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Symphony No.1 in B flat major "Spring", Op. 38
슈만 / 교향곡 1번 내림나장조 "봄", Op. 38
Symphony n°1 op.38
I. Andante un poco maestoso - Allegro molto vivace 0:00
II. Larghetto 9:51
III. Scherzo. Molto vivace 15:46
IV. Allegro animato e grazioso 21:21
George Szell, cond.
The Cleveland Orchestra
슈만이 쓴 교향곡은 4곡 뿐이며 관현악법에서도 결코 뛰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작곡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 4편이 차지하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브람스에게 미친 영향은 한마디로 대단하다.
제1번은 1841년에 완성된 곡으로 클라라와 신혼의 꿈이 무르익은 시기이기도 하다.
슈만 자신이 이 곡에 대해서 '봄에 대해서 쓸 생각은 없었지만 쓰는 동안 봄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던 것을 보더라도 이 곡은 생애 가장 행복한 시기에 만들어졌다 하겠다.
제1번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1841년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불과 4일간이었다. 단숨에 썼다고 할 수 있다. 오케스트레이션은 그 해 2월 20일에 완성되었다.
슈만 자신도 이러한 대작을 단기간에 완성하게 된 것을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3월 31일, 멘델스존의 지휘로 라이프찌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으며, 작센州의 영주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에게 헌정되었다.
이 곡의 창작과정에 영향을 준 것은 아돌프 뵈트거(Adolf Bottger)의 "봄의 시(Frühlingsgedicht)"로 알려져 있다. 슈만은 뵈트거 시의 마지막 귀절인 "산골짜기에서 봄이 피어오른다 (O. wende, wende deinen Lauf, - Im Tal bluht der Frühling auf!)"를 이 곡의 아이디어로 삼았고, 그 이미지는 시작 부분에서 트럼펫과 호른의 연주로 참으로 감동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여러 차례 반복되고 일종의 시퀀스의 형태로 나타난다.
슈만은 이 작품을 "봄의 교향곡(Frühlingssymphonie)"이라고 명명하면서 각 악장에 다음과 같은 부제를 달았다.
제1악장 / "봄의 시작(Frühlingsbeginn)"
제2악장 / "저녁(Abend)"
제3악장 / "즐거운 놀이(Frohe Gespielen) 또는 희롱"
제4악장 / "화창한 봄(Voller Frühling)"
슈만은 1842년 11월 23일, 당시의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루이 스포어(Louise Spohr)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해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봄에 대한 기대와 열정 속에서 이 교향곡을 1841년 11월말에 작곡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봄을 묘사하거나 그리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작곡가의 주장대로 이 곡은 자연을 묘사하는 표제음악은 아니다. 그러나 이 곡의 창작과정에서 영감을 준 봄에 대한 슈만의 내적 열정과 표현은 작품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실제로 슈만은 이 작품이 표제음악으로 오인될 것을 우려해서 각 악장에 붙였던 부제들을 악보가 출판될 때 삭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향곡을 듣는 사람들에게 악장의 부제는 훌륭한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청년 슈만, 인생의 봄을 맞이하다
음악가로서 슈만이 처음 시작한 경력은 피아니스트로서였다. 작곡도 시도하기는 했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작곡에 전념하게 된 것은 과도한 피아노 연습으로 손가락을 다친 뒤부터였다. 아무래도 익숙한 영역에서 시작하는 게 편했던지 그의 초기작은 대부분 피아노곡이었다. 그러다 1840년에 이르러 다른 영역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해, 1840년에는 가곡을 백 수십 곡 작곡했고―그래서 이 해를 슈만의 ‘가곡의 해’라 부른다― ‘교향곡의 해’라고 일컬어지는 이듬해 1841년에는 교향곡 1번과 처음에는 교향곡으로 구상되었던 ‘서곡, 스케르초와 피날레’, 교향곡 D단조―훗날 수정을 거쳐 교향곡 4번이 된다― 등을 작곡했다. 이와 같은 창작력의 격렬한 분출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자신의 삶을 가로막고 있던 큰 장애물이 제거되어 드디어 결혼에 성공했다는 안도감과 행복이 그 원천이었을 것이다.
스무 살 때부터 엄격한 교사인 프리드리히 비크에게서 피아노를 배우게 된 슈만은 그의 딸 클라라를 연모하게 된다. 그러나 비크의 반대로 이들의 열정적인 사랑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으며, 슈만이 소송을 걸어 법원에서 결혼 허가를 받아낸 것은 1840년에 이르러서였다.
▶슈만은 단 나흘 만에 교향곡 1번의 전체 스케치를 끝냈고, 왕성한 창작력과 함께 경이로운 속도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 해가 슈만에게 ‘가곡의 해’였다는 것은 이미 말했거니와, 이 해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은 뤼케르트―독일 시인으로, 훗날 구스타프 말러가 그의 시에 곡을 붙여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와 <뤼케르트 가곡집>을 작곡하기도 했다―의 시집 <사랑의 봄>에 곡을 붙인 것이었다. 아내 클라라와 함께 작업한 이 공동 가곡집은 이듬해 1월에 완성되었다(Op.37). 이어 슈만이 곧바로 착수한 작품이 바로 ‘봄’이라는 제목이 붙은 교향곡 1번임을 감안하면, 이 가곡집의 제목은 한층 의미심장해 보인다.슈만의 일기에 적힌 바에 의하면, 이 교향곡은 1841년 1월 23~26일 사이에 스케치가 작성되었다. 불과 나흘 만에 한 교향곡의 전체 스케치가 완료된 것이다. 정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운 속도이다. 2월 말에 시작된 오케스트레이션 역시 단기간에 끝났으며, 초연은 같은 해 3월 31일에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열린 클라라의 연주회에서 슈만의 절친한 친구였던 멘델스존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작곡가 슈만, 음악으로 봄을 노래하다
1악장: 안단테 운 코포 마에스토소-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Andante un poco maestoso - Allegro molto vivace)
"봄의 시작(Frühlingsbeginn)"
Otto Klemperer, cond.
New Philharmonia Orchestra
Leonard Bernstein, cond.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 Wien, 1984
‘안단테 운 포코 마에스토소’(안단테로 조금 장엄하게)로 지정된 B플랫 장조 4/4박자 도입부는 두 대의 호른과 트럼펫이 나란히 연주하는 팡파르로 시작한다. 주부의 1주제와도 연관이 있는 이 악상은 총주로 다시 한 번 반복되며, 이후 점차 템포가 빨라져 주부로 들어간다.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비바체’는 템포 지정이라기보다는 그냥 ‘활기차게’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알레그로로 매우 활기차게’가 된다. 제시부는 현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며 기교면에서 다소 까다로우면서 상쾌한 느낌을 주는 1주제와 함께 시작한다. 곧이어 등장하는 2주제는 목관 위주이며 서정적이고 느긋한 표정을 띠고 있어 좋은 대비를 이룬다. 발전부는 1주제를 구성하는 각 동기가 각자 다채롭게 발전하면서 진행된다. 주의할 점은 서주 팡파르의 재현은 엄밀히 말해 재현부의 첫머리가 아니라 발전부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이어 재현부를 거친 다음 코다로 이어져 도입부 음형을 약간 변형한 악구와 더불어 마무리된다.
‘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교향곡 1번은 생동하는 자연의 모습과 만개하는 예술가의 창작력 모두를 뜻하고 있다.
2악장: 라르게토 (Larghetto)
“저녁(Abend)”
Otto Klemperer, cond.
New Philharmonia Orchestra
Leonard Bernstein, cond.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 Wien, 1984
E플랫 장조 3/8박자. 3부 형식인데 실질적으로는 단일 주제가 지배하고 있다. 독특한 당김음을 지닌 이 주제는 매우 온화한 느낌을 주며, 1악장 1주제와도 관련이 있다. 1바이올린이 옥타브로 주요 주제를 연주한 다음 경과구(중간에 B플랫장조로 조바꿈한다)를 거쳐 다시 원조로 복귀한다. 코다에서는 트롬본이 3악장을 암시하는 악구를 연주하면서 G단조로 바뀌고 쉼 없이 3악장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3악장: 몰토 비바체 (Scherzo: Molto vivace)
"즐거운 놀이(Frohe Gespielen) 또는 희롱"
Otto Klemperer, cond.
New Philharmonia Orchestra
Leonard Bernstein, cond.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 Wien, 1984
D단조 3/4박자. 두 개의 트리오를 지닌 스케르초이다. 현이 주요 주제를 거칠게 연주하는 스케르초 섹션에 이어 등장하는 1트리오는 D장조 2/4박자이며, 다시 스케르초 섹션을 거쳐 2트리오(B플랫장조 3/4박자)로 접어든다. 세 번째 스케르초 섹션은 단순히 원래 스케르초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 작곡된 것으로, 주요 주제가 한 번 나타난 뒤 코다로 이어진다. 코다는 D장조로 1트리오를 회상한 뒤 끝난다.
4악장: 알레그로 아니마토 에 그라치오소 (Allegro animato e grazioso)
"화창한 봄(Voller Frühling)"
Otto Klemperer, cond.
New Philharmonia Orchestra
Leonard Bernstein, cond.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 Wien, 1984
B플랫 장조 2/2박자. 짧은 서주 후 소타나 형식으로 되어 있는 주부로 들어간다. ‘알레그로 아니마토 에 그라치오소’는 ‘알레그로로 생기 있고 우아하게’라는 뜻이다. 서주의 상승하는 음형은 2주제부와 발전부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주부는 1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나긋나긋하고도 낙천적인 1주제로 시작된다. 2주제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슈만의 피아노곡 <크라이슬레리아나>의 마지막 곡 주제와 동일하며, 후반부는 서주부 음형을 차용하고 있다. 2주제가 D단조로 되풀이된 후 1주제가 재등장하고, 2주제 후반부 음형이 전개되면서 제시부가 끝난다. 이것이 한 번 되풀이된 다음 발전부로 넘어간다. 비교적 짧은 발전부에 이은 재현부는 제시부와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2주제는 C단조와 G단조로 두 번 연주된다. 힘찬 코다와 함께 전곡이 마무리된다.
‘봄’과 관련된 음악은 슈만의 교향곡뿐만 아니라 비발디의 <사계>서부터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들으면서 받게 되는 느낌도 곡마다 각각 다르다. 이 가운데 어떤 작품이 봄을 제대로 묘사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듣는 이의 태도와 기분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봄이라는 계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마음이 얼어붙어 있다면 ‘봄이되 봄이 아닌’(春來不似春) 것밖에 더 되겠는가? 바쁘더라도 때로는 우리 주변에 어느새 찾아와 있는 봄날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싶다.
Otto Klemperer
오토 클렘퍼러 (독일어: Otto Klemperer, 1885년 5월 14일 ~ 1973년 7월 6일)
독일 출신의 지휘자 및 작곡가. 20세기 최고의 지휘자 중 하나로 꼽힌다.
1885년 폴란드의 브로츨라프에서 출생하고, 프랑크푸르트의 음악원과 베를린의 슈테른 음악원에서 공부하였다. 그 후 독일 각지의 가극장의 지휘자를 역임함으로써 업적을 쌓아올려 명성을 높여갔다.
그러나 나치스정권 시대에는 활동무대를 미국으로 옮기고, 1939년까지 로스앤젤레스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있으면서, 이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높였다.
그 후 신병 때문에 한동안 활동치 않았으나, 2차 세계대전 후인 1947년에 부다페스트 가극장의 지휘자로서 3년간 재임한 것을 시작으로 베를린과 런던을 중심으로 활약하였다.
클렘퍼러는 푸르트벵글러가 사라진 뒤의 독일 악단에서 본격적인 독일음악을 매우 중후하게 표현한 지휘자로서 매우 높이 평가되고 있다. 베토벤 이후 후기 낭만파까지가 본령이지만, 그 중에서도 브람스나 브루크너와 같은 작품에서 가장 훌륭하다. 브루노 발터의 유태인적 도취감과 클렘퍼러의 독일적인 중후한 맛과는 서로 다르다. 현대곡도 어느 한 시기에는 꽤 깊이 파고들었으나, 후기 낭만파 음악의 연주에 정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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