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음악감상실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중 '봄'

박연서원 2013. 3. 6. 22:00

Concerto for Violin in E major Op.8 No.1

The Four Seasons, La Primavera (Spring) RV.269

비발디 /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작품 8의 1 "봄"

Antonio Vivaldi, 1678∼1741 

 


전곡 연속듣기  


Janine Jansen, Violin
Candida Thompson, Violin / Henk Rubingh, Violin
Julian Rachlin, Viola / Maarten Jansen, Cello
Stacey Watton, Double Bass / Elizabeth Kenny, Theorbo
Jan Jansen, Harpsichord

 

Julia Fischer, violin with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from the The National Botanical Gardens of Wales

 

Itzhak Perlman & cond.

the strings of the Israel Philharmonic Orchestra


비발디의 사계 

 

4계 중 봄 1악장은 기다렸던 봄이 와서 기뻐하는 사람들과 새들의 모양이 밝게 묘사되어 있는 작품. 악보에는 다음과 같은 소네트가 쓰여 있다. <봄이 왔다. 새는 기쁜 노래로써 봄 인사를 한다. 샘물은 산들바람에 상냥히 속삭이면서 넘쳐흐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하늘은 어두워지고 천둥과 번개가 봄을 알린다. 폭풍우가 지난 뒤, 새들은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리토르넬로 형식인데 묘사 음으로 훌륭하다.

 

 

작품 배경 및 해설

 

이 곡의 커다란 특징은 협주곡이라는 형식을 빌려 봄, 여름, 가을, 겨울-즉 4계절의 자연과 거기서 어우러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렸다고 함. 빠른 템포의 양 단악장 중간에 느릿한 중간악장을 끼워넣은 3악장 구성이다. 그리고 곡 하나하나에는 비발디 자신의 손으로 소네트를 달았고 또 악보의 요소마다 그 대목이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가 하는 것을 주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따로 해설을 덧붙이지 않아도 그 내용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작품은 비발디의 작품집 『화성과 착상의 시도』(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zione, 1625)에 실린 12개의 콘체르토 중에 포함된 4개(봄, 여름, 가을, 겨울)의 바이올린 콘체르토이다. 17세기초에 작곡된 이 곡은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에 속한다. 심각하지 않은 쾌활한 울림, 주어진 설명이 쉽게 이해되는 자연현상의 묘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준다.

 

제1악장 알레그로 Allegro

 

봄이 왔다. 새는 기쁜 노래로 봄 인사를 한다. 샘물은 산들바람의 속삭임처럼 흐르기 시작한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천둥과 번개가 봄을 알린다. 폭풍우가 지난 뒤 새들은 다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봄이 왔도다"라는 시가 첫머리에 놓인다. 총주로 민속적인 주선율이 시작되는데, 이 총주 부분은 항상 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리토르넬로이다. 물론 리토르넬로는 그 길이가 길 수도, 더 짧을 수도 있다. 그 후에 바이올린 독주 부분이 뒤따른다. 첫 독주 부분은 3개의 독주 바이올린에 의해 트릴과 스타카토로 새들의 노래가 음악으로 모방한다. 그 다음에 샘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 산들바람이 부는 부분이 뒤따른다. 그러다가 천둥(트레몰로)과 번개(빠른 패씨지와 삼화음 음형)가 친다. 그러나 악천후가 지나가면서 새들이 다시 노래한다. 밝은 봄의 분위기가 여린 소리로 울리며 끝난다.

 

Janine Jansen, Violin

 

제2악장 라르고 Largo

 

꽃이 피는 들녘엔 이파리가 속삭이고 양치기는 충실한 개 옆에서 노곤히 낮잠을 즐긴다.

 

"그리고 목동은 꽃이 핀 사랑스런 풀밭에 누워 나뭇잎들과 풀잎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충실한 개가 지키는 가운데 잠들어 있다."는 시구가 첫 머리에 놓인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은 부점 붙은 16분음표로 나뭇잎과 풀잎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끊기는 비올라는 개 짖는 소리를, 제1바이올린의 선율은 목동을 위한 자장가를 뜻한다.

 

제3악장 알레그로 Allegro (전원의 춤곡)

 

백파이프의 신명나는 가락에 맞춰 요정과 양치기들이 찬란한 봄이 왔다고 춤을 춘다.

 

시골춤. "시골풍의 피리 소리에 맞추어 요정들과 목동들이 빛나는 봄의 오심에 맞추어 춤을 들에 나와 춘다." 춤곡 테마는 리토르넬로 형식으로 세 번 변화, 반복된다. 아래 성부들은 목동들의 피리와 두들삭 소리를 모방한다.

 

 

비발디의 '사계'는 완전한 편성의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곡이 아니라 현악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작은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음악지만 대편성 관현악 못지않은 풍성한 화음과 상큼한 선율로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다. 또 쳄발로라 부르는 옛 건반악기의 챙챙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도 이 곡을 듣는 재미 중 하나.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계'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사계절의 변화를 그려낸 탁월한 묘사능력이다. 작곡가 비발디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으로도 아주 멋지게 그려냈다.  


비발디가 '사계'에서 표현해낸 새소리와 천둥소리, 개 짖는 소리를 들으면서 계절의 느낌을 떠올리다보면 음악을 듣는 재미가 몇 배로 늘어난다. '사계' 악보엔 이름 모를 시인의 소네트뿐 아니라 악보 군데군데에 비발디가 쓴 몇 가지 해설이 있다. 그래서 악보를 펼쳐놓고, 악보를 따라가며 음악을 듣다 보면 비발디의 재치있는 메모를 발견하게 되는 기쁨도 있다.  


이를테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을 묘사한 악구에 '주정뱅이'란 말을 적어놓는 식. '사계'를 들어보면 음악으로 표현된 계절의 변화가 무척 인간 중심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에서 봄과 가을은 인간에게 안락함을 주는 계절로, 여름과 겨울은 인간을 위협하고 공격하는 계절로 그려져 있다.

 

Antonio Vivaldi (안토니오 비발디), 1678∼1741

 

음악에서는 바로크, 낭만, 고전, 민족주의, 근대 이렇게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비발디는 바흐, 헨델과 같이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였다. 15세 때 삭발하고 성직자가 된 비발디는 25세에 사제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집안 대대로 전해지는 빨간 머리 때문에 빨간머리 사제라고 불렸다.

엄격한 수도원 생활은 병약한 비발디를 집에서 수도원으로 왕복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 결과 집에서 틈틈히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

 

 

사제가 된 안토니오는 얼마 있지 않아 피에타 고아원 부속 음악학교의 바이올린 교사로 임용이 되었고, 피에타에 속해 있는 소녀들은 대부분 고아들이거나 길에 버려진 부랑아임에도 불구하고, 여기 조직된 오케스트라는 유럽 최고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비발디의 음악은 대개 가볍다고 평가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소녀들을 대상으로 만든 곡이었기 때문이다. 비발디의 음악은 주제의 매력을 기억하기 쉽고, 또한 가벼워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때문에 러시아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에게 "똑같은 곡을 백번이나 써갈긴 사람이다"라는 평을 받았었다.

 

그렇다면 사제로써 비발디는 어땠을까?

당시 이탈리아 희극작가 골도니의 평을 들어보면 "비발디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만점, 작곡가로서는 그저 그런 편이고, 사제로서는 영점이다."

비발디는 건강이 약해 미사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미사가 시작될 때면 영감이 떠올라 작곡을 하거나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어이없는 사제였다.

가만히 보고만 있을 비발디가 아니였다.

비발디는 "골도니는 험담가로서는 만점, 극작가로서는 그저 그런 편이고, 법률가로는 영점이다."라고 대답을 했다.

 

가장 비발디와 닮았다고 한다.

비발디의 마지막은 모차르트와 매우 비슷하다.

비발디의 심한 낭비벽때문에 벌어들인 돈을 다 써버리고, 그의 묘지는 나중에 묘지이장과 함께 사라졌다고 하는데, 모차르트도 낭비벽으로 인해 돈을 다 쓰고, 죽은 후 돈이 없어 관도 없이 땅속에 묻혔다고 한다.

비발디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음악은 점차 잊혀졌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바흐가 그의 작품을 편곡한 후에 다시 조명을 받게 된다. 

 

야니네 얀센 (Janine Jansen, 1978년 네덜란드 소에스트 ~ )

 

야니네 얀센의 아버지와 형제 역시 음악가이며, 그녀는 여섯 살이 되던 해에 바이올린을 처음 연주하기 시작했다.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수학하였으며, 1997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와 협연하며 데뷔하였다. 2001년 스코틀랜드 국립 청소년 관현악단과의 협연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였다. 2003년 BBC 프롬스에서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을 연주하였고, 2005년의 같은 연주회에서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였다. 야니네 얀센은 시카고 스트라디바리 협회의 협조로 대여받은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1727년작 바이올린 '바레리'(Barrere)로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