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삼각지 옛집 국수전문)
국수집치곤 매스컴을 통해 많이 알려진 집. 아마도 가슴 찡한 스토리 때문인 듯.
온국수는 멸치로 우려낸 국물에 국수를 넣고 유부, 다시마, 파를 고명으로 올리며
칼국수는 멸치로 우려낸 국물에 바지락과 호박, 고추를 넣어 끓이고 파를 올린다.
칼국수보다는 온국수를 추천. 전에는 규모가 작고 허름한 집이었다는데 이제는
홀과 방이 있어 좌석이 넓직하고 제법 식당다운 분위기를 갖췄다. 주차 30분 무료.
전화 : 02-794-8364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231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2번 출구에서 우리은행 뒤쪽으로
돌아서가면 골목 입구에 ‘옛집’이란 조그만 간판이 보인다.
주메뉴 : 온국수 3,000원, 비빔국수 3,500원, 칼국수, 수제비 4,000원, 김밥 1,500원,
떡만두국, 콩국수 5,000원
소개기사 :
1인당 수십만 원짜리 만찬을 먹고도 속이 개운치 않아 헛구역질할 때가 있고, 몇천 원짜리 국수 한 그릇에 세상 시름 다 사라질 때도 있다. 인간이 돈과 쾌락만으로 사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서울 용산이 재개발되면서 이 일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낡고 낮은 집들은 헐리고 번쩍이는 높은 건물들이 속속 들어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불에 타 죽기도 했다. 돈을 좇으면서 사람을 잃고 있는 것이다. 언제 헐릴지 모르지만 육군본부를 뒤로한 삼각지는 옛 모습 그대로다. 대구탕 골목이 있고, 봉산집이며 평양집 등 30년 넘은 음식점들이 아직 영업을 하고 있다.
삼각지 이면 도로로 들어서면 마치 1960년대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낡은 집들 안쪽에 넓은 공터가 있다. 예전 전차가 다닐 때 종점 자리라고 한다. 한때는 넝마주이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곳이기도 하다. 그 공터 한쪽에 ‘옛집’이라는 조그만 국숫집이 있다. 40년 가까이 된 가게다.
‘옛집’ 배혜자 할머니의 국수는 따스하다. 보통 멸치국수로 맛에서 그다지 특출난 것도 아니지만, 고향집 할머니나 어머니에게서 느낄 수 있던 푸근함이 있다. 20여 년 전 ‘옛집’에서 벌어진 가슴 찡한 이야기가 전하는 덕이 크다(얼마 전 한 대기업의 광고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사업에 실패한 한 남자가 있었다. 노숙자로 용산 일대를 떠돌았다. 배가 고파 식당가를 돌며 구걸했으나 문전박대만 당했다. 그러다 ‘옛집’ 앞에 이르렀다. 그는 이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고 도망칠 생각을 했다. 국수를 두 그릇 먹었다. 그러고는 냅다 뛰었다. 그의 뒤에서 할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괜찮다, 뛰지 마! 넘어져….”
‘도둑놈 잡아라’ 할 줄 알았던 할머니가 무전취식하고 도망가는 그를 오히려 걱정하는 게 아닌가.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었다. 가슴속에 응어리져 있던 사업 실패에 대한 절망, 사회의 냉대에 대한 원망이 눈 녹듯 사라졌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파라과이로 이민 가서 사업에 성공했다. 15년 만에 귀국한 그는 방송에서 그때의 일을 말하며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할머니는 그때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행색으로 봐서 돈이 없는 줄 알았다. 한 그릇 더 달라기에 오죽 배가 고프면 그럴까 싶어 더 줬다. 그리고 먹고 뛰기에 다칠까봐 그렇게 말했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오늘도 국수를 말아 내신다. 몇 년 전 옆에 있던 국숫집이 폐업하면서 그 가게를 인수해 테이블 수를 2배쯤 늘렸다. 주방에서 일 보는 사람도 생겼다. 가게 커지고 사람 늘면 음식 맛이 변하게 마련인데 이 집 국수 맛은 여전하다. 진하고 개운한 멸치육수 맛은 서울에서 첫손가락에 들 만하다. 청양고추를 갈아 넣어 숙성한 독특한 양념장도 국물 맛을 돋우는 데 한몫한다.
이 각박한 세상에 인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증거해주는 음식점이다. 그러나 개발 바람에 이 가게도 언제 사라질지 알 수가 없다.
△입구1
△입구2
△칼국수(4천원)
△칼국수 다데기(양념)
△온국수(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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