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기/100+(플러스) 명산

82. 강원영월 마대산(2022.1.22)

박연서원 2023. 1. 2. 07:38

마대산 [馬垈山] 1,052.2/1,050m

강원 영월군 하동면(김삿갓면) 와석리, 대야리

 

태백산맥에서 남서방향으로 갈라진 소백산맥에 속한 산으로 북쪽에 응봉산(鷹峰山, 1,013m)·망경대산(望景臺山, 1,088m), 서쪽에 대화산(大華山, 1,027m), 남쪽에 형제봉(兄弟峰, 1,178m), 동쪽에 어래산(御來山, 1,064m) 등이 솟아 있다.

김삿갓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산, 김삿갓유적지를 산자락에 품고 있는 1,052m의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동강과 햇빛을 가리는 장목수림, 그리고 계곡 가을단풍으로 유명하다.

김삿갓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생가터, 묘역 등을 함께 볼 수 있으며, 선낙골계곡의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특징, 볼거리

일명 김삿갓으로 불리우는 난고 김병연의 묘, 집터, 유적비 등이 산자락에 있는 산이다. 노루목 마을에는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삿갓주점이 있다. 여기서 김삿갓 묘를 지나 오른쪽 능선으로 정상에 올라 김삿갓 집터로 내려온다.

 

산행 길잡이

마대산(馬垈山 1,052.2m)은 영월군 김삿갓면(하동면) 와석리 김삿갓계곡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마대산과 곰봉 사이 노루목에 김삿갓 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마대산과 곰봉 등산 후 조선민화박물관이나 고씨동굴, 영월읍내의 장릉, 청령포, 봉래산 천문대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마대산은 대중교통편이 편리한 대야리 맞대골, 와석리 김삿갓계곡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이 중에서도 정상 어프로치가 짧은 편인 노루목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제일 인기 있다. 다음으로 찾는 맞대골과 드름골 코스는 약간 길기는 하지만, 긴만큼 경사가 완만해 역시 인기 있다.

 

반대로 대중교통편이 열악한 남쪽 베틀재 방면은 영춘에서 의풍으로 운행되는 버스편이 고작 3회인 데다 운행시간이 등산에 필요한 시각과 너무 간격이 커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빈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김삿갓유적지가 있는 와석리 노루목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노루목에서 어둔이계곡을 경유하여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상 어둔이재를 경유해 다시 어둔이계곡으로 내려오거나, 또는 정상에서 북릉을 타고 쌍소나무가 있는 삼거리에 이르러 선낙골을 경유해 다시 노루목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그것이다.

 

마대산을 오르는 새 코스로는 옥동리에서 남동쪽 골짜기 안으로 2.5km 거리인 댓마루 마을에서 산제당터와 약수터를 경유해 처녀봉(930m)에 오른 다음, 처녀봉에서 선낙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이 코스는 노루목에서 선낙골을 경유하여 처녀봉에 먼저 오른 다음, 역순으로 옥동리로 내려와도 된다.

 

그러나 옥동리~댓마루 사이 수렛길을 진행하는 과정이 지루하고 긴 탓인지 아직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하다. 그래서 이 코스의 백미인 처녀봉만을 노루목을 기점으로 쉽게 다녀오는 코스가 영월 산악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코스는 선낙골을 경유해 처녀봉에 먼저 오르기보다는 김삿갓 생가터가 있는 어둔이계곡으로 정상을 오른 다음, 북쪽 1,030m봉을 경유해 처녀봉으로 내려와 다시 노루목에 이르는 것이다.

 

대야리~맞대골~정상(1코스)

맞대골은 영월읍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다. 고씨동굴 입구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약 5km 더 가면 대야리 버스정류소에 닿는다. 정류소에서 남동쪽 마을길로 약 150m 가면 대야리 경로당이 있다. 경로당 뒤 맞대골 안으로 약 30분 들어서면 미륵대도 영월선원 출입구인 기둥 두 개가 나타난다. 다른 곳과 달리 출입을 막는 대문이 없고 양쪽으로 기둥만 있다.

 

출입구를 지나 12분 오르면 건곤대성전(乾坤大聖殿) 앞에 닿는다. 미륵대도는 불교와 단군신화를 합친 종교단체라고 한다. 본원은 인천에 있다. 추운 겨울에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비어 있다. 건곤대성전 뒤 지능선 초입에는 오래된 성황당이 있다. 등산로는 성황당 왼쪽으로 이어진다.

 

5~6분 거리인 낙엽송숲을 지나 잡목숲 계곡을 오르면 길게 깔린 울퉁불퉁한 잡석들이 너덜지대를 방불케 하는 계곡으로 이어지고, 30분 가량 오르면 층층나무 거목 앞 샘터에 닿는다. 큼직한 바윗돌 밑에서 샘솟는 물맛이 일품이다. 식수는 이곳에서 준비한다. 맞대골 오아시스로 불리기도 하는 이 샘터는 해발 약 800m에 있다.

 

예전에는 이 샘터 물맛과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남한강 조망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목표로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가을철 샘터 주변은 온통 다래 열매로 뒤덮인다. 샘터 이후로는 울퉁불퉁한 너덜길이다. 다래나무 넝쿨을 헤쳐 나가기도 하는 너덜길을 35분가량 오르면 작은 안부에 닿는다.

 

안부 서쪽으로 마주보이는 능선은 수리봉 방면 능선이다. 안부 왼쪽 급경사 능선으로 10분 오르면 굵기가 세 아름이나 되는 고사목과 마주친다. 고사목 왼쪽으로 타고 넘은 다음, 3~4분 오르면 북동릉 삼거리를 밟는다. 삼거리에서 오르막길로 약 20m 더 오르면 정상이다.

 

• 대야리 버스정류소를 출발해 맞대골~미륵대도 영월선원~샘터~북동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6km로, 2시간30분~3시간이 소요된다.

 

드름골~북동릉~정상(2코스)

예밀리에서 88번 지방도가 넘는 와석재(해발 370m·일명 고지기재)를 넘어 약 1km 내려서면 옥동천을 건너는 와석교가 나온다. 다리 건너 삼거리에서 오른쪽(남쪽) 좁은 길이 드름골 들목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패어든 드름골 상단부 가운데로 가장 낮은 안부가 보인다.

 

안부 왼쪽 작은 봉이 처녀봉이고, 오른쪽 첫번째 봉이 마대산 북동릉의 전망대 봉이다. 드름골 들목에서 약 300m 가면 와석송어양식장에 닿는다. 양식장 출입문 왼쪽 농로 길로 15분 들어서면 도불암(道佛庵) 안내판에 닿는다. 안내판에서 직진, 약 200m 가면 파란 지붕 외딴집 대문을 대신하는 큰 돌기둥이 있다.

 

이 돌기둥 왼쪽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드름골 계곡산행이 시작된다. 길은 오래된 산판길로, 15분 들어가면 계류를 건너고, 이후 계류를 서너 차례 건너면서 10분 더 오르면 작은재계곡 합수점(오른쪽)을 지나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 3~4분 더 오르면 댓마루(일명 작은재)를 거쳐 뱃골로 넘어가 다시 옥동으로 내려서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댓마루 길은 옛날 어둔이계곡에 살던 김삿갓이 선낙골을 거쳐 처녀봉 서쪽 안부를 넘어 드름골로 넘어와 이 고개를 넘어 영월로 다녔다는 길로 알려져 있다. 삼거리에서 드름골 주계곡으로 10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4~5개 석탑들이 나타난다. 석탑 상단 20m 거리에 있는, 굴피나무 껍질로 벽을 장식한 작은 건물은 삼신제당(三神祭堂)이다.

 

'소백산신령제위' 위패가 모셔져 있는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 5대 독자 3대 독자들이 후손을 보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지금도 이곳을 찾아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삼신제당에서 약 40분 더 오르면 약수터에 닿는다. 하동 주민들이 수백 년째 이용해온 약수다. 약수터에서 10분 가면 마지막 합수점 사이 급경사 지능선으로 길이 이어진다.

 

약 200m 오르면 길은 왼쪽 급경사 사면으로 이어지고, 20여 분 더 오르면 선낙골이 내려다보이는 처녀봉 서쪽 안부(마대산 북동릉)에 닿는다. 안부에서 선낙골 방면 흐릿한 옛길이 김삿갓이 다녔다는 길이다. 안부에서 처녀봉 반대쪽인 북동릉을 타고 10분 오르면 전망대 암봉 아래 삼거리 푯말(←전망대 20m, 처녀봉 0.9km→)에 닿는다.

 

푯말에서 왼쪽 사면길은 암릉 우회길이고, 직진하는 급경사길은 암릉을 타고 나가는 길이다. 암릉길은 약 50m 거리에서 사면길과 만난다. 급경사길로 30m 오른 곳인 전망대 암봉에 오르면 정상이 마주보이고, 정상 뒤로 형제봉과 소백산 방면 백두대간이 함께 조망된다. 동쪽 아래로는 선낙골과 어둔이계곡이 남대천계곡과 함께 시원하게 터진다.

 

남대천계곡 왼쪽 어래산 뒤로는 선달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전망대 암봉에서 암릉을 타거나 또는 삼거리 푯말에서 사면길을 따라 약 25분 가면 어둔이계곡 방면 동릉과 만나는 삼거리 푯말(정상 0.1km, 전망대 0.9km)에 닿는다. 이어 6~7분 더 오르면 맞대골 길과 만나고, 20m 더 오르면 정상이다.

 

• 드름골 입구를 출발해 와석송어장~삼신제당~약수터~처녀봉 서쪽 안부(북동릉)~전망대 암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4.5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선낙골~처녀봉~북동릉~정상(3코스)

노루목 김삿갓 묘 입구에서 약 150m 거리인 당집 앞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7~8분 들어서면 어둔이계곡과 선낙골 계류가 합수되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푯말(←마대산 정상 3.4km, 김삿갓 주거유적지 1.1km, 선낙골→)대로 오른쪽 길이 선낙골이다.

 

선낙골 코스는 일명 ‘김삿갓 등산로’라고도 불린다. 바로 이 코스로 옛날 김삿갓이 영월 나들이를 다녔다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선낙골 안으로 15분 들어가면 오른쪽 둔덕 위 경사진 묵밭 위로 안부가 보인다. 이 안부 능선이 처녀봉 남동릉이다. 안부로 오르는 길도 있으나 대부분 계곡 안으로 더 들어간다.

 

계곡 안으로 5~6분 가면 오른쪽에 ‘김삿갓 등산로’라 쓰인 군청색 작은 푯말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푯말 방면 숲길로 들어가 20여 분 오르면 처녀봉 남동릉에 닿는다. 또는 푯말에서 계곡 안으로 15분 더 올라 외딴집을 지나는 산길을 이용해도 된다. 외딴집 왼쪽 길로 들어가면 급경사에 지그재그로난 길이 뚜렷하다.

 

바로 이 길이 옛날 김삿갓과 이곳 주민들이 드름골~댓마루~뱃골~옥동을 거쳐 영월로 다녔던 옛길이라 한다. 지그재그 사면길로 25분 오르면 처녀봉 남동릉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는 남동릉에 하나뿐인 푯말(김삿갓 묘역 1.2km)이 있다. 푯말서부터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급경사 지그재그 길로 이어진다.

 

급경사로 15분 가량 오르면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처녀봉 정상에 닿는다. 동쪽 김삿갓계곡 건너로 마주보이는 곰봉 풍광이 일품이다. 곰봉 뒤로는 시루봉이 멀리 태백산과 함께 보인다. 처녀봉에서 북동릉을 타고 2분 내려서면 드름골 방면 길과 만나는 안부에 닿는다. 이후로는 드름골 코스와 같다.

 

• 노루목 버스정류소를 출발해 선낙골~처녀봉~북동릉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4km로, 3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어둔이계곡~김삿갓주거터~정상(4코스)

어둔이계곡은 수십 개의 장승으로 장식되어 있다. 마지막 장승이 있는 제당 앞에서 왼쪽으로 휘도는 오솔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김삿갓생가터' 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타난다. 여기서 안내판 방향 산길을 따라 3~4분 거리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계류를 건너면 곧이어 옛날 김삿갓(난고 김병연)이 숨어 살던 집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김삿갓이 살던 집을 뒤로 하고 무성한 수림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로 발길을 옮겨 20분 더 오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쪽 길을 따라 6~7분 거리에 이르면 계곡길이 끝나고, 오른쪽 지능선길이 시작되는 휴식장소가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왼쪽 15m 아래로 보이는 계류로 내려가 식수를 준비한다.

 

북쪽으로 오르는 능선으로 20m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외딴 무덤이 나타난다. 무덤부터 능선은 가팔라진다. 신갈나무 군락이 하늘을 가리는 능선길을 타고 40분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발길을 옮겨 5~6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 처녀봉으로 가는 길은 북동쪽 주능선길을 탄다. 정상에서 4분 거리인 올라왔던 삼거리를 지나 8~9분 거리에 이르면 선낙골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쌍소나무 삼거리에 닿는다.

 

쌍소나무 삼거리에서 계속 주능선을 타고 20분 가량 나아가면 해발 1,030m인 전망바위 꼭대기를 밟는다. 전망바위에서는 남동쪽 아래로 선낙골과 노루목 일원이 내려다보이고, 동으로는 처녀봉이 멀리 곰봉(930m) 정상과 함께 마주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는 능선길은 가파르다.

 

능선으로 발길을 옮겨 10분 거리에 이르면 옥동리 방면 산제당터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삼거리 안부에 닿는다. 삼거리 안부에서 동쪽 오르막길로 10분 더 오르면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처녀봉 정상이다. 처녀봉 일원은 송이버섯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남동릉을 타고 30분 거리인 653m봉을 넘어 20분 더 내려서면 선낙골 계류가에 닿는다. 계류가에서 남동쪽으로 패어져 나간 계곡길을 따라 20분 내려서면 노루목에 닿는다.

 

• 베틀재를 출발해 남동릉~서릉 삼거리를 경유해 정상에 오르는 산행거리는 약 3 km로, 2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된다.

 

김삿갓 묘

살다 보면 한번쯤 "그래, 여기만 살데냐"하는 객기가 오를 때가 있다. 그러나 난고 김병연(1807-1863)은 객기 정도가 아니라 도저히 세상 한가운데에 살지 못할 사람이었다. 평생 산하를 떠돌며 시와 술로 숨을 내쉰 그를 사람들은 김삿갓이라 부른다. 김삿갓은 강원도 영월 땅에 잠들어 있다. 생전에 아들에게 "나 죽으면 여기 묻으라" 유언했던 와석골 노루목 양지바른 곳에 영월읍 동남쪽 길로 영월화력발전소, 고씨동굴, 와석재 고개를 차례로 지나 옥동초등학교 주석분교 옆 옥동천 계곡길로 걸어 올라가면, 좁고 깊은 계곡이 돌연 펼쳐진다.

 

와석골 노루목. 지금도 큰길에서 한시간 반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오지다. 사는 사람이래야 7가구에 20 여명. 계곡 물은 그냥 떠 마셔도 되고 개똥벌레가 훨훨 날아다니는 청정무구한 자연, 푸른 산 위로 하늘만 뵈는 첩첩산중이다. 김삿갓은 자신의 조상과 관련된 일로 이 척박한 땅에 들어와 살다가 결국 세상을 등졌다. 그는 조부 김익선의 불충을 비웃는 글을 써 과거에 합격했으나, 그 일이 두고두고 가슴에 맺혀 평생 삿갓 쓰고 평생 하늘을 보지 않았다. 주민 신춘선(63)씨는 "요즘같으면 할아버지가 아니라 아버지 욕을 하고도 벼슬을 했을 것"이라며 "삿갓 시대에나 가능한 철학"이라고 말한다. 워낙 세상을 떠돌다보니 그가 묻힌 곳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1982년 향토사학자 박영국씨(작고)가 집요한 추적과 고증 끝에 와석골에서 삿갓 무덤을 찾아냈다. 오직 '김삿갓 뫼는 양백(태백-소백)지간, 영월-영춘 어간에 있다'는 고문서 기록 하나에 의지했다고 한다. 와석골은 강원 경상 충청 3도에 걸친 도계 접경지 "동네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어요. 바깥 사람들만 몰랐죠." 신씨 말이다. 하기야 삿갓이 이곳으로 이장된게 1백년이 갓 넘었으니 3대만 올라가도 구전으로 전하는 바 적지 않았을 터. 그는 "노루목에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니까 삿갓이 다시 짐을 꾸려 타지로 도망갔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밭 한가운데 초라하게 서 있던 묘는 1989년 정부에서 밭과 앞집 3채를 사들여 터를 재정비했다. "그때 한 6천만원이면 길도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땅 사버리니까 끝이었다"며 그래서 지금도 예산이 없어 진입로 포장이 안돼있다고 한다. 그래도 묏자리는 삿갓 자신이 반기지 않을 만큼 썩 훌륭하게 정비돼 '왕릉'같다. 묘 옆에는 '시선 난고 김병연지묘'라는 자연석 비석이 오래지 않은 과거 살았던 방랑 시인 한 사람의 흔적을 알린다. "네 다리 소나무 소반에 죽이 한 그릇/하늘과 구름이 함께 떠도네/주인장, 제발 무안해하지 마오/나는 물 속 청산을 사랑한다오." 봉분에서는 누군가가 쏟아부은 술 내음이 향기롭다. 김삿갓 집터는 묘에서 왼편으로 2㎞ 위쪽 산행길이다. 가벼운 산 행길. 그 길엔 돌복숭아, 물봉선화, 갈대가 무성하고, 집 마당엔 들풀 들이 가득하다. 옆에는 개울이 흐르고 약초꾼과 화전 해먹던 사람들이 살고 간 흔적이 쌓여 있다. 주춧돌과 기둥 일부를 제외하고는 1백 여년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거쳐간 사람들이 지붕을 얹고 흙을 새로 바르고 외양간을 내 삿갓의 내음은 모두 사라졌다. "여기서 뭘 생각하며 살았누…" 탄식이 절로 난다. 계곡내 모든 '화살표'들은 삿갓이 사랑했던 민초들이 세웠다. 삐딱하게 세운 화살표, 유성매직으로 쓴 '김삿갓 유적지', 없애버렸더니 화가 잇달아 다시 세운 시선 당집 등. 묘소 건너에는 서울사람이 지금 전통찻집을 만들고 있다. 비포장길은 경상도 영주까지 뚫려 있어 아마도 김삿갓이 방랑벽이 도지면 사통팔달 운신하기 쉬웠을 터. 이제 김삿갓묘가 있다는 소문에 한 여름이면 자연과 위대한 시선의 흔적을 밟으려는 외지인들로 붐빈다.

 

난고 김병연(蘭皐 金炳淵)

그는 속칭 김삿갓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삿갓 립'(笠)자를 써서 김립(金笠)이라고도 한다. 그의 본관은 신안동(安東)이고, 자(字)는 성심(性深), 호(號)는 이명(怡溟), 지상(芝祥), 난고(蘭皐)이다. 그의 선대 조상을 살펴보면 9대조부는 병자호란 때 척화대신으로 유명한 청음 김상헌의 사촌형인 형조참판을 지낸 김상준이며 5대조부는 황해도 병마절도사 김시태, 고조부는 전의현감 김관행, 증조부는 경원부사 김이환이다.

그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의 난 때 선천 부사로 있다가 반란군 세력에 투항한 것을 두고 비난하는 시로 장원한 것을 수치로 여겨, 일생을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단장을 벗을 삼아 각지로 방랑을 했다. 도처에서 독특한 풍자와 해학 등으로 퇴폐하여 가는 세상을 개탄했다. 그의 수많은 한문시가 구전되고 있다. 그의 묘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에 있다.

 

조부 김익순과의 관계

당시 20세가 되었을 때까지 김병연은 할아버지 김익순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어머니가 그들의 할아버지가 적장 앞에 무릎 꿇은 대가로 역적으로 몰린 사실을 아들들이 알지 못하도록 숨겨왔던 것이었다. 또한 아들들마저 역적의 손자로 낙인되면 조정과 세상으로부터 불신과 비난 등은 물론 목숨도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일부러 할아버지의 존재를 숨겨왔던 것이었다. 때문에 병연은 자신의 할아버지 익순이 사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결국 영월 백일장 때 나온 시제에서 김익순에 대한 내용이 나오자 그가 자신의 가족과 아무관계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여 그를 싸잡아 비판하는 답글을 쓰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야 어머니의 해명으로 인해 그제서야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이것을 계기로 그를 방랑길로 가게하고 삿갓을 쓰게 한 시초가 되었다.

 

산행 코스

• 노루목 삿갓주점→김삿갓 묘→오른쪽 지능선→주능선→정상→서북 주능선→동남쪽 지능선→김삿갓 집터→삿갓주점 (약 3~4시간)

• 노루목 김삿갓기념비→어둔이계곡→정상→1,030봉→처녀봉→658봉→선낙골→노루목 (8km , 약 3시간)

• 마대골→옥황상제탑→샘터→정상→북동능선→쌍소나무→선낙골→김삿갓묘→싸리골입구 (약 3시간 20분)

• 대야리→맞대마을→정상→선낙골→너둔이→무릉계곡→든돌상회→들모랑이 (약 4시간 30분)

 

교통정보

• 서울→영월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10회(07:00, 08:30, 10:01, 11:30, 13:00, 14:30, 16:00, 17:30, 18:59, 22:30) 운행. 요금 10,300원. 2시간 소요.

• 원주→영월 시외버스종합정류장에서 1일 51회(06:40~20:55) 운행. 요금 6,600원. 1시간50분 소요.

• 제천→영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53회(07:00~21:55) 운행. 요금 3,100원. 50분 소요.

 

• 열차편 청량리역에서 1일 8회(08:00, 08:25 새마을 토·일·공, 10:00, 12:00, 14:00, 17:00, 22:00, 23:00) 운행하는 원주역~제천역 경유 영동선, 광주에서 1회(일 18:46), 대전에서 1회(토·일 07:40) 운행하는 제천역 경유 강릉행 열차 이용. 요금 청량리역~영월역 새마을호 15,700원, 무궁화호 10,600원. 원주역~영월역 새 6,700원, 무 4,500원.

 

• 영월시내버스터미널 앞시내버스정류장에서 옥동리 경유 김삿갓발 시내버스1일 6회 (06:20~18:40)운행(요금 2,170원) - 김삿갓유적지주차장에서 영월발 시내버스 1일 6회 (07:00~19:30)이용

• 영월읍에서 88번 지방도 이용, 고씨굴⇒옥동리경유⇒와석리 김삿갓상회⇒김삿갓계곡⇒민화박물관⇒김삿갓묘 • 영월→대야리·김삿갓계곡 입구·미사리계곡 입구 1일 10회(06:00~19:10) 운행하는 하동 경유 녹전행, 1일 2회(08:15, 10:30) 운행하는 내리행 시내버스(영월교통 033-374-2373) 이용.

• 영월→김삿갓유적지 1일 6회(06:20, 08:30, 11:10, 14:00, 16:00, 18:40) 운행하는 시내버스 이용. 요금 2,550원. 대야리 1,500원, 드름골 입구 1,600원.

• 김삿갓유적지→영월 1일 6회(07:00, 09:30, 12:00, 14:50, 16:50, 19:30) 운행.

 

• 미사리계곡 입구·김삿갓계곡 입구·대야리→영월 녹전 발 1일 9회(07:20, 09:10, 09:50, 11:30, 13:30, 15:30, 16:40, 19:20, 20:20), 내리 발 1일 2회(09:00, 11:40) 운행.

• 영월에서 김삿갓계곡 노루목까지 택시 편도 20,000원. 25분 소요. 영월 콜택시 전화 080-372-1818, 봉래택시 374-2644, 영흥택시 372-7766, 대석택시 374-4556.

 

• 서울→영춘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일 19회(06:59~18:00) 운행하는 구인사행 버스 이용, 영춘에서 하차. 요금 12,900원. 3시간 소요.

• 영춘→베틀재 영춘에서 1일 3회(06:00, 13:30, 17:20) 운행하는 의풍2리(용담)행 시내버스 이용, 베틀재에서 하차. 요금 2,500원(용담 종점 2,800원). 25분 소요(종점 40분 소요).

• 의풍리→영춘 1일 3회(06:40, 14:10, 18:00) 운행.

 

산행기

 

코스 : 김삿갓문학관-김삿갓주거지-마대산-처녀봉-김삿갓묘-김삿갓문학관

일자 : 2022.1.22(토) 영월 마대산+처녀봉

동행 : 좋은사람들 28인승 버스 1대 (대장 숲놀, 기사 9269 최인수)

 

동암역05:40-(급행)-신도림역06:05/06:10-사당역1번출구06:28/06:51-양재역07:00/07:01-치악휴게소08:26/08:50-김삿갓문학관(≒348/324.3/348.7)09:47/09:50-이정표(↖김삿갓주거지1.8,선락골,어둔골,마대산,↗김삿갓묘역)09:55-(좌)-3거리(↑등산로입구0.4,김삿갓주거지1.4,어둔골,↗처녀봉2.3,선락골)10:01-이정표(↑김삿갓주거지0.7,↓김삿갓묘1.0)10:10-김삿갓주거지,난고당(↑마대산1.8)10:23-3거리(↑마대산0.44,↙김삿갓주거지1.6,↓김삿갓주거지1.4)11:22-3거리(←마대산0.2,→처녀봉1.4,↓김삿갓주거지1.6)11:30-(좌)-마대산(1052,≒1097/1066.5/1101, 3.95/3.85/3.9)11:35/11:42-3거리(≒1064/1036.2/1063.5, 4.14/4.017/4.0, ↑처녀봉1.4,→김삿갓주거지1.6,↓마대산0.2)11:44/11:46-3거리(↑처녀봉0.68,←전망대0.14,↓마대산0.88)11:58-전망대갈림길(→처녀봉0.5,←전망대40m,↓마대산1.0)12:05-처녀봉(944.1,≒998/969.6/999.6, 5.55/5.412/5.)12:19/12:24-(급경사)-3거리13:14-김삿갓묘13:24-주차장(≒370/344.7/374.9, 8.83/8.558/8.6)13:31/14:45(중식)-문막휴게소16:01/16:10-양재역17:12/17:13-사당역14번출구17:30/17:39-신도림역17:57/18:04-(급행)-동암역18:29

(산행거리 8.9/8.56/8.6km, 산행시간 총3시간41분, 순3시간40분/30분/35분,

 평균속도 2.4/2.44/2.4km/h, 최고고도 1101/1068/1097m, 시작고도 353m, 최저고도 317m)

 

△김삿갓문학관
△난고당
△김삿갓묘역

 

▼김삿갓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