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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소안도 가학산

박연서원 2019. 12. 13. 11:22

[주말산행 전라도의 산 | 소안도 가학산 368m 전남 완도군 소안면]

“학운정에 올라서면 통영 비진도 버금가는 황금빛 절경이”

글·사진 | 김희순 광주샛별산악회 회장


항일운동의 성지, 태극기의 섬 소안도의 비경을 한눈에

가학산 오르는 길은 섬 등산로 치고는 정비가 잘된 편이다. 이정표가 적절하게 설치되어 있지만 지명이 통일되지 않아 혼선의 우려가 있다. 선답자의 표지기도 많지 않으므로 위치와 방향을 잡는 데 주의해야 한다.



	[주말산행 전라도의 산 | 소안도 가학산 368m 전남 완도군 소안면]

▲ 1 가학산의 뷰포인트는 두 개의 섬을 하나로 연결하는 사주의 비경이다. 건너편은 대봉산이다.


물바위골 삼거리에서 15분 정도 더 오르면 순식간에 조망이 터지면서 ‘가학산 전망 좋은 곳’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진 곳에 닿는다. 이곳에 서면 아부산과 미라리(美羅里)해수욕장을 비롯해 제주도, 여서도, 청산도, 대모도, 소모도까지 보인다.


학운정(鶴雲亭)까지 가는 암반지대에서 보이는 대봉산의 해안지형과 바다의 풍경이 압권이다. 학운정은 가학산 제1정자답게 최고의 조망처다. 일행 중 한 명은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욕됨”이라고 하며 벌렁 누워버렸다. 정자 난간에 다리를 걸치고 바다와 하늘과 섬을 내려 보는 낭만은 어디에서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는 남과 북의 섬을 하나로 이어주는 황금빛 사주의 아름다운 모습 때문이다. 퇴적된 토사가 파도와 연안 해류에 의해 해안과 평행하게 된 것을 ‘사주’라 한다. 바람에 의해 운반된 모래는 황금빛이다. 제주도 성산일출봉, 인천 팔미도, 옹진 선재도, 통영 비진도 등에서도 이런 사주를 볼 수 있다.


조망처에서 10여 분을 가파르게 오르면 10여 명이 머물 수 있는 바위공간에 가학산 정상석이 있다. 학운정과 비슷한 조망을 보여 주지만 좀더 많은 섬과 먼 바다까지 사방으로 바라볼 수 있다. 바둑판에 놓인 바둑돌처럼 크고 작은 다도해의 섬과 아스라이 해남 두륜산, 달마산, 완도 상황봉, 청산도 매봉산, 생일도 백운산까지 조망돼 숨이 막힐 지경이다.


무선기지국 방향으로 암반을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너덜지대와 비슷한 돌계단이 이어진다. 이후 햇살 한줌 들어오지 않는 빽빽한 난대림 숲속에 접어든다. 이곳부터 미로와 같은 숲길이 시작된다. 평지와 다름없지만 지그재그로 방향을 틀어 방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나무에 달린 표지기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갈림길 사거리에 있는 이정표에서는 ‘맹선팔각정 0,95km’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미라마을이나 가학마을은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라 피하는 것이 좋다. 습하고 평탄한 바닥에는 멧돼지들이 땅을 헤집고 다닌 흔적들이 역력하다. 남도의 섬 곳곳에는 멧돼지들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포획을 하지만 좀처럼 그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층에 있고 무리지어 행동하는 특성 때문에 천적도 없다. 또한 수영을 잘해 섬과 섬 사이를 이동하는 영향도 크다.



	[주말산행 전라도의 산 | 소안도 가학산 368m 전남 완도군 소안면]

▲ 2 학운정은 가학산 제1정자로서 최고의 조망과 쉼터를 제공한다.

   3 해도정에서 맹선재로 가는 길. 기복이 크지 않은 길의 연속이다.


해안도로에서 즐기는 아름다운 낙조
다음 이정표에서 ‘팔각정 0.8km(서중리 관광해안도로)’로 내려서 5분 정도 직진하면 ‘가학산 정상’ 역방향 이정표와 목재데크가 연달아 나타난다. 시야가 확 트이면서 작은 봉우리를 따라 10분(0.3km) 정도 더 올라가면 해도정(解濤亭)이다. 주변의 나무 때문에 썩 좋은 조망은 아니지만 상수원인 소안저수지와 아부산, 청산도, 불근도, 대모도 등을 볼 수 있다.
맹선재 이정표까지 10분 더 걸어 ‘파고라 1.1km(서중리관광해안도로)’ 방향으로 계속 직진해야 한다. 경계석 같은 낮은 돌담장이 계속 이어지며 소사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밋밋하고 특징이 없는 길이다.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15분 정도 내려가면 서중리 해안도로와 만나고 왼쪽 150m 지점에 파고라와 벤치가 놓여 있는 ‘물치기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날이 좋으면 추자도까지 볼 수 있으며 낙조가 좋아 연인들이 많이 찾는 데이트 명소다.



	[주말산행 전라도의 산 | 소안도 가학산 368m 전남 완도군 소안면]


산행길잡이


■ 물바위골 입구~잔디밭 쉼터~학운정~정상~삼거리~해도정~물치기 쉼터(약 8.8km 3시간 30분 소요)

■ 소안도 선착장~비진리(면사무소 소재지)~해안도로~물바위골 입구~잔디밭 쉼터~학운정~정상~삼거리~해도정~물치기 쉼터(약 13km, 4시간 30분 소요)


교통 (지역번호 061)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완도공용버스터미널까지 하루 4회(08:10, 10:20, 15:10, 17:20) 고속버스와 일반버스가 오간다. 요금 고속버스 3만7,200원, 5시간 소요. 완도에서 화흥포(554-1010)까지는 군내버스를 이용. 배 시간에 맞추어 오전 4시 4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10회 운행, 15분 정도 소요.


화흥포선착장은 소안도, 노화도, 보길도 출발지다. 오전 6시 4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12회 운항한다. 요금 편도 8,400원, 45분 정도 소요. 신분증 필수. 소안도에서 나오는 배도 오전 6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있다. 단체산행의 경우 군내버스(010-3644-9623)를 미리 예약하면 물바위골 입구까지 이용할 수 있다. 버스요금 1,000원. 택시(555-1233)를 이용할 경우 4,000원.


숙식 (지역번호 061)


소안도 내에는 15곳 정도의 민박집이 있다.식당을 겸한 곳도 있다. 청포도식당(553-7248)은 시원시원한 인심과 푸짐한 밑반찬이 좋고 미리 주문하면 싱싱한 회도 준비된다. 상록수(553-7414), 동창식당(553-7564), 가고파(553-7863), 바닷가민박(554-9330), 중국음식점 짜짜루(553-5073) 등도 있다.


볼거리


소안도 미라리와 맹선리에는 울창한 상록수림이 있다. 각각 천연기념물 제339호와 340호로 지정되어 있다. 미라리는 보길도 몽돌해수욕장보다 훨씬 작은 갯돌들로 형성되어 있어 감촉이 좋고 바다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해변에는 후박나무와 노송 등이 들어서 있고,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항일운동 기념탑, 그리고 항일운동 기념관에서는 생생한 투쟁의 자료를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