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Symphonie Fantastique in C major, Op.14)

박연서원 2013. 12. 23. 13:28

Symphonie Fantastique in C major, Op.14

"Episode de la vie d'un artise"

베를리오즈 / 환상 교향곡 "어느 예술가의 생애"

Louis Hector Berlioz, 1803∼1869

프랑스의 작곡가 베를리오즈는 파격적인 관현악법으로 낭만주의 음악을 혁신했다.

 

이 교향곡은 '어느 예술가의 생애 episode de la vie d’un artiste'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1830년 파리에서 초연된 '어느 예술가의 생애'는 그의 정열적인 로맨티시즘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며 그의 출세작이기도 하다. 그가 표제음악이라는 새 분야에 던진 최초의 거탄이다.

 

그의 나이 24세 때 가장 큰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영국의 세익스피어 극단이 파리에 왔는데, 그 극단의 프리마돈나인 스미드슨(Harriet Smithson)을 열열히 사랑하게 된 것이다. 무명인 그는 고민한 나머지 자살까지 기도했다. 그 자신의 말과 같이 지옥과 고뇌의 경지로부터 도피하려는 경위를 후년에 음악의 형태로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결국 그의 정열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 잡아 1833년에 결혼하게 되었으나 7년 후에 헤어지고 그녀가 죽자 다른 여자와 재혼하였다.

 

▶ 연극 <햄릿>에서 오필리아로 분장한 해리엣 스미드슨.

 

1845년에 출판된 악보에 다음과 같은 표제가 기록되어 있다. '사랑에 번민하던 어떤 예술가가 격정적인 욕망의 발작을 참을 수가 없어서 아편을 먹고 죽으려 했다. 그러나 약의 분량이 적어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게 된다. 그 꿈 속에 예술가의 사랑이 재현되는데, 환상적인 무서운 결말을 가져오게 된다'. 사랑하는 그녀는 그에게 있어 하나의 선율로서 나타나는데, 그 선율이야말로 그가 항상 듣고 보는 진실한 고정 관념인 것이다.

 

I - II - III - IV - V 전악장 연주

I. Reveries - Passions                    15:39
II. Un bal                                         06:15
III. Scene aux champs                    16:09
IV. Marche au supplice                   06:49
V. Songe d'une nuit du Sabbat       09:45

Philadelphia Orchestra

Riccardo Muti, cond.

 

Vakhtang Jordania / KBS Symphony Orchestra


제1악장 Reveries-Passions (꿈-열정)
Largo-Allegro agitato e appassionato assai

 

한 저명한 작가가 상상의 나래를 편다. 상상 속에서 ‘정열의 파도’라는 마음의 병에 걸린 한 젊은 음악가가 마음속에 그리는 이상적인 매력을 모두 갖춘 여성을 만나고 곧 무서운 사랑에 빠진다. 사랑하는 여자의 이미지가 하나의 악상과 결합되어 그의 마음속에 파고 들어온다. 음악가는 그 악상이 가진 정열적이지만 기품 있고 내성적인 특성이 여자의 성격과 같다는 것을 감지한다. 이 선율과 여인의 모습이 이중의 ‘고정 악상’으로 등장하며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닌다. 1악장은 우울한 몽상 상태에서 환각적인 정열에 이르기까지 분노와 질투, 마음의 평안과 눈물, 종교적인 위안이 뒤섞여 있다.

 


제2악장 Un bal (무도회)
Valse, Allegro non troppo

 

음악가는 자신이 인생의 가장 복잡한 시절 한가운데 놓이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축제의 소용돌이 속에 끼어들기도 하고, 전원의 평안한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나 마을에서도 들에서도 어디를 가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의 앞에 나타나 끊임없이 그의 마음을 괴롭힌다.

 


제3악장 Scene aux chemps (전원의 풍경)
Adagio

 

시골의 어느 날 저녁, 멀리서 두 목동이 부는 피리 소리가 들린다. 이 목가적 이중주, 미풍으로 조용히 살랑이는 나무들의 속삭임, 최근에 발견한 희망의 싹, 이러한 모든 것이 합쳐서 그의 마음을 이상하게 평온하게 하고 마음속의 생각을 밝게 물들인다. 그는 스스로의 고독을 다시 생각하며 이제는 고독을 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만약 그녀가 모른다고 배신한다면 어쩌지…’ 이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기분, 어두운 예감으로 어지럽혀지는 이러한 행복의 사념이 아다지오 악장의 주제가 되어 나타난다. 마지막에 목동 중 한 사람이 다시 피리를 부는데 상대는 여기에 대답하지 않는다. 멀리서 천둥소리… 고독… 그리고 정적.

 

 


제4악장 Marche au supplice (단두대로의 행진)
Allgretto non troppo

 

사랑이 거절되었음을 확인한 작곡가는 마약으로 음독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치사량에는 이르지 못하고 무서운 환상을 수반한 깊은 잠속으로 떨어진다. 그는 애인을 죽이고 사형을 선고받아 단두대로 연행되고, 자신의 처형 장면을 목격하는 꿈을 꾼다. 때로는 음울하고 거칠며, 때로는 당당하고 밝은 행진곡 리듬에 맞추어 처형자들이 행진하고, 그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엄청난 소란을 타고 계속된다. 행진 끝에 ‘고정 악상’을 나타내는 4개의 소절이 사랑의 마지막 추억처럼 다시 나타나는데 오케스트라의 결정적인 일격으로 단번에 지워져버리고 만다.

 


제5악장 Songe d’une nuit du sabbat (마녀의 밤잔치의 꿈)
Largetto-Allegro

 

자신을 매장하기 위해서 유령, 마술사, 마녀, 그 밖에 갖가지 요괴들이 모였다. 작곡가는 그 무리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본다. 야릇한 소리, 신음, 오싹하는 웃음,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른 고함소리가 서로 호응하는 듯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선율이 다시 나타나는데 그것은 고귀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것은 이제 야비한 선율에 불과하고, 보잘 것 없는 그로테스크한 것으로 변해버렸다. 그녀가 이 밤의 향연에 찾아온다. 그녀가 도착하자 환희에 들뜬 요괴들…. 그녀는 악마적이고 기괴한 밤의 향연에 동참한다. 장례를 알리는 종소리는 그레고리오 성가 중 ‘진노의 날’(Dies Irae)을 익살스럽게 풍자한 것이다. 마녀들의 향연, 돌고 도는 윤무는 ‘진노의 날’과 결합한다.

 

DRSO(Danmarks Radio Symfoni Orkestret)

Rafael Frühbeck de Burgos, cond. 

 

Orchestre Nationale de France 

Leonard Bernstein, cond.  

 

Orchestre De Paris

Charles Munch, cond.

 

Vakhtang Jordania

 

1990년부터 KBS 교향악단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활약 하였던 조르다니아는 소련의 그루지아 공화국 출신으로 거장 므라빈스키의 문하를 거친 전통파 지휘자이다.

티프리스 중앙 음악원과 레닌그라드 음악원을 졸업하였으며, 1971년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세계 악단으로 진출하게 된다.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부지휘자를 시작으로 하르코프 교향악단, 레닌그라드 방송교향악단, 사하로프 필하모닉 오케스특라 등의 상임 지휘자를 두루 거치며 구 소련의 가장 역량있는 지휘자 중 한사람으로서 발돋움하였다.

1983년 바이얼리니스트 빅토리아 필로바와 함께 예술의 자유를 찾아 서방세계로 망명 이후 채타누가 심포니의 음악감독을 거쳐 1991년부터 워싱턴주의 스포켼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있다. 

 

Rafael Frühbeck de Burgos (1933,9.15~)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 스페인 태생의 지휘자.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Rafael Frühbeck de Burgos)는 1933년 9월 15일 북(北) 스페인의 부르고스(Burgos)에서 독일계인 부친 빌헬름과 스페인계인 모친 스테파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소년 시절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으며, 빌바오 음악원을 거쳐 16세 때 마드리드 음악원에 입학하여 음악이론과 작곡을 공부하였고, 주로 바이올린을 전공하였다.

마드리드 음악원을 졸업한 후에는 마드리드와 발렌시아에서 스페인의 민속 오페라인 사르스엘라(Zarzuela)와 발레의 지휘를 맡을 만큼 지휘자로서의 천부적인 소질을 갖추고 있었다.

군 복무중이던 1953∼1956년에 군악대의 지휘를 하였다.

그후 뮌헨으로 유학하여 독일 뮌헨 음대(Munich Hochschule für Musik)에서 쿠르트 아이히호른(Kurt Eichhorn)에게 배웠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상(賞)을 수상하면서 최우등으로 졸업하였다.

1958년 뮌헨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였고, 1959년에는 빌바오 교향악단(Bilbao Symphony Orchestra)의 상임지휘자가 되어 최연소의 나이로 스페인의 주요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무렵부터 스페인 식으로 출생지의 이름을 붙여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Frühbeck de Burgos)라고 바꾸었는데, 그의 이름을 줄여서 '데 부르고스'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굳이 줄여서 불러야 한다면 '프뤼베크'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이때부터 그는 지휘자로서의 실력이 높게 평가되기 시작하였고, 1962년 아타울포 아르헨타(Ataulfo Argenta, 1947-1958년까지 재임)의 사임이후 공석이었던 스페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스페인 국립 관현악단(Spanish National Orchestra)의 상임 지휘자가 된 이래 이 단체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는 약관 29세의 나이로 스페인 국립 관현악단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했는데, 전임자였던 아르헨타의 활동 양상을 이어받아 자국 음악을 중심으로 유럽 악단의 기본 레퍼토리를 섭렵하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1978년 안토니 로스-마르바(Antoni Ros-Marba)에게 직책을 인계할 때까지 재임했다.

1966년 그는 1925년 이래 폐쇄되었던 마드리드 최대의 오페라 하우스인 테아트로 레알(Teatro Real)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을 가지고 연주를 재개하는 등 적지 않은 공적을 남겼다.

1966 - 1971년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Düsseldorf Symphony Orchestra )의 음악 감독을 역임하였고, 1960년부터 유럽, 미국, 캐나다 등 각국에서 객원 지휘를 하였다. 

1969년에 필라델피아 관현악단의 초청으로 첫번째 도미 공연에서 마누엘 드 파야(Manuel de Falla)의 발레 음악 <삼각 모자(El sombrero de tres picos)>를 공연하여 대단한 호평을 받았으며, 이 연주는 지금까지도 그의 명연으로 남아 있다.

1975년 프란츠 파울 데커(Franz Paul Decker)의 후임으로는 캐나다의 몬트리올 교향악단(Montreal Symphony Orchestra)의 음악 감독으로 취임했으나, 운영진들과의 마찰 등으로 인해 이듬해에 조기 퇴진하고 말았다. 

몬트리올 교향악단은 이듬해 스위스 출신 지휘자인 샤를 뒤투아(Charles Dutoit)가 임명되었고, 뒤투아는 이후 악단 설립 이래 최장기간인 23년간 재임하면서 적극적인 녹음 활동과 해외 순회 공연으로 악단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만드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 밖에도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는 워싱턴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National Symphony Orchestra)의 상임 객원지휘자로도 있었다.

그리고 1991 - 1996년 조르주 프레트르(Georges Pretre)의 후임으로 빈 교향악단(Vienna Symphony)의 상임지휘자로 있었고,1992 - 1997년 베를린 도이체 오퍼(Deutsche Oper Berlin)의 음악감독을 겸직하면서 활동하였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는 베를린 방송 교향악단(Rundfunk-Sinfonieorchesters Berlin)의 상임 지휘자, 2001년부터 토리노 RAI 방송 교향악단 (Orchestra Sinfonica Nazionale della RAI)의 수석지휘자, 이어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지휘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여러 해 동안 일본 도쿄의 요미우리 니폰 심포니 오케스트라(Yomiuri Nippon Symphony Orchestra)의 상임 객원지휘자로도 활동하였다.

이외에도 그는 실질적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유수의 오케스트라는 거의 모두 지휘하였다.

2002/2003 시즌에 보스턴과 탱글우드에서 보스턴 심포니(Boston Symphony)를 지휘하였고, 2006/2007 시즌에는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Pittsburgh Symphony Orchestra), 댈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Dallas Symphony Orchestra), 필라델피아 관현악단(Philadelphia Orchestra), 로스엔젤레스 필하모닉(Los Angeles Philharmonic), 시카고 교향악단(Chicago Symphony Orchestra), 디트로이트 교향악단(Detroit Symphony Orchestra), 토론토 교향악단(Toronto Symphony) 등 북미에서 캐나다를 아우르는 메이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다.

그리고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Munich Philharmonic Orchestra),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Hamburg Philharmonic Orchestra),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Vienna Symphony Orchestra) 등 유럽의 메이저 앙상블과도 정기적으로 객원지휘하였고,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일본 유수의 오케스트라도 지휘하였다.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는 아타울포 아르헨타라는 스페인 태생의 저명한 지휘자가 사망한 이후, 스페인 오케스트라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지휘자로서 볼프강 자발리쉬(Wolfgang Sawallish ), 주빈 메타(Zubin Mehta)와 더불어 다음 세대를 짊어질 지휘자로서 높게 평가 받았다.

특히 그는 스페인 음악의 연주에서는 권위있는 해석과 절도있는 리듬으로써 현대적 감각에 맞는 명연주를 들려주었다.

레코딩은 1963~1964년경부터 영국 데카(런던) 및 EMI(후에 독일 그라모폰) 등에서 주로 하였으며 주요 작품은 스페인 음악으로서 특히 소프라노 데 로스 앙헬레스(Victoria de Los Angeles)를 주역으로 한 파야(Manuel de Falla)의 오페라 <덧없는 인생(La vida breve)>과 발레 음악 <삼각 모자>(모두 에인절)는 스페인풍의 리듬이 생생한 악센트가 절묘하여, 그가 녹음한 레코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레코드로 들 수 있다.

녹음도 오늘날의 수준에서 보아도 특별히 뒤떨어지지 않는다.

하피스트 니카르노 자발레타(Nicanor Zabaleta)가 기타 대신 하프로 독주부를 연주하고 있는 로드리고(Joaquin Rodrigo)의 <아랑훼즈 협주곡>(에인절)도 중간 악장의 섬세한 정취를 보여 주고 있는 호연이다.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 자신의 편곡에 의한 알베니스(Isaac Albeniz)의 <스페인 모음곡(Suite Espanola)>은 이베리아풍의 맛을 풍기는 좋은 레코드이다.  

그리고 파야의 유작으로 미완의 대작인 칸타타 <아틀란티다(Atlantida)>의 전곡(에인절)을 레코드로 소개한 업적은 크게 평가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또 스페인 음악 이외의 녹음도 적지 않으나 오르프(Carl Orff)의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에인절)는 그의 다이내미즘 감각의 좋은 점을 보여준 훌륭한 작품이다.

이밖에도 피아니스트 소리아노(Gonzalo Soriano)의 협연과 파리 음악원 관현악단을 지휘한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 외, 기타리스트 예페스(Narciso Yepes)의 협연과 스페인 국립 관현악단을 지휘한 로드리고의 <어떤 귀족신사를 위한 환상곡>과 모로코 카사블랑카 태생의 작곡가 오아나(Maurice Ohana)의 <기타 협주곡> 결합반 등도 호연이다.

그리고 기타리스트 디아스(Alirio Diaz)의 협연과 스페인 국립 관현악단을 지휘한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이탈리아의 작곡가 쥴리아니(Mauro Giuliani)의 <기타, 타악기, 팀파니를 위한 협주곡> 결합반, 소프라노 데 로스 앙헬레스의 독창과 파리 음악원 관현악단을 지휘한 <스페인 명곡집> 등 스페인의 작품들에서 발군의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멘델스존의 오라트리오 <엘리아(Elijah)> 전곡반은 오케스트라와 코러스에 대한 컨트롤이 아주 잘된 수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