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낭만주의적 오페라의 확고한 지반을 닦은 베버는 선배인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쳐 훗날의 바그너에 이르는 교량 역할을 한 작곡가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국민적 감정을 힘차게 표출했고 민족성을 전면에 내세운 그의 음악은 뒤에 오는 독일 작곡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의 대표작 <마탄의 사수>가 낭만과 가극의 전형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모차르트가 이미
<마법의 피리> 등에서 썼듯이 베버도 레치타티보가 아닌, 대사를 생으로 이야기하는 독일의 이른바 '징슈필' 형식을 이 가극에서 채택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민족적 소재, 민중의 노래와 무용의 예술화, 자연 감정의 표현, 가극의 종합예술화 추구 등 고전주의 시대의 그것과는 판이한 것이었다.
가극 <마탄의 사수>는 전편에 걸쳐 낭만주의의 숨결이 충만해 있다. 보헤미아의 깊은 숲은 사냥꾼들의 생활무대이자 생활의 근원이다. 그 속에서 울려 퍼지는 유명한 남성합창 <사냥꾼들의 합창>이 바로 베버의 낭만주의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연도 : 1821년
활발하고 씩씩한 이 사냥꾼의 합창곡은 사냥에서 느끼는 기쁨을 노래한 것으로 들판과 숲속을 달리면서 짐승들을 쫓는 기쁨은 왕자의 기쁨, 남자들의 보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Weber의《마탄의 사수》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부분으로 독일적인 기질이 넘쳐 흐르며 독립된 남성합창곡으로도 많이 불린다.
배경
1618년부터 1648년까지의 30년 전쟁이 끝난 직후, 보헤미아 영주 영토 안의 수풀에 싸인 한 농촌
등장인물
오토카르(바리톤) : 보헤미아의 영주 크노(베이스) : 삼림관 아가테(소프라노) : 쿠노의 딸 엔혠(소프라노) : 아가테의 친구인 젊은 아가씨 카스파르(바리톤) : 사냥꾼 은자(바리톤)
막스(테너) : 사냥꾼 킬리안(바리톤) : 부자 농군 신부를 따르는 아가씨들(소프라노) 자미엘(대사만 한다) 그 밖에 사냥꾼들, 종복, 농민, 음악사들
서곡
아주 유명한 곡으로 독립되어 연주되는 경우도 많다. 네 개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주제는 독일에서 찬송가 가락으로 불리기도 하는 등 널리 사랑 받고 있다. 서곡에서 취급되는 주제들은 가극 속의 여러 캐릭터를 암시한다. 서곡 자체가 가극 전체의 줄거리를 응축시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마탄의 사수 서곡 Overture to 'Der Freischutz'
마탄의 사수 서곡
제 1 막 오토카르 백작 영내의 숲 속에 있는 작은 술집 앞
막이 올라감과 동시에 경쾌하고 빠른 현의 연주가 한껏 고조되고 나서 농부들의 합창을 이끌어낸다. 수풀 속의 주막 뜰 안 걸상에는 사냥꾼 막스가 초라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후경에는 많은 농민들이 모여 킬리안의 사격 솜씨를 찬양한다. 다시 한발의 총성. 농민들의 함성이 오르고 합창이 울려퍼진다.
"승리다! 승리다! 명사수 만세..." 합창하는 농민들에게 막스는 등을 돌린다. 촌스러운 농민풍의 행진곡이 시작되자 농민들은 킬리안을 선두로 자랑스럽게 행진하면서 막스를 조소한다. 기고만장해 막스에게 모자를 벗으라고 거드름을 떠는 킬리안. 분을 이기지 못한 막스가 벌떡 일어나 킬리안의 멱살을 잡는 순간, 삼림관 쿠노를 앞세우고 한 무리의 사냥꾼이 지나가다 멈춘다.
쿠노는 제일가는 명사수 막스가 한 발도 맞추지 못한 채 농사꾼이나 다름없는 킬리안에게 지고 말았다는 보고를 받고 놀란다. 평소 막스의 사람됨을 좋게 보아왔던 쿠노는 자기 딸을 그에게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게다가 대대로 내려오는 관습에 따르면 사격경기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삼림관의 지위를 물려주게 되어 있었다. 사격시합은 바로 내일로 다가왔다.
막스는 절망적인 노래를 부른다. "오오, 이 태양, 내일의 해돋이가 겁나도다!..." 비탄에 잠긴 막스에게 쿠노는 힘을 내라고 격려하고 사냥꾼들도 힘차게 합창한다.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라. 운을 하늘에 맡겨라!..." 이 때 사악한 사냥꾼 카스파르, 무슨 흉계를 품은 듯 이상한 몸짓을 한다. 내일 있을 행사를 축하하는 일동의 환성과 합창.
쿠노와 사냥꾼들이 퇴장하자 농민들은 즐겁게 보헤미안풍의 왈츠를 춘다. 그러나 막스의 마음은 밝지 않다. "싫다! 모든 희망을 빼앗는 이 고뇌, 이 괴로움을 더 이상 못 견디겠다!" 이어서 막스는 아가테와 함께 했던 즐거웠던 일들을 회상하는 유명한 아리아를 부른다. "숲을 지나 초원을 나는 즐겁게 거닐었네. 사냥감을 들고 돌아오는 나를 아가테는 반가이 맞아주었지..."
아리아가 끝나고 "하늘은 나를 버렸는가?" 탄식하는 레치타티보가 삽입되면 배경에 악마 자미엘의 모습이 움직인다. "무엇인가 어두운 힘이 나를 휘감는다!"라고 외치며 막스의 신에 대한 의심은 높아만 가고... . 서곡에 쓰인 악의 주제, 또는 절망의 몸부림을 나타내는 주제가 극적으로 관현악에 나타난다.
사악한 사냥꾼 카스파르가 술을 권하면서 막스를 유혹한다.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백발백중의 마탄(魔彈)을 손에 넣어 내일 경기에서 이기라고. 오늘밤 개기월식이 일어난다. 마탄을 만들 절호의 기회이다. 그것을 만들려면 '늑대의 계곡'으로 밤 12시 정각 나와 함께 가야 한다. 카스파르의 속삭임에 막스는 몸을 떨지만, 아가테를 위해서라면... . 결국 막스는 카스파르와 약속을 하고 퇴장한다.
카스파르, 혼자서 악의 아리아를 부른다. "지옥의 그물은 너에게 감긴다. 이제 너는 구원받을 수 없으리라. 복수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마침내 카스파르도 사라지고 긴장 속에 막이 내린다.
제2막 쿠노의 집
삼림관 저택의 현관 앞 광장에서부터. 삼림관의 딸 아가테와 그녀의 친구 엔헨. 침울한 아가테의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엔헨은 명랑한 노래로 위로한다. 돌연 벽에 걸렸던 쿠노의 초상화가 떨어져 밑에 있던 아가테가 가벼운 상처를 입는다. 불길한 징조라며 아가테는 더욱 근심에 잠기고 엔혠은 계속 사랑스런 노래를 부른다.
아가테는 내일이면 신부가 될 자기가 왜 이리 마음이 무거운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아침에 은자를 찾아갔더니 신변에 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흰 장미 부적을 주더라고 실토한다. 엔헨은 걱정할 것 없다는 말을 남기고 침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