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18번

박연서원 2017. 2. 23. 08:31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No.2 in C minor, Op.18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 작품18번

Sergey Vassilievich Rakhmaninov, 1873∼1943


00:00 - Moderato

11:25 - Adagio sostenuto

23:11 - Allegro scherzando

Evgeny Kissin, piano

Valery Gergiev, cond.

London Symphony Orchestra

 

00:00 - Moderato

11:36 - Adagio Sostenuto

23:10 - Allegro scherzando

Vladimir Ashkenazy, piano

Bernard Haitink, cond.

Concertgebouw Orchestra

Amsterdam,December 1984

The Decca Record Company Limited

 

00:00 - Moderato

11:38 - Adagio sostenuto

23:47 - Allegro scherzando

Krystian Zimerman, piano

Seiji Ozawa, cond.

Boston Symphony Orchestra

 

Anna Fedorova, piano

Martin Panteleev, cond.

Nordwestdeutsche Philharmonie 

 

1. Moderato Più vivo Allegro

2. Adagio sostenuto

3. Allegro scherzando

Lang Lang, piano

Valery Gergiev, cond.

The Mariinsky Orchestra

 

라흐마니노프는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에 작품을 남겼지만, 그의 진가가 최고조로 발현한 장르는 역시 협주곡을 포함한 피아노 음악이었다.

그는 탁월한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였기에 피아노라는 악기가 지닌 가능성을 극대화한 음악들을 작곡하고 나아가 직접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는 그중에서도 지명도와 인기도 양면에서 단연 첫손에 꼽히는 작품이다. 이 협주곡의 극적 흐름은 이른바 ‘베토벤적인 구도’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물론 그 호흡과 표현은 지극히 ‘라흐마니노프적’이지만.

첫 악장은 마치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것처럼 시작되어, 무겁고 두꺼운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며 점차 열기와 강도를 더해 가는 투쟁을 연상시킨다.

그 투쟁은 끈질기고 장엄하다. 느린 악장에서는 탄식과 고뇌,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그 지독한 서정성! 애절하지만 감미롭고, 화려하지만 진솔하다.

마지막 악장은 춤곡이자 행진곡이다. 역통해서 그는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나 동적인 리듬과 정열적인 어조로 마침내 광명과 승리를 쟁취해내고야 만다. ‘고난을 극복하고 환희로!’

그런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런 흐름에는 라흐마니노프 생애의 단면이 투영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이 협주곡은 작곡가가 경력 초기에 겪었던 좌절, 그로 인한 실의와 고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제1악장 모데라토 c단조 2/2박자

 

먼저 독주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고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주요 테마를 유도. 제2테마는 독주 피아노의 연주로 전개되는 장중한 선율.

 

Sergey Rakhmaninov, piano

Leopold Stokowski, cond.

Philadelphia Orchestra

 

 

Vladimir Ashkenazy, piano

Kyrill Kondrashin, cond.

Moscow Philharmonic

 

제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E장조 4/4박자

 

극히 느린 템포의 가장 아름다운 악장. 꿈 꾸듯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

 

Sergey Rakhmaninov, piano

Leopold Stokowski, cond.

Philadelphia Orchestra

 

 

Vladimir Ashkenazy, piano

Kyrill Kondrashin, cond.

Moscow Philharmonic

 

 

Vladimir Ashkenazy, piano

André Previn, cond.

London Symphony Orchestra

 

제3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짠도 c단조 2/2박자

 

빠른 템포의 강렬한 악장인데 먼저 오케스트라의 서주로 시작하여 피아노가 중심 주제를 연주.

제2테마는 오보와 비올라로 나타나는데 독주피아노가 이를 반복.

 

Sergey Rakhmaninov, piano

Leopold Stokowski, cond.

Philadelphia Orchestra

 

 

Vladimir Ashkenazy, piano

Kyrill Kondrashin, cond.

Moscow Philharmonic



라흐마니노프는 전 4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으나 제2번이 제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곡만큼 갑자기 많은 애호가를 획득한 근대의 피아노 협주곡도 별로 없다. 그 큰 원인은 [밀회], [여수](旅愁) 같은 유명 영화가 아주 효과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을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영화에 사용한 후 곡의 별명으로까지 쓰일 정도로 유명해진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이들 곡에는 그만큼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애달프고 달콤한 분위기가 깃들어 있다.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작곡(1901년, 28세)을 마치기 몇해 전부터 심한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병의 원인은 앞서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1897년 3월에 초연한 교향곡 제1번이 비평가들의 무자비한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후부터 그는 초조감과 자신감 상실로 창작 의욕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노이로제를 고치기 위해 갖가지 치료를 다 받았으나 아무 효험없이 2년이 지나던 중 홀연히 나타난 구원자가 있었다. 그 무렵 러시아에서는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는 최면요법의 명의 다알(Ni-colai Dahl) 박사였다. 라흐마니노프는 1900년 1월부터 4월까지 다알 박사에게 꾸준히 다니며 치료를 받은 결과 드디어 기적처럼 병에서 벗어났다. 노이로제를 극복하고 처음 쓴 작품이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며 제2, 제3, 제1악장의 순서로 완성하여 1901년 10월에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 독주로 초연을 가졌다. 이 곡을 다알 박사에게 헌정한 까닭은 위와 같은 경위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마찬가지로 피아노가 지닌 기능을 최고도로 발휘하고 있는 것이 첫째 특징이다. 제1악장 전개부며 제3악장 코다 등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눈부시다. 그리고 두번째 특징은 아사휘에브가 "차이코프스키의 서정을 원천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듯이 서정적인 친숙한 선율과 러시아적인 폭넓고 힘찬 가락을 도처에서 쓰고 있는 점이다. 제1악장의 제1주제며 제3악장의 제2주제가 그 좋은 예이다. 1905년에 글린카 상을 받았다.

제1악장 모데라토 서두에 '크레믈린 궁전의 종소리'라고 하는 감동적인 피아노의 엄숙한 화음에 이어 현이 강렬한 열정으로 떨리는 듯한 선율을 노래하기 시작하는 부분의 황홀함, 제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의 서정 세계에 촉촉이 젖어드는 낭만적인 감미로움, 호쾌함과 부드러움을 다함께 갖춘 주제를 아울러 호소하는 마지막 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짠도 등 우아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웅장한 기교를 기운차게 펼치는 곡상으로 높은 연주 효과를 발휘한다.

 

Sergey Vassilievich Rakhmaninov (1873. 4. 1∼1943. 3. 28)

 

러시아 작곡가이고 피아니스트이며 지휘자인 라흐마니노프는 세모노보의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페테르부르크음악원을 거쳐서 모스크바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18세 때 피아노과, 19세 때 작곡과를 졸업했다.

그 무렵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C단조》로 이름을 떨쳤으며,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도 전개했는데, 자신이 초연(初演)한 《피아노협주곡 제 2 번 C단조(작품 18, 1901)》로 글린카상을 받고 명성을 확립했다.

1904년부터 2년간 볼쇼이극장의 지휘자가 되었으며 자작 오페라《프란체스카 다 리미니》를 초연했다(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