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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제주힐링 명소 '삼다수숲길'

박연서원 2014. 2. 3. 22:20

숨겨진 제주힐링 명소 '삼다수숲길'

오르락 내리락 걸어보니 '작은 한라산' 물씬

김명현 기자  |  AshesKMH@leisuretimes.co.kr

 

▲ 울창한 삼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삼다수숲길.

 

발걸음을 막 내딛으려는 찰나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 '딱딱'거리는 소리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불규칙하게 울려퍼졌다. 주위를 살펴보니 딱다구리인 듯 했지만 확신이 서지 않은 처음보는 새였다. 확실한 건 나무 부리를 쪼고 있는 새였기에 '딱다구리'로 여겨질 뿐이었다.

의문스러웠던 건 보통 딱다구리라면 집을 짓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내야 하건만 어떻게 된 것이 이 새는 집을 짓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구멍을 내기엔 자기 몸집 두께 정도 밖에 안 보이는 나무 줄기를 쪼아대기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문득 실제로 딱다구리를 자연상태에서 이렇게 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삼다수숲길 입구로 가기 위한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곳(사진 왼쪽 위).

교래 사거리 바로 인근이다. 표지판 안으로는 교래 종합복지회관이 들어서 있다. 겨울철 먹이를 찾기 위해 돌아다닌 노루들의 발자국도 볼 수 있다(사진 오른쪽 아래). 코스 말미에 노루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이곳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자리잡은 삼다수숲길 인근 지역이다.

삼다수숲길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제주도개발공사와 교래 삼다수마을에서 과거에 사용되던 임도를 활용해 조성한 숲길이다.

봄에는 복수초, 여름엔 산수국 군락, 가을엔 하천을 따라 핀 단풍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엔 눈이 수북히 쌓여 있어 '방콕' 하느라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지난 주말에 삼다수숲길로 발걸음을 향했다.

전날 중산간에 눈이 많이 내렸던 날씨 때문이었을까. 전체 코스를 다 걷는 동안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덕분에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뽀각 뽀드득' 소리를 내며 기분좋은 발걸음으로 옮길 수 있었다.

총 길이 8.2㎞의 숲길은 시간과 체력 여유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2개 코스로 나눠져 있다. 2코스는 1코스를 따라 걷다 전체 한 바퀴를 돌게 되며, 1코스는 중간 갈림길에서 반대편 길로 이어진 하프코스(약 5.2㎞)다.

1코스를 완주하는데는 약 1시간 30분, 2코스는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시간을 넉넉히 잡아 3∼4시간 정도를 생각하고 걷는 것이 좋다. 현재 숲길 앞에 마련됐던 주차장이 공사중이기 때문인데, 주변에 차를 세울 곳이 없다.

주차는 숲길 맞은편 길가에 있는 교래리 종합복지관(제주미니미니랜드 옆)에 하고 숲길 입구까지 약 1㎞를 걸어가야 한다.

 

▲ 교래 종합복지관에 세워진 안내도. 처음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숲길 입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사진의 위쪽이 남쪽, 왼쪽이 동쪽이다. 우선 빨간선은 삼다수숲길이 아니다. 숲길로 가기 위한 시멘트 길.

파란선은 남조로와 5.16도로를 잇는 비자림로. 교래사거리(녹색)에서 제주도개발공사(노란색 네모)

쪽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왼편에 교래 종합복지회관을 찾을 수 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면(무단횡단 해야된다) 숲길 입구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시간 여유를 두고 걸어야 하는 이유는 사실 주차 문제 말고 다른데 있다.

이곳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기분좋고 여유로운 명상을 즐길 수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속세에서 찌든 때를 정화시키는 마음의 여유가 만들어진다.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과 신선한 공기내음, 자연속에서 탄생한 이름모를 존재들은 우리 인간에게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만들고 경건함 마저 불러 일으키게 한다. 자연을 통한 치유의 최고점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게 만든다고 했다.

 

▲ 삼다수숲길.

 

삼다수숲길은 사려니숲길과는 달리 평탄치 않다. 구불구불한 길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구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편히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데크 시설 따윈 없다. 절물휴양림에 조성된 장생의 숲길을 생각하면 된다.

숲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다보면 숲 군데군데 조릿대 군락이 조성돼 있어 마치 한라산을 등반하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사실 조릿대 군락이 생긴 곳은 다양한 식생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다지 반갑지는 않다. 조릿대의 번식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 그나마 조릿대가 약초 재료와 화장품 원료로서 재탄생되고 있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삼다수숲길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재형 숲으로 전체적으로 난대 낙엽활엽수들로 분포해 있다.

그 때문에 교육적 활용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10월에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어울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삼다수숲길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안내도.

1코스만 돌아서 가기 보단 2코스까지 걸어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1코스에서 반대편 노선으로 이어진 분기점 길도 매우 좋다.

 

물론 탐방로를 만들기 위해 일부 나무들을 잘라내기도 했지만 그 뿐, 인공적으로 가꾼 곳이 전혀 없는 숲이다.

눈이 수북히 쌓인 겨울철 숲길이어서 그런지 고사리류의 양치식물이나 다양한 식생물들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숲길 일부 지역에서 곶자왈 형태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곶자왈 특유의 식생은 나무들이 바위들을 움켜잡고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 이제 곧 입춘이다. 서서히 따스해져오는 봄 기운을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아 2013 계사년 한 해를 위한 명상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제주레저신문>

 

▲ 삼다수숲길 입구로 가는 도중 볼 수 있는 물통 '포리수(파란물)'.

이곳은 교래리에 상수도가 공급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마을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이용하던 곳이다.

 

▲ 눈 쌓인 삼다수숲길. 조릿대가 무성히 조성된 곳을 걷다보면 마치 한라산 중턱을 등반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삼다수숲길. 숲길 곳곳엔 오래된 고목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 삼다수숲길에 놓인 쉼터. 눈사람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매우 특이한 형태로 자라고 있던 나무들.

특정 지역에서 몇개의 나무들이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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