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삼치회 맛을 아느냐?
아메리카 인디언 어느 부족은 11월을 ‘모두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지만, 우리의 11월은 이름에 ‘치’가 들어가는 생선들이 제 세상을 만나는 달입니다.
꽁치, 갈치, 쥐치 뿐 아니라 삼치가 대표적이지요.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삼치는 대개 고등어 크기 정도입니다.
대개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데 기름이 많은 고등어에 비해 인기가 조금 떨어지긴 합니다.
‘치’가 들어가는 생선은 예로부터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데, 이 생선들이 쉬 상하기도 하거니와 잔가시가 많아서 그렇다는 설에서부터 자손들이 다투게 된다는 설에 이르기까지 이유도 다양합니다.
삼치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잡히지만 진짜배기는 지방이 오를 데로 올라 치즈 향까지 살짝 나는 겨울철의 ´대삼치´입니다. 하지만 1미터 내외 크기의 대삼치는 멀리 거문도나 전라도 고흥 혹은 여수까지 내려가야 제 맛을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손암 선생이 삼치를 직접 잡았거나 드셔보시고 그런 기록을 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자산어보에는 심지어 인어(人魚)에 관한 기록도 있다니까요) 일단 8~9자 길이에 둘레는 3~4뼘이라 하셨으니 200년 사이에 돌연변이로 인하여 난쟁이 물고기가 되지 않은 다음에야 다른 생선을 착각하여 삼치라 기록을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그 맛도 신맛이 짙고 텁텁하여 좋지 않다 하셨으니, 삼치 맛을 아는 남도 사람들이 들으면 무척 섭섭하겠지요.
거문도 출신 소설가 한창훈은 거기에 의문을 품고 추적을 했습니다.
각종 자료와 해양학자의 조언을 들어본 결과, 자산어보의 삼치는 동갈삼치가 아닐까 추측을 하더군요.
아마도 삼치의 ´삼´에서 힌트를 얻어 ´맛이 세 가지가 있고, 크기가 세 배나 크며, 빠르기도 세 배´라고 말입니다.
께름칙하지만 ‘망할 망(亡)’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지방의 어느 관리가 자기를 도와준 정승에게 쉬 상하는 생선인 줄 모르고 삼치를 상납했다가 오히려 좌천을 당했다 해서 그리 쓰게 되었답니다.
‘가끄라기 망(芒)’을 쓰는 경우는 삼치의 가시나 비늘의 의미도 있고 또 뾰족한 칼끝 모양의 머리를 가진 생선이라는 뜻 때문일 겁니다.
심지어 ‘이무기 망(蟒)’을 쓰기도 하는데, 대삼치의 크기를 생각하면 어부들이 ´바다의 이무기´라고 여겼을 법도 합니다.
결국 운송 시스템이 좋지 않았던 예전에는 수도권 같은 내륙에서 대삼치회를 먹기란 난망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숙성시킨 부드러운 선어회보다 단단한 식감이 치아에 전달되는 활어회를 즐기기 때문에 무른 느낌의 삼치회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저 포도가 실거야!´ 하며 지레 포기하는 여우의 처지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삼치회는 지방도 적당하고 전혀 저항 없이 씹히는 식감 때문에 특유의 양념장과 묵은 김치 그리고 질 좋은 김만 있으면 그야말로 환상의 ‘마리아쥬’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회를 썰 때도 약간 언 상태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조직이 물러서 엉망이 되고 맙니다.
귀한 음식일수록 뭔가를 좀 아는 ‘프로’끼리 먹어야 맛이 배가 되는데, 고흥 특산의 유자막걸리까지 함께 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지요.
-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도항길 103-18 061-833-6441
- 삼치회 30,000원 서대회 30,000원 모듬회 80,000원
나로호 선주의집
- 경기 김포시 중봉로 1-1 신안실크밸리 3차 상가 1층 031-983-6662
- 삼치회(중) 35,000원 삼치회(소) 25,000원 문어숙회 20,000원
- 02-515-3577 서울 서초구 주흥3길 16 02-515-3577
- 삼치회(소) 30,000원 삼치회(대) 50,000원 서대회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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