게찜은 특별한 조리법이나 양념 없이도 게 특유의 달콤한 감칠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소래포구는 새우, 꽃게, 젓갈 등으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재래 어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미각 여행뿐 아니라 양손이 무겁도록 시장 보기 좋은 곳이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새우젓갈을 사기 위해 인파가 몰릴 정도로 다양한 젓갈을 사러 오는 이가 많다. 가게마다 직접 만들지는 않고 소래포구수산시장조합에서 다량으로 구매해 믿을 수 있는 식품공장에서 양념되어 오기 때문에 특별히 맛이 다르지 않다. 새우젓, 명란젓, 창난젓, 오징어젓, 황석어젓 등 다양한 젓갈을 직접 맛본 뒤 입에 맞으면 구입하면 된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갯벌과 갯골, 폐염전을 다양한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해놓은 곳. 생태전시관, 자연학습장, 염전학습장, 갯벌체험장 등으로 구성된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는 습지 내 각종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천일염을 생산했던 시설물과 자료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염전학습장의 경우 오후 4시에 직접 가래질을 하며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체험장에서는 맨발로 갯벌에 들어가 조개 등을 캐볼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다음 날은 휴관한다.




간장게장 만들기 꽃게는 알이 꽉 찬 암게와 알은 없지만 살이 꽉 찬 수게가 있다. 간장게장을 만들 때는 암게보다 단맛이 더 나는 가을 수게로 만들면 더 맛있다. 장물을 만들 때는 간장과 물을 1:1 비율로 맞춘 뒤 청주(또는 소주) ¼ 비율과 설탕 약간, 마른 고추, 월계수잎, 통후추를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차게 식힌다. 꽃게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뺀 뒤 장물을 붓고 냉장고에 넣어 4시간 또는 실온에서 반나절 정도 재웠다가 게와 장물을 따로 분리한다. 게는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두고, 장물은 냉장실에 둔다. 상에 내기 30분 전 간장게장을 냉동실에서 꺼내 살짝 녹았을 때 장물을 부어 내면 살이 시원하면서도 살살 녹은 게장을 맛볼 수 있다.

전어 맛있게 굽기 전어는 깨끗하게 손질해 칼집을 낸 뒤 굵은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전어는 기름기가 많아 쇠망에 바로 구우면 기름이 뚝뚝 떨어지므로 달군 팬에 기름을 붓지 않고 겉면만 한 번 초벌구이 한 다음 쇠망에 구우면 맛있게 구울 수 있다.


조개젓 양념하기 조개젓은 바로 먹기보다는 양념한 뒤 따끈한 밥에 올려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다.
옅은 식촛물에 조개젓을 살살 헹궈 비릿한 맛을 제거하고 물기를 뺀다.
손질한 조개젓에 고춧가루, 다진 청양고추, 다진 붉은 고추, 다진 마늘, 생강채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 내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생새우로 젓갈 만들기 새우와 굵은소금을 1:2 비율로 맞춰 고루 섞은 뒤 옹기 항아리에 담아 굵은소금을 덮고 밀봉한다.
보관할 때는 통풍이 잘되고 그늘지며 온도가 일정한 곳이 좋은데,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적절하다.
※ 위 기사 내용은 요리연구가 이보은 선생님의 도움말로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에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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