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기/100+(플러스) 명산

10. 경북군위 아미산(2021.1.9)

박연서원 2021. 2. 18. 19:12

아미산 [峨嵋山] 737.3m, 방가산 [方可山] 755.8m

경북 군위군 고로면

 

특징, 볼거리

아미산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남서쪽에 위치한다. 방가산(755.8m) 북서쪽 자락 끝에 붙은 작은 산이지만 기암괴석과 험악함을 따지자면 '작은 설악' 이라 할 만하다. 산세가 수려하며 산이 작아 보여도 바위 형태가 만물상을 이룬 듯하다. 크게 다섯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그 모양들이 마치 촛대같이 생겨 청송 주왕산의 촛대바위를 연상케 한다.

 

아미산은 전국에 같은 이름으로 되어 있는 곳이 여러 군데 있다. 거대한 분화구 속에 싸여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 있는 아미산(960.8m)을 비롯해 충남 부여와 보령 사이에 솟은 아미산(581.4m), 전남 순천군 주암면에도 있다. 특히 불교와 연관이 많은 산으로 중국 사천성에 있는 낙산대불과 함께 이름난 아미산은 불교의 성지로 유명하다.

 

산행들머리는 가암 삼거리 가지 전 작은 다리(가암교)가 있는데, 이 다리를 지나기 30m 전 오른쪽 고압선 전주다. 전주에 표식기가 몇 개 걸려 있는데 그 옆을 지나 개울을 건넌다. 개울을 지나 바위산 아래 오른쪽으로 오솔길이 나타나고,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초입부터 경사가 80도 정도 되는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바닥부터가 바윗길이다.

산행 시간 : 5시간

 

아미산 등산로는 11.6km 거리의 아미산주차장~장곡자연휴양림까지 연결되는 제1코스와 아미산을 순회하는 5.7km거리의 제2코스, 4.1km의 제3코스를 비롯해 2,4km거리의 군위장곡자연휴양림 내 순환숲길 등 다양한 계층이 등산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작은 설악산을 옮겨놓은 듯한 산봉우리는 험악하면서도 수려한 산세와 기암괴석이 많아 만물상을 이룬 듯하며, 기암사이로 더듬어 산에 오르면 앵기랑바위 사이로 뚫려있는 동굴과 아름다운 농촌풍경과 군위댐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아미산을 찾는 산악인들은 산세와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낸다.

 

아미산은 팔공산(1192m)에서 뻗은 팔공지맥의 끝자락에 있는 산이다. 높이는 낮지만 마치 설악산의 용아장성을 옮겨놓은 듯 아름다운 산이다. 팔공산 줄기는 시루봉을 지나 군위군 산성면 백학리를 지나며 끊어질 듯 야트막한 야산이 되었다가 조림산과 화산(華山·828m)이 만나는 갑령재에 이르러 다시 치솟는다. 화산을 넘으면서 탄력을 받은 줄기는 방가산(755.8m)을 지나 팔공지맥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아미산이다. 여인의 아름다운 눈썹을 뜻하는 아미(蛾眉)에서 음을 빌려와 산이 높고 위엄이 있다는 뜻의 아미(峨嵋)로 했다.

 

아미산은 높이로 말하는 산이 아니다. 산세가 수려하며 산이 작아 보여도 바위 형태가 만물상을 이룬 듯하다. 바위 틈 사이에서 자라 짧게 뻗은 소나무 가지들은 분재 같은 모양으로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크게 다섯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그 모양들이 마치 촛대 같이 생겨 청송 주왕산의 촛대바위를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산의 모양은 다섯 개의 바위봉이 나란히 어깨를 맞댄 형국이고, 많은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마을을 지키는 듯한 모습이어서 예로부터 이곳은 전쟁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방가산(方可山)은 팔공지맥으로 해발 755.8m이며 군위군과 영천시의 접경구역이다.

방가산 정상에서 영천지역의 보현산천문대의 정상부를 조망이 가능하며 인근에 군위 장곡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다.

방가산 등산로를 연계하여 고로면 양지리의 아미산 등산과 연계가 가능하다.

 

신문기사

군위 아미산

날카롭게 치솟은 암릉 발아래 두는 짜릿함 … 그림 같은 선경(仙境)은 덤

박태우 기자

 

매사에 기승전결이 있듯이 등산도 마찬가지다. 들머리에서 그날 산행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들메끈을 질끈 매는 것이 기(起)라면, 본격적으로 능선을 치고 오르면서 숨이 가빠오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단계가 승(承)이다. 입에서는 새된 소리가 절로 나고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부담스럽지만 마침내 정상에 올랐을 때 일망무제의 조망과 성취감이 선사하는 강렬한 쾌감이 전(轉)이라면, 등산의 여운을 느끼며 차분히 산을 내려서는 과정이 결(結)이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등산 형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산들도 더러 있다. 경북 군위군의 아미산(峨嵋山·737.3m)은 대표적인 '형식 파괴'의 산이라 할 만하다.

 

산꾼들 사이에 아미산은 '미니 설악산'이라 불린다. 해발 고도는 700m대에 불과하지만 산 입구부터 1㎞에 걸쳐 이어진 기암괴석들이 연출하는 명품 연봉은 설악산의 용아장성(龍牙長城) 못지않은 위엄을 뽐낸다. 올해 대법원 달력에 10월 배경화면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발 고도 700m 대 '미니 설악산'
초입부터 기암괴석 연봉 겹겹이 이어져
봉우리 하나하나 넘으며 장쾌한 풍경 감상
바윗길 지나면 편안한 흙길 산행

 

설악 공룡능선을 가고 싶지만, 일정이나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아미산은 좋은 '맛보기 산행지'가 될 수 있다. 암릉 산행이라 해도 계단이나 안전 시설물이 잘 정비돼 있어 초보자도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또 바위 구간에 우회로가 있어 억지로 바위를 오르지 않는 이상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초반 암릉 구간을 지나면 편안한 흙길이 계속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덜하다.

 

산행 코스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 양지마을의 아미산 주차장을 기·종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꾸몄다. 구체적인 등로는 아미산 주차장~앵기랑바위~큰작사골 삼거리~무시봉~아미산 정상~밭미골 삼거리~너럭바위~전망바위~병암지~병풍암삼거리~대곡지를 거쳐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총 산행거리 8.2㎞에 초반 암릉 구간에서 다소 지체하는 바람에 5시간 30분이 걸렸다.

 

산행 기점은 양지리 아미산 주차장이다. 위천이 흐르는 구름다리를 지난 뒤 나무계단을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초입에서 바라봐도 아미산은 주위의 둥글둥글한 육산들 틈바구니에서 군계일학처럼 암릉미를 뽐낸다. 이동 3분 만에 본격적인 암릉 구간이다. 정면으로 공룡의 이빨처럼 날카롭게 치솟은 암릉들이 겹겹이 우뚝 솟아 있다. 왼편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기와 승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절정이다. 거친 공룡 등줄기를 타고 오르면 곧바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날카롭게 벼린 송곳바위와 맞닥뜨린다. 사람 하나가 간신히 설 수 있을 정도의 백척간두의 암봉이다. 높이는 300m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기세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발아래로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 때부터는 암릉이 계속된다. 내쳐 제2봉에 오른다. 바윗길을 이래저래 딛는 맛이 짜릿하다. 멋들어지게 굽고 휘고 처져 용틀임하는 소나무가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정성들여 가꾼 분재를 옮겨놓은 듯하다. 암봉을 하나씩 정복해 나갈 때마다 화려한 경치가 전리품으로 따라 온다. 동양화 속 선계가 펼쳐진다.

 

제2봉을 지나면 한 굽이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세월에 풍화돼 바스라진 돌가루들이 석회처럼 등산로에 흩뿌려져 있다. 군데군데 검은 이끼들이 해초처럼 피었다.

 

앵기랑바위 삼거리를 지나면 왼편 칼능선을 타고 지그재그로 바위 사면을 치고 오른다. 바위 연봉 중에서 가장 날카롭게 치솟아 백미로 꼽히는 앵기랑바위다. 어른 하나 지나갈 만한 바위틈을 기어오르면 진입금지 표지판이 막고 있다. 발 디딜 곳이 여의치 않고, 오래전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로프는 낡아서 갈라졌다. 바위도 푸석거리기 때문에 아쉽지만 안전을 생각해 꼭대기로는 오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

 

보는 이들에 따라 코끼리바위, 왕암바위로도 불리는 앵기랑바위는 애기동자승의 모습을 띄어 이름 붙여졌다 한다. 아미산의 연봉들이 군사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어 이 지역에서는 6·25 때도 전란을 입지 않았다고 하는데, 군위댐이 지어지면서 인근 마을들이 수몰되는 운명을 맞았으니 아이러니라 하겠다.

 

앵기랑바위를 우회해 슬래브 구간을 지난다. 로프 난간이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다. 나무계단을 오른 뒤 로프 구간을 통과해 제4봉에 올라서면 지나온 바위들이 용의 이빨처럼 삐죽삐죽 솟아 있는 장쾌한 조망을 맛볼 수 있다. 양옆은 깎아지른 낭떠러지여서 짜릿함을 더한다. 느리게 경치를 완상하며 올라왔는데 벌써 바윗길의 끝이다. 짧아서 더 강렬하고, 그래서 더 긴 여운을 남긴다. 불과 1㎞ 구간을 지나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암릉 구간이 끝나면 나무가 빽빽한 육산으로 분위기가 반전된다. 긴장감 없이 편하게 낙엽 깔린 흙길을 밟으면서 신록이 선사하는 빛과 향에 몸을 맡기면 된다.

 

비탈을 5분쯤 오른 뒤 이장된 묘터에 이르면 길은 한결 수월해진다. 20분 뒤 큰작사골삼거리다. 암릉 구간만 임팩트 있게 맛보고 싶다면 여기서 오른편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대곡지를 지나 주차장으로 곧바로 가는 4㎞의 짧은 코스가 완성된다.

 

주능선으로 완전히 올라서면 벤치가 있는 쉼터가 맞이한다. 흙능선치고는 보기 드물게 양 사면이 칼날처럼 가파르다. 5분쯤 걸으면 절골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도 오른쪽 길로 가면 병풍암삼거리를 경유해 주차장으로 곧바로 갈 수 있다.

 

직진해서 무시봉 방면으로 간다. 철쭉과 참나무 군락 사이로 돌탑과 662봉을 차례로 지난다. 몇 차례 오르내림을 반복한 뒤 능선을 지그재그로 오르면 무시봉(667.4m)이다. 20분 소요. 사방이 참나무로 둘러싸여 조망은 어렵다.

 

구조목과 묘를 지나면 묵은 마른 낙엽이 톱밥 더미처럼 잘게 덮여 있는 오르막 비탈이다. 뱀처럼 똬리를 튼 토종 소나무가 있는 무명봉을 지난 뒤 참나무가 듬성해지면서 하늘이 빼꼼 열리는 곳이 아미산 정상(737.3m)이다. 20분 소요.

 

정상 역시 산행 초반의 화려한 바위지대와 달리 다소 밋밋하다. 북동쪽으로 살짝 트여 있는 시야 사이로 멀리 산정에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이 보인다. 산 이름은 아름다운 눈썹을 의미하는 아미(蛾眉)를 음차했다고 한다.

 

하산은 우측 방가산 방면으로 내려선다. 육산이지만 오르내림이 심한 편이어서 안부를 향해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길이 일어선다. 10분쯤 오솔길을 따라 가면 밭미골 삼거리다. 왼편은 방가산 지나 장곡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이다.

 

서북쪽으로 뻗어 있는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6분 뒤 너럭바위에 오른다. 발목까지 차오르는 낙엽 융단길을 밟고 20분여를 내려가면 능선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는 우측 능선길로 내려선다. 만만치 않은 흙비탈이 이어진다. 잔뿌리와 나뭇가지를 지지대 삼아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10분쯤 가다보면 길 중간에 딱따구리가 둥치를 동그랗게 파놓은 소나무가 보인다. 이곳에서 우측 능선길로 내려서면 곧바로 병풍암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미끄러운 흙비탈이 만만치 않아 그대로 직진해 밭미골 방면으로 간다.

 

30분쯤 내려오면 포장 임도와 합류한다. 13분쯤 임도를 타고 가다 길이 두 갈래로 나뉘면 비포장 임도가 시작되는 우측길을 탄다. 이곳부터는 외길이다. 고려시대 절터에 소박한 토굴을 지어 불상을 모신 병풍암과 병풍암 삼거리를 지난 뒤 계곡을 왼쪽에 끼고 대곡지에 이르면 곧바로 종점인 주차장이 보인다. 40분 소요.

산행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글·사진=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산행 코스

1) 고로면 아미산 주차장-송곳바위,앵기랑바위-큰작사골삼거리-무시봉-아미산-방가산-휴양림갈림길-장곡휴양림입구 (10km/5시간)

2) 고로면 아미산 주차장-송곳바위,앵기랑바위-큰작사골삼거리-무시봉-아미산-밭미골삼거리-병풍암-대곡지-아미산주차장 (7km/3시간30분)

 

산행기

 

코스 : 주차장-송곳바위-앵기랑바위-무시봉-아미산-무시봉-대곡저수지-주차장

일자 : 2021.1.9(토)

동행 : 좋은사람들 28인승 버스 1대(대장 : 강쇠)

 

동암역05:39-(급행)-신도림역06:05/06:13-사당역1번출구06:29/06:50-양재역06:59/07:01-옥산휴게소08:12/08:31-아미산주차장(군위군 고로면 양지리 65, 256/259.9/255.1)10:24/10:30-송곳바위-갈림길(앵기랑바위0.1,마당바위0.1,주차장0.6)10:47-앵기랑바위삼거리(절골삼거리1.5,큰작사골삼거리1.2,앵기랑바위)10:52-이정표(아미산3.0,주차장0.6)10:57-이정표(아미산2.4,주차장1.2)11:20-큰작사골삼거리(절골삼거리0.3,무시봉1.1,방가산4.6,대곡지1.3,주차장1.8)11:28-절골삼거리(주차장삼거리, 자연휴양림8.5,방가산3.4,아미산1.8,무시봉0.8,병풍암삼거리1.3,주차장3.2)11:34-무시봉(667.4,734/735.2/737.2, 2.55/2.461/2.7)11:47/11:48-아미산(737.3,815/815.3/819.9, 3.61/3.489/3.8, 방가산2.1,무시봉1.0)12:09/12:20-무시봉(667.4,745/742.2/748, 4.81/4.645/5.0)12:41/12:42-절골삼거리(주차장삼거리, 병풍암삼거리1.3,주차장3.2,자연휴양림8.5,방가산3.4,아미산1.8,무시봉0.8)12:51-큰작사골삼거리(대곡지1.3,주차장1.8,절골삼거리0.3,무시봉1.1,방가산4.6)12:57-()-조망대(444/444.9/445.4, 6.66/6.476/6.8, 주차장0.9,아미산3.6)13:12/13:15-갈림길(주차장0.5,절골삼거리2.7,병풍암삼거리1.4,큰작사골삼거리1.3),대곡저수지13:25/13:26-()-아미산주차장(276/276.6/276.7, 7.66/7.422/7.7)13:32/13:44-팥재주차장(칠곡군 석적읍 성곡리 산73-33, ≒490/491.8/490.4)14:40/14:43-도봉사입구14:58-6‧25전사자 유해발굴 기념비[다부동지구 유학산(839고지) 전투, 경북 칠곡군 석적읍 성곡/학산리 일대, ↑헬기장0.64,↓팥재0.7]14:59-이정표(↑유학정0.14,↓도봉사0.64)15:25-유학산정상,유학정(839,≒885/883.5/886.1, 1.57/1.496/1.7, ↑820고지1.35,↓헬기장0.16)15:29/15:35-삼거리(↑다부리4.5,→도봉사0.6,↓유학정0.2)15:37-(우)-조망대15:41-삼거리(↑팥재주차장0.7,→도봉사0.18,↓유학정0.62)15:55-도봉사15:59/16:00-팥재주차장(≒485/485.1/484.9, 3.45/3.305/3.6)16:09/16:14-청주휴게소17:51/18:10-양재역19:15-사당역14번출구19:25-속초어시장19:28/20:10(석식)-사당역20:12/20:17-신도림역20:34/20:36-(급행)-동암역21:02

(산행거리 7.7/7.42/7.7km, 산행시간 총3시간2분, 순2시간58분/57분/53분,

평균속도 2.6/2.51/2.7km/h, 최고고도 820m, 시작고도 259m, 최저고도 254m)

 

송곳바위

 

송곳바위
송곳바위
대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