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삼(玩花衫)
조 지 훈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 백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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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1941년 한글신문이 폐간되었을 때 안타까운 조국의 현실을 보며
마음을 달래려 <완화삼(玩花衫)>이란 시를 지어 박목월 선생께 편지를 보냈다.
나그네
박 목 월
강(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 백리(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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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공감한 박목월 선생이
지어 보냈는데 주제는 한국적인 체념과 달관의 경지, 서정과 서경이 융합된 시.
이미지 전개는 '밀→술→놀'이다. 후에, 우리나라 문단 최초의 화답시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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