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phony No.4 in F Minor, Op.36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4번
Pyotr Ilyich Tchaikovsky1840-1893
1. Andante sostenuto — Moderato con anima 00:00
2.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B flat minor) 18:38
3. Scherzo: Pizzicato ostinato — Allegro (F major) 27:55
4. Finale: Allegro con fuoco (F major) 33:45
Evgeny Mravinsky, cond.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Movimento 1 - Andante Sostenuto-Moderado con anima 00:00
Movimento 2 -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19:18
Movimento 3 - Scherzo. Pizzicato ostinato (Allegro) Movimento 4 - Finale. Alegro con fuoco 29:14
Herbert Von Karajan,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1악장 Andante sostenuto
NBC Symphony Orchestra
1st Half
2nd Half
Daniel Barenboim, cond.
Chicago Symphony Orchestra
소나타형식이다. 금관악기인 호른이 거칠게 운명의 동기를 나타낸다. 이어 주부로 들어간 곡은 의외로 ‘왈츠의 움직임으로’라는 주석을 달고 있는데, 현악기가 괴로운 느낌의 주제를 노래한다. 이때 목관은 반복되고, 현은 꾸밈으로 정열을 더한다. 그리고 팀파니도 가담하여 곡은 격렬한 발전을 이룬다. 이어 제2주제로 들어간 곡은 발전부로 들어가고 다시 제1주제를 전개시킨 다음 재현부로 이어진다. 재현부에서는 도입부를 멋지게 재현한 뒤 폭풍우 같은 코다로 들어간 후, 열광적으로 마친다. 차이콥스키는 이 악장에 대해 폰 메크 부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들의 교향곡은 표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내용을 언어로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께 이 전곡과 각 악장의 의미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물론 대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만, 서주는 이 교향곡 전체의 핵심이고 정수이며, 중심 악장입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즉, 행복에의 추구가 목적을 관통하는 것을 방해하고 평화와 위안이 전혀 잘 되지 않는 것이나, 하늘에는 항상 구름이 있다는 것을 질투 가득하게 주장하고 있는 운명적인 힘입니다. 머리 위에 언제나 드리워져 있는 것처럼 ‘다모클레스의 검’처럼 흔들리며 혼에 끊임없이 독을 붓는 힘입니다. 이 힘은 압도적으로 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것에 복종하고 몰래 불운을 핑계 삼는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은 심해집니다. 도피해서 꿈속에 잠기는 편이 낫겠지요. 얼마나 즐겁습니까. 달콤하고 부드러운 꿈이 저를 포옹합니다. 밝은 세상이 저를 부릅니다. 혼은 꿈속에 잠겨 우수와 불쾌함을 잊게 합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그러나 꿈 만인 것은 아닙니다. 운명은 우리들을 잔혹하게 불러 깨웁니다. 우리들의 생활은 괴로운 현실과 행복한 꿈과의 교차에 지나지 않습니다. 완전한 도피처는 없습니다. 인생의 파도는 우리들을 주무른 후 삼켜버립니다.”
2악장 Andantino in modo di canzona
Guido Cantelli, cond.
NBC Symphony Orchestra
Daniel Barenboim, cond.
Chicago Symphony Orchestra
오보에가 슬픈 주선율 연주하고 현에 의한 부차선율이 노래된다. 이것이 반복된 후 음울한 분위기가 계속되다가 가라앉는다. 다시 주부로 변하고, 주 선율이 차례로 반복되면서 조용히 마친다.
“제2악장은 비애의 일면을 나타냅니다. 여기에 나타나는 것은 일에 지쳐 녹초가 된 사람이 밤늦게 홀로 집에 앉아 있을 때, 그를 감싸는 음울한 감정입니다. 읽으려고 꺼낸 책은 그의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수많은 추억들이 용솟음치듯이 떠오릅니다. 이렇게 많은 여러 일들이 모두 지나가 버렸다.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지요. 하지만 옛날을 그리워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들은 과거를 슬퍼하고 그리워하지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조차 없습니다. 생활에 지쳐버린 것입니다.”
3악장 Scherzo. Piccicato ostinato allegro
Guido Cantelli, cond.
NBC Symphony Orchestra
Daniel Barenboim, cond.
Chicago Symphony Orchestra
모든 현악기가 피치카토로 연주된다. 주선율은 알 수 없는 공허함의 표현처럼 느껴진다. 현악기는 침묵하고 목관악기만이 러시아의 춤곡을 강렬하게 연주하다 금관악기가 피아니시모로 행진곡 풍을 연주하면서 이어지는데, 이때 목관악기가 가세한다. 여기서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현악기만이 피치카토로 주선율 연주한다.종결부는 각 선율을 단편적으로 전개시키다가 피아니시모로 조용히 끝난다.
“3악장에는 이것이라는 확실한 정서도 확정적인 표출도 없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변덕스러운 당초의 모습입니다. 우리들이 술을 마셔 약간 취했을 때, 우리 뇌리를 스쳐가는 어렴풋한 모습입니다. 그 기분은 좋기도 하고 슬픔에 젖기도 하면서 자꾸 변합니다. 확실치도 않는 일을 생각하고 공상이 내 달리는 대로 맡겨두면 멋진 선의 교착에 의해 화면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홀연 이 공상 속에 술주정뱅이 백성과 진흙투성이의 노래의 화면이 날아들어 옵니다. 멀리서 군악대가 연주하면서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것들은 모두 잠자는 사람 머리 속을 오가는 그림 조각들인 것입니다. 현실과는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 그것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엉터리입니다.”
4악장 Finale. Allegro con fuoco
Guido Cantelli, cond.
NBC Symphony Orchestra
Daniel Barenboim, cond.
Chicago Symphony Orchestra
론도풍으로 자유로운 형식이다. 도입부는 총주로 숨이 막힐 정도의 강렬한 제1주제가 나온다. 처음부터 열광적이다. 제2주제는 러시아 민요 ‘들에 선 자작나무’에 의한 소박한 선율이다. 곡은 다시 제1주제가 활기를 띄고, 이어 움직임이 활발한 제3주제가 나타난다. 이 3개의 주제는 교대로 나타나 열정과 긴장감을 더하는데, 이때 에피소드처럼 제1악장의 서주에 나온 주 악상이 안단테로 불쑥 나타난다. 그러다가 곡은 다시 처음의 알레그로로 돌아가 3개의 주제에 의한 강렬한 종결부를 만드는데, 여기서 혼돈과 열광은 묘한 리듬의 질서를 만들면서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제4악장은 자기 자신 속에서 환희를 찾지 못했다면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사람들 속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을 어떻게 즐기고 환락에 몸을 맡기는가를 보는 것이 좋다. 민중 축제날의 묘사, 사람들의 행복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스스로를 잊을 때와 잊지 않을 때, 패하지 않는 운명은 또다시 우리 앞에 나타나 그 존재를 상기시킨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들을 돌아보지도 않으며 우리들의 씁쓸하고 슬픈 것을 보기 위해 발길을 멈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유쾌하고 즐거워 할 뿐이다. 그들의 감정은 천진난만하고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세상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말할 것이다. 행복은,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은 아직 존재한다. 사람들의 행복을 즐기라. 그러면 당신은 더 보람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작곡과 초연
1876년 말 모스크바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36세의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마음에 내재되어있는 동성애적인 기질에서 벗어나고자 한 오페라 여가수에 사랑에 빠지지만 매몰찬 거절을 당한다. 그리고 나서 1877년 한 음악원 제자의 권유로 28세의 안토니아 이바노브나 미류코바라는 음악원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는 푸시킨의 오네긴에 나오는 결혼과정과 이야기가 흡사한데 다른 점은 오네긴은 그 여인을 거절함으로 평생을 후회한 것이고 차이코프스키는 받아들임으로서 평생을 후회하게끔 되었다는 점이다. 그녀의 폭풍같은 정열은 그를 당황하게 하였고 결국 7월 18일에 결혼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평범한 여자였고 차이코프스키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내적인 동성애의 본능이 정신적 문제를 일으켜 차이코프스키는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모스크바에서 투신자살까지 시도하였으나 사람들의 극적인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에피소드까지 일으키고 말았다.
정신적 재충전을 위해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요양을 떠나 Clarence에서 Venice로, 다시 San Remo에서 Florence로 옮겨 다니면서 그의 걸작 오페라 '예브게니오네긴'과 4번 교향곡의 작곡에 전념하였다. 그의 실패한 결혼 2달 전인 1877년 5월에 착수한 4번 교향곡은 1878년 요양 여행 중이던 1878년 1월 7일에 이탈리아 북서부의 해안 산모레에서 이 교향곡의 관현악 편성을 완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듯 다시 작곡에의 의지를 불태우게 한데에는 또 다른 여인의 힘이 있었는데 그 여인은 철도 갑부의 미망인인 나데지나 피라레토브나 폰 메크부인이었다. 폰 메크부인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깊은 감동을 받고 연간 6천 루불이라는 막대한 연금을 제공하여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후원을 하였다. 이러한 후원은 무려 15년 동안 (1876년부터 1890년까지)이나 계속되었다. 이 두 사람은 편지의 왕래만으로 끝까지 서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데 편지는 무척 장황한 내용이었으며 그들의 편지에서 '우리의 교향곡'이라고 표현한 4번 교향곡의 자세한 설명이 의미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차이코프스키는 4번 교향곡의 작곡도중 편지로 "저는 이것을 당신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 속에 당신의 가장 절친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된 것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믿습니다."라고 적었다. 4번 교향곡의 표지에는 '나의 가장 좋은 벗에게'라고 적혀있는데 이것은 폰 메크 부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초연은 1878년 모스크바의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행해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때 이탈리아 여행 중이어서 피렌체에 체재하고 있었고 그에게 전보로 이 초연의 성공이 전해졌다.
교향곡 4번은 차이코프스키가 38세 때인 1878년 1월 7일 이탈리아에서 완성했다. 차이코프스키는 그 1년 전인 37세 때 제자이며 부인이었던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이혼한 뒤 그 쓰라림을 잊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 호반에서 요양하기도 했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상당히 힘든 상태였다. 이때 후원자 폰 메크 부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교향곡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36세 때인 1876년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 시절, 차이코프스키는 <백조의 호수>를 발표하며 러시아 음악계에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이때부터 9살 연상의 부유한 미망인 폰 메크 부인의 경제적 원조를 받게 됐다. 폰 메크 부인은 러시아 최초의 철도를 건설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남편이 6남 6녀의 열두 자녀를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자, 자녀들의 교육에 전념하며 조용하게 살아가던 부유한 미망인이었다.
▲폰 메크 부인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으로부터 재정 원조를 받기 시작한 이듬해인 1877년 28세의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했다. 모스크바 음악원의 제자인 안토니나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이코프스키는 안토니나가 그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사회에서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동성애자’라는 소문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그런 마음에 안토니나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원하지 않던 결혼생활은 2개월 만에 파국을 맞게 되었다. 이후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의 재정적 지원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요양을 하며 실패한 결혼으로 생긴 극도의 신경쇠약을 치유하면서 작곡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서로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 아닌 조건으로 자신을 도와주었던 폰 메크 부인과 13년간 1200여 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우게 되지만 끝내 사랑의 결실로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는 폰 메크 부인이 보내 주는 연 6천 루블의 연금으로 서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었다. 1891년에는 미국의 초청을 받고 뉴욕 카네기홀에서 지휘를 하는 등 많은 도시에서 공연해 갈채를 받았다.
파국을 맞은 결혼의 상처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4번을 1878년 이탈리아 산레모에서 완성했다. 지금은 산레모 가요제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서부의 휴양지이다. 차이코프스키는 교향곡 4번의 작곡 도중 폰 메크 부인에게 편지를 썼다. “저는 이 곡을 당신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이 속에서 당신이 익숙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된 것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믿습니다.” 4번 교향곡 표지에는 ‘나의 가장 좋은 벗에게’라고 적혀 있다. 이 벗이 폰 메크 부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데드 마스크
교향곡 4번의 초연은 1878년 2월 22일, 모스크바의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행해졌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초연의 성공 소식은 당시 피렌체에 머물고 있던 차이코프스키에게도 전보로 전해졌다. 이후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의 친구 작곡가 타네예프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한 마디 한마디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했고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내용에서 이 작품에 쏟은 차이코프스키의 열의가 느껴진다. 변화무쌍하며 정열에 차 있는 이 작품은 외로움을 비롯해 운명 앞에서 어찌할 도리 없는 인간의 감정이 묻어나기도 한다. 2악장은 애상적이지만 밝은 전원풍 춤곡의 분위기를 보여주며,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느끼는 적적한 기분, 정신적 피로에 지친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불행한 결혼이 자신의 운명을 할퀸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듯 애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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