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통풍

박연서원 2012. 12. 4. 11:14

20, 30대 통풍 환자 5만명 육박… “밤이 무섭다”

기사입력 2012-11-26 03:00:00 기사수정 2012-11-26 03:00:00

 

관절에 요산 쌓여 극심한 통증 유발하는 ‘통풍’

 

20대 통풍 환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통풍 환자는 2007년 7325명에서 지난해 1만709명으로 46.2% 늘었다. 30대 통풍 환자는 같은 기간 2만4470명에서 3만5161명으로 43.7% 늘었다.

그동안 통풍은 중년 남성과 갱년기 이후 여성에게서만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왔다. 예전에는 비싼 음식과 과음을 하면 통풍에 걸린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이 병을 ‘귀족병’이나 ‘부자병’ 또는 ‘황제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던 통풍이 이제는 중년 이후에 걸리는 병이 아니게 됐다. 어느새 20대 환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 이제 젊은층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 증상은 밤에 갑자기 찾아온다.

통풍은 대개 밤에 발작 형태로 나타난다. 급성 발작은 통풍에 안 좋은 음식이나 술을 너무 많이 먹었거나 단식 혹은 과식 후에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은 후에도 생긴다.

큰 탈 없이 잠이 들었다가 다리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 곧 관절이 부어오르고 이불깃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그러나 곧 통증은 가라앉고 일주일이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통풍은 요산에 의해 발생한다. 요산은 우리 몸의 세포가 죽으면 나오는 ‘푸린’이라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며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통풍 환자의 경우 피 속에 요산이 너무 많다. 이 요산은 관절이나 조직에 결정 형태로 쌓인다. 급기야 관절을 둘러싼 막에 염증을 초래한다. 엄지발가락 관절에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무릎, 발목, 발등, 손, 손목, 팔꿈치 관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형태는 다를 수 있다. 첫 발작 이후 다시는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급성 발작이 반복돼 관절이 망가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증상 악화와 ‘무증상 시기’를 반복 경험하게 된다. 엄지발가락 등 하나의 관절에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치료하지 않고도 5∼10일 이후 증상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러면 무심하게 된다. 문제는, 이후 몇 년이 지난 후 극심한 통증이 다시 나타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증상이 처음 나타났을 때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

통풍을 진단하려면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 피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측정한다. 다만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통풍으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요산 수치가 정상이라 해서 통풍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나타나는 증상을 모두 고려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 보통 남자는 사춘기 이후, 여자는 폐경기 이후 요산이 증가한다. 또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많이 쓸 때에도 요산 수치가 오른다.

통풍은 완치가 어렵다. 그러나 약물로 어느 정도는 조절이 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급성 발작이나 이에 따른 관절 손상은 막을 수 있다.

○ 병 피하려면 음식 조심

 

통풍에 걸리면 엄지발가락과 발목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열이 나면서 심한 통증을 겪는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그렇다면 20, 30대의 젊은 환자들은 왜 증가할까. 식생활의 서구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비만과 각종 성인병도 통풍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통풍과 음식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속설이 있다. 그 가운데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소의 뇌, 콩팥, 고기국물, 정어리, 멸치, 동물의 간을 먹으면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커피나 차는 마셔도 되지만 술은 피하는 게 좋다. 술을 많이 마시면 요산 수치가 올라간다. 급성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

매일 최소 10∼12잔의 물을 마시면 요산 결정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비만을 피하기 위해 너무 굶거나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통풍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적절한 음식 섭취는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와 특성에 따라 필요한 약이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처방을 받아야 한다.

통풍은 대체로 치료가 잘되는 편이다. 초기에 적절히 치료만 받으면 심각한 합병증은 동반되지 않는다. 증상도 몇 시간 이내에 완화된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특히 급성 발작을 겪은 환자는 50%가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하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을 발작 부위에 주사하기도 한다. 통풍 치료에 수술은 거의 하지 않는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가령 커다란 통풍결절(피부 밑에 생긴 요산 결정)이 있으면서 감염이 됐다거나, 치약 같은 요산이 계속 흘러나오거나, 통풍결절 때문에 관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도움말=고은미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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