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트레킹)/서울근교 걷기좋은 길

8. 선정릉, 봉은사와 탄천-양재천 산책로(2019.9.10/12.17 & 2024.11.16)

박연서원 2021. 2. 3. 08:54

선정릉 산책로와 봉은사 순례길선릉(정현왕후릉)

발견이의 도보여행 - 벚꽃 둑길과 千年古刹 순례길

강남 빌딩 숲 사이의 푸른 섬

 

● 서울(강남구) : 선정릉 산책로와 봉은사 순례길

● 걷는 거리 : 7.4km

● 소요 시간 : 3시간 내외(쉬는 시간 포함)

 

만일 한 마리 새가 되어 서울 강남 일대를 내려다본다면, 직각의 마천루(摩天樓)들로 이루어진 정글이 보일 것이다. 이 삭막한 빌딩의 숲 속에, 마치 바다 한가운데 있는 고도(孤島) 같은 녹지(綠地)가 있다. 선정릉(宣靖陵)이다. 선정릉의 아름다운 소나무숲 산책로는 울타리 바깥의 빌딩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그려낸다. 선정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천년고찰 봉은사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 지친 영혼이 쉬어 가는 마음의 쉼터다. 섬과 쉼터가 빌딩 숲에서 만났으니 이보다 더 럭셔리한 길이 또 있을까?

 

선릉역~선정릉 매표소 5/0.3km

 

선정릉에는 모두 세 개의 능이 있다. 조선 성종(成宗)의 능인 선릉(宣陵)과 그의 계비(繼妃) 정현(貞顯)왕후의 능, 그리고 중종(中宗)을 모신 정릉(靖陵)이 그것이다.

 

빌딩이 숲을 이룬 삭막한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선정릉에는 고맙게도 숲길까지 얼키설키 이어졌다. 20096월 조선왕릉 40()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덕에 이 공간은 앞으로도 온전히 지켜질 수 있게 됐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기억되게 된 것도 기쁜 일이지만, 걷기꾼의 한 사람으로서 왕릉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의 길이 대대손손 지켜지게 되었다는 것은 더욱 기쁜 일이다.

 

선정릉과 가까운 지하철역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선릉역이다. 8번 출입구(1)에서 불과 5분이면 선정릉 매표소에 다다른다.

 

선정릉 매표소 앞에 있는 안내도를 보면 다양한 루트로 산책로가 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선정릉 외곽을 돌며 왕릉만 보고 나오면 짧게 끝나버리고 말지만, 여러 갈래의 산책로를 지그재그로 걸으면서 요령 있게 길을 잡아 나가면 꽤 긴 거리의 솔숲길을 거닐 수 있다.

 

선정릉매표소(2)에서 입장권(성인 1000)을 끊고 입구로 들어선 후에는 오른쪽 정릉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선정릉기념관 공사현장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왼쪽으로 단청(丹靑)이 없는 한옥(韓屋) 한 채가 보일 것이다. 이 집은 선정릉에 딸린 재실(齋室)로 제관(祭官)들이 제사 준비를 하거나 제사를 모시러 온 왕이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용되던 곳이다. 지금도 선정릉에 제사를 모실 때는 이곳을 이용한다.

 

선정릉 산책로~봉은사 입구 1시간50/4.9km

 

재실을 나와 붉은 빛이 영롱한 토종소나무 길을 10분 정도 거닐면 왼쪽으로 중종임금의 능인 정릉이 보인다. 홍살문까지 간 후 제향(祭享)을 올리는 정자각으로 간다. 이때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박석(薄石) 깔린 길에서 왼편의 높은 길은 가급적 밟지 않는 것이 좋다. 두 개로 나누어진 이 길 중에서 왼쪽의 약간 높은 길은 신도(神道)라고 하여 죽은 영혼이 다니는 길이고, 오른쪽의 길은 임금이 밟던 어도(御道)이다.

 

정릉을 보았으면 그 뒤로 이어지는 솔숲 산책로를 밟아 간다.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토종소나무길이기 때문에 비온 뒤에 찾으면 제대로 된 피톤치드 샤워를 할 수 있다. 10분 정도 길을 따라 걸으면 선정릉 울타리가 있는 곳까지 오게 되므로 왼쪽으로 간다.

 

갈림길이 나올 때 외곽을 따라 걷는다는 느낌으로 가면 곧 성종임금의 계비인 정현왕후릉에 다다른다. 정현왕후는 우의정 윤호의 딸로 입궁(入宮)했다가 연산군(燕山君)의 생모(生母)인 왕비 윤씨가 폐위된 이듬해 왕비로 책봉됐다. 후에 중종이 된 진성대군을 낳았다.

 

정현왕후릉에서 조금 밑으로 내려가면 선릉으로 들어가는 샛길을 통해 능 입구까지 가 볼 수 있다. 다른 왕릉과 달리 오전 1030분과 오후 230분에 능침 부근까지 들어갈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 가길 바란다. 선릉까지 보았으면 밑으로 내려오다 정자각 부근에서 왼쪽으로 간다. 음료수 등을 파는 매점이 나오면 이 매점을 끼고 정릉이 있는 방향으로 넘어간다. 작은 언덕을 넘은 후 오른쪽으로 가다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언덕을 넘어오면 선정릉 산책로를 겹치는 곳 없이 거의 다 돌아보게 된다.

 

이제부터는 봉은사로 가는 길이다. 매표소를 나와 왼쪽으로 간 후 선정릉 울타리를 왼쪽에 두고 초록 우레탄 길을 밟으면서 나아간다. 15분 정도 걸어가다 선정릉 울타리 길을 빠져나와 큰길로 나간다. 오른쪽으로 5분 정도 걷다 사거리에서 건널목을 두 번 건너 잠실 방향으로 가자. 삭막한 도심을 걷다 갑자기 신기루(蜃氣樓)처럼 봉은사 입구(3)와 만날 것이다. 아주 쉬운 길이지만 혹시라도 봉은사 가는 길이 헷갈리면 길 가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봉은사~삼성역 1시간/2.3km

 

신라시대의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원성왕 10년에 견성사(見性寺)란 이름으로 창건한 봉은사는 12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조선시대에 숭유억불(崇儒抑佛)정책에 의해 전국의 사찰들이 폐쇄될 때에도 능침(陵寢)사찰이었던 봉은사는 번창했다. 봉은사의 이런 위상을 잘 보여주는 여러 전각(殿閣)들이 보존되어 내려왔으나 1939년 큰불이 나는 바람에 대부분 불타 버렸다고 한다.

 

봉은사를 찾으면 절대불변의 진리를 찾으러 들어간다는 진여문(眞如門)이 힘들고 지친 영혼들을 맞아 준다. 진여문 편액에는 수도산 봉은사(修道山 奉恩寺)라고 적혀 있다. 느릿한 걸음으로 이 문을 지나 법왕루(法王樓)를 거치면 곧바로 대웅전 앞마당에 다다른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면 각각의 이름표를 매단 연등(燃燈)이 대웅전 앞마당 하늘을 가린다. 여기서는 신자들이 합장을 하고 음전한 모습으로 탑돌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웅전 오른쪽 길로 올라서면 봉은사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영산전(靈山殿)이 나타난다. 여기서 뒤를 돌아본다. 대웅전와 법왕루의 둥그런 처마 끝 예각이 기세등등한 강남 빌딩 숲의 직각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세속(世俗)과 불가(佛家)의 경계를 이룬다. 계속해서 왼쪽으로 가다 미륵대불 바로 앞에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미륵대불 뒤의 산길을 돌아온다. 여기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왔다는 미륵의 시선으로 바라본 화려한 강남 땅은 왠지 극락과는 점점 거리를 멀리하는 것 같아 보인다.

 

미륵대불을 돌아 나와 정식으로 미륵께 곱게 인사를 드린 후에 만나게 되는 건물은 판전(版殿)이다. 이 판전의 편액(扁額)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의 마지막 글씨라고 한다. 판전을 지나 법왕루 옆에 있는 해우소 옆에 자리한 쉼터로 간다.

 

이 쉼터에서 옆을 보면 최근에 폭을 넓힌 흙길이 보일 것이다. 이 길이 바로 봉은사 산책로 입구다. 그 길을 따라 150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더 작은 소로(小路)가 보인다. 아는 사람만 아는 봉은사의 비밀산책로다. 그리로 들어가 아늑한 숲길을 잠시 걸으면 아까 걸었던 미륵대불 뒷길과 만난다.

 

이제 봉은사의 길은 모두 걸어 본 셈이니 다시 진여문을 통해 봉은사 밖으로 나온다. 봉은사를 나온 후로는 큰 찻길을 건너 삼성동길 지나 삼성역(4)까지 간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도가 넓고 가로수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걷는 동안 그리 삭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레킹후기

 

1. 선릉역-선정릉-봉은사-코엑스몰-삼성역

일자 : 2019.9.10(화)

동행 : 고교동기 강남서초지부 중식모임후 나홀로 답사

 

동암역11:24-노량진역12:09/12:21-(급행)-고속터미날역12:29/12:34-양재역12:41-불로삼계탕(백숙)12:45/14:20(중식:고교동기 강남서초지부 정모)-양재역14:25/14:31-강남역14:33/14:38-선릉역(8번출구, ≒67/67.7)14:42/14:48-선정릉매표소15:11-정릉15:15/15:20-선릉(정현왕후릉, ≒64/64.4, 2.31/2.378)15:32/15:34-선릉(성종릉, ≒64/64.4, 2.59/2.707)15:41/15:48-역사문화관15:51-재실15:52-매표소(≒63/63.2, 3.32/3.496)15:55/15:56-진여문(봉은사정문, ≒63/62.9, 4.93/5.144)16:16/16:26-대웅전16:29-미륵전,판전,미륵대불16:30/16:35-대웅전16:38-진여문(봉은사정문, ≒68/68.1, 5.51/5.799)16:40/16:42-(SM Town, Starfield 코엑스몰)-삼성역(≒71/69.4, 6.46/6.826/7.9)17:02/17:12-신도림역17:46/17:53-(급행)-동암역18:21

(총거리6.5/6.85/7.9km, 걸은시간 총2시간14분, 순2시간1분/1시간55분,

평균속도 2.9/3.56/4.1km/h, 최고고도 81/82m, 시작고도 68m, 최저고도 59m)

※불로삼계백숙 02-587-0698 서울 서초구 서운로6길 30 지하1층 (서초동 1364-40)

 

양재동 불로삼계백숙 중식
정릉(중종대왕릉)
정현왕후릉
선릉(성종대왕릉)
선정릉(선릉과 정릉)
봉은사
코엑스몰내 미사리밀빛초계국수

 

2. 선릉역-선정릉-봉은사-코엑스몰-삼성역-탄천-양재천-양재시민의숲역

일자 : 2019.12.17(화)

동행 : 산천사 예원, 푸른초원, 윤문옥, 춘삼, 김진홍, 나 6명

 

동암역09:32-(급행)-개봉역09:51/09:57-신도림역10:04/10:07-선릉역(10번출구)10:38/11:25-선정릉11:32/12:31-봉은사12:57/13:30-코엑스몰[미사리밀빛초계국수13:45/14:39(중식:닭곰탕,왕만두,메밀전병)]13:40/14:48-삼성역14:49/15:00-탄천15:10/15:28-양재천15:29/16:57-치킨빠스(≒66/65.9, 12.22/12.831)17:00/19:02-양재시민의숲역19:10/19:13-양재역19:15/19:20-고속터미날역19:27/19:35-(급행)-노량진역19:44/19:50-(급행)-동암역20:27

(걸은거리 총 12.22/12.93/14.6km, 걸은시간 총5시간35분, 순4시간5분/3시간51분,

평균속도 3.17/3.8km/h, 최고고도 103m, 최저고도 44m)

※미사리밀빛초계국수 02-6002-6566 강남구 영동대로 513 (삼성동, 코엑스몰 J114) http://www.초계국수.kr/

 

 

▼선정릉

정릉(중종대왕릉)
정현왕후릉
선릉(성종대왕릉)

 

▼봉은사

 

▼코엑스몰

 

▼코엑스몰내 미사리밀빛초계국수

버섯닭개장
초계닭곰탕
메밀왕만두
메밀전병
코엑스몰내 별마당도서관

 

▼탄천

 

▼양재천

양재천

 

3. 코엑스-봉은사-선정릉

일자 : 2024.11.15.(금

동행 : (중식) 연경69 고재형, 김정오, 김진호, 송문호, 나 5명

          (산책) 나홀로

          (석식) 서울고 36회 김동배, 김잉곤, 이종달, 나 4명

 

동암역11:01-(급행)-신도림역11:26/11:31-삼성역12:04-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12:10/12:30-샤블랑157(SHA Blanc157)12:40/14:00(중식:샤브샤브 런치세트)-커피숍14:10/14:45-봉은사15:12/16:00(명상길)-선정릉16:25/17:15-선릉역17:25/17:32-교대역17:38/17:48-압구정역3번출구17:57-삿뽀로 압구정점18:45/20:40(석식:삿뽀로 디너정식)-BR(베스킨라빈스) 압구정점20:52/21:30(아이스크림)-압구정역21:45/21:49-고속터미날역21:55/22:02-(급행)-노량진역22:10/22:20-(급행)-동암역22:55

※샤블랑157 02-557-1436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3길 11 2층 shablanc157 (삼성동 157-18)

  삿뽀로 압구정점 02-514-7767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30길 51 I.S.A 빌딩 (신사동 600)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

 

▼샤블랑157

△중식(샤브샤브 런치세트)

 

 

▼봉은사

 

▼선정릉

 

▼삿뽀로 압구정점

 

BR(베스킨라빈스) 압구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